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 보더랜드 판타지가 돌아왔다!

  • 입력 2022.02.28 12:02
  • 기자명 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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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더랜드 시리즈의 팬들이 기대하는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는 이미 보더랜드2의 DLC로 잠깐 선보인 바 있고, ‘타이니 티나의 드래곤 요새 습격 : 원더랜드 원 샷 어드벤처’라는 제목으로 재개발 되기도 했다. 현재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2월의 무료 게임으로 등록되어 있어서 미리 게임성을 엿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는 보더랜드의 스킨 교체용 게임으로 봐도 무방하다. 다만 배경이 머나먼 행성인 판도라가 아니라 ‘던전 앤 드래곤’의 추억을 담아낸 판타지물로 변경되었다. 하지만 보더랜드 개발진답게 ‘루터 슈터(Looter Shooter)’ 장르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폭풍우처럼 쓸고 간 전쟁터에는 온갖 전리품들이 난무하고, 게이머 곁에는 늘 정체 불분명한 무기와 방어구들이 색색의 ‘오라’를 뿜어내며 바닥을 치고 떨어질 것이다.

판타지물로 돌아왔으니 마법도 빼 먹을 수 없다. 번개와 얼음, 불, 독 등 여러 속성 공격을 추가했고, 레벨을 올릴 때마다 공격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각종 RPG 게임에서 영향을 받은 듯, 체력을 바탕으로 싸우는 흑마법사가 등장한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점이다.

무엇보다 속성 능력이 추가된 무기들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제 얼음 속성의 자동 소총으로 공격하면 적들이 얼어붙을 것이며, 전기 속성으로 공격하면 전류를 타서 광역기의 피해를 줄 것이다. 속성 마법까지 혼합하면 꽤 멋들어진 광원 효과까지 맛볼 수 있다.

먼저 본인은 ‘프리뷰 가이드’에 따라서 게임의 부가적인 요소인 ‘크로 산’ 지역만을 플레이했다는 점을 밝힌다. 여섯 클래스 중 ‘묘태사도’와 ‘찌름술사’만을 선택할 수 있었고, 프리뷰 빌드에 따라서 주요 임무 두 가지와 부가 임무 세 가지만 플레이했다는 점도 미리 알려드린다.

본인이 플레이한 ‘크로 산’에는 ‘고블린의 자유와 탈출을 위한 모임’ 그리고 ‘보카나르의 학살자’ 두 가지 주요 임무를 진행할 수 있었다. 가짜 신 ‘보카나르’에게 억압받고 있는 고블린들을 구출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의뢰를 한 고블린 ‘자르’와 함께 진행하다 보니, 게임의 전투 방식과 각종 장비의 사용 방법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먼저 ‘묘태사도’라는 캐릭터는 그동안 RPG 게임들에서 등장했던 흑마법사와 비슷한 포지션에 위치해 있다. 그가 사용하는 ‘지독한 희생’은 근처 모든 적에게 체력의 일부를 희생하여 흑마법 능력 대미지를 주는 스킬이다. 보더랜드의 팬들은 이미 알겠지만, 체력 아이템이야 제거된 적군들이나 상자에서 우수수 떨어지기 때문에 아주 매력적인 스킬로 보일 것이다. 실제로 보너스 대미지를 150%까지 주기 때문에 타이밍만 잘 맞추면 근처 적군들을 손쉽게 소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영웅 포인트를 통해서 ‘지혜’를 업그레이드 하면 상태 이상 대미지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미친 딜’을 보여줄 듯하다. ‘뼈 수확자’라는 스킬은 완전히 치유되면서 사망 시 짧은 시간 동안 무적이 된다. 이런 개성적인 스킬을 보유한 캐릭터가 보더랜드 개발진에 합류했다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는 희소식일 것이다.

