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젤다의 전설 : 꿈꾸는 섬 - 꿈꾸던 본연의 재미.

  • 입력 2019.10.12 23:25
  • 수정 2019.10.12 23:30
  • 기자명 People's 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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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천, 수만가지의 게임들이 존재하지만, 이름만으로도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명작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닌텐도를 갖고 계신 분들께는 믿고 플레이해도 되는 보증수표와도 같은 타이틀인데요. 매 시리즈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은 젤다의 전설이 걸어온 길은 어느덧 하나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1986년 시작된 이 전설의 게임은, 어느덧 3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명작" 으로 자리를 잡았죠. 특히 닌텐도 스위치의 런칭과 함께 출시되었던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은 유저들에게는 물론 게임업계 전반에도 엄청난 반응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생각한 건 거의 다 되는 물리엔진, 그리고 오픈월드의 진짜 목적인 탐험과 발견의 재미, 어떤 경로를 선택하더라도 하나로 이어지는 진행 등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오픈월드 장르를 깨어나게 할 수 있을정도의 힘을 보여줬었죠.

 

그리고 이 명작의 신작에 대한 갈증이 조금 짙어지고 있었던 2019년,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의 출발과 함께 또 하나의 젤다의 전설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게임, 1993년 게임보이로 출시됬었던 젤다의 전설 : 꿈꾸는 섬의 리메이크 버전입니다. 오리지널 버전의 출시 이후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리메이크 형태로 출시된 젤다의 전설 : 꿈꾸는 섬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 이 전설의 게임이 또 한번 게이머들의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줄 수 있을까요 ? 

 


 

게임내내 계속해서 만나게 될 부엉이.

알 수 없는 섬에 표류된 링크가, 바람의 물고기를 잠에서 깨우기 위해 모험하는 과정이 게임의 중심입니다. 이제는 링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패와 검을 찾는 것을 시작으로 곳곳에 숨겨져 있는 던전을 찾아 클리어하고, 이 과정에서 의문스러운 부엉이가 애매모호한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해주며 조금씩 섬에 대한 비밀을 풀어나가는 형태로 이야기가 이어지게 되죠.

실질적으로 던전을 탐험하고 클리어하는 것이 컨텐츠의 중심인 셈인데요, 활용가능한 아이템과 스토리상 모아야하는 아이템을 수집할 수 있음은 물론 이것을 활용하여 예전에 가지 못했던 길을 다시 뚫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머리를 많이 굴려야 하는 플레이가 요구됩니다. 요즘 게임들처럼 분기점이 있다거나 복잡한 루팅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고 맵 사이즈도 광활하지 않기때문에 단순해 보이기 까지 하지만, 반대로 요즘 게임들처럼 친절한 네비게이션이나 완전히 자유로운 빠른 이동이 없기 때문에 이런 편의성에 적응된 분들께는 다소 불편하고 복잡한 게임이 될 여지는 충분히 있는 셈입니다.

가장 최근에 발매됬던 야생의 숨결은 물론이고, 젤다의 전설 시리즈가 항상 그러했듯이 이번 꿈꾸는 섬에서도 직접적인 힌트는 절대로 주지 않습니다. 요즘 게임들처럼 정확하게 어디로 가라 또는 이 웨이포인트를 향해 가라 따위의 배려는 없어요. 위 스크린샷처럼 초원이 기다린다거나, 신전에 비밀이 있다 정도의 애매모호한 힌트가 전부입니다. 그렇기때문에 모든 메시지를 허투로 지나칠 수 없고, 다음 플레이를 이어감에 있어서 생각을 함은 물론 판단을 내림에 있어도 물음표를 가진 상태로 일단 시도해보게 됩니다. 게다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에피소드가 서브퀘스트 인지 메인 스토리 인지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요. 결국 하나하나 다 두들겨가며 플레이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들은 "요즘" 게임에 물든 플레이어 분들께는 다소 귀찮은 부분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탐험과 모험 그리고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또 그것을 해결해가는 쾌감은 분명 편의성의 늪에 빠져 잠시 잊고 살았던 게임 본연의 맛은 충분히 일깨워주고 있는 타이틀입니다. 더군다나 이번 꿈꾸는 섬은 다른 젤다의 전설에 비해 심플해보이는 그래픽과 크지 않은 맵 등 게임자체가 캐쥬얼함이 많이 묻어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본연의 재미 부분에서는 힘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 무척 인상깊었어요. 리메이크 한답시고 실사 그래픽에 오픈월드 로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고 덤덤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업그레이드 한 부분들도 너무나 좋았습니다.

 

 

 

다시 던전이야기로 좀 돌아가볼까요 ?

초반에 만나게 될 던전들은 굉장히 쉽고 복잡하지 않지만 획득하는 아이템과 스토리가 진행될 수록 만나게 될 던전의 난이도는 가파르게 상승합니다. 특히 한번 지나왔던 길을 다시 가서 열고 또 닫아야 하는 것, 그리고 전에 열었던 퍼즐이 지나온 길에 영향을 미치는 것 등 다양한 요소들이 얽히고 섥히면서 플레이어들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할겁니다. 그러나 절대로 불가능하거나 억지스럽지는 않습니다. 분명 갖고 있는 아이템 안에서 해결할 수 있고, 확실한 가이드가 없는 만큼 해결했을때의 쾌감의 크기 또한 보장되어있는 편이에요.

