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넷마블의 실수! 일곱 개의 대죄 : 그랜드 크로스

  • 입력 2019.06.11 05:34
  • 수정 2019.06.11 05:37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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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잘못된 것 같지 말입니다?

 

사람이 편견을 가지는 건 굉장히 잘못된 일이다. 아니 세상에, 어떠한 사람이 뭘 하기도 전에 그 사람의 이미지만으로 결과를 판단한다니 그것보다 비 인륜적인 행위가 존재할까?

하지만 나도 게임사 또는 플랫폼에 가지고 있는 몇몇 가지 편견들이 있다. 넷마블, 넥슨, NC. 이하 3N이 만든 게임들은 어쩐지 게임성이나 작품성에 주목하기보다는 소비자들 지갑 핥기에 최적화된 게임들일 것이고, 반면 숭고한 인디 게임 개발자들. 특히 유명한 토비 폭스 (언더테일의 PD) 등이 만든 게임은 굳이 해 보지 않아도 수작은 될 것이라는 앞뒤 없는 편견 말이다.

 

그러니까 넷마블에서 일본 만화계의 강자 중 하나였던 <일곱 개의 대죄>IP를 가져와 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도 큰 기대는 없었다. 오픈하기도 전에서부터 막대한 광고비를 사용하며 인터넷 곳곳에서 [이것은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제 게임 플레이 화면입니다] 라는 웃기지도 않는 문구로 광고를 할 때도 코웃음 쳤다. 그 와중에도 혹시 몰라 사전 예약 버튼을 눌러두기야 했지만, 넷마블에서 발표한 직전 게임이 <더 킹오브 파이터 올 스타즈>였고, 그 게임 역시 결과적으론 넷마블스럽다라는 편견에 들어맞는 작품이었기에 더더욱 기대가 없었다.

 

그래서 <일곱 개의 대죄 : 그랜드 크로스를 실행할 때 까지 만 해도 큰 기대감은 없었다. 아니 뭐, 뻔하디뻔한 수집형 RPG’의 이름을 내세운 가챠 게임이겠지 뭐.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긴 했다. ‘수집형 RPG’인 것도 맞았고, 결과적으론 그런 게임인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과정은 전혀 달랐다. 눈이 띠용 했다. 나도 모르게 몰입해서 게임을 진행했다. 신이 났다. 어라? . 왜 재밌지? 습습 후. 공기를 들여 마셔 보니 이건 최소 수작의 냄새가 아닌가. 어라, 뻔한 수집형 RPG’ 게임에서 수작의 향기가 난다고? 그것도 넷마블 게임인데? 내 후각이 잘못되었나? 게임이 잘못되었나? 아니, 넷마블이 착각해서 실수로 수작을 만들어 버렸나? 하여간, 무언가 잘못된 거 같긴 하지 말입니다? <일곱 개의 대죄 : GRAND CROSS> 어떻게 잘못됐는지 알아봅시다!

 

 

오이오이... 이 녀석 제법이잖아?
                                              오이오이... 이 녀석 제법이잖아?

 

3D 모델링에 만화 같은 연출

 

이것은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제 플레이 화면입니다.” 보는 이를 포복절도하게 했던 넷마블의 홍보 문구다. 아니 그래, 카툰 렌더링 방식의 묘사로 비교적 만화 같은 모델링을 구현한 것은 알겠다. 하지만 애니메이션과 착각하지 말라는 광고는 조금 많이 나간 게 아닌가? 호들갑도 이런 호들갑이 없다 싶었다. 그런데, 이게 짧은 광고가 아니라 실제 플레이가 되니 조금 달랐다.

, 광고의 기술이 조금 부족하여 전달되지 않은 것이지. 실제로 <일곱 개의 대죄 : GRAND CROSS>의 그래픽은 남다르긴 했다.

