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라이자의 아틀리에 - 흔하디 흔한, 그 속에 담아낸 색깔.

  • 입력 2020.01.13 13:22
  • 기자명 People's 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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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게임을 좋아하시는 유저분들이라면, 지금 이 시기야말로 "아, 어디 할만한 게임 없나" 하고 고민하실 시기일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개의 기대작 "용과 같이7" 그리고 드래곤볼의 출시일까지는 다소간의 날짜가 남아있기 때문인데요. 물론 그 사이에 슈퍼로봇대전X나 마인 크래프트 와 같은 타이틀이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되긴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두 개의 타이틀이 갖고있는 무게감이나 게이머 분들의 기대치는 훨씬 더 큰 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직 그 타이틀의 출시일인 1월 16일까지는 애매한 시간이 남았죠. 뭔가 새롭게 시작하자니 출시일과 겹칠 것 같고,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기엔 너무 길 것 같은, 말 그대로 계륵과도 같은 시간인 셈입니다.

이런 공백기에, 눈에 띈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게임, "라이자의 아틀리에" 입니다.

아틀리에 시리즈는, 1997년 처음으로 발매된 작품으로써 연금술과 RPG를 잘 혼합해둔 장르로 잘 알려져있는 게임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타이틀을 통해 아틀리에 시리즈에 입문하게 된 만큼, 완연한 입문자의 시선으로 게임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과연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어느정도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또한 공백기를 든든하게 채워준 게임 을 넘어 플레이 하길 잘했다 와 같은 만족감을 심어줄 수 있을지, 오늘 리뷰를 통해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엔딩을 본 후 작성한 리뷰인 만큼, 조금 더 튼실한 리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작해보겠습니다.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주인공과 친구들의 모험을 그려낸 게임입니다.

게임의 중심인물인 라이자는 어떠한 계기로 인해 연금술을 배우게 되고, 이를 활용해 마을의 여러가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갑니다. 그러나 연금술사라는 직업은 마냥 갇혀 살기만 했던 섬 마을 사람들에겐 철저히 낯설고, 철저히 외부의 신분이죠. 게다가 나이까지 어린 라이자는 천덕꾸러기에 사고뭉치 취급을 당하면서 여러가지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주인공 일행들은 나고 자랐던 마을의 숨겨져 있던 진실을 알게 되는데요. 그러한 진실을 파헤침과 동시에 잘못된 것들을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모험을 하는 것이 이 게임의 주된 스토리 라인입니다.

 

 

이러한 스토리 구성 덕분에, 게임플레이 초반에는 여지없이 발랄하고 유쾌한 명랑 소녀물과도 같은 연출이나 전개를 보여주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조금씩 진실에 관련된 것들을 풀어놓고, 그 속에 제법 감성적이고 진중한 이야기들도 담아냅니다. 물론, 다소 틀에박힌 / 어찌보면 흔하디 흔한 이야기로 흘러가긴 하지만 플레이하면서는 충분히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억지로 감동을 주거나 의미부여를 하기위해 포장된 단어들로 채워진 문장이라기보다는 그냥 평범한 동네 꼬마나 어린 친구들이 할법한 대사들이 요소요소에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요. 이런 부분들이 오히려 스토리를 더 잘 살려내주는 듯 했습니다.

또한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일러스트 씬들은 이러한 몰입도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줬습니다.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결코" 일러스트 씬이 많이 나오는 게임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류의 게임치고는 좀 적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이 씬들이 나오는 타이밍들도 아주 적절합니다. 스토리상으로 감정선이 두꺼워져야 하는 타이밍에 딱 맞게 등장하는데요. 오히려, 아무 장면에나 나오지 않다보니까 이런 식의 일러스트 씬이 훨씬 더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픽과 bgm에 관한 이야기도 좀 드려야 할 것 같네요.

게임의 그래픽들은 전체적으로 아주 따뜻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전투를 해야하는 필드도 , NPC와의 대화를 위해 돌아다녀야 하는 마을의 밤하늘도 너무나 따뜻하고 감성적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이동 자체가 하나의 컨텐츠로 느껴질 때가 종종 있을 정도였습니다. 캐릭터들 역시도 아주 멋지고, 이쁘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보는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또한, bgm의 경우엔 게임을 "보조" 해주는 역할로 놓고 볼 때는 더할나위 없이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하는 내내 기분좋게 흥얼거릴 수도 있었지만, 그것이 반복적으로 재생되더라도 거슬리지 않았고. 감정적으로 빠져들어야 하는 장면에서는 그 장면을 살려주기도 했고, 잠시 한 발 물러나 기억나지 않을 만큼의 보조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서브퀘스트의 경우엔 크게 두 가지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단순히 이것 몇 개, 저것 몇 개 모아줘 따위의 재료 요청이 아니라, 본인들이 원하는 "완성품" 을 가져다 달라 는 것들이 주를 이루는데요. 여기에 "품질" 이라는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조금 더 신경을 쓰도록 해놓았습니다. 단순히 물건만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품질 수치까지 달성을 해야 퀘스트가 클리어 되는 방식인 셈이죠. 예를 들면 품질 90 이상의 꿀을 만들어 달라 고 하기도 하고, 좋은 품질의 연고를 가져다 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NPC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그저 가만히 듣기만 해도 클리어 되는 서브퀘스트 들도 존재했습니다. 솔직히 메인 스토리와는 접점이 적은 편이었기때문에, 흥미를 잃거나 스킵한 적도 있긴 했지만 결코 나쁜 컨텐츠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쨌건 주인공 외에 게임에 등장하는 마을 사람들의 시시콜콜한 일상이나 이야기들도 알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요.

