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게임, 건파이어 리본(Gunfire Reborn)

  • 입력 2021.12.13 15:12
  • 기자명 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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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파이어 리본(Gunfire Reborn)은 외관상으로는 다르게 속이 복잡한 게임이다. 스팀에서는 로그라이크 요소와 RPG의 전략을 설명하고 있지만, 핵심은 빌드업에 있다. 화염 속성의 무기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화염 대미지를 선택하는 그런 단순한 방향이 아니다. 이 게임은 원소의 조화 뿐만 아니라, 그 밖의 다양한 스킬을 제법 역학적으로 설정해 놓았다. 그런 면에서 로그라이크와 RPG라는 장르 설명이 오히려 이 게임의 본모습을 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 자체는 간단하다. ‘프린스라는 캐릭터를 먼저 선택하고, 게임을 시작하면 전형적인 1인칭 슈팅 게임으로 가볍게 즐기면 된다. 기존의 1인칭 슈팅 게임처럼 적군들의 머리를 약점으로 노려 전투를 치르는 것이다. 문제는 적군들을 모두 소탕한 뒤에 등장하는 골든 고블렛이다. 상자 안을 열어서 얻을 수 있는 이 아이템은 이 게임의 가장 핵심인 각성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빌드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이 게임은 총 48개의 무기를 잠금 해제하고, 영웅들의 재능 스킬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여기에는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게이머의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초반부터 그 많은 무기들과 스킬을 잠금 해제를 논한다는 게 이상할 수 있지만, 그만큼 이 게임은 빌드업으로 시작해서 빌드업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의 무기와 그에 어울리는 최고의 원소 조합, 스킬을 얻어내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이 필요한 것이다.

다행히 이 게임은 올바른 빌드업을 갈구하기 위한 욕망이라는 것이 자리잡고 있다. 도전이 계속되다 보니 반복적인 면이 있지만, 딱히 야유를 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게임 자체가 워낙 불친절하기 때문에 게이머 홀로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게임은 얼리 엑세스를 통해서 여러 번 업데이트를 해 왔기 때문에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이미 다양한 공략 법이 올라온 상태다. 혹시 이 게임에 첫 발을 들일 뉴비라면 꼭 공략 법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이 게임의 스테이지 구성이나 전개 방법을 논하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 그저 공격력 쌓을 빌드업만 생각하고 꾸준히 레벨만 올리면 된다. 먼저 앞서 언급했던 각성 방향을 살펴보면 화염’, ‘전기’, ‘산성으로 크게 나뉜다. 게임에서는 원소 조합으로만 짤막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화염과 전기를 조합하면 정신 지배라는 것이 걸리면서 적군들이 일정 시간 아군이 되어 준다. 화염과 산성을 조합하면 폭발이 일어나면서 주변에 피해를 주고, 전기와 산성을 섞으면 주변 적군들의 피해가 누적이 된다. 오해하면 안 되는 점은 각 속성이 적군들에게 랜덤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100% 발동되는 일은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각성 방향으로 확률을 조금씩 올려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골든 고블렛 아이템을 얻게 되면 세 가지 각성 방향이 랜덤으로 나타나고, 이들 중에 게이머가 선택해야 한다. 세 가지의 대표적인 원소가 등장할 수도 있고, 방어구와 관련한 요소가 등장할 수도 있다. 쉽게 말해 랜덤 요소가 워낙 강해서 무기의 대미지를 최고로 올리는 일이 그리 쉽지가 않다.

그러다 보니 괜찮은 무기를 잠금 해제하고 나면, 몇 번이고 게임을 다시 시작하는 일이 다분하다. 재능 스킬 중에 있는 웨폰 서포트를 잠금 해제하면, 게임 시작 전에 세 가지의 무기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해 준다. 운이 좋으면 게이머의 선택 방향과 맞는 무기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몇 번이고 게임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게이머가 원하는 무기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빌드업이 수월하지 않다. 더 엄밀히 말하면, 운이라는 게 쉽게 따라오지 않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정신 지배100% 가까이 끌어올리고 싶어도 골든 고블렛이 도와주지 않는다. 그 안에서 나오는 화염 지배전기 지배가 나오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 게임의 최종 보스를 만나기까지 두 원소를 만나는 일이 많지 않았다. 레벨을 50 이상 끌어올릴 때까지 제대로 된 조합이 없었다는 게 의아할 정도였다.

그래서 개발진은 여러 영웅들을 포진했다. 처음에 선택할 수 있는 프린스를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건 빌드업이 꽤 어렵다는 점이었다. 원소가 세 종류라서 쉽게 조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최고 3단계까지 선택해서 퍼센티지를 올려야 하고, 여기에 방어구와 관련된 각성 방향까지 섞이다 보니 게이머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가 힘든 것이다. 여기에 정령의 분노라는 추가 대미지를 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나흘 넘게 플레이하면서 뽑은 기억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본인의 운이 특별히 나빴을 수도 있지만, ‘정신 지배100% 가까이 끌어올리고, 그에 맞는 무기까지 착용할 수 있는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나온 영웅들이 있다. ‘아오 바이는 쌍권총으로 대미지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고, ‘레이 루오는 라이플 계열에 특화가 되어 있어서 치명타 계산에 어울리는 캐릭터다. 이런 영웅들은 프린스와는 달리 원소 조합에 비교적 신경쓸 필요가 없고, 그에 맞는 스킬 레벨만 올려주면 된다. 물론 이 역시 랜덤이 작용하기 때문에 게이머가 꿈꾸는 전사가 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가슴이 웅장해지려면 게이머의 노력이 좀 더 필요하다.

그래도 다행히 이 게임은 잠금 해제할 수 있는 스킬과 무기들의 요건들을 미리 제시해 놓았다. RPG 요소를 섞었다고 해서 그마저 숨겨 놓을 정도로 가혹한 건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빌드업과 관련된 이야기만 풀어 놓았지만, 이 게임에서는 숨겨진 팁들도 몇 가지 있다. 무기 설명을 살펴보다 보면, ‘쌍둥이라는 것이 보이는데, 이는 양 손에 든 무기가 같은 쌍둥이일 때 발동되는 것이다. 어떤 무기는 서로 속성을 공유할 수도 있고, 치명타까지 같이 계산하기 때문에 등장만 한다면 의외로 쓸 만하다. 랜덤이라는 이유로 쌍둥이 무기를 포기할 수도 있지만, 빨간색 상자에서 무기의 설명, 즉 각인을 새로 고침 해서 얻을 수도 있다. 물론 여기에는 동전이나 자신의 생명력을 대가로 가져올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건파이어 리본은 여러모로 불친절한 게임이다. 진입 장벽이 의외로 높아서 뉴비들이 도전하기에는 까다로운 게임일 수 있다. 특히 스킬을 설명하는 문구들이 번역의 문제로 다소 어색해서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소와의 조합이나 더 좋은 무기들을 찾기 위한 이 반복적인 1인칭 슈팅 게임은 게이머에게 있어 또 하나의 여정을 마련해 주고 있다. 본인 역시 첫 번째 레벨인 용릉 무덤 입구에서 등장하는 마화 석궁병, 이른바 잡몹의 머리를 맞춘 게 벌써 100회가 넘었지만,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 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보다 더 강력해지기 위한 게이머의 욕망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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