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귀여운 리니지. 사실일까? 트릭스터M 리뷰
[모바일] 귀여운 리니지. 사실일까? 트릭스터M 리뷰
  • 김민진
  • 승인 2021.05.26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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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했던 게임, 혹은 사랑을 가지고 지켜보던 게임사가 흑화하거나 망해가는 광경은 언제나 지켜보기 힘들다. 최근 가장 글로벌하게 욕을 먹은 게임사, 블리자드의 사례를 보자. 한때 블리자드는 엄청난 갓겜 게임사로 게이머들의 찬양을 받았었다. 스타크래프트, 와우, 디아블로 등 전 세계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형 게임들을 줄줄이 출시하면서 블리자드의 게임은 믿고 구매한다는 풍조가 성행했였다. 그런데 2018년을 기점으로 이러한 블리자드가 망가져가기 시작한다. 내놓는 게임들의 게임성은 블리자드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리그 운영이나 패치 부분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런 게이머들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 디아블로 이모탈의 발표다. 디아블로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는 게이머들에게 뜬금없이 모바일 형식의 디아블로라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정체성을 훼손시키는 듯한 개발 방향으로 어마어마한 욕을 먹고 주가까지 폭락했었다.

믿었던 게임사가 게이머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역주행하는 블리자드 사태는 게이머들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게이머들은 다시는 블리자드와 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길 바랬겠지만 아쉽게도 얼마 전, 한국에서도 블리자드와 과정은 다르지만 비슷한 결과가 예견된 게임사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대형 게임사인 엔씨소프트다. 리니지라는 희대의 온라인 MMORPG를 서비스하면서 대형 게임사가 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리니지2 와 리니지 M, 리니지 2M 등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모바일 게임에 적용된 확률형 아이템이었다. 이제는 모바일 게임 유저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뽑기 형태로 재료와 아이템을 주는데, 정작 그 확률이 공개되어 있지 않거나, 극악할 정도로 낮다는 것이 문제였다. 리니지M에서부터 시작된 이 문제는 엔씨가 게이머들의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윤만을 위해 움직이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쌓기에 충분했고, 지금에 와서는 엔씨식 운영이라는 조롱섞인 비난까지 듣고 있다. 얼마 전 넥슨의 메이플 사태와 엔씨의 리니지M 사건에 이르기까지. 게이머들이 제대로 된 과금에 주목하고 있다. 게임에 돈을 쓰긴 하지만, 쓴 만큼의 명확한 보상을 원하며 이를 확률이라는 형태로 제한하지 말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처럼 게이머들이 게임사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고 있는 와중에 엔씨소프트는 520, 과거 유행했었던 엔트리브의 MMORPGM 트릭스터의 IP를 기반으로 한 트릭스터M을 출시했다. 과연 어떤 게임인지, 리뷰를 통해 살펴보자.

모험을 중점으로 했던 트릭스터의 모바일화

먼저 필자는 트릭스터를 플레이한 적이 없다. 트릭스터는 2003년에 오픈해 2014년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으로 아기자기한 캐릭터들과 다양한 모험 요소로 호평받았던 게임이다. 게임은 엄청난 부자, 돈 까발리에가 죽은 뒤 남긴 유언에서 시작된다. 그는 까발라섬에서 개최되는 트릭스터 게임에서 이긴 자가 유산을 모두 받는다는 유언을 남겼고, 게이머는 이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까발라섬으로 향한다. 그리고 이 곳에서 고대 알테오 제국의 숨겨진 보물인 포세이돈의 축복을 찾는 일도 병행하게 되는데...... 스토리는 특별할 것 없는 전형적인 MMORPG의 전형이다. 다만 이 세계관을 처음 접하는 필자 입장에서는 게임 안에서 또다시 게임회사가 등장한다는 전개가 조금 색다르긴 했다. 트릭스터 기존 유저들은 원작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구멍난 부분을 메꾼 식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거듭 말했듯이 이 게임을 통해 세계관을 처음 접한 필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가독력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뭐랄까. 몰입이 잘 안된다고 할까? 캐릭터들의 용어나 단어들이 너무 작고 자기네만 아는 단어들이라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아마 UI의 문제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부분은 밑에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향수에 젖으려다가 후퇴를 종용케 한다

과거 게임의 IP를 차용한 게임이라 그런지 전형적인 과거 게임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연히 2021년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답게 유저를 위한 편의성. 자동사냥이라든가 자동이동의 기능이 들어가있지만 기본적인 UI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레트로 느낌이 물씬 나는 연출이 많았다. 트릭스터라는 본래 게임을 전혀 알지 못하는 필자 입장에서도 특정 부분을 보면 과거 팬들이 향수에 젖을 수 있겠다고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그것도 일정부분에 그치는 거지 전체적인 게임 진행으로 보면 불편하고 답답한 부분들이 많았다. 일단 이동이 답답할 정도로 느리고, 버그인지 모르겠으나 퀘스트 진행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필자만의 독특한 경험일 수 있는데, 필자는 시키는 대로 열심히 몹을 잡고, 어디로 이동해서 대화하라는 퀘스트까지 모두 수행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로버트라는 비밀요원과 대화하라는 메인 퀘스트가 나와서 이걸 열심히 클릭했지만 다른 퀘스트 수행 중 필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퀘스트라는 문구만 뜨고 이동하지 않았다. 수동으로 움직여서 대화까지 해 봤지만 로버트는 엄한 소리만 해대고...... 결국 하루종일 시도해도 진전이 없어서 반복 퀘스트나 수행했고, 다음날이 되어서야 이 문제가 해결되어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버그, 에러는 오픈 초기라 이해할 수 있지만 앞 문단에서 강조했던 작은 UI로 인한 답답함은 해결할 길이 없었다. 이 부분은 밑에서 후술할 다양한 콘텐츠와 연계되어 이 게임을 혼돈의 게임으로 탈바꿈시킨다.

