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한국 모바일 게임계의 대부가 돌아왔다? 과연? 서머너즈 워 : 백년전쟁 리뷰
[모바일] 한국 모바일 게임계의 대부가 돌아왔다? 과연? 서머너즈 워 : 백년전쟁 리뷰
  • 김민진
  • 승인 2021.05.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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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모바일 게임을 대표하는 게임을 언급할 때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추억의 이름이 있으니, 바로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다. 약칭 서머너즈 워라고 부르는데, 20144월에 출시해 전 세계 100개국 넘는 시장에서 히트를 친 게임으로 컴투스의 밥줄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카드 뽑기. 이른바 가챠시스템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중 가장 초대박 히트를 쳤다고 할 수 있는 서머너즈 워는 수집형 게임의 틀을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게임계에 큰 영향을 줬고, 지금도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다.

게임이나 영화, 드라마도 마찬가지인데, 하나의 IP가 초대박을 치면 개발사나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는 그 IP를 활용할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새로운 IP를 개발하는 건 도전에 가까운 일이지만, 기존 IP를 활용하면 대박 친 콘텐츠의 기존 팬들이 유입될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대박의 규모가 클수록 시리즈물에 대한 기대도 높기에 부담도 되지만 그걸 감안하고서라도 IP는 재활용하는 의미가 있다. 막말로 일단 타이틀을 전작의 이름으로 뽑으면 화제는 되기에 수입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2, 디아블로 2, 3, 4를 생각해보라.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지만, 개발사 입장에서 수익은 나지 않았는가. 유명한 게임들이 시리즈로 계속해서 개발되고 출시되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429일 출시된 서머너즈 워 : 백년전쟁(이하 백년전쟁)은 서비스된 지 7년 가까이 된 서머너즈 워의 정신적 후계자를 자처하고 있는 게임이다. 넘버링을 피하고 새로운 이름으로 출시된 건 그만큼 게임성에 변화를 줬다는 뜻. 대체 전작과 어떤 점이 크게 달라졌고, 게임성에는 어떤 변화가 이뤄졌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세계관은 공유하지만 스토리는 기대하지 말자.

필자는 서머너즈 워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모바일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개인적인 성향 때문에 필자가 플레이하는 모바일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데, 그래도 서머너즈 워는 그중에 하나로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다. 플레이 자체는 해봤지만, 깊게 파고들지는 않아서 서머너즈 워의 스토리나 세계관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새로운 게임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백년전쟁을 접했는데, 이미 가챠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카드수집 RPG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까. 그렇게 독특하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필자의 느낌과는 반대로 전 세계 동시 출시한 백년전쟁은 출시 3일 만에 매출 50억 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고속성장을 기록중이다. 새삼 서머너즈 워 IP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깨달을 수 있었던 성적이었다.

새로운 게임을 처음 접하는 마음으로 백년전쟁을 플레이하면서 필자가 주목한 건 스토리였다. 서머너즈 워의 IP를 그대로 가져온 만큼, 서머너즈 워와의 세계관, 스토리가 공유되지 않을까 하는 짐작에서 개발사가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스토리는 없었다. 후술할 시스템 부분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이 게임은 싱글 스토리라고 해야 할 부분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게임이다. 통상 RPG 게임은 오프닝에서 이어지는 튜토리얼부터 스토리 설정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백년전쟁은 그런 게 거의 없었다. 오프닝 시네마틱 영상에서 소개하는 세계관이 전부. 영상이 끝나고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면 냅다 전투가 이어지고, 전투가 끝난 뒤에도 게임을 설명해주는 NPC는 각 콘텐츠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만 할 뿐, 세계관이나 스토리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서머너즈 워와 세계관은 공유하는 걸로 보였지만, 스토리 상으로 연관된 부분은 없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스테이지 클리어가 아니라 온라인 대전이 주요 콘텐츠. 신박하다.

상술했듯, 백년전쟁은 스토리가 없다. RPG에 스토리가 없다니. 참 신박한 시도이긴 했다. 통상 카드수집형 RPG는 출시 초반, 스테이지 클리어를 주요 콘텐츠로 내세우는데, 백년전쟁의 주요 콘텐츠는 등급전이라는 이름의 대전이다. 게임 시작 시 튜토리얼로 가장 먼저 알려주는 것도 등급전이고, 기타 여러 콘텐츠를 해금하는 기준이 되는 것도 등급전으로 올린 플레이어의 승점이다. 이제는 모든 게이머들에게 익숙해진 티어가 존재하며 브론즈에서부터 나만의 덱을 차근차근 쌓아 올려 티어를 높이는 게 이 게임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경쟁시스템을 대놓고 주요 콘텐츠로 내세우는 게 독특하긴 하지만, 취향은 조금 탈 것 같다. 카드수집형 RPG를 하는 이들 중에는 다른 사람들과의 대전에는 크게 관심 없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며 스토리를 보는 낙으로 게임을 하는 이들도 있을 테니까. 이들을 위해 싱글 모드를 준비해두었으나, 싱글 모드를 해금하기 위해서는 일단 등급전에서 일정 승점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그나마 있는 싱글 모드도 거창한 스토리가 있는 게 아니라 단순히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마지막에 챕터별 보스를 상대하는 간단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여러모로 경쟁을 유도하는 구조로 모바일 RPG 게임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시스템인데, 그 의도가 훤히 들여다보여 조금 불편한 감이 있다. 경쟁을 유도하다 보면 결국 게이머는 더 강한 덱, 카드를 원하게 되고, 가장 쉽게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과금이니까, 경쟁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게이머들은 과금을 하게 된다. 이 부분은 밑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먼저 전투에 대해 살펴보자.

