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동물들의 던전 난투, PS4 '레디셋 히어로즈' 리뷰

  • 입력 2019.10.14 14:18
  • 기자명 더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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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일반인'을 '게이머'의 세계로 이끌기 위해서는 어떤 장르의 게임이 필요할까? 우선 진입장벽이 낮아야 하며, 조작이 쉽고, 오래 걸리지 않아야 한다. 물론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은 게임의 본질과도 같은 것이니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 쉽게 말해 '가볍고 재미있는 게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물론 처음부터 '다크소울'과 같은 하드코어 게임을 접하거나, '미소녀 아이돌', 혹은 '메카닉 로봇' 계열처럼 매니아적인 게임으로 입문하게 되는 희귀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입문자'를 위한 게임은 '어? 이거 해본 적 있는 거 같은데?' 라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익숙한 것이 좋다. 이런 '익숙함과 가벼움'을 담은 장르를 캐쥬얼 게임이라고 부른다.

 

캐쥬얼 게임은 단순한 조작과 쉬운 난이도가 특징이다. 그렇다 보니 주로 모바일이나 휴대용 게임기 플랫폼의 게임이 많다. 물론 PC나 콘솔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게임들도 많다. PC나 콘솔에서의 캐쥬얼 게임은 싱글 플레이 보다 '멀티플레이'에 힘을 준 경우가 많다. 꼭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아니더라도 오프라인 로컬에서의 2인용 혹은 3~4인용을 지원하는 게임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스팀에 자주 접속하는 게이머라면 아마 '오크 머스트 다이'라는 디펜스 게임의 홍보 페이지를 한번 쯤은 본적 있을 것이다. 바로 이 게임을 만든 개발사 '로봇 엔터테인먼트'가 신작 캐쥬얼 게임을 PS4 플랫폼으로 발표했다. 바로 '레디셋 히어로즈'라는 게임이다. 

 

'레디셋 히어로즈는'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캐쥬얼 게임을 목표로 삼은 만큼 어려운 조작이나 불필요한 스토리를 과감하게 덜어냈다. 대신 그 부분을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과 빠른 진행, 그리고 다양한 전투 액션으로 채워 넣었다. 게임 진행 방식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부르는 '로그라이크'나 '던전 크롤러'를 선택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단어가 아니라 '언젠가 한 번 해본 적 있는 가볍고 쉬운 게임'이라는 게임이라는 점이다.

'레디셋 히어로즈'는 무척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이고, 간결한 게임이다. 메인 메뉴에는 혼자서도 플레이 할 수 있는 '로컬'과 온라인 플레이 기반의 '멀티' 두 가지로 나뉘어 있다. 별다른 오프닝이나 조작을 알려주는 튜토리얼이 없다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탑의 모험'은 혼자서, 혹은 최대 4명의 플레이어가 함께 총 30개의 던전에 도전할 수 있다. 각 스테이지는 무작위로 생성되며, 기본적으로 몬스터들을 모두 처치해야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스테이지마다 특정 보스가 등장하거나, 퍼즐을 풀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퍼즐의 경우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을 선택하면 더 좋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일방적인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의 진행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플레이어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 눈에 띈다.

 

멀티 플레이는 '개별난투'와 '팀 매치'가 가능하다. 온라인 플레이의 경우에는 각자의 플레이어가 서로 다른 위치, 다른 시작점에서 출발하며, 제한 시간 내에 많은 던전을 탐험해야 한다. 그 이후의 과정은 싱글 플레이와 같다. 몬스터를 물리치고, 퍼즐을 풀며, 캐릭터를 강화하고, 아이템을 얻어야 한다. 다만, 온라인 멀티플레이에서는 제한 시간이 모두 지나면, '달팽이 경주'나, '모닥불 점령' 같은 특별한 경기장으로 이동해 최종전을 치르게 된다.

 

각 스테이지의 최종단계에서는 보상 상자를 열 수 있다. 상자에서는 무기나 갑옷, 마법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스크롤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꼭 가져가야 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낮은 등급의 아이템이 나오기도 한다.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는 무기나 갑옷을 선택하면 되고, 맘에 들지 않으면 포기할 수 있다. 쉽게 스탯을 비교해볼 수 있도록 아이템의 등급마다 색이 다르게 표시된다.

