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LCK] 케스파컵 4강 프리뷰 및 벤픽 돌아보기 (A)

  • 입력 2020.01.02 11:52
  • 기자명 People's 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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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의 다채로운 기행, 충격의 장시간 퍼즈 그리고 이어진 무관중 경기 등 다사다난한 가운데, 2019 케스파컵 4강 대진표가 완성되었습니다.

항상 크고 작은 이변들이 존재했던 과거의 케스파컵과는 달리, 이번 대회에서는 비교적 예상과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굳이 꼽자면 1부리그팀인 APK와 멤버를 탄탄하게 꾸렸다는 평을 들었던 진에어가 패배한 것 정도일텐데 사실 그렇게까지 큰 이변도 아닌 편이었죠. 결국 올라올 팀들이 올라왔고, 거기서 한번 더 승부가 갈리면서 4강이 정해진 셈입니다.

​정해진 4강 매치업은, 샌드박스와 티원. 그리고 아프리카와 DRX인데요. 4개의 팀은 1월 3일 금요일부터 울산에서 매치업을 갖게 됩니다.

​오늘은 각각의 매치에 대한 프리뷰를 통계자료와 함께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통계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경기까지의 공백기를 달래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부디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작해보겠습니다.

 


 

샌드박스 vs 티원

 

 

샌드박스와 티원의 벤픽 데이터를 돌아보기 전에, 먼저 케스파컵 전체 데이터부터 살펴봅시다.

아칼리는 이번 대회에서 100%의 벤픽률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픽 자체가 3번밖에 되지 않았음을 감안해보면, 풀릴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미스 포츈의 경우, 이번 대회에서 그 위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상황인데요.

​라인전이 워낙 강한데다가 궁각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판도를 바꾸는 장면들을 자주 보여준 만큼 4강전에서도 그 벤픽률이 굉장히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외에는 꾸준히 높은 벤률을 보여주고 있는 루시안이나, 초반 라인전 주도권을 위해 바텀으로도 종종 활용되고 있는 신드라가 90%를 넘는 벤픽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샌드박스의 벤픽 상황입니다. 누적된 데이터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그리핀과의 경기 벤픽을 활용해서 한번 돌아보도록 합시다.

​특이한 건, 샌드박스가 그리핀을 상대로 2경기 연속 이렐리아를 벤했다는 점인데요. 대회 전체 픽밴 데이터를 보시면 알 수 있듯, 이렐리아가 집중적으로 벤되는 추세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샌박이 이렐리아를 2연속 벤카드로 선택했다는 건 경기를 보면서도 조금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참고로, 티원 대 젠지와의 경기에서는 양팀 모두 이렐리아를 아예 건드리지도 않았습니다.

​픽의 경우, 2연속 노틸러스를 서포터로 가져온 것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아주 다양한 픽을 선보인 샌드박스였습니다.

19시즌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샌드박스는 탑 / 정글 / 미드 의 상체 힘이 워낙에 강한 팀이었기 때문에 다가올 20시즌에서도, 비교적 자유롭게 상체의 컨셉을 잡을 것으로 보이고, 새롭게 합류한 레오 - 고릴라가 그리핀전에서 꽤나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것도 희망적인 요소로 뽑을 수 있겠네요.

​샌드박스를 상대했던 그리핀은, 벤카드를 정글러 쪽에 많이 투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1세트에서는 올라프-리신, 2세트에서는 올라프-렉사이를 벤하면서 집중견제를 하는 모습이었는데요. 2세트에서 온플릭이 꺼내든 신짜오는 그래서 더욱 인상깊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신짜오는 온플릭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쓰지 않았던 챔피언이었습니다.

​정글러를 저격한답시고 벤카드를 2장이나 투자했는데, 그것을 뚫고 새로운 챔피언을 꺼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쉽지않은데 그것을 해냈어요. 이건 분명 시즌을 거듭하면서도 아주 큰 힘이 되어줄 겁니다.

 

 

다음은, 혈투 끝에 젠지를 꺾은 티원의 벤픽 데이터입니다.

