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하는 록맨이 온다! KING OF FIREARMS 리뷰

  • 입력 2019.11.09 20:35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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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중의 왕은 왕바우다.

오늘 함께할 게임은 화기의 왕 <KING OF FIREARMS>되시겠다!

 

 

게임 선택 사유

 

<KING OF FIREARMS>를 딱 보자마자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것.

다양한 형태의 기계 적들, 레이저 빔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푸른 헤드기어를 둘러쓴 주인공.

뭐야 이거 영락없이 록맨이잖아!

 

푸른 헤드기어와 레이저포. 록맨의 시그니처 아이템들로 무장한 주인공에 어쩐지 어설퍼 보이는 게임 오프닝까지. 아 뭐 기왕 록맨의 실질적 계승작(?)인 마이티 넘버나인도 나자빠진 마당에, 엇비슷한 녀석 좀 나오면 어떤가.


어디 한 번 맛이나 보자. 보여줘 당신의 그 무쇠 돌머리!

 

 

화기의 왕이라네?

 

나름 화려했던 오프닝과 다르게 게임 초반의 인상은 너무 빈약하기 그지없었다.

쉴세없이 쏟아지는 폭탄들과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내 크고 멋진 레이저포 어디있어?!

<KING OF FIREARMS>. 화기의 왕 이라며!?

 

대략 스테이지 1-10 부근에선 정말 게임이 너무 심심~ 하다.

주인공의 무기는 보잘것없는, 그나마 연발기능이 있는것은 다행인 작디작은 레이저포 하나 뿐이고, 등장하는 적들은 기계군단이라기엔 너무 멍청해 한숨이 나오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즈음부터도 이 메뉴, 저 메뉴 클릭하다 보면 무언가 범상찮은 기운(?)이 느껴진다.

겉보기엔 PC 게임인지 주전자닷컴 플래시 게임인지 헷갈리는 퀄리티의 이 게임이, 무언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가 상당히 많을것 같다는 요상한 기운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더 파고 들어가다 보면 이게 사실이란 것을 알게된다.

<KING OF FIREARMS>이 게임, 요약 하자면 컴퓨터실용 워프레임이다!

 

 

큼직해 큼직해도 정말 큼직해

 

나는 리뷰를 작성하기 시작한 현재 65스테이지 이상 게임을 진행해두었다.

그런데도 스테이지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첨부한 지도는 일종의 월드맵이다. 저기에 표시된 숫자들이 스테이지고 말이다.

어떤가, 척 보기에도 100은 훌쩍 넘는 스테이지가 있는 것 같지 않는가?

고작 (할인하면) 3000원대의 가격에 100개가 넘는 스테이지, 도전 모드, 무한 모드에 무기 제조 컨텐츠까지?? 이거 완전, 혜자를 넘어 게임계의 국밥아닌가?

 

미쳤다고 AAA급 프렌차이즈 게임 하나?

<KING OF FIREARMS>하고 남는 돈으로 뜨끈~한 국밥 사먹지 말이다.

 

 

언제나 당신과 함께할 거예요

 

게임의 진행방식은 대략적으로 이렇다.

먼저 기존에 쌓아둔 캐릭터 레벨과 캐릭터 강화 레벨, 획득하거나 제조해둔 무기들로 최대한 스테이지를 진행한다. 스테이지를 민다는 느낌에 가깝다!

 

이렇게 최대한 스테이지를 밀다보면 슬슬 한계점에 봉착한다.

무엇보다 주인공 캐릭터에 레벨이 있듯 적들에게도 레벨이 있기 때문이다.

대략 10스테이지에선 10레벨의 적들이, 50스테이지에선 50레벨이 기본인 적들이 나오는 식이다.

 

주인공 캐릭터는 레벨이 높아지면 기껏해야 최대 체력 HP가 늘어나는게 전부인 수준인데, 적들은 레벨이 높아지면 HP는 물론 공격력까지 높아진다.

컨트롤로 극복하며 어느정도 진행한다 해도 가다보면 스쳐오는 잔잔바리 총알에도 주인공이 빈사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쯤 되면 다시 도전 컨텐츠로 레벨링, 무한 컨텐츠에서 골드 수급, 혹은 특정한 제조 무기나 무기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재료 파밍에 들어가야한다.

 

이 무기 재료들을 파밍하고, 제조하고, 강화하고, 캐릭터 업그레이드를 하는 과정이 여느 RPG 스타일 게임의 그것을 뺨친다. 재료들도 엄청나게 다양하고, 재료들이 나올 스테이지는 아까 말 했듯 수십개나 마련이되어 있어 해당 무기에 필요한 맞춤재료가 나오는 스테이지를 드나들며 재료를 모으고 그걸로 무기를 만들거나 강화하는것이 꿀잼 포인트다.

