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건담운드! 메카시티: ZERO출격이다!

  • 입력 2019.12.17 14:15
  • 수정 2019.12.17 14:16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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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래픽, 게임성, 장르, 스토리, 심지어 누가 만들었냐 까지!

<메카시티: ZERO>에서 눈에 확 띄는 것은 그중에 때깔이었다. 거 참, 그래픽 참하네!

단순히 화려하거나 폴리곤의 수가 많다거나 텍스쳐가 좋다 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다. 열혈 소년 애니메이션에 나올듯한 디자인의 메카닉을 타고 싸우는 파일럿들, 세계관과 찰떡처럼 어울리는 오타쿠친화 적이면서 완성도 높아 보이는 그래픽! 정확히는 트레일러 기준으로는 매우 그렇다.

 

, 게임이야 하나만 꽂혀도 바로 GO하는 거지.

사전 플레이 기간이 길었어서 아주 새것 느낌은 아니라곤 하지만 하여간 새로 나온 신상 메카닉 게임 <메카시티: ZERO>. 한 번 살펴보시자.

 

 

 

아니, 배틀그라운드잖아?

 

메카닉과 온라인과 게임의 조합은 그다지 좋지 않다. 대대로 좀 그래 왔다. 정확히는 한국 온라인 게임계에서 이 조합으로 끝까지 살아남은 게임이 없다. 그래 거기 캡슐 파이터 출신 눈물 닦아라, 엑스틸 출신 너도 고개 들어라. 너는 최애 게임이 바우트였다고? 아재요....

 

하여간 그래서 새로운 메카닉 온라인 대전 게임에 대한 기대가 한껏 있었다. 특히나 트레일러 영상만 보아서는 은근히 <보더랜드><데스티니 가디언즈>로 대표되는 PVE 위주의 FPS RPG 스타일 게임처럼 보이기도 했기 때문에 기대가 더욱 커졌다. 그런데 막상 켜 보니, 이건 전혀 그런 게 아니었다.

 

<메카시티: ZERO><배틀그라운드>가 유행시킨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이었다. 허공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해서 섬지역에 착지하고, 아이템들을 파밍하며 자기장을 피해 적들과 싸우는 그런 게임 말이다. 그리고 혹시 안다면 알겠지만, 정확히 <메카시티: ZERO><배틀그라운드>보다는 <포트나이트>쪽을 완전히 빼다 박았다. 아이템의 색상 등급 (무색 < 초록 < 파랑 < 보라 < 황금) 역시 포트나이트의 그것 그대로 가져왔다.

 

하여간 한국에선 <배틀그라운드>, 서양권에선 <포트나이트>로 대표되는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인 것은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몇 번이나 새로이 다양한 게임들로 그 재미가 검증된 장르인 만큼 기본적인 게임성과 장르적 재미가 보장된다는 점이 강점일 것이고, 반대로 말하면... <배틀그라운드><포트나이트><메카시티: ZERO>의 큰 차별점이 없으면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빈틈이 존재한다.

 

그래서 그런지 <메카시티: ZERO>내부의 설문조사 이벤트에도 이와 관련된 문항이 참 많았다. <건담>시리즈를 얼만큼 아는지, <배틀그라운드>는 해 봤는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유사한 게임이 출시 된다면 플레이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묻는 설문이었다.

이미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플레이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 모순점은 제쳐 두고라도 개발진 역시도 이것이 자신들의 강점이자 약점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소리다.

 

 

 

결론은 로봇 VS 인간

 

결국 <메카시티: ZERO><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다르게 할 것! 메카닉이 개입하는 바로 그 부분이다. 이런 작은 요소의 추가가 게임을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 별 것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이다. 검증도 된 부분이다. <포트나이트>에서는 굉장히 특이한 세계관을 사용한다. 매 시즌마다 게임 세계 전체의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지난 시즌의 스토리 중 큰 부분이 시공의 균열이었다. 그래서 <포트나이트>시즌 10에선 시공을 넘나들고 미래행성에서 떨어진 로봇들이 등장한다. 사람들끼리 싸우던 <포트나이트>에 사람이 파일럿이 되어 타고 다니며 적들을 죽일 수 있는 메카닉이 추가된 상황인 것이다. 어떤가, <메카시티: ZERO>과 절묘할 정도록 비슷한 상황이 되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 패치의 반응은 가히 최악이었다. 대형 로보트의 등장은 기존 게임의 진행 방식을 완벽히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고, 갑작스러운 변화에 불만을 성토하거나 게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접는다는 유저들이 제법 있었다. 작은 변화가 게임을 완전 뒤집어 놓을 수 있다.

