나이트 오브 더 데드(Night of the Dead), 제2의 ‘더 포레스트’가 될 것인가
나이트 오브 더 데드(Night of the Dead), 제2의 ‘더 포레스트’가 될 것인가
  • 진병훈
  • 승인 2020.09.04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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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오브 더 데드(NIght of the Dead)의 전제는 그리 독특하지 않다. 게이머는 자정마다 다가오는 좀비 무리들과 대항해 생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거리에 널려 있는 잡동사니를 끌어모아 각종 무기를 제작하고, 새로운 거주지와 함정을 설치하며 방어전에 나서야 한다.

얼리 엑세스(Early Access)에서 테스트 중인 이 게임은 20214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얼리 엑세스에서 표류하는 게임이 늘 그렇듯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눈여겨볼 만한 몇 가지 요소들이 있다. 그리고 이 게임이 단 두 명으로 제작됐다는 사실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먼저 자유로운 제작 메커니즘이 이 게임의 가장 큰 강점으로 보인다. 주변에 널리고 널린 통나무와 나뭇가지들을 이용하면 집 한 채를 짓는 것쯤은 시간문제다. 추후 개선되겠지만, 정착지가 따로 마련되지 않는 한, 게이머가 원하는 곳에 집을 짓고, 업그레이드를 통해 여러 가지 재료들을 생산할 수 있다. 지도가 굉장히 방대하게 제작되었기 때문에 끈기만 있다면 필요한 재료들은 얼마든지 끌어모을 수 있다.

먼저 퀘스트에 따라 도끼를 제작하고, 벌목 작업을 시작해서 게이머가 원하는 만큼 집의 크기를 넓힐 수 있다. 이제 각종 재료들을 생산하기 위해 작업 테이블들을 그 안에 설치할 수 있다.

스퀘어 에닉스의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를 떠올리면 간단히 이해가 될 것이다. 이 게임 역시 집을 짓는 작업을 베이스로, 여러 디펜스 개체를 제작해서 적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방식이었다. 재료가 희귀할수록 더 고급스러운 작업 테이블이 필요한 것도 비슷한 방식이다. 자정만 되면 좀비 웨이브가 시작되기 때문에 게이머는 시간 계산만 제대로 하면 된다.

함정의 종류 역시 다양한데 보기만 해도 뼈까지 떨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편이다. 처형대가 떠오르는 개체에는 사람 크기 만한 철퇴가 달려 있기도 하고, 대형 압착기에는 주먹 만한 가시들이 길게 뻗어 있다. 이렇게 거대한 함정을 하나 설치해서 웨이브를 한 번 막아내기만 하면, 이 게임의 콘셉트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정식 버전에서 무궁무진하게 발전될 수 있다는 점에 크게 흥분될 것이다.

무기 생산도 아주 간단하고,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캡콤의 <데드 라이징> 시리즈로 발전될 여지도 있다. 광선검까지 제작할 수 있는 걸 보면 제작진 역시 <데드 라이징>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브젝트들이 서로 맞물리는 구석도 세밀한 편이다. 양손 검으로 상체 부분을 공격하면 신체 일부가 날아가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타격감만 개선한다면 <데드 라이징> 못지않을 것이다. 아직은 게임 패드가 지원되지 않아서 마우스로 클릭하는 수준이었는데 정확히 목 부위를 가격했더니 머리가 계단 밑으로 데굴데굴 굴러가는 장면도 지켜볼 수 있었다. 어떤 좀비는 팔 한쪽이 절단된 채로 공격을 계속하기도 했다.

헤비급 좀비들은 당연히 타격 수치가 더 높았지만, 이른바 보스급 좀비들이 등장하면 꽤 애를 먹어야 했다. 공격 패턴은 간단하지만, 워낙 많은 타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비도 만만치 않았다.

좀비들의 공격 패턴은 거의 비슷하다. 좀비를 하나의 개체로 인지하고 분석해 보면, 공격을 두세 번 정도 받고 난 뒤에 45도 방향으로 뒤로 빠졌다가 다시 돌진하는 형식이다. 몇몇 좀비들은 발을 구르거나 점프해서 대지를 강타하는 식, 마치 <디아블로> 시리즈의 야만 용사처럼 공격해 오기도 한다. 게이머는 뒤로 쓰러지거나 잠시 그로기 상태가 되면서 무방비 상태가 된다.

얼리 엑세스에서 공개된 게임인 만큼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아직 많다. 먼저 제작 메커니즘에 있어서 밸런스 조절이 시급하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게이머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제작은 가능하지만, 재료 수급이 쉽지 않다. 나무나 돌, 천 조각 같은 아이템에 비해서 밧줄이나 구리 등은 발견이 쉽지 않아서 퀘스트 수행조차 어려웠다. 운이 나빴는지는 모르겠지만, 밧줄 하나 발견하는 데만 30분을 소비하고 말았다. 물론 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두 번째 웨이브까지 덫을 설치하지 못해서 허둥지둥거려야 했다.

