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골드버전이 그립다면,, 코로몬(Coromon) 간단 리뷰

  • 입력 2022.04.26 10:43
  • 기자명 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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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와 그 어감부터 비슷한 코로몬(Coromon)은 게임보이로 출시됐던 ‘포켓몬스터 골드’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어쩌면 포켓몬스터에 대한 영감을 솔직하게 밝힌 셈이나 마찬가지다. 게임 전개나 전투 시스템도 비슷한 점이 아주 많고, 각종 몬스터의 2D 스프라이트도 매우 익숙해 보인다. 특히 필드에서 돌아다니는 몬스터를 직접 잡아서 스쿼드 안에 넣는 것만 보더라도 포켓몬스터를 그대로 차용한 것처럼 보인다.

대신에 전투 방식은 파워 포인트(Power Point)가 아니라 스태미나를 소비하는 것으로 대체됐다. 0V에서 6V로 등급을 나눴던 포켓몬스터와 달리 표준, 가능성, 완벽으로 단지 세 가지 기준으로 나눴기 때문에 더 간단명료하다. 스탯 관리도 간단하다. 레벨 업을 할 때마다 3개의 포인트를 얻어서 게이머가 원하는 쪽으로 상승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게임에는 의외로 번역에서 큰 문제를 드러냈다. 처음부터 느낀 것이었는데, 구글 번역기로 돌린 수준이라서 텍스트의 가독성 부분은 정말 처참하다. 아예 내용 자체를 이해하지 못 하는 경우도 많아서 차라리 영어로 읽는 것이 나을 정도다. 어쩌면 이 번역 문제 때문에 환불하고 싶은 게이머들이 많을 지도 모르겠다.

먼저 모든 전투는 스태미나를 소비하고 있다. 포켓몬스터의 PP 방식과 달리 스태미나 수치에 따라서 전투의 향방이 결정된다. 스태미나가 고갈되면 보충하기 위해 한 턴을 아예 쉬어 버리거나, 아이템을 소모해야 한다.

이 게임이 포켓몬스터보다 약간 더 전략적인 이유는 다음 전투에도 스태미나 수치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레벨 업을 해도 체력이 채워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던전을 탐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아이템을 충분히 공급해야 하고, 몬스터들이 어떤 속성에 약한지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운이 나쁘면 특정 몬스터에게 바로 저격을 당하는 일도 있기 때문에 속성 공격과 아이템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스토리를 따지기 전에 번역 문제를 거론할 수밖에 없다.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번역이 거의 구글 번역기로 돌린 수준이라서 대화 내용 자체를 이해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게임 초반에 퀴즈를 푸는 부분이 있는데, 퀘스트 해결을 위해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고 말았다. 물론 번역 수준이 아무리 처참해도, 게이머가 스스로 인지할 정도는 된다. 대충 눈치를 채서, 퀘스트 해결은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되면 게임 전개 자체가 거의 스킵이 되어 버린다. 그렇다 보니 타이탄을 물리치기 위한 이 게임의 여정 자체를 이해하지 못 해 버리는 불상사가 생겨 버린다. 우리 귀여운 코로몬들은 총 114마리가 존재하고, 이들은 사악한 조직에 의해서 일부 변형이 되어 버렸고, 더 강력해졌다. 목적이 불분명하니, 그저 몬스터 수집형 게임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스토리를 패스하고, 몬스터 수집형 게임으로 전개해도 나쁘지 않았다. 속성 공격이 명확한 몬스터들을 전투 중에 수집해서 다음 전투에 투입시키는 이 일련의 전투 시스템도 괜찮았지만, 어차피 게임 자체가 몬스터들의 종합 쇼핑몰에 가깝기 때문이다. 몬스터 수집이 목적이 되어 버린다고 해도 게임을 즐기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몬스터들의 공격 속성만 해도 물, 모래, 얼음, 유령, 마법 등 13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각 몬스터들은 전투를 하면서 레벨 업을 하고, 진화도 가능하다. 덩치가 더 커지면서 체력과 방어력, 공격력도 올라간다. 114마리의 몬스터들이 각각 스킬까지 해금된다고 상상해 보라. 이 게임은 어쩌면 포켓몬스터의 스팀 버전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또다른 단점도 드러난다. 아무리 포켓몬스터에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해도 게임 자체가 너무 고전적이다. 몬스터들의 디자인부터 포켓몬스터 1세대와 많이 비슷해 보여서, 이걸 단순히 영감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애매하다. 이는 곧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으로 연결되고, 몬스터가 정말 탐이 나서 이 게임에 투자해야 할지도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개발진은 약간의 퍼즐 요소를 추가했다. 에스컬레이터로 실내를 가득 채운 방식으로, 목표물로 가는데 머리를 좀 더 쓰게 하거나, 각종 스위치를 작동 시키면서 실내 문을 해제하는 등 기존의 RPG 게임에서 조금씩 변형을 한 것이다. 하지만 퍼즐을 푸는 방식부터 독창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차별화’를 언급하는 건 무리다. 일부 퍼즐은 번역의 문제까지 겹쳐서 거의 최악에 가까웠다. 설득력이 없어서 오히려 게임을 전개하는데 시간만 지체할 뿐이었다.

개인적으로 던전 안을 탐색하는 부분이 답답했다. 어차피 목표물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각종 몬스터를 만나면서 발생하는 컷신이 굉장히 부담이 된 것이다. 빠르게 스킵이 되는 것도 아니라서, 각 전투에서 도망친다고 해도 시간 소비가 만만치 않았다. 만약에 길이라도 잃어 버린다면 게이머들에게는 좀 짜증 나는 지점일 것이다.

포켓몬스터 골드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게이머라면 충분히 즐길 가치가 있는 게임인 건 분명하다. 여전히 포켓몬스터의 스킨 교체용 게임으로 보이지만, 수집형 게임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좀 어렵다고 느끼면 난이도를 변경해서 마음껏 수집을 해도 될 것이다. 수집된 몬스터들의 속성 공격을 정리하고, 어느 정도 레벨 업을 시켜서 스쿼드를 구성하면 게임이 꽤 아기자기하게 진행된다. 인내를 갖고 전개한다면 몬스터의 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사육하는 재미가 붙게 된다. 개인적으로도 파밍에 집중했던 과거의 RPG 게임들이 떠올랐고, 매 게임마다 친숙한 느낌 덕분에 무난하게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플레이타임에 실속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예를 들어 특정 몬스터를 잡아서 레벨 업까지 시켜야 하는 퀘스트가 있다고 했을 때, 그에 투자할 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 했다. 결국 드래곤 퀘스트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처럼 몬스터 출연 지역에서 계속 배회하라는 이야기인데, 이게 흥미로운 시간이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결국 고전적인 게임의 마니아들을 위한 일종의 리메이크라는 인상이 강하게 든다.

또다른 문제라면 ‘포켓몬스터 골드’의 모드 버전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전투 하나하나에 애착이 생기지는 않았다. 본인이 포켓몬스터에 대한 애정이 특별히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저 과거의 게임보이 그래픽과 게임성만 보는 것 같아서 게임 자체가 굉장히 무난했다. 포켓몬스터를 향한 추억과 여유로운 시간만 있다면 즐길 가능성은 있다. 특히 시간 떼우기용으로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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