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 소녀의 인간 먹방 RPG! 인디비지블 indivisible

  • 입력 2019.11.05 17:16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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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이전에도 인도/아랍풍의 판타지 게임을 낸 적이 있습니다.

바로 샨테 시리즈죠.

새로 나온 게임 인디비지블 역시 그 배경을 인도/아랍풍에 두는 판타지 게임입니다.

스토리라인은 간단합니다. 이런저런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주인공 소녀 아즈나. 아즈나가 어느 날 수련장에서 마을로 돌아와 보니, 마을은 세계정복을 꿈꾸는 군대에 의해 불타오르고 있고 아버지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 세계정복을 꿈꾸는 악의 조직을 찾아가 모가지를 비틀어 버리는게 목표인 게임입니다.

제가 과장해서 말 하는 게 아니고 아즈나가 직접 그렇게 말합니다. 그 자식을 찾아가서 모가지를 비틀어 버리겠다고.

 

특이점이 온다 : 굉장히 특이한 게임

 

새로운 게임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 뭘까요?

재미, 매력적인 캐릭터, 튼튼한 스토리, 멋진 연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새로움역시 신규 게임의 사명 중 하나일 겁니다.

 

인디비지블은 굉장히 새롭습니다.

게임 자체의 진행 방식과 전투방식, 그리고 중동 아시아풍의 판타지 세계관 역시 모두 새롭죠.

하나하나 뜯어봅시다.

 

진행 방식 : 몇 가지 게임을 섞어 만든 융복합 게임

 

<indivisible(인디비지블)>의 게임 장르를 명쾌하게 정의하기엔 모호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건 단지 여러 가지 장르를 섞어서는 아니고, 그 섞인 장르 자체가 굉장히 특이한 방식으로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게임의 외관만 보면 플래포머 액션 게임으로 오해할 소지가 많습니다.

실제로 전 이 게임을 플레이해 보기 전에는 횡 스크롤 상에서 점프버튼과 공격 버튼을 활용해 장애물을 파훼하고, 적들의 공격을 피하며 제압해 나가는 스타일의 단순한 액션 게임인 줄 알았어요.

또 그래서 기대했었죠!

 

예전에 <Mystic Arts>란 시리즈, 원래 제목은 미스틱아츠, 그리고 한국에는 권법 소녀란 이름으로 알려졌던 횡 스크롤 액션 게임이 떠올랐거든요.

이 고전 도트 게임은 정말로 단순하기 그지없는 게임인데, 원초적인 액션의 재미에 굉장히 충실했거든요.

 

하지만 <indivisible(인디비지블)>은 그것보다는 훨씬 독특한 게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횡 스크롤 액션 게임 같은 진행을 보여주는데, 필드 위에서 적을 내가 때리거나, 혹은 적에게 맞으면 반턴제 전투 RPG 화면으로 돌입합니다.

최대 4명으로 이루어진 파티를 활용해서 적을 무찌르게 되는데요, 이 턴제 전투 자체도 굉장히 특이합니다. 먼저 일정 시간 기다려 기력이 모여야만 공격을 할 수 있는 JRPG 쪽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식도 그렇지만, 캐릭터들의 스킬 사용이 선택지 선택이 아닌 커멘드 입력이란 것도 특이합니다. 부분적으로나마 대전격투 액션의 정서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이죠.

심지어 적의 공격을 타이밍 맞춰 가드에 성공하면 데미지가 대폭 감소할 뿐만 아니라 체력이 오히려 회복되고, 기력까지 모여 필살기나 초필살기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전투 돌입 이전에 적에게 선타를 때리고 전투가 시작되면 기습 판정이 반영되어 우리 편의 컨디션이 매우 좋은 데다 적의 체력이 조금 까여진 채로 시작되고, 반대로 적이 휘두르는 공격에 맞아서 전투가 시작되면 반대의 상황이 되어 전투 돌입 이전의 액션도 상당히 중요하게 됩니다.

 

보스전을 할 때는 더욱더 이런 특성이 커지는데요, 보스들은 일정 체력 별로 페이즈가 바뀌어 새로운 패턴으로 공격을 해 오는데, 보스의 이 필살 공격 페이즈를 펼치는 동안은 횡 스크롤 액션의 방식이, 보스가 평범한 공격과 수비를 하는 동안은 턴제 전투의 방식이 쓰입니다.

 

글로 쓰니까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 보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긴 합니다.

 

하지만 쉽게 보기 힘든 방식의 전투임은 확실합니다.

횡 스크롤 액션 + 턴제 RPG + 대전격투 게임요소가 모두 적절히 섞여 있고 이게 정신없고 독특한 전투 경험의 기초가 됩니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섞이다 보니 전투 밸런스가 애매모호해진 감은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어느 정도 대전격투 게임, 액션 게임의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타이밍에 맞추어 가드를 성공시키고, 필살기 게이지를 모아 필살기만 계속 사용하면 RPG의 특색이 무색하게도 아무리 강한 적이라도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세키로><다크소울> 시리즈, 혹은 <모노리아>, <컵헤드>등의 액션 게임을 능숙하게 했던 사람이라면 아무런 어려움도 없이 모든 적을 너무 쉽게 제압할 수 있습니다.

 

물론 레벨이 높은 적의 경우 주인공 캐릭터의 공격력에 비해 적의 HP 바가 상당히 높으니 그 전투는 쉽게 지루해질 수도 있고요. 수십 번의 가드 성공과 필살기 반복을 해야만 이기는 게임이죠.