 

게임상의 이야기를 진행하는 컷씬들이 대부분 게임 실제 플레이에도 쓰이는 3D 모델들을 이용해서 펼쳐지는데, 이건 과장 조금 보태서 <일곱 개의 대 죄> 3D 애니메이션 판이라 해도 나쁘지 않은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진짜로 애니메이션이라 하면 조금 그렇긴 하지만, 상당히 공들인 연출과 동시에 기본적인 모델링을 이루는 캐릭터들이 2D 만화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은, 만화풍의 그래픽으로 표현되어 있다 보니 연출과의 시너지가 상당했다. 대부분의 많은 핸드폰 게임에서 스킵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스토리가 이 게임에서만큼은 오히려 메인이었다. 잠시 플레이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완전히 몰입해서 게임의 스토리를 따라가고 있곤 했다.

 

이것은 단순히 컷씬의 퀼리티나 캐릭터의 모델링 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게임 자체가 스토리와 찰싹 달라붙어서 진행되었다. 예를 들어 슬슬 주점 장사 콘텐츠를 유저에게 보여줄 때가 되면, 스토리 상에서도 주인공이 주점에서 일할 타이밍이 된다. 적과의 숨 막히는 전투는 단순히 그곳에 놓여있는 전투가 아니라, 그 전에 스토리들로 플레이어가 상대방에게 실제로 분노나 갑갑증을 느낄 때 즈음, 정말로 때려 부술 기회를 주는 타이밍에 펼쳐진다.

 

대부분 스토리를 보고/ 게임 플레이를 하고. 의 행위가 이원화되어 버리는 수많은 폰게임들과 다르게, <일곱 개의 대죄 : 그랜드 크로스>에선 이 모든 것이 일체화되어 나아간다.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이 곧 스토리를 읽는 것이고, 스토리를 보는 것이 곧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이 주는 몰입감은 스토리를 시간 잡아먹고 하찮고 귀찮은것이 아닌, 꼭 필요하고 보고 싶은 것으로 만든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런 면에서 <일곱 개의 대죄 : 그랜드 크로스>가 딱히 특별한 게임도 아니다.

 

스토리상 검을 뽑아야하면, 게임 상 맵에도 실제로 뽑아야할 검이 생겨난다.
                                           스토리상 검을 뽑아야하면, 게임 상 맵에도 실제로 뽑아야할 검이 생겨난다.

 

플레이와 스토리의 일치, ‘뽑기 게임이 아닌 ‘AAA’ 의 방식으로.

 

생각해 보면, 게임이란 원래가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가? 멋진 서사 속의 주인공이 되어 직접 스토리를 지휘하는 감각을 느끼는 것이 본디 게임의 속성이 아니던가?

그런데 나도 그렇고 아마 많은 게이머가 이러한 부분을 모바일 게임, ‘수집형 RPG 게임등에 바라지조차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 방식은 바로 수많은 수작 게임들, AAA급 게임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대게 그렇다.

 

의외다. 어떠한 발상에서 한 기획인진 모르겠지만 <일곱 개의 대죄 : 그랜드 크로스>뽑기 가챠게임보단 ‘AAA’ 게임의 방식을 흉내 내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연출과 스토리, 게임 진행 방식이 <일곱 개의 대죄> 원작을 게임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만약 원작 팬이 한다면 눈물을 흘릴 만한 게임이다.

 

정확하 말하겠다. 이 게임은 넷마블을 비롯한 많은 게임사가 만들었던 원작의 껍데기만 가져온 게임과는 궤를 달리한다.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노리는 수집형 RPG 게임 일 지언정, 게임 자체는 오히려 원작에 매우 충실한 괜찮은 퀄리티의 RPG 게임이다. 다시 말해서, 가챠 밑 과금의 요소가 심하지 않다면 PC판으로 출시하고 스팀에서 45천 원 받아도 되는 게임이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되면 난 반값 할인해야 사겠지만 말이다. 낄낄.

 

알고 싶진 않지만, 이런 정 떨어지는 화면도 당연히 존재한다. 잘 만들었을 지언정 뽑기 게임이니까.
                                  알고 싶진 않지만, 이런 정 떨어지는 화면도 당연히 존재한다. 잘 만들었을 지언정 뽑기 게임이니까.