역시나 표본이 적기 때문에 젠지와의 경기 당시 벤픽을 통해 돌아보도록 합시다.

티원은 클리드의 대표적인 카드 중 하나인 리신을 지속적으로 견제해주는 모습이엇고, 동시에 루시안 / 케이틀린 / 세나 등 젠지의 핵심인 룰러의 원딜 카드들도 많이 잘라주는 모습이었죠. 3세트 연속으로 벤 당한 케넨의 경우, 라스칼이 워낙에 한타 단계에서 판을 잘짜는 선수이기때문인 것으로 예상됩니다.

​픽의 경우, 신인 탑솔러인 칸나에게 비교적 1인분 할 수 있는 아트록스 그리고 손에 익은 카밀을 쥐어준 것 이외에는 전체적으로 아주 다양한 픽들을 골랐습니다. 여담이지만 젠지와의 2세트 픽인 카밀 - 럼블 은 글쎄요 조금은 의문부호가 남기도 했었죠.

어쨌건 티원은 페이커와 테디가 여전히 단단한 가운데, 아직은 남아있는 의문부호들을 시즌을 진행하면서 해결해 나가야 할텐데요. 일단 그 첫 걸음은 아주 기분좋게 출발한 상황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젠지는 티원을 상대로 바텀을 집중적으로 견제하는 모습이었죠. 미스포츈이야 원래 벤픽률이 높은 편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루시안과 자야를 각각 1, 2회 커트해줬습니다. 3세트에서는 아예 노골적으로 레오나와 노틸러스 까지 커트하면서 바텀을 지속적으로 견제해줬죠.

또한 2, 3세트에서 연달아 카시오페아를 벤한 것을 보면 1세트에서 페이커의 카시오페아가 다소 껄끄러웠다고 느낀 듯 합니다. 케스파컵 전체에서 카시오페아의 벤픽율이 썩 높지 않음 (벤픽율 _ 47%) 을 감안해보면 4강 전에서도 샌박이 카시오페아를 자를 확률도 있어 보이네요.

 


 

양 팀의 경기는 비교적 치열한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샌드박스 탑 - 정글의 힘을 티원이 어떻게 받아내느냐, 그리고 동시에 티원의 바텀라인이 상대 바텀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경기의 키가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샌드박스의 바텀은 여전히 물음표가 남아있는 상황이죠.

​동시에 티원도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준 커즈와는 달리 칸나쪽은 "아직" 의문부호가 남아있다고 생각해요. 이래저래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에포트 역시도 이제는 확실한 상수가 되어줘야 합니다.

 

 

샌드박스 입장에서는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해서는, 이 단계를 반드시 넘어서야 합니다. 누군가는 의미없는 프리시즌 토너먼트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고 하지만, 샌드박스는 내심 이 대회를 출발점으로 삼고 싶을 거에요.

19시즌 담원 게이밍은 정규시즌은 물론, 리프트 라이벌즈와 롤드컵 등 국제대회에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강한 팀" 으로 각인 되는데 성공했습니다. 반대로 샌드박스는 스프링 - 섬머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안착했음에도 왠지 "강팀" 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죠. 어쩌면 샌드박스는 이번 케스파컵을 그러한 이미지 탈출의 출발점으로 삼고 싶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카데미 선수들을 콜업해서 로스터를 채운 티원 역시도, 이번 케스파컵을 그저 "의미 없는" 대회로 생각하지는 않을겁니다. 명실 상부 국내 최고의 롤 프로팀인 티원은 아이러니 하게도 아직 케스파컵 우승 트로피는 없는 상황이죠. 그러한 대회를, 새롭게 꾸린 로스터와 함께 차지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출발점이 되어 줄 겁니다.

의문부호가 있긴 하지만, 우려보다는 괜찮은 모습이었던 칸나 , 그리고 클리드와의 매치업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던 커즈 등 희망의 씨앗들이 보이는 만큼, 티원의 "출발점" 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만들어 낼지도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다음 글에서 아프리카와 DRX 벤픽 데이터를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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