 

 

이제 게임의 핵심 컨텐츠들을 돌아보도록 합시다.

먼저 연금술 부분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싶이, 라이자의 아틀리에 에서 연금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한데요. 서브 퀘스트는 물론이고, 메인 퀘스트 역시도 상당수가 상황에 맞는 장비를 연금술을 통해 "조합 / 제작"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플레이의 전반적인 부분들이 몬스터를 잡거나, 채집을 통해 재료를 모은 뒤 조합해서 코어 아이템을 만드는 부분에 상당히 많이 쏠려있어요. 단순히 레벨만 올려서 몬스터만 잡으면 진행이 가능했던 다른 게임들과는 다소 다른 진행방식인 셈인데요. 덕분에, 제때 제때 필드에서 채집을 해두지 않으면 그 여파를 일정 시점에서 한번에 얻어맞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연금술의 비중은 전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레벨을 올려서 스탯빨로 싸움을 하는 것 보다, 작정하고 재료를 파밍해서 장비를 맞추고 싸우는 것이 훨씬 수월하게 느껴졌어요.

장비를 만드는 과정 역시도 연금술 트리를 활용하게 되는데, 무작정 A재료 몇개 B재료 몇개를 섞으면 끝나느 것이 아니라 트리에 맞게 효과 칸 / 특성 칸에 원하는 재료를 투입함으로써 품질을 정하고 스탯과 옵션을 고르는 형태로 만들 수 있는 건 재미있었습니다. 이런식의 파밍 - 조합을 굉장히 꺼려하는 편인데도 조합을 하는 재미가 꽤 있었던 타이틀이었어요.

 

 

조금 아쉬웠던건 친절함의 부분이었습니다.

아이템을 조합하는 것은 단계별로 "진화" 시키는 형태를 띕니다.

코어 물방울의 제조법을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전 단계인 이계의 물방울을 확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연금술에 흥미가 없어 전투 위주의 플레이를 해오셨거나, 필드 채집을 소홀히 하신 플레이어분들께는 이계의 물방울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 오면 아주 큰 장벽을 마주하게 될 겁니다. 특히, 연금술 레벨이라는 것이 별도로 존재하고 반드시 그 레벨이어야먄 제작 가능한 것도 존재하기 때문에 그 장벽이 더욱 높게 느껴질거에요.

때문에 어느정도의 강제성을 띄고 꾸준히 연금술을 진행해야 진행에 무리가 없는 구조임에도, 게임은 결코 이 부분에서의 경제성을 띄지 않습니다. 일정 수준이상으로 도와주지도 않구요. 그저 와르르르 튜토리얼을 쏟아내고는 플레이어를 지켜보기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반 튜토리얼을 신경쓰지 않거나, 이후 파밍을 소홀히 할 경우 마주하게되는 엄청난 격차 앞에서 상당수의 플레이어분들이 한계를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뒤늦게 연금술을 좀 해야겠다 하고 제작에 들어가면 이미 연금술 레벨이 너무 멀어져 있다던가, 찾아야 할 아이템 트리가 너무 복잡해져 있는 경우도 생기곤 하죠. 

설령 게임초반에 연금술 부분을 신경쓰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것을 조금 좁힐 수 있는 방안을 준비했거나 코어 파밍 아이템에 대한 도움이 조금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전투는 리얼타임과 턴제 시스템이 적절히 섞여있는 느낌입니다. 

캐릭터에게 오더를 내리는 중에도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적이나 아군 관계없이 타임라인에 도착하면 바로바로 행동이 시작되는 시스템이에요. 덕분에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계속해서 내려야 전투를 수월하게 끌고 나갈 수 있습니다. 