 

플레이어는 '토끼, 개구리, 오소리' 처럼 동물을 의인화한 캐릭터들을 선택할 수 있다. 각각 동물 캐릭터마다 의상 스킨도 있고, 모자를 쓰거나 벗을 수도 있다. 처음 플레이는 총 6마리의 동물들을 플레이할 수 있고, 게임에 숨겨진 업적을 달성하면 4마리의 추가 동물들을 열 수 있다. 하지만 캐릭터마다 개별적인 스토리를 진행한다거나, 특수한 고유 스킬이 있진 않다. 귀엽긴 하지만, 별다른 차이점이 없다는 점에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레디셋 히어로즈'는 전반적인 진행이나 전투 조작이 어렵지 않은 게임이지만, 등장하는 아이템은 의외로 다양하다. 검과 방패, 도끼, 부메랑, 마법 지팡이 등의 무기가 등장하고, 얻은 무기에 따라 근접 공격, 회피, 마법 공격처럼 다양한 공격을 사용할 수 있다.

 

처음에는 낮은 등급의 목검으로 시작하지만, 던전의 오브젝트 파괴, 스테이지 클리어의 보상으로 더 좋은 무기와 갑옷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레디셋 히어로즈'는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한 번 죽게 되면, 그 순간 게임이 끝나는 만큼 너무 쉽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목검을 제외한 다른 무기는 차징과 연속공격을 할 수 있다. 타이밍에 맞춰 방어하게 되면 되치기 스킬도 사용할 수 있고, 다양한 마법 아이템을 사용해 원거리 공격을 사용할 수 있다. 지팡이의 경우 차징공격을 하면 벽에 튕기는 구체를 날려 보내 공격을 할 수도 있고, 되돌아오는 무기의 대명사인 부메랑도 사용할 수 있다. 무작정 때리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각 무기의 고유 스킬들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던전 클리어에 도움이 된다. 다른 것은 다 덜어냈어도 이런 액션에서만큼은 조금 힘을 준 모습이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특정 기술 사용 시 종종 회피나 공격이 되지 않는 버그가 있으며, 스킬 사용이나 회피 이후의 딜레이가 제법 길다는 점이다. 회피 후 바로 공격을 한다거나, 적의 공격을 회피로 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물론 게임의 난이도가 프레임 단위의 피지컬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진 않지만, 나름 이런 장르를 좋아하고 많이 해왔던 게이머라면 기존의 게임들에 비해 '둔하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레디셋 히어로즈'는 묘한 매력이 있다. 게임을 하다 보면 분명 쉬운 길이 보이지만, 더 어려운 길을 선택해 좋은 보상을 노리게 된다. 나름 공격력, 체력, 방어력, 방어력 등의 스텟이 세분되어 있고, 더 어려운 길을 택할수록 좋은 보상을 얻기 때문이다. 좋은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전투의 피지컬도 필요하고, 퍼즐을 빨리 풀어야 하는 두뇌 회전력과 기억력도 중요하다. 특히 멀티플레이의 경우 상대방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했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에 무작정 퍼즐만 풀고 있을 수는 없다. 빠르게 판단하고, 버릴 것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만큼 멀티플레이의 재미에 초점이 맞춰진 게임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매칭 시간. 매칭되는 시간이 제법 길다. 평일 저녁 시간대 기준으로 평균 10분은 기다려야 했다. 물론 시간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게임을 한번 진행하기 위해서는 제법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매칭이 되더라도 똑같은 사람들을 여러 번 만나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아직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유명세를 탄 게임이 아니다 보니 유저풀이 좁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한 가지 팁은 'PS4 사용자로 제한하여 플레이하기'를 해제할 경우 윈도우에서 플레이하는 게이머들과도 매칭이 된다. 조금이나마 매칭 시간을 줄이고자 한다면 해제하는 것이 좋다.

'레디셋 히어로즈’는 귀여운 동물캐릭터들과 쉽고 익숙한 게임 진행으로 ‘함께 즐기기’엔 더없이 좋은 게임이다. 다만, 캐쥬얼 게임인 만큼 다른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스토리의 볼륨이나 깊이를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다. 혼자 하는 게임보다는 일종의 '접대용' 게임으로 생각하면 좋다. 집에 손님이 찾아왔을 때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게임이라는 뜻이다.

 

PS4 플랫폼의 특성상 '가벼운 한 판용 게임'을 라이브러리에 넣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경우는 닌텐도 '스위치'나 모바일이 더 어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PS4를 친구나 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 즐겨보고 싶은 경우, 생각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한판을 생각한다면 '레디셋 히어로즈'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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