너무 많은 콘텐츠. 이걸 다 하고 언제 모험도 하나

일단 할 게 너무 많다. 패션, 아카데미, , 의뢰, 명상각인, 던전, 의뢰까지. 트릭스터가 원래 이런 게임인지는 모르겠으나 너무 많은 콘텐츠로 과부하가 걸린 느낌이다. 당장 메인 퀘스트를 밀면서 스토리에 집중하기도 모자른데, 초반 2시간, 길게는 3~4시간까지 이 무수한 콘텐츠를 소개하느라 끊임없이 등장하는 도우미의 설명을 들어야 한다. 모바일이라는 작은 화면에 상술한 모든 콘텐츠를 표시하려니 자연스레 UI가 작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눈의 피로감으로 다가온다. 하나하나 퀘스트를 수행하면 끝없이 이어진 퀘스트창이 사라지겠거니. 이런 마음으로 차근차근 퀘스트를 따라갔지만, 하나의 퀘스트가 끝나면 또 다른 퀘스트가 등장해 골을 아프게 한다. 소지품 창도 가독성이 떨어진다. 가방을 열면 지금까지 내가 모은, 혹은 보상으로 받은 아이템들이 쭉 나열되는데 아무리봐도 제대로 정리가 안 된다. 장비가 총 몇 부위가 되는지는 나오지도 않고, 겹치는 부위는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 잡힌다.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처리하면 못할 것도 없지만, 수많은 퀘스트와 콘텐츠로 이미 지친 마당에 가방 정리에까지 신경을 써야 하나?

도트로 표현된 귀여운 캐릭터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나, 전투 이펙트나 연출은 놀라울 정도로 무성의하다. 기본공격과 스킬 이펙트의 차이를 모르겠을 정도. 이런 식의 무난한 연출을 좋아하는 게이머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화려하거나, 사실적인 액션, 연출에 익숙한 필자 입장에서는 이마저도 답답한 느낌이 드는 부분이었다.

귀여운 리니지 인정!

현재 온라인 상에서는 트릭스터M을 귀여운 리니지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리니지M과 비슷한 형식의 가챠 뽑기가 엄청나게 많고, 상당수의 콘텐츠가 리니지의 과금방식과 거의 동일하기에 나온 비아냥에 가까운 비판이다. 필자는 트릭스터도 플레이해보지 않았고, 리니지 역시 옆에서 구경만 했지 플레이한 적은 없다. 하지만 골수 리니지 플레이어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이름만 다르고 거의 동일한 형태의 콘텐츠가 많다고 했다. 업적을 채우면 스탯이 증가하는 부분이라든가, 강화, 각인 같은 것들까지. 그제야 그 수많았던 콘텐츠가 이해가 되었었다. 엔씨는 리니지와 같은 방식으로 트릭스터 M의 비즈니스모델을 잡았기에 관련 콘텐츠도 리니지의 그것을 그대로 옮겨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문외한인 필자가 보기에도 두 게임은 명백하게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게임이다. 트릭스터는 캐주얼한 캐릭터 디자인에서 알 수 있듯이 모험과 스토리를 주 내용으로 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리니지는 상대 유저, 혹은 혈맹과의 끊임없는 전쟁, 경쟁이 주요 콘텐츠다. 그런데 캐주얼한 모험 게임에 경쟁을 유발하는 요소를 잔뜩 집어넣었으니...... 반발은 당연한 일이다.

엔씨가 엔씨했다.

원작의 모험을 재현하겠다며 당차게 출시한 트릭스터M이지만 실제로 깊이 있게 플레이하다보면 오히려 원작을 파괴하는 설정만 눈에 띄어 거부감이 든다. 드릴이라는 트릭스터의 아이덴티티를 구현해 냈지만, 이마저도 자동으로 진행되기에 크게 와닿는 부분이 아니다. 게다가 어울리지 않는 시스템을 우겨 넣은 덕에 캐릭터와 시스템간에 불협화음이 눈에 띄게 많다. 복잡한 UI, 뭐가 뭔지 모르겠는 무수한 콘텐츠는 덤. 트릭스터를 사랑했던 과거 유저들에게도, 새로운 캐주얼 MMORPG를 플레이하고자 했던 게이머에게도 외면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혹시 리니지를 좋아한다면. 캐주얼 리니지를 즐기고자 한다면 플레이를 권하겠지만, 그 외에는 딱히. 전형적인 엔씨 게임이라는 말로 설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