‘찌름술사’는 그간의 캐릭터들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역시 스킬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유령검’은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거대한 검을 소환하는데, 근접 무기에 기반한 대미지를 주기 때문에 그가 사용하는 무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근접 대미지를 줄 때마다 발사 속도와 주문 대미지가 증가하는 패시브 능력도 있다. 스킬 포인트를 통해 갖가지 패시스 능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데, 이 찌름술사라는 캐릭터는 총기와 주문 공격이 근접 대미지와 비례하도록 설계되었다. 프리뷰 형식의 짧은 체험이라서 정확히 비교해 볼 수 없었지만, 마지막 패시브 능력까지 모두 업그레이드 하면 손맛이 아주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상했던 것보다 게임이 꽤 어려웠다. 먼저 첫 번째 이유로는 여기저기서 자살 폭탄이 들어오는데, 일부 고블린은 뜬금없이 스텔스 기능까지 쓰고 있었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우측 상단에 표시된 지도에서 빨간 점을 따라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무식하게 들어오는 공격이 한둘이 아니었다. 어떤 고블린은 튼튼한 체력을 바탕으로 해서 다이너마이트를 들고 뛰어오기도 하고, 무슨 콘셉트인지는 모르겠지만 술통을 뒤집어쓴 정체 모를 고블린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기도 한다. 이들 공격을 피하려면 냅다 뒤로 돌아서 뛰는 방법밖에 없는데, 일단 좁은 시야 안에 들어오면 대책 없이 뒤통수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당하는 자세도 가지가지다. 다이너마이트를 든 고블린은 죽는 그 순간까지 엄청난 폭파를 일으키면서 마지막까지 민폐를 끼치고, 술통 고블린은 그 충격 때문에 뒤로 멀찌감치 밀려나는데, 이상한 건 마치 롱 점프라도 하는 것처럼 아주 우아하게 날아간다는 것이다. 절대 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개발진의 배려인지 모르겠으나 확실한 건, 전투가 일단 시작되면 무조건 뒤로 도망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고블린 소굴에서는 앞뒤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있어서 실드가 순간적으로 깎이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뒤로 무조건 물러나서 지도에 표시된 빨간 점부터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이 게임을 어렵게 하는 요인은 따로 있었다. 보더랜드 시리즈를 했던 게이머들도 의아한 게 하나 있었을 것이다. 바로 ‘회피’ 기능이 없다는 것. 적군들이 사정없이 퍼부어대는 공격을 피하면서 신나게 전투에 몰입하려면 ‘둠 이터널’처럼 대시 기능이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 게다가 이 게임은 보더랜드 시리즈보다 전투가 더 격렬해졌기 때문에 회피 기능이 아주 간절하다. 그런데 이 게임 역시 회피나 구르기 기능이 없다. 달리기를 하다가 앉기 버튼을 누르면 슬라이딩은 할 수 있지만, 아무리 봐도 동작이 워낙 굼떠 보여서 개발진이 회피 기능을 인식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캐릭터들의 달리기가 그렇게 빠른 것도 아니다. 달리는 중에도 잡몹 개념의 고블린이 던지는 무기에 그대로 얻어맞으니 더는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대신에 패시브 능력을 보면 개발진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찌름술사의 패시브 능력 중에는 사격하며 질주를 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동 중에 회피할 확률이 생긴다. 이동 속도가 빠를수록 회피 보너스 수치도 증가하는 것이다.

개발진은 판타지물을 준비하면서 다른 RPG 게임들의 색채를 많이 빌려왔지만, 회피 기능만은 따라하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패시브 능력을 통해 각 클래스의 개성을 살리려고 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프리뷰 차원으로 진행된 게임이다 보니, 더 많은 실험을 하지 못 한 것이 아쉬웠다. 특히 패시브 능력을 더 키워서 대미지 계산을 해 보고 싶었다. 속성 공격을 혼합한 대미지는 또 얼마나 나올지 확인하고 싶었다. 확실히 적군들의 상태에 따라 속성을 변경해서 공격하면 효과는 있었다. 다만 제한된 공간 안에서 플레이하다 보니, 그 체감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히 말할 수가 없다.

다만 앞서 언급한 패시브 능력까지 조화가 된다면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게다가 소재가 판타지로 변경되면서 가지고 놀 것들이 더 많아졌다. 여전히 스킨 교체용 게임으로 보이지만, 각 클래스마다 개성 있는 마법과 스킬을 쓰고 있기 때문에 즐길 거리는 충분하다. 최근에 빌드업 조화로 큰 인기를 끌었던 ‘건 파이어 리본’이 떠오르는 게이머도 있을 텐데, 추후 정식 버전이 나오면 속성 공격에 대한 후한 평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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