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오브 듀티 모바일 리뷰, 명작의 재림??

  • 입력 2019.10.08 16:44
  • 수정 2019.10.08 16:49
  • 기자명 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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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오브 듀티. 그 이름 하나로 즐길만한 이유는 충분했다
명작 FPS 게임 시리즈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이 시리즈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는 솔직히 FPS 게임을 즐겨하지는 않는다. 게임이라는 것은 환상의 영역이고, 이 환상의 영역에서 총이나 전쟁처럼 현실 속 콘텐츠가 나오는 걸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편견을 여지없이 깨부쉈던 명작 FPS 게임들이 몇 있다. 스펙 옵스 더 라인이라든지, 파 크라이 시리즈라든지. 그리고 그 명작 FPS 게임들 중 스토리와 몰입도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게임이 바로 콜 오브 듀티였다. 사양의 한계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시리즈부터는 해보지 못했지만 그 이전 시리즈까지는 꼬박꼬박 싱글 캠페인을 하며 게임을 즐겼었다. 그런데 101.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거기다 시네마틱 영상을 보자, 예전에 즐겼던 콜 오브 듀티의 방대한 스토리와 현실감 넘치는 조작감이 떠올랐다. 조사를 조금 해보자, PC판 콜 오브 듀티의 주인공들을 연상케 하는 이들도 등장한다고 했다. 추억 속 명작, 콜 오브 듀티를 모바일로 즐길 수 있을까. 기대감을 품은 채로 게임을 설치했다.

 

우리에겐 낯선 콜 오브 듀티 멀티 플레이

전체적인 시스템은 내 예상과 달랐다. PC판 콜 오브 듀티를 즐겼던 내가 이 시리즈에 바라는 것은 단연 게이머가 전장 속에 있는 것처럼 실감나는 연출과 액션. 그리고 전쟁의 참혹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꿈도 희망도 없는 스토리였다. 이렇게 쓰고 보니까 인격 파탄자 같지만, 실제로 명작 전쟁 게임의 대부분은 전쟁의 참혹함을 현실적으로, 보다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은 그런 나의 기대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었다. 일단 주된 콘텐츠가 멀티 플레이로 이루어져 있었다. ? 콜 오브 듀티에 멀티가?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로 국내에서만 멀티플레이의 규모나 재미가 저평가되고 있을 뿐이지 해외에서는 e-스포츠까지 활성화되어 있을 정도로 콜 오브 듀티의 멀티플레이는 많은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다.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은 이 멀티플레이를 그대로 모바일로 이식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AI 연습모드, 수색 섬멸, 제패, 팀 데스매치, 최전방. 이렇게 다섯가지 모드가 있고, 이 외에 배틀로얄이라 불리는 또 다른 콘텐츠가 있는 형식이다. 여기에 추후에는 좀비모드라 불리는 콘텐츠가 업데이트 예정이라고 한다.

 

어디선가 본 듯한 모드? 기분 탓일까

5가지 모드와 어디선가 본 듯한 낙하산?
5가지 모드와 어디선가 본 듯한 낙하산?

각 모드를 하나하나 설명하자면 팀 데스매치는 멀티 FPS의 전통적인 모드로 양 팀이 일정 킬수를 달성하면 승리하는 모드다. 특이하게도 리스폰되는 지역이 중구난방이라 아무 생각없이 신명나는 개싸움을 즐길 수 있는 모드다. 최전방은 팀 데스매치와 동일하지만 리스폰 지역이 정해져 있는 모드이고, 제패는 일정 지역을 일정 시간동안 점령하면 승리하는 모드다.(오버워치가 떠오르지만 기분 탓이다.) 수색 섬멸은 리스폰 없이 한 팀은 폭탄 설치를 하고, 다른 한 팀이 이를 막는 모드다. 처음에는 일반전만 할 수 있지만, 레벨이 올라가면 랭크전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말 그대로 개싸움인 팀 데스매치만 랭크전이 가능하지만 랭크가 올라가면 제패와 수색 섬멸도 즐길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모드 외에 배틀로얄 이라 불리는 모드도 있다.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누가 뭐래도 배틀 그라운드가 연상되는 게임이다. 항공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서 파밍하고, 시간이 지나면 안전지역이 줄어든다. 이럴 거면 배틀 그라운드를 하지, 콜 오브 듀티를 왜 하나... 싶을 정도로 기본 포맷과 구성이 닮아 있었다.