평타를 통해 AP라는 포인트를 모으고, 모인 AP로 스킬을 사용하는 구조가 기본 틀이지만 반대로 AP를 꾸준히 모아 택티컬 레벨을 올리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택티컬 레벨을 올리게 되면 스킬이 강화되고, 때릴 수 있는 평타 횟수가 늘어나서 전투의 후반부에 AP를 모으는 것이 한결 수월해지죠. 그러므로 당장 AP를 쥐어짜내는 형태의 전투를 할 건지, 조금은 멀리보면서 포인트를 모아 택티컬 레벨에 투자를 할 것인지 의 사이에서 플레이에어는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나 적들은 마냥 플레이어들이 AP를 모으는 것을 지켜보지만은 않아요. 일정 턴이 지나면 차징공격으로 꽤나 강력한 데미지를 입히기 때문에, 마냥 AP를 모으는 식의 "존버" 플레이를 이어나가기는 어렵습니다. 빠른템포로 끝없이 고민하고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셈이죠. 이외에 기본적인 피격효과나 사운드 등이 충실해서 때릴 맛이 나는 타격감이 갖춰져 있는 것 또한 전투의 재미를 상당히 올려줬습니다.

 

 

이외에도 아주 깊지는 않지만 이래저래 즐길만한 컨텐츠들은 다수 존재합니다.

은신처의 외형을 꾸밀수도 있고, 내부 인테리어의 경우엔 진행 상황에 따라 동료들이 적절한 구조물들을 채워주기도 하죠. 원하는 씨앗을 심어 수확할 수 있는 밭 시스템도 있긴 하지만 룬팩토리 처럼 원하는 장소에 심는다던가 하는 식의 디테일한 진행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냥 씨앗을 심기만 하면 관리할 필요없이 알아서 자라는 형태 였어요.

이외에도 진행 상황에 따라 이래저래 해볼만한 컨텐츠들이 있다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깊이는 아쉬웠지만요.


 

 

진행하면서 아 도저히 못하겠다 라고 느껴질만한 큰 단점은 없었던 게임이었지만 그래도 몇가지 부분들은 짚고 가야겠죠.

어색한 마네킹과도 같았던 서있는 모션은 좀 거슬렸습니다. 모든 여자 캐릭터들이 어정쩡한 팔벌린 차렷자세를 취하고 있었거든요. 기본 프리셋 모션인 것 같은데 조금 신경써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길을 찾아나갈때, 퀘스트 상에 나와있는 지명과 맵에 나오는 지명이 다르거나 다소 헷갈리게 표기되어있을때가 있었어요. 그러나 이 부분은 미니맵에 목적지를 표시해주는 아이콘이 있어서 그래도 수용할만 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이외에는, 역시 조합 그리고 코어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야할 것 같네요.

후반부 코어 아이템을 조합해야 할때, 정확한 방식이나 등장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서 결국 인터넷 검색을 해야 했습니다.

아이템을 만들지 않으면 아예 게임 진행이 불가능한 부분이었는데, 아무런 인게임 가이드가 없었다는 점은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이런것들은 다소 복잡한 채집 방식과 맞물리면서 더욱 더 시스템을 헷갈리게 만듭니다.

채집도구만 하더라도 지팡이, 망치, 낫 등등 5~6개 정도가 되는데요. 같은 재료라도 어떤 도구를 썻느냐에 따라 드롭되는 것들이 다릅니다. 게다가 몬스터에서도 아이템이 드롭되죠. 

만들어야할 아이템의 재료가 되는 아이템을 찾아야하는 상황에서, 저렇게 경우의 수가 많아지면 고려해야 하는 - 속칭 노가다 해야할 영역이 엄청 넓어지는 셈입니다.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흔한 게임입니다.

흔한 소녀의 일상을 보여주고, 흔한 기승전결의 구조로, 흔한 캐릭터들이 그려나가는 흔한 진행을 보여줍니다. 그야말로 흔한 스토리에, 흔한 전개인 셈입니다.

 

그러나 그 흔하디 흔한 구조 속에서도, 이 게임은 자신들이 갖고있는 강점과 색깔들을 알차게 담아냈습니다.

리얼타임과 턴제를 잘 버무려 끝없이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빠른템포의 개성있는 전투방식, 그리고 다소 어렵고 신경쓰이긴 하지만 왠지모르게 자꾸만 손이 갔던 연금술 부분 등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꽤나 흔한 구조로 흘러갔던 게임플레이에 확실한 색깔을 더해준 아주 좋은 킥 두 개로 느껴졌어요. 

 

누군가에게는 공백기를 잘 채워준 게임으로 남겠지만, 또 다른 분들께는 징검다리 역할 이상의 "좋은" 게임으로 남을 수 있는 타이틀이었습니다.

플레이타임이 그렇게까지 길지 않은만큼 관심있으신분들은 구매해서 즐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다음 게임리뷰로 돌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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