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농구와 퍼즐의 조화 어떤 모습일까? NBA ball stars 리뷰

  • 입력 2021.04.12 12:32
  • 수정 2021.04.12 14:22
  • 기자명 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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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스포츠는 팀과 팀의 실력을 겨룬다는 측면에서 일견 게임과 닮아있는 구석이 있다. 애초에 게임과 운동 모두 플레이한다.’는 용어를 쓰고 있는 판국이니, 두 콘텐츠가 비슷한 점이 많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NBA, 미국 프로농구는 게임으로 치면 천상계 중의 천상계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롤로 따지면 한국 서버의 챌린저 영역이라고 할 수 있을까.

 

탈 인간급 운동능력을 보유한 괴수들이 즐비하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는 기술이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농구를 좋아하는 이들의 최종 종착지는 거의 언제나 NBA였다. 시장 자체가 워낙 크고, 관중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리그이기에 NBA의 선수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콘텐츠이며 스타로 군림한다.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스타들을 가만히 놔둘 게임계가 아니다.

 

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여타 프로 스포츠 리그에서처럼 NBA에서도 선수들의 IP를 따내려는 각 게임사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2K, EA 등 여러 게임사가 NBA 라이선스를 따내 게임으로 옮겨냈으나 결국 그 경쟁에서 승리한 것은 2K 시리즈였다. 2K는 사실적인 NBA 묘사를 통해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지금에 와서는 최고의 NBA 라이선스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최근 몇 년간은 특유의 우려먹기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삽질을 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NBA 하면 2K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NBA 2K 시리즈가 농구를 가장 잘 묘사한 게임이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콘솔과 PC에 한정된 이야기였다.

 

농구라는 스포츠 특유의 역동성과 빠른 공수전환은 콘솔이나 PC가 아니면 제대로 구현하기 힘들기에 모바일이나 기타 기기에서는 농구를 심도있게 다룬 게임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았다. 농구를 소재로 하더라도 단순한 버튼 누르기 식이나 만화, 혹은 판타지가 개입된 게임들이 대다수. 그런데 지난 48. 넷마블에서 농구 특유의 액션을 살린 게임이라며 NBA ball stars라는 이름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다.

 

NBA ball stars는 넷마블 북미법인이 처음 퍼블리싱하는 게임으로 지난 2월 인수한 쿵푸 팩토리가 개발한 게임이다. NBA, NBA 선수회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게임으로 표지모델부터가 NBA 팬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자 모란트를 내세우고 있다. 과연 이 게임은 수많은 NBA 덕후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퍼즐과 스포츠의 만남

스포츠 게임에 스토리가 어디있겠냐고 하겠지만, 2K 시리즈를 해 본 이들은 스포츠 게임에서도 스토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알 것이다.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NBA에 입성해 슈퍼스타가 되는 경험. 독특한 스토리로 대중에게 어필한 2K 시리즈만큼은 아니지만 NBA ball stars 역시 아주 약간의 스토리가 존재한다. 게이머는 한 팀의 단장이 되어 팀을 운영하게 된다. 좋아하는 팀을 골라 단장이 될 수 있으니, 이 역시 독특한 경험일 것이다.

 

물론 그 깊이는 2K 시리즈와는 다르겠지만. 모바일 스포츠 게임에서 스토리를 요구하는 것도 웃긴 일이니 이제 시스템으로 넘어가보자. 이 게임은 평범한 스포츠 게임과는 다르다. 캔디 크러쉬류의 퍼즐과 스포츠를 결합해 놨는데, 이 방식이 아이러니하게도 꽤 잘 어울린다. 아마 모바일 게임을 하는 이들은 예전에 광고로 수차례 본 기억이 있을 거다. 같은 색의 퍼즐을 연결해서 적에게 데미지를 주는 방식의 퍼즐 광고를 말이다. 디자인만 봐도 미국 게임일 것 같은 그 게임처럼 NBA ball stars 역시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다.

 

다른 점은 포지션마다 상징하는 색이 있고, 이 색을 터트릴 때 수비, 공격 성공률이 더욱 많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가지고 있는 더마 드로잔의 경우 빨간색이 상징인 스몰포워드다. 공격이나 수비 시 더마 드로잔을 조작하게 되면, 4번의 기회 동안 퍼즐을 통해 선수의 공격, 수비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보라색이나 파란색 퍼즐을 연결할 경우 하나당 1%씩 성공률이 높아지지만, 상징색인 빨간색을 연결할 경우 성공률이 2%씩 높아진다.

 

그렇다고 한 가지 색에만 올인할 수도 없는 것이 각 선수들 고유의 색을 올리면서 끝까지 채우면 스킬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는 선수의 능력에 따라 공격 스킬, 수비 스킬 중 한 가지만 가지고 있으며 둘 모두를 가지고 있는 공수겸장 선수도 있다. 스킬을 사용하면 100%의 확률로 슛을 성공시키거나, 턴오버를 할 수 있으니, 스킬을 채우는 데도 신경써야 한다.