 

쉬운건가, 어려운 것인가 애매한 조작감

내가 FPS게임을 즐기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경탄스러울 만큼 모자란 피지컬 때문이었다. 나이(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인지라......) 탓을 하기에는 젊은 시절에도 나의 에임은 귀신같이 상대의 머리를 빗나가고는 했었다. 게임실력이 떨어지면 더 이상 하기가 싫어지는 법. 모자란 실력 때문에 나는 오랜 시간 FPS 게임을 멀리했었다. 이런 과거 때문에 콜 오브 듀티를 시작할 때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조작이 간편한 마우스와 키보드로 해도 기본 10데스를 기록하는 나인데, 움직이기조차 힘든 모바일에서는 오죽 하겠는가. 하지만 내 예상과 달리 나는 첫 게임에서 9킬을 기록하며 MVP를 먹었다. 뭐지? 원래 이렇게 쉬운 게임인가? 아니면 내게 숨겨진 재능이? 물론 레벨이 올라가고 랭크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미친 듯이 죽어나갔지만. 생각보다 조작감이 불편하지는 않았다. 캐릭터 시점의 좌우 변화, 혹은 미세한 에임 조정은 힘들었지만 상대를 맞추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모바일임에도 생각보다 에임 조정이 쉬웠다는 수준? 당연히 마우스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의 조작감이지만 그래도 조작감 때문에 못하겠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또 하나, 콜 오브 듀티 모바일만의 특이한 점은 키보드와 마우스 호환이 된다는 사실이다. 보통 모바일 FPS 게임은 공정성을 위해 조작이 쉬운 키보드와 마우스 호환을 금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게임에서는 키보드와 마우스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 탓에 폰으로만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불리함을 감수하게 된다.

모바일 조작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모바일 조작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가볍게 즐길 수 있지만, 나름의 노력이 필요한 시스템

그래픽은 모바일 게임치고 굉장히 좋은 편이다. 총기나 장비의 디테일한 묘사도 잘 되어 있는 편이고 맵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나 블랙 옵스에 나온 맵을 그대로 옮겨 놓았기에 원작을 즐긴 팬들은 향수를 느낄 수도 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모르는 이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조작은 쉽고 간단하다. 캐릭터의 움직임도 어색하지 않고 스무스한 편이라 진입장벽은 낮은 편. 플레이 타임은 한 판에 짧으면 3, 길면 6분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여러 모로 FPS 초보자들을 위해 쉽고 직관적으로 만들려 노력한 흔적이 보이지만, 그렇다기엔 튜토리얼이 너무 부실하다. 총 쏘는 법, 이동하는 법 등 FPS의 기초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지만, 그 이외의 시스템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각 모드가 어떤 것이고, 랭크 시스템은 무엇인지. 그리고 배틀로얄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직접 몸으로 부딪쳐가며 알아내야 한다. 물론 FPS 게임을 몇 번 즐겨본 사람이라면 무난하게 적응할 수 있겠지만 게임의 기본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은 계속해서 팀 데스매치만 주구장창 즐기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업그레이드와 소소한 시스템 상 변화로 기존 FPS와의 차별을 꾀했지만... 큰 틀에서의 변화는 주지 못했다
업그레이드와 소소한 시스템 상 변화로 기존 FPS와의 차별을 꾀했지만... 큰 틀에서의 변화는 주지 못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즐길만한 요소는 많은 FPS 게임

게임을 계속하다보면 경험치를 얻게 되고, 레벨이 오를수록 무기에 업그레이드를 추가할 수 있고, 보다 다양한 무기를 활용할 수 있다. 과금을 통해 새로운 무기를 얻을 수도 있지만, 그게 게임 밸런스를 파괴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지는 못한다. 인게임 내에 보여지는 아바타나 무기, 장비의 모습이 달라지는 정도의 효과랄까. 과금 없이도 무기는 충분히 많이 얻을 수 있고, 이렇게 얻은 무기의 성능이 특별히 떨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과금이 강제되지는 않는다. 종합해 보면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은 초보자도 쉽게 접할 수 있고, 충분히 즐길 거리가 많은 FPS 모바일 게임이다. 다만 본래 중국에서 먼저 출시된 것을 한국으로 이식한 탓인지 부적절한 번역이 많고, UI나 튜토리얼 역시 친절한 편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무게감 있는 스토리와 연출을 기대했었는데, 그런 면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름값에 비해 조금 가벼운 게임이 되어버렸다고 할까. 비록 내가 생각한 바와는 달랐지만 콜 오브 듀티라는 이름을 빼고 본다면 이 게임은 총 좀 쏴 본 FPS 유저들이 즐길만한 요소가 많은 웰 메이드 모바일 FPS 게임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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