 

 

충실한 연출 방식에서 저세상 연출까지.

 

마을에선 마치 PC 게임처럼 돌아다닐 수 있다. 게임의 여주인공인 엘리자베스를 좀 더 사실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자이로 모드도 제공한다. ‘자이로 모드는 핸드폰의 자이로 센서, 즉 중력 센서를 활성화하는 모드다. 마치 휴대폰이 VR 화면처럼 변하고 사용자가 핸드폰을 실제로 들고 움직일 때마다 시야가 변한다. 미니 VR 모드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엘리자베스의 코스튬도 게임내에서 얻어 갈아입힐 수도 있으니, 원작 때문이 든 게임 때문이든 엘리자베스의 팬이 된 사람이 있다면 너무 좋아할 것 같은 기능이다.

마을은 실용적이라기보다는 재밌게 구성되어있다. 실제 모험을 하는 느낌을 조금이라도 더 살려주려 애쓴 티가 난다. 직접 캐릭터를 조작해 마을 곳곳을 살펴볼 수 있다. 게임상에서 만날 수 있는 많은 수의 마을들이 모두 그렇다. 캐릭터의 두 발로 마을을 직접 돌아다녀 볼 수 있다는 것이 주는 감상은 상당히 크다. 수집형 RPG 장르에선 좀체 볼 수 없는 배려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게임의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한 연출일 것이다. 그만큼이나 만든이들이 체험적인 게임의 부분에 신경을 썼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첨단이랄까, 부작용(?)이 바로 저세상 뽑기로 대표되는 연출일 것이다.

 

주인공이 검을 뽑아 들고 이번에야말로 끝내겠어라고 외치며 정체불명의 거대한 마물에게 뛰어든다. 마치 드래곤볼의 손오공과 프리더가 싸우듯 필사의 결투를 펼치던 주인공이 마물의 일격에 튕겨 나간다. 마치 도르마무에게 패배한 닥터스트레인지가 몇 번이나 시간을 돌려 도전하는듯한 콘셉트의 전투다. 그리고 그 전투 끝에 이번에도 패배한 주인공이 빛무리로 터져나간다. 그리고 그 빛무리에선 쨔자잔. 새로운 영웅이 나온다. 이게 바로 <일곱 개의 대죄 : 그랜드 크로스>뽑기연출이다. 처음 보면 깜짝 놀라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온다. 요즘은 뽑기 연출을 다양하고 화려하게 하는 게임은 많지만, 저 엄청난 전투가 뽑기를 위함이었다니 너무 오버다 싶다. 그야말로 저세상 뽑기. 이 뽑기 장면은 이미 소소하게 밈화 되어 패러디 작품들도 돌고 있다. 이렇게 과할 때도 있지만, 이 정도로 과한 연출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게임의 연출에 대해 고민했느냐에 대한 증거이기도 하다.

안심하세요. 세계 멸망이 아닌 뽑기 화면입니다.
                                      안심하세요. 세계 멸망이 아닌 뽑기 화면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할 일은 게임이죠.
                                          그리고 우리에게 할 일은 게임이죠.

 

 

지하철에서보다는 집에서 각 잡고 해야 하는 게임.

 

나중에 비교적 지루한 반복적인 콘텐츠 등을 할 때는 관계없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 게임의 스토리에 완전히 몰입해서 즐기는 경험을 한 번쯤 해봐야 본전 뽑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하철보다는 집에서 각 잡고 한번 플레이해 보자. , 각 잡지 않고 침대나 소파 위에서 빈둥거리며 해도 좋겠다. 넷마블이 준비한 참 기묘한 수작 RPG 게임을 한 번 제대로 즐겨 보시라. 가격도 일단은 공짜니 고사할 필요도 없겠다. 원작을 모르더라도 한 번쯤, 원작의 팬이라면 반드시! <일곱 개의 대죄 : 크로스>의 세계를 즐겨 보시라.

 

 

/[리뷰] 넷마블의 실수! 일곱 개의 대죄 : 그랜드 크로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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