개체 사이의 물리 구현도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부 기둥은 땅을 파고들어도 제작이 가능하기도 했고, 벽과 벽 사이의 틈이 없는데도 제작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오히려 괴리가 보여야 제작이 가능한 경우도 있으니, 이런 상황을 사소한 버그로 보기는 힘들다. 지면과 맞닿는 부분도 정확하지 않아서 깔끔한 제작이 쉽지 않았다.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는 모든 개체를 정사각형으로 결정한 덕분인지 위와 같이 불필요한 요소가 없었다.

좀비들의 엉성한 동작도 개선해야겠다. 이제 막 러닝머신에 발을 옮긴 듯한 걸음걸이와 어깨만 흔들어 대면서 뛰어오는 좀비 앞에서는 도저히 싸우고 싶은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하품이 나올 정도의 뻔한 이동 경로도 개선했으면 한다.

이건 여담이지만 한번 눈에 띄면 그 좀비는 지구 끝까지 쫓아오려고 한다. 혹시나 해서 지도상의 머리 꼭대기에서 본거지가 위치한 곳까지 뛰어갔더니 실제로 쫓아왔다. 해당 좀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뛰어도 소용없었다. 개발진의 단순한 테스트 사항으로 믿고 싶다.

이쯤 되면 아마 많은 게이머들이 <더 포레스트>와 비교할 것이다. 이 게임은 비행기 추락 사고 이후 무인도에서 캠프를 건설하고, 식인종들과 돌연변이들의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 낮 동안에 무인도를 탐험하면서 무기와 도구를 제작하고, 밤사이에 배수진을 치는 것 역시 동일하다.

이 게임이 놀라운 것은 저품질의 비주얼에도 불구하고 적들의 공격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 있었다. 그것들은 위협적으로 돌진하지만 때로는 거리를 두고 조용히 응시하기도 한다. 근처의 나무 뒤로 숨어드는 일도 있기 때문에 그것들과 충돌할 때마다 묘하게 짜릿하다.

이른바 망자의 밤으로 불리는 이 얼리 엑세스 게임 역시 공포의 근원을 제대로 묘사해야 한다. 분명히 개선되겠지만 좀비들의 이동 경로나 공격 패턴이 아직은 너무 단순하다. <더 포레스트>가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에너미 오브젝트들의 똑똑한 움직임 덕분이었다.

아마도 이 게임은 정식 버전 출시 이후에도 <더 포레스트>와 많은 부분에서 비교될 것이다. 탐험을 통한 부수적인 스토리텔링, 훌륭한 사냥터를 제작하기 위한 힌트를 얼마나 센스 있게 묘사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아직은 보조 역할을 하는 레이어 부분이 많다. 새로운 레이어들이 덧씌워질 때마다 <더 포레스트>의 게임 방식과 근접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냥한 고기를 함부로 먹으면 체력이 깎이거나 집을 변형적으로 짓는 방식으로 적들의 도발을 유도하는 경우가 그렇다. 스킬트리와 아이템 조합의 경우가 아직은 체계가 잡히지 않았지만, 정식 버전에서는 좀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건 단순한 문제겠지만 자잘한 버그가 현재 너무 많다. 특히 층계가 있는 건물에서는 지면을 뚫고 제자리에서 뛰거나, 빠져나오지 못해서 허우적거리는 좀비들이 너무 많았다. 이건 개체와의 거리 계산이 잘못된 것인지, 벽과 벽 사이에 끼어서 허공에 공격을 퍼붓는 좀비들도 있었다. 얼리 엑서스 게임들에서 늘 문제가 되지만 이런 자잘한 버그 외에도 최적화 문제도 따라온다.

아직 정식 버전 출시까지 1년도 더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개선될 여지는 충분하다. 복선을 암시하는 스토리텔링과 적들의 예측할 수 없는 공격 패턴도 중요하지만,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맹렬한 사운드도 필요하다.

<더 포레스트>처럼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데 협동 게임으로 인한 공포 요소가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 또한 아이템의 재고 관리로 인한 번거로움도 많이 개선되길 희망한다.

여성 주인공의 매력적인 비주얼은 3인칭 시점과 제법 어울리기 때문에 <더 포레스트>처럼 저품질 그래픽의 단점이 많이 완화될 수 있다.

이 게임은 결론적으로 <더 포레스트>의 무궁무진한 제작 메커니즘과 <데드 라이징> 시리즈의 액션 요소가 혼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에 인디 게임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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