 

 

독특한 전투 : 이게 좋은가?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독특한 경험을 하게 해 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금은 어쩐지 유머의 요소로 전락해 버렸지만 <언더테일>의 등장에 많은 게이머가 환호했던 것은 종전 RPG 게임에서 하기 힘들었던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줬기 때문입니다.

저장 버튼을 부숴 버리고, 시간을 되돌이키고 게임 인터페이스를 파괴하는 보스는 상당히 신선한 방식의 연출이었기 때문이죠.

<카타나 제로(Katana ZERO)>도 마찬가지죠, 더 변화는 없었을 것 같은 로그 라이크란 장르에 실패한 미래를 예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을 동원해 플레이어의 실수는 모두 없었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독특한 전투방식으로 변화를 꾀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indivisible(인디비지블)>의 독특한 전투방식 역시 기존의 뻔한 횡 스크롤 액션이나 RPG 게임에서 벗어나려는 훌륭한 시도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직관적으로는 이 섞인 장르들이 서로 족쇄가 되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호쾌하게 액션으로 적을 때려눕히기엔 RPG의 턴이 발목을 잡고, 턴제 RPG 특유의 눈치싸움과 전략을 논하기엔 대전격투의 가드와 필살기 사용이 그걸 비웃습니다. 그렇다고 대전격투 게임의 호쾌한 콤보를 이어가기엔 턴제 RPG 스타일의 행동 게이지가 차지 않으면 콤보를 이어갈 수 없습니다. 기껏해야 콤보는 2번 아니면 3번 정도입니다.

 

횡 스크롤의 정점은 호쾌함, 턴제 RPG의 정점은 전략, 대전격투의 정점은 콤보의 쾌감이라 두면 셋 모두가 서로의 최고 장점을 방해하는 형국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래도 아주 나쁜 시도는 아니었던 것 같고, 한 게임 정도 이렇게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지만 이런 형식의 게임을 여러 개 해 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시스템은 아니었습니다.

 

 

설정도 특이해 : 인도 소녀의 인간 먹방 쇼

 

<indivisible(인디비지블)>은 게임계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인도/동양 판타지 세계관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도 제법 구체적인 설정들이 들어옵니다. ‘내면세계시스템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주인공 아즈나는 자신의 내면세계에 사람을 가두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인조차 통제 불가능한데, 이걸로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을 내면세계에 가두고, 그들은 동료가 되어 아즈나가 전투상황에 돌입하면 튀어나와서 함께 싸우게 됩니다.

내면세계는 실제로 게임상에 필드로 제작되어 있어 게임 중 전투상황을 제외하곤 언제든지 집중키를 활용해 드나들 수 있습니다. 소녀의 머릿속에 커다란 마을이 하나 만들어지고, 강제로 이주당한 사람들이 살고있는 형국이죠.

 

게임의 중후반부 아즈나가 각성하면 이마 한가운데의 눈인 심안이 개안함과 동시에 힌두교의 시바신이 떠오르는 모습으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적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주인공이 최종적으로 부활을 저지해야 할 신의 모티브는 현실의 비슈누 신입니다. 힌두교에서 믿는 것 중 하나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비슈누 신의 꿈이란 것입니다. 해서 행여나 비슈누 신이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면 이 세상은 끝납니다. 그리고 이 게임 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적들은 비슈누 신을 깨워 세상을 멸망시키려 하고, 아즈나는 그를 막아야 합니다.

 

게임이란 형식으로 보는 애니메이션.

 

컷 신의 애니메이션 연출이 굉장히 좋기도 하지만,

게임 전반적인 그래픽도 무언가 애니메이션답고, 또 전투는 앞서 말했듯 의외로 쉽게 쉽게 넘어가는 상황이 자주 나오기에 게임 자체는 스토리를 플레이하는 것 자체에 굉장히 집중되게 되어있습니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게 핵심인 게임이니 전투 등의 요소가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보다 실용적인 이야기 : 한글화와 조작환경

 

<indivisible(인디비지블)>은 공식적으로 한글 언어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버그가 있는지 한 번에 잘 적용이 안 됩니다. 이럴 땐 설정 창에서 한글을 설정하고, 게임을 껐다 켜기를 여러 번 반복하면 해결됩니다.

한글화의 수준도 번역기나 발 번역이 아니라 제법 좋은 퀼리티의 번역이 되어있어 쾌적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조작환경은 키보드와 게임패드 둘 다 무리는 없는데, 게임패드 쪽이 조금 더 편안하긴 했습니다.

 

 

<indivisible(인디비지블)>은 여러모로 굉장히 특이한 게임이지만,

최고의 장점을 꼽자면 게임 전반적으로 통일된 콘셉트와 느낌입니다.

어디 하나 모난 곳이 없고 굉장히 잘 다듬어져 있습니다.

게임의 모든 요소는 인도-동양풍 판타지에 굉장히 충실하고,

아즈나를 비롯한 동료 캐릭터들 역시 만화 속 주인공처럼 개성과 매력이 잘 살아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나 캐릭터에 관심이 가게 만듭니다. 플레이하는 애니메이션이란 평이 가능해지는 부분입니다.

얼핏 보기에 억지스러워 보이는 전투 시스템조차 직접 플레이해 보면

자연스럽게 잘 만들어져 있으니,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언가에 딱 비유를 할 만큼 아주 전형적인 게임은 아닌지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거 같지만, 트레일러 등을 보시고 취향에 맞을 것 같다면 안심하고 구매하셔도 좋겠습니다.

 

 

/도끼 소녀의 인간 먹방 RPG! 인디비지블 indivisible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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