전투의 핵심은 스킬과 카운터. 조합하는 맛이 있다

스토리가 빈약한 만큼, 전투에 온 힘을 쏟은 느낌이다. 플레이어가 가용할 수 있는 캐릭터는 총 8. 캐릭터마다 속성이 있고 반대되는 속성을 공격할 때는 추가 데미지를 주는 형태다. 장비는 없지만, 그와 유사한 개념인 룬이 있어 캐릭터에게 장착시킬 수 있다. 8명이나 되는 캐릭터가 하나의 전장에서 싸우니 정신없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정작 플레이어가 전투에 들어가서 신경 쓸 부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캐릭터마다 스킬 게이지가 찼던 서머너즈 워와 달리 백년전쟁에서는 전체 스킬 게이지가 통으로 차오른다. 그리고 각 캐릭터의 스킬은 코스트로 변환되어 사용할 수 있는 형식이다. 각 캐릭터마다 고유 기술이 있고, 이 기술들은 성능에 따라 일정량의 스킬 게이지를 소비한다. 6의 스킬 게이지를 소비하는 캐릭터도 있고, 2의 스킬 게이지를 소비하는 캐릭터도 있어 플레이어가 주어지는 스킬 게이지를 취향에 맞게, 전략에 맞춰 소비하는 형식이다. 8명의 캐릭터 스킬을 모두 쓸 수 있는 건 아니고, 주어지는 4~5장의 카드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스킬만 쓸 수 있다. 스킬에는 단순하게 데미지를 주는 형태뿐 아니라 적의 회복을 막거나, 빙결, 침묵, 무적 등 다양한 버프와 디버프를 주는 효과가 있어 캐릭터의 스킬을 잘 조합해야 최고의 효율을 뽑을 수 있다. 여기에 캐릭터와 마찬가지 형태로 존재하는 3가지의 스펠도 있어 전략의 다양성이 보장된다.

카운터라는 개념도 있다. 상대가 스킬을 쓰고 있을 때, 자신의 진영에서 스킬이든 스펠이든 사용하면 효과가 배가되는 시스템이다. 카운터를 활용하는 게 좋긴 하지만 그렇다고 상대가 스킬을 쓸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기에는 스킬 게이지가 생각보다 금방 차버리기에 오히려 빠르게 스킬이나 스펠을 쓰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선 세게 넘은 듯한 과금유도. 레벨업 하려면 가챠를 해라?

솔직히 필자는 모바일이나 온라인 게임에서 그렇게 큰돈을 투자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대다수 온라인 게임의 과금유도 방식이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정통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필자의 눈에도 백년전쟁의 가챠 시스템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금유도가 심했다. 이 게임에서는 카드, 캐릭터가 곧 게이머의 강함을 나타내는 척도다. 전설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승패의 양상이 달라질 정도. 문제는 전설 캐릭터를 단순히 보유만 한다고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백년전쟁에서 캐릭터를 강화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레벨업이다. 보통 RPG에서 레벨업은 전투를 하면 자연스레 이뤄지는 성장이지만, 백년전쟁에서는 가챠를 해야만 레벨업을 할 수 있다. 캐릭터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같은 캐릭터 카드의 일정 수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등급이 낮은 캐릭터야 워낙 카드가 많이 쏟아지니 큰 상관이 없겠지만, 만약 전설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고 싶다면? 같은 전설 캐릭터가 나올 때까지 계속 가챠를 돌려야 한다. 전설 카드가 나올 확률은 3% 정도로 도전도 못 해볼만큼 낮은 확률은 아니다. 그래도 레벨업을 위해 가챠에 계속 도전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불편한 건 사실이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거나, 주어지는 퀘스트를 달성하면 가챠를 돌릴 수 있는 재화를 많이 얻을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렇게 얻은 재화로 돌려서 얻을 수 있는 카드와 과금으로 얻을 수 있는 카드에는 당연히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거기다 기억해야 할 건 이 게임의 메인 콘텐츠는 등급전. 온라인 대전이라는 사실이다. 컨트롤보다는 스펙이 주요 승패요인으로 작용하는 온란인 대전 기반 게임에서 캐릭터의 레벨업을 가챠가 결정한다? 이건 좀 너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금유도만 좀 덜했어도 갓겜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추천은 하나, 몰입은 권하지 못하겠다.

전투와 게임은 재밌다. 카운터라는 요소와 캐릭터마다 특색있는 스킬들로 매 전투는 긴장감이 조성되고, 나만의 덱을 짜며 전략을 세우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비슷한 수준의 상대와의 대전은 전략과 피지컬로 승패가 결정될 것이다. 다만 가챠가 선을 세게 넘은 느낌이다. 과금러와 무과금러의 차이가 너무 심한데, 설상가상으로 메인 콘텐츠는 이 차이를 적나라하게 체감할 수밖에 없는 온라인 대전이다. 게임 자체는 재밌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싱글 스토리만 밀고 승패에 연연하지 않을 이들에게는 추천하겠으나 몰입을 권하기는 어려운 게임이었다. 제대로 몰입하려면 과금이 필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