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준지 만화와 크툴루 신화의 절묘한 조화! 아트 디자인은 기가막힌 '월드오브 호러'

  • 입력 2023.11.17 12:27
  • 기자명 이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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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호러는 이토 준지의 기괴한 스타일을 도트 이미지로 재해석하여 구현한 게임으로, 1980년대의 일본 항구 도시인 시오카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턴제 기반의 코스믹 호러 로그라이트 게임입니다. 지금까지 정식 한글 지원이 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으나, 이번에 한글화 작업이 완료되어 10월 20일에 정식 출시되어 더 많은 한국 게이머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임의 플레이 방식을 살펴보면, 플레이어는 괴물과의 턴제 전투를 통해 적을 물리치고, 가혹한 선택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로그라이트 RPG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이토 준지와 H.P.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에 대한 오마주와도 같은 게임이며, 그들의 영향을 받아 섬뜩한 디자인과 일본 전통 괴담, 그리고 러브크래프트 특유의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무력함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선사합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픽, 스토리, 그리고 게임 플레이의 조화로운 결합을 통해 플레이어를 게임만의 독특한 세계로 이끌어 들이고, 그 안에서 플레이어는 독특한 분위기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의 흐름 속에서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본 게임의 배경은 1980년대 일본 시오카와 현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이상하고도 불가사의한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가 하면, 그 자리를 괴생명체들이 채우기 시작합니다. 현실이 붕괴되어 가는 와중에 고대에 지구를 다스렸던 '엘드리치'라고 불리는 고대 신들이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플레이어는 이 도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미스터리를 풀어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됩니다.

 

이 게임은 이토 준지의 고유한 그림체와 도트 그래픽이 결합된 분위기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괴이하고도 기묘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이러한 독특한 분위기와 디자인은 게임의 몰입도를 더욱 높여주며, 플레이어가 게임 속 세계에 완벽하게 빠져들게 만듭니다.

 

 

1980년대의 일본과 우리나라는 경제적인 호황과 함께 눈부신 과학의 발전을 목격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속도 때문에 사람들의 생활은 급속도로 바뀌며, 이러한 변화에 따른 다양한 괴담과 민간신앙이 생겨났습니다. 이 게임은 바로 그 시대의 대표적인 괴담 중 하나인 '빨간 마스크'와 같은 신비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도시를 위협하는 고대의 신을 막아내는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게임의 플레이 방식은 전통적인 '포인트 앤드 클릭' 스타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플레이어는 마우스를 사용해 화면 내의 다양한 선택지 중 원하는 것을 클릭하며 게임을 전개시킵니다. 

이를 예전의 텍스트 기반 게임과 유사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 내에서는 '체력'과 '이성'이라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있습니다. 

선택지를 선택할 때마다 '운'이라는 주사위 시스템이 작동하게 되는데, 이 주사위의 결과에 따라 좋은 결과나, 체력과 이성의 감소와 같은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합니다. 

체력과 이성이 완전히 소진되면 게임은 종료되므로, 플레이어는 이 두 가지 요소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이 게임은 단순히 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RPG 스타일의 요소를 통해 플레이어의 선택과 전략이 큰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RPG 게임의 요소를 상세히 살펴보면, 이 게임은 전통적인 턴제 전투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플레이어는 제한된 턴 동안 다양한 공격, 회피 및 마법 기술을 활용하여 적과 대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진행하며 레벨업을 통해 공격력과 회피율 등의 스탯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서 운이라는 변수가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공격과 방어의 성공 여부에도 운이 큰 영향을 미칠 때가 있죠. 초반 전투에서 주먹과 발로 공격하는 장면은 게임의 전반적인 몰입감을 떨어트리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마법과 주문도 사용 가능하나, 그 효과가 애매모호하며 사용 시 일정량의 이성을 잃게 되어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전통적인 무기를 선택해 물리적으로 전투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러한 전투 방식은 귀신과 괴물 같은 존재에게 주먹과 발차기로 대응하게 되는 것으로, 러브크래프트 스타일의 특징인 인간의 무기력함과 초월적인 대상에 대한 공포감을 희석시키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총 4~5개의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과정을 거쳐 등대에서의 시련을 극복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이 과정을 대략 1시간 내외로 완료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독특하게 돋보이는 장점은 바로 그 다양성 있는 미스터리 요소입니다. 이러한 미스터리들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결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미스터리들은 스토리와 뛰어난 비쥬얼 연출을 통해 게임 전반의 기괴한 분위기를 극대화시킵니다.

 

평범하게 시작된 일상이 어느새 설명하기 힘든 상황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그 상황 속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체험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이 게임에서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과정은 플레이어의 과거 경험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만일 플레이어가 이전에 동일한 미스터리를 마주한 경험이 있다면, 그들은 이미 퀘스트의 진행 방법이나 사건의 전개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을 것이며, 이러한 정보를 활용함으로써 게임을 더욱 효율적이고 능숙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단점 중 하나는 제공되는 컨텐츠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입니다. 게임의 전체 분량이 작아서 플레이어가 한 번 클리어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빠르면 40분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레이어에게 재플레이의 매력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에피소드와 다양한 미스터리가 추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각각의 미스터리 구성 자체는 훌륭하지만, 이 미스터리들 간의 상호작용이나 연결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해야 할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미스터리의 해결 과정과 등대의 시련, 즉 고대 신과의 전투가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개선된다면 게임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이 게임은 로그라이트 RPG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지만, "로그라이트 RPG"라는 타이틀이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주된 요소와 스타일이 비주얼 노벨에 훨씬 가까운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입니다. 게임 내에서는 성장하는 요소가 어느 정도 존재하지만, 육성의 요소는 다소 부족한 편이며,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스펙을 높이고 몬스터에게 간단하게 공격하는 것만으로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로그라이트의 요소를 배제하고, 비주얼 노벨의 방향성으로 나아가는 것이 게임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월드오브호러"는 크툴루 신화와 이토준지의 만화를 절묘하게 조합한 것으로, 그 비주얼이 매우 독특하고 인상 깊습니다. 각각의 미스터리 스토리와 분위기 역시 기괴하고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게임의 콘텐츠가 다소 부족하고, 플레이의 재미 면에서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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