오버롤로 마지막 클러치만을 플레이

위에서는 본격적인 플레이에서의 시스템을 확인했다면 이번에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살펴보자. 기본적으로는 모바일 게임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수집형 구성을 취하고 있다. 선수들 밑에는 성장 잠재력을 나타내는 별이 표시되어 있고, 별이 높은 선수를 뽑아서 레벨을 올려 팀 전체를 강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레벨이 오르면 오버롤이 오른다. 오버롤은 선수의 능력을 숫자로 표현한 것인데, 시합에 출전하는 전체 선수들의 오버롤 총 합이 처음 시작 점수를 의미한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플레이어는 농구 경기 4쿼터를 모두 플레이하는게 아니라 4쿼터 마지막, 클러치 상황만을 플레이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 우리 팀과 상대 팀간의 격차가 선수들의 오버롤 합산치로 나온다는 거다. 우리 팀 오버롤이 50이고, 상대 팀 오버롤이 30이면 시작할 때 점수차가 8점 이상 나고, 오버롤 차이가 별로 안 나면 점수 차이도 1, 2점 정도만 우세한 상태로 시작한다. , 선수를 제때 육성해야 유리한 형태로 시합을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름 전술적인 부분도 고려를 해 놓았다. 농구 전술을 진형이라는 이름으로 구현해 놨다. 처음에는 빅맨 위주의 전술만 구사할 수 있지만, 단장 레벨이 오르면 외곽 슛 위주인 5아웃, 아이솔 같은 전략도 구사할 수 있다. 이 진형에도 상성이 있어서 상대의 진형에 따라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오버롤이 높아지고, 게임이 편해진다.

딱딱한 UI와 그래픽이 거슬리지만, 연출 자체는 수준급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만 해도 어색한 그래픽과 딱딱한 UI 때문에 흔하디 흔한 B~C급 게임이라 생각했다. 구색만 갖추고 게임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은 많은 게임들처럼 말이다. 그런데 플레이를 하다보면 생각보다 훨씬 좋은 연출과 게임성에 놀라게 된다.

 

캐릭터들의 움직임, 볼을 컨트롤하는 세세한 모습이 실제 NBA에서 볼 수 있는 움직임들이다. 스킬을 쓰면 스텝 백 3점을 꽂아넣는 애런 고든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드리블 후 풀업 점퍼를 올라가는 드로잔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연출 자체가 농구의 움직임을 얼마나 잘 구현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적당히 현실적이어서 몰입감이 더해지는 것 같았다. 퍼즐을 맞추며 성공률을 높이는 것도 꽤 재미있었다.

 

단순하게 같은 색 퍼즐만 계속 맞추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상대도 스킬을 쓸 수 있고, 다음 플레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선수 색에 맞춰서 퍼즐을 이어나가기는 힘들다. 이번에는 60~70% 정도의 성공률로 공격을 이어나가는 대신, 많은 색을 클리어해서 다음 플레이 때 턴오버를 하거나 스킬을 사용해 확정적인 득점을 이어나가는 식으로 전술을 짤 수 있는 것이다.

게임 자체는 재미있지만, 아직 출시 초반이라 콘텐츠가 조금 부실한 게 단점이다. 온라인 대전도 지원은 하지만 그쪽에는 어차피 어마어마한 스펙을 자랑하는 이들이 많아서 초보들은 쉽게 도전하기가 어렵고 실질적으로는 계속해서 시즌 경기를 이어나가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개인 훈련이라든가, 길거리 농구 등 기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있으면 지루함을 해소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플레이를 할 때 내가 원하는 선수를 선택해 조작할 수 없다는 것도 불만이었다. 나는 더마 드로잔을 쓰고 싶은데, 조작 캐릭터는 계속 뱀 아데바요다. 수동으로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바꿀 수 있는 기능이 아직까지는 구현되지 않은 것 같다.

NBA를 모르면? 의미가 없다.

필자는 농구를 즐겨 한다. 실력은 많이 모자르지만 사회인 클럽에 소속되어 플레이도 하고 있고, NBA 2K 시리즈도 하루에 한 게임 정도는 꼬박꼬박 할 정도로 NBA에 관심도 많다. 농구를 사랑하고, NBA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이 게임은 지켜보는 맛이 있는 게임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팀에서 가장 사랑하는 선수의 플레이를 조작하는 것만으로도 만족도가 꽤 높았다.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스킬이나, 드리블 모션 등도 NBA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라 자꾸만 눈이 간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선수나 NBA에 대해 모르는 이들은 이 게임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선수가 리그에서 어느 위치의 선수인지를 모르고 플레이한다면 별볼일 없는 B급 선수를 열심히 키우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NBA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게임은 재밌지만, NBA를 모르면 플레이가 힘들다. NBA 팬들에게는 추천!

게임은 재밌다. 단순하지만 한 번 이해하면 계속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로 중독성도 있다. 화려하고 예쁜 그래픽에 익숙해진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투박해 보일 수 있는 그래픽이지만, 북미에서는 이런 류의 그래픽이 먹힌다.

 

애초에 북미를 겨냥한 게임이기에 국내 게이머들이 보기에는 불편한 부분들이 존재하지만 NBA와 농구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이조차도 굉장히 의미있게 다가온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했듯, NBA에 대한 이해도가 선행되어야 하니, 농구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플레이가 어려울 수 있다. NBA와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있는 이들만 플레이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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