만나게 될 보스들은 1:1 액션 이라기 보다 오히려 퍼즐에 가깝습니다. 보스를 처리하는 공략법을 찾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퍼즐이 되어주는 셈이에요. 답을 알고나면 허탈할 정도로 쉽지만, 그전까지는 갖고 있는 / 쓸 수 있는 모든걸 다 써가면서 여기저기 다 찔러보고 시도해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은 던전에서 얻는 아이템들을 통해 공략이 가능하지만 그 방법도 꽤 신선하고 뒤통수를 때리는 방법들이 많아서 단순히 피하고 때리는 식의 액션이 아닌 퍼즐 클리어의 쾌감을 제공해주는 셈입니다. 여기에 보스 몬스터들은 하나하나 다 개성이 있고 가지고 있는 특성이 분명해서, 단순 색칠놀이나 체력 부풀리기 정도에 지나지 않은 몇몇 게임들과도 확실히 다른 차별점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래픽도 한번 살펴볼까요 ?

아주 화려하거나, 리얼한 실사풍의 그래픽과는 거리가 멀지만 충분한 수준의 감수성을 잘 갖고있는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반짝반짝하게 표현되는 게임 그래픽들은 플라스틱 디오라마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데요, 발매직전에 공개했던 꿈꾸는 섬 플라스틱 디오라마 모델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그 질감과 느낌이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실 거에요. 여담이지만 오프닝과 엔딩 내용을 감안하면 다소 의도된 플라스틱 연출인가 싶기도 한데, 어쨌건 플레이하기엔 전혀 문제가 없는 깔끔하고 따뜻한 그래픽임은 분명한 사실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불쾌한 골짜기를 유발할 수 있는 실사풍의 그래픽에 비하면 훨씬 선호하는 스타일이긴 했습니다. 

 

등장하는 캐릭터나 NPC의 숫자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한 명 한 명 개성있고 정감가게 디자인 되어 있어서 만날 때마다 미소를 머금게 했습니다. 메인 컨텐츠인 던전 말고도 낚시나 소라껍데기 모으기 그리고 석판 수집을 통한 던전 메이킹 등이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큰 흥미를 느끼진 못했는데요. 던전 클리어나 길 찾기에 온 정신을 쏟아야 했고, 또 재미 부분에서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부가적인 요소로 예상됬던 부분들을 더 진행할 필요성을 못느꼈을 뿐더러 수집에 대한 흥미 역시 크게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그래픽 뿐 아니라 BGM 역시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멋진 퀄리티를 보여줬습니다. 젤다 시리즈의 팬 분들이라면 익숙할 바로 그 음악이 필드에서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생됩니다. 너무 과하지 않은, 그러면서도 탐험과 모험에 딱 알맞는 멋진 필드 음악이 고퀄리티로 재생되고 상황에 맞게 음악들이 교체되면서 분위기를 이어줍니다. 이 리뷰를 작성하면서도 음악을 듣고 있는데요, 메인 멜로디를 들을때마다 정신없이 뛰어다녔던 그 녹색 풀밭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 같아요.

하나를 통해 게임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BGM이라면 그 음악은 굉장히 수준 높은 / 그러면서도 게임과 아주 잘 연결되어있는 음악입니다. 그리고 이번 젤다의 전설 : 꿈꾸는 섬의 음악들은 여태까지의 시리즈 bgm들이 그러했듯,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습니다.

 


 

요즘 모바일 게임들은 "자동" 이 없는 경우가 드뭅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모셔감은 물론 전투도 자동으로 진행되서 관찰 시뮬레이터 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죠. 

콘솔 부분도 예외는 아닙니다. 목적지를 맵에 표시해줌은 물론, 어디로 가야 가장 빨리 갈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네비게이션도 제공합니다. 퀘스트 달성을 위해 특정 아이템을 어디서 몇 개 더 모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은 기본이구요. 어쩌면 게임의 가장 본질적인 재미, 모르는 곳을 발견하고 탐험하며 그 속에서 예측할 수 없었던 것들을 찾아내고 활용하는 재미는 어느덧 찾기 힘든 시대가 되었습니다.

젤다의 전설 : 꿈꾸는 섬은 어쩌면 그런 편리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게임이에요. 정확히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또 지금 하고 있는 퀘스트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다소 추상적이고 모호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게임 본연의 맛을 아주 진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맵을 돌아다니며 예상하지 못했던 곳을 발견하고, 기존에 통과하지 못했던 곳을 새로운 아이템과 함께 재방문해 길을 뚫고, 이것저것 시도해가며 머리를 굴려 돌파해나가는 던전과 보스몹들 그리고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고 정감가는 그래픽과 모험을 한층 더 맛깔나게 살려주는 멋진 bgm까지.

요즘 할 게임이 없다, 다 비슷비슷해서 질린다 는 식의 게임 불감증에 시달리고 있으시거나 곧 이런 것들이 찾아올 것 같다 싶으신 분들은 꼭 한번 플레이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꿈꿔왔던 게임 본연의 재미를 분명히 되찾으실 수 있을거에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또 좋은 게임 가지고 다시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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