 

이 부분이 굉장히 미묘했다. 배틀로얄에서 메카닉을 탈 수 있는 것이 재밌게 느껴 지기도, 또 엉뚱하다 싶기도 했다. 일단은 메카닉이 배틀로얄 장르의 근본적인 부분과 굉장히 대치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덩치와 소음이 엄청나게 크다는 점이다. 공격기 하나 하나도 대형이라 메카닉을 타는 것이 적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광고하는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메카닉을 타지 않은 파일럿 상태로 동일 실력의 메카닉을 잡기란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비록 대 메카닉 전용 총들이 몇 개나 잇지만, 연약한 인간의 몸으론 대형 메카닉들의 화려한 스킬 기술을 버텨낼 수가 없다.

더군다나 메카닉들이 기동성도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에, 파일럿 상태는 메카닉이 부숴져서 탈 수 없을 때, 메카닉이 도달하지 못하는 건물 밑 등에 은신하며 메카닉을 장거리 무기로 때려 메카닉 소환 게이지를 얻는 용도로만 사용되는 것으로 전락해버린다. 또 메카닉이 워낙에 강력한데, 메카닉을 강화하는 아이템들이나 메카닉을 수리하는 아이템들도 적들을 죽여서, 혹은 주워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이 잘 풀린 유저는 무한히 메카닉 상태를 유지하며 적들을 화력으로 밀어붙여서 우승하는 형태가 되어버린다. 이 부분이 좀 배틀로얄 장르와 안어울리는 부분이다.

 

다른 게임에선 아무리 파밍이 잘 된 상태라도 배틀로얄은 끝까지 긴장감이 넘친다. 자신의 위치를 숨기고, 적의 위치를 밝혀내는데 온감각을 곧추세운다. 그런데 <메카시티: ZERO>에선 그런 부분이 전혀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위치를 당당히 밝히는 거대한 로봇을 타며 오는 적들을 화력으로 불태워 죽인다. 게임의 중후반부가 지나면 긴장감이 없어진다. 그리고 이건 <포트나이트>의 메카닉 브루트가 등장했을때와 똑같은 흐름이었다. 악몽이랄 것까지야 없지만, 기존의 배틀로얄 장르의 매니아들을 흡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물론, 고수들의 세계는 또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굉장히 미묘한 포지셔닝.

 

게임이 그럭저럭 재미는 있었다. 메카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선물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메카시티: ZERO>는 참 여러모로 미묘하다.

 

우선, 게임을 플레이하면 트레일러에서 보았던 때깔 좋은 그래픽을 경험하긴 힘들 것이다. 이것이 결국엔 모바일 게임이기 때문이다. <메카시티: ZERO>는 사실 처음 실행시 최고 옵션으로 세팅이 되어있지 않은데, 그래픽을 최고 옵션으로 세팅하고 다시 해 봐도 트레일러 수준의 느낌은 나지 않는다. 그리고 어쩔 수가 없다. 플레이하는 기기의 한계가 명백하기에, 개발자들이 더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제공하긴 힘들었을 테니까 말이다. 모바일이라 치기엔 심하게 무거운 게임인데, PC 배틀로얄 게임들의 그래픽 퀼리티에 비하면 한참이나 모자라다. 경쟁자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설정하면 그럭저럭 비슷한 것 같긴 한데, 게임의 포인트가 다르지 않은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캐릭터가 예쁘고 멋있어서 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메카시티: ZERO>의 가장 큰 포인트는 매력적으로 표현된 캐릭터들이다. 이 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건 실책이 맞다.

 

차라리 시원하게 고사양을 요구하고 뛰어난 그래픽을 제공하는 PC FPS 게임으로 출시가 되어버렸다면 오히려 구미가 더 당겼을 것 같은데, 여러모로 미묘하다.

또 메카닉을 아주 깊게 파는 게임이라기엔 <메카시티: ZERO>에서 메카닉은 그저 또 다른 총이나 캐릭터의 변신 장구 수준의 느낌이다. 물론 유료 가챠로 뽑을 수 있는 스킨을 입은 메카닉들은 상당히 멋이 나긴 하진 말이다.

 

 

 

할 만하기는 한 듯.

 

그다지 내 구미는 당기지 않지만, 추천하지 못할 게임은 아니다.

더군다나 각종 패스 등의 과금 요소가 있기야 하지만, 과금을 안 해도 그만인 게임이기 때문에 메카닉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해보셔도 좋겠다.

 

 

 

/배틀건담운드! 메카시티: ZERO출격이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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