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모바일 퍼즐 게임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

  • 입력 2019.07.16 18:28
  • 기자명 더키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간의 호기심과 도전 의식을 가장 자극하는 게임 장르는 '퍼즐'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것에 대한 인간의 도전 욕구'라는 원초적 본능을 가장 가깝게 다루는 장르가 아닐까 한다. 흔히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게임 중에서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은 거의 다 퍼즐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퍼즐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하지만 퍼즐에 '되지도 않는 사족'을 달아서 실패하는 게임들도 종종 있다. 물론 그 사족이란 것이 특별함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좋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인다. 이 장르에서만큼은 복잡함보다는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쉬워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정답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사고를 요구하는 것이 좋지만, 풀어나가는 '방법'은 단순해야 한다는 뜻이다.

 

퍼즐이 가져야 할 기본 덕목을 모두 갖춘 게임이 있다. 바로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 이다. 이 게임은 이미 '룸즈: 불가능한 저택'이라는 이름으로 스팀, PS4,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모바일 플랫폼의 옷을 입었다. 이후 '핸드메이드 게임'이라는 제작사의 이름을 증명하듯 '구글 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9'에서 TOP3에 선정되기도 했다. 과연 장인이 수작업으로 뽑아낸 퍼즐게임은 어떤 매력이 있을지 한번 살펴보자.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

의문의 저택을 방문한 주인공 '앤'은 그림 퍼즐 조각처럼 흩어진 방에서 오브젝트를 활용해 다음 방으로 이동해야 한다. '방의 이동과 도구를 활용한 탈출'이 가장 큰 목표이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 '플랫포머 게임과 슬라이딩 퍼즐'을 섞었다. 모바일 플랫폼에 맞춰 오로지 '간편한 터치'가 조작의 끝이라는 점 역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게임은 별다른 조작법을 익히지 않아도 한 번쯤은 해봤을 그림 맞추기 만큼이나 익숙하고 쉬운 방식이다.

 

조작이 익숙하고 쉽다고 해서 문제 해결이 쉽다는 것은 아니다. 스테이지가 넘어갈수록 더 많은 사고를 요구하며, 각각의 맨션마다 장치들이나 방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각 스테이지마다 정해진 방의 이동 횟수가 있다. 시작 시 주어진 이동 횟수에 맞춰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조각 3개를 모을 수 있다. 물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데는 얼마든 움직일 수 있지만, 최소의 움직임으로 퍼즐 조각 3개를 모으는 수집욕구를 자극한다. 퍼즐 조각을 모두 모으기 위해서는 그만큼 신중하게 생각하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퍼즐을 풀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다른 퍼즐과 달리 '되돌리기'가 없다. 과금 요소로 넣을 법도 한 콘텐츠지만 '룸즈: 장난감 저택'은 그 방법보다 정직한 플레이를 우선시했다.

 

그렇다고 해도 플레이어가 무작정 해매도록 놔두지는 않는다. 앤과 함께하는 '랜턴'은 게이머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처음 접하는 오브젝트를 설명해주고, 터치하면 최종으로 배치되어야 할 방을 미리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생각하고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게이머들이 초조하지 않도록 시간과 관련된 요소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생각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의 퍼즐이다
주어진 숫자에 맞춰 클리어 하면 퍼즐 조각 3개를 모을 수 있다
구글 플레이 업적도 달성할 수 있다
풀이에 제한은 없다
랜턴을 클릭하면 정답의 배치도를 보여준다

게임은 '마법, 탐험, 거울, 뒤틀린' 총 4가지의 맨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맨션에서는 특수한 오브젝트들을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맨션인 '마법의 맨션'에서는 방과 방을 순간이동 할 수 있는 '전화기'와 방과 방을 바꾸는 '옷장'을 사용해야 하고, '탐험의 맨션'에서는 방 사이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폭탄'과 방을 밀어내거나 붙일 수 있는 '자석'을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맨션에는 방의 위아래를 이동할 수 있는 사다리와 방해요소인 꼭두각시 등 다양한 오브젝트가 등장한다.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에서 눈여겨볼 점은 하나의 맨션을 모두 클리어해야만 다음 저택으로 넘어갈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의 맨션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클리어하지 않아도 다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즉, 첫 번째 맨션을 중간까지만 클리어하면 다음 맨션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퍼즐게임의 단점은 스테이지가 계속될수록 자칫 지루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씩 다르지만 비슷한 사고를 요구하고, 단순히 횟수만 늘어났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게임을 구성한 것은 퍼즐게임을 제대로 이해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어제는 전화기랑 옷장이었으니까, 오늘은 거울과 환풍기를 해보자' 처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생기는 것이다.

 

자칫 지루함에 빠질 수 있는 게임에 생기를 불어넣는 또 다른 요소에는 스토리와 캐릭터, 그리고 배경음악이 있다. '의문에 저택에 빠져버린 소녀'의 컨셉은 잘못 활용할 경우 기괴한 느낌과 불쾌함만 줄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은 동화 풍의 애니메이션 그래픽과 사운드를 통해 게이머가 신비하고 몽환적인 동화속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그 특징들을 잘 살려냈다. 게임의 제목인 '장난감 장인'의 이야기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조금씩 엿볼 수 있다. 이렇게 기본적인 스토리 텔링을 바탕에 두는 것은 게이머들이 다음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된다. 충분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라도 퍼즐을 풀게 되는 동기부여가 된다.

귀여운 캐릭터도 눈여겨 볼만 하다
지루하지 않도록 스테이마다 스토리텔링이 계속된다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은 '퍼즐'이라는 장르가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하는지 잘 보여준 게임이다. 퍼즐 장르는 게이머들을 피곤하게 만들거나, 특정 패턴만 알면 단순한 반복만으로도 풀어낼 수 있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이런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게임 내의 다양한 오브젝트를 활용했고, 신비로운 동화 속에 빠진듯한 캐릭터와 사운드, 그리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스토리를 도입했다. 게임을 하다보면 모든 콘텐츠들이 어느 것 하나 어설프지 않고 서로 잘 짜여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왜 '구글 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9'에 선정됐는지를 알 수 있으며, 게이머들에게 인디 게임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 게임은 이미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됐지만, 모바일을 통해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혹은 점심시간에 짧게 한판씩 하기에 딱 맞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자기 전에 잠깐 하는 것만으로도 빠른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착한 게임이다. 퍼즐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이라면 올해 꼭 해봐야 할 게임이고, 장인정신이 무엇인지, 인디 게임의 재미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면 자신 있게 추천하는 게임이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