 

이러한, 다양한 스테이지를 오가며 재료를 축척하고 장비를 만들어나가는 재미를 잘 살린 게임인 워프레임이 떠오르는 순간이기도 하다.

 

특히 무기 슬롯 부분을 골드를 사용해 강화하다보면 단순히 무기 추가데미지가 붙을 뿐만 아니라 무기 슬롯 자체가 늘어난다.

캐릭터 주변에 떠있는 둥그런 드론들이 바로 그것이다.

대략 30레벨까지 강화하면 드론용 총구 4, 본 캐릭터의 총구 1개 해서 총 5개의 총을 한번에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더욱 다양한 화기들을 만들고, 획득하고, 강화하는데 재미와 보람을 느끼게 된다. 당연히 더 강한 총을 들면 캐릭터가 강해지는게 팍팍 느껴지니 말이다.

게다가 슬롯이 1개가 아닌 5개란 점에서 그 메리트는 더욱 강해진다.

 

예를 들어 탁 트인 공간의 스테이지를 간다면 관통력이 없어도 강한 화력, 혹은 유도 기능을 지닌 화기들 위주로 세팅을 하면 되고, 적들이 엄폐물에 숨는 경우가 많은 스테이지를 갈 때는 다른걸 제쳐두고서라도 엄폐물을 지나가 적을 폭격할 수 있는 관통력을 지닌 무기들 위주로 세팅하는 재미가 있다.

 

아까 말했듯 10스테이지 부근까지는 적들이 굉장히 허접하게 느껴지지만, 대략 40스테이지 이상 가게 되면 정말 비처럼 쏟아지는 총알들을 피하며 적들을 공략해가는 재미가 있다.

난이도 역시 보기보다는 뒤로 갈수록 상당히 어려워진다.

뭐 그래도 보스전이 밋밋한건 사실이고, 보스 자체 보다는 보스에게 가기까지가 훨씬 어렵게 디자인되어 있는것은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부분이긴 하다.

 

 

진정한 화기의 왕이라네

 

앞서서 컴퓨터실용 워프레임이란 표현을 썼다.

이 게임은 퀄리티가 굉장히 준수하다. 아니 정정하겠다, 명작이다.

어느 기준으로?

플래시 게임 기준으로!

 

혹은 90년대 초중반 고전게임으로 기준을 두었을 때 확실히 준수한 게임이다.

 

만약 이것이 전성기의 주전자 닷컴’(플래시 게임 사이트)에 있었다면 적어도 3위 내에는 들었을 시대의 명작이 되었을 것이다.

<KING OF FIREARMS>가 만약 2000년대 초중반 초중고생의 컴퓨터실에 깔려 있었다면 모두들 엄지를 치켜드는 갓게임 이었을 것이다.

20세기에 나타났다면 스테디셀러도 노려볼만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화기의 왕 <KING OF FIREARMS>은 시대와 장소를 잘못 타고났다!

 

하필이면 21세기에, 그것도 하필이면 스팀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것이 유일한 안타까운 지점이자 패착이다.

 

농담처럼 놀리듯 말하긴 했지만,

사실 <KING OF FIREARMS>자체도 칭찬하고 싶은 마음이 이만큼이다.

어쩐지 게임 자체가, 개발자가 굉장히 한정적인 환경속에서 게이머들에 대한 애정을 가득 품고 정말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둔, 그런 필사적인 개발의지가 느껴지는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능력은 조금 모자라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이 매우 넘치는 친구가 자기가 재밌게 만든 게임이라며 내민 정말로 수 없는 시간을 들여 정성껏 만들어낸 나름의 게임을 해보는 듯한 그럼 감성이 있다.

 

초중생 시절 옆옆자리 친구가 자기가 그린 만화라며 졸라맨이 뛰어다니는 액션만화 비슷한 것을 노트 한권 가득 채워 보여주는 그 느낌이다.

이런게 또, 보다보면 재미가 쏠쏠한게 있다!

 

콘텐츠라는 것은 신비해서, 꼭 그것이 엄청나게 고퀄리티의 작품으로 승화되지 못했더라도 제작자의 열정이 있다면 제법 괜찮게 느껴지는 포인트가 있기 때문이다.

아주 적은 수이긴 하지만 게임을 구매해서 해본 사람들이 괜히 무수한 좋아요로 화답하는것은 아닌것이다.

 

그렇다. <KING OF FIREARMS>는 사실 화기의 왕이 아니었던 것이다.

<KING OF FIREARMS>는 불타는 개발열정의 왕이다.

 

4천원 정도의 가격에 이름 모를 개발자의 열정을 감상해 보는것은 어떨까?

리뷰를 쓴 뒤에도 한동안 들러볼듯한 게임이다.

 

 

/레벨업 하는 록맨이 온다! <KING OF FIREARMS>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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