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가뭄의 단비같은 정통 FPS 게임인줄 알았으나... Poly Squad 리뷰

  • 입력 2021.02.22 15:15
  • 기자명 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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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FPSPC 온라인 게임의 절대강자로 군림했었다. 필자가 친구들과 한참 게임을 즐겼던 2000년대 후반, 2010년대 초반까지도 PC방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게임은 스타와 서든어택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MMORPG가 등장하고, 실시간 전략게임이나 롤과 같은 AOS 장르가 대세를 이루며 FPS는 마니아들만 즐기는 게임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런 FPS의 몰락을 막은 것이 바로 배틀그라운드, 일명 배그다. 수려한 그래픽에 한 번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배틀로얄 형태로 즐기는 새로운 형식의 FPS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한때 PC방 점유율에서 롤을 제치는 위용(?)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배그 이후 FPS 장르는 다시 마니아의 길을 걷고 있다. 오버워치라는 준수한 FPS 게임이 있긴 하지만, 플레이해본 이들이 제일 잘 알고 있듯이 오버워치는 순수한 FPS라기보다는 능력 배틀 게임이다. 사실 진입장벽이 낮은데다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오버워치가 출시된 이후 진짜 군대 느낌의 정통 FPS는 거의 출시되지 않고 있다. 간간히 등장하는 슈팅게임도 대부분이 영웅이나 특별한 능력을 바탕으로 한 오버워치류 게임이지, 총을 들고 전쟁을 하는 느낌을 주는 정통 FPS는 많지 않다. 과거에는 접근성이 낮은 PC 온라인에서 FPS 장르가 다수 출시되었지만, 현재는 오히려 깊게 게임을 즐기는 콘솔 유저들에 의해 이러한 정통 FPS가 소비되는 형국이다. 서든어택, 스페셜 포스같은 게임은 출시되지 않고, 콜 오브 듀티처럼 조금 더 딥하고, 무게감 있는 게임들이 콘솔에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처럼 FPS 장르의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PC FPS 게임 가뭄 시대에 지난 215, 스팀에서 Poly Squad 라는 정통 FPS 게임이 출시되었다. 아직 얼리 엑세스 버전이고, 묘사되는 그래픽이 마치 레고 게임을 연상시키긴 하지만, 그래도 간만에 등장한 정통 FPS 게임이기에 기대감을 품고 플레이해 봤다.

무작정 총질이 스토리이자 시스템

FPS 게임을 리뷰할 때마다 하는 말이지만, 온라인 FPS 게임의 경우에는 스토리가 필요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콜 오브 듀티 같은 콘솔 게임이야 싱글 플레이의 비중도 높기 때문에 탄탄한 스토리가 필수지만 온라인 FPS 게임은 타격감과 게임 시스템을 비롯한 다른 요소가 더욱 중요하지, 구체적인 스토리는 게임의 재미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대와 나를 나누는 진형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도는 필수다. Poly Squad에서는 진형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테러리스트와 군인. 아주 단순명료하게 나뉘어진 두 그룹은 하나의 맵에서 상대 진영을 죽이게 된다.

게임을 시작할 때 독특했던 점은 튜토리얼이 전무하다는 것이었다. 얼리 엑세스인데다가 한글화를 지원하지도 않아서 많은 부분이 부족하지만 그 와중에 필자가 느낀 가장 큰 불편은 튜토리얼의 부재였다. 물론 흔한 온라인 FPS 게임의 전형을 따르고 있어서 크게 조작에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없지만, 그래도 아무런 개요, 설명도 없이 뜬금없이 총질을 시작하라는 건...... 너무 성의가 없다고 느꼈다. 또 한 가지 불만은 한글화 미지원. 한글화가 되지 않아서 게임을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것도 아니고, 스토리도 없어서 굳이 한글화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무기설명이나 기타 메뉴의 여러 곳에서 설명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었기에 아쉬움은 남았다.

대형 병기를 조작하며 군 전투를 경험한다

시스템은 특별할 게 없다. 그냥 전형적인 온라인 FPS랄까. 서든어택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하나의 맵에 리젠 공간이 있고, 그곳에서 태어난 뒤 상대 진영으로 달려가 총질로 죽이면 되는. 아주 단순명료한 방식이다. 기본적으로는 킬을 채우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는데 독특한 건 엄청나게 많은 분대원들과 독특한 탈것이다. 필자가 처음 게임에 접속했을 때 놀란 점은 미어터질 것 같은 인간들이었다. 아무리 오픈 빨이라고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기는 힘들텐데, 진영당 거의 50~100명에 이르는 플레이어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들이 모두 플레이어인지, 봇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접했을 때는 꽤 신선했다. 이렇게까지 대규모로 진행된 온라인 FPS 게임을 플레이해 본 경험이 필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게임 모드는 총 3가지 정도가 있는 것 같은데, 나누는 게 큰 의미가 없을 정도로 구분이 안 된다. 그냥 죽어라 상대를 죽이다보면 어느새 승리요건인 킬 스코어가 채워져 있고, 다음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대형 탈것이다. 일반 지프나 자동차는 물론이고, 전차와 헬리콥터, 전투기도 탈 수 있다. 물론 조종이 어렵고 조금만 삐끗하면 바로 죽어버린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색다른 경험이긴 하다. 이런 대형병기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캐릭은 로켓런처를 보유하고 시작한다. 그래서 상상한 것처럼 학살을 할 수 있는 병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구현되어 있다는 게 어디인가.

이게 과연 2021년 게임인가? FPS 장르를 선택하지 말지. 왜 하필

그래픽이 아주 애매모호하다. 일단 주지해야 할 점은 다른 FPS. 특히 서든어택 같은 예쁜 캐릭터를 이 게임에 기대하면 안된다는 사실이다. 그래픽에서는 아무리 쉴드를 쳐주고 싶어도 호평하기 힘들정도의 퀄리티다. 심플하고 단순한 멋은 있지만, 그렇다고 2021년에 출시되는 게임의 그래픽이 이 정도라는 건 조금 납득하기 힘들다. 아예 다른 장르였으면 이런 말도 하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그래픽의 대명사인 FPS 장르 아닌가. 마치 레고게임을 보는 듯한 각진 그래픽을 반길 FPS 유저들이 몇이나 될까 의심스럽다.

그래픽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지만, 타격감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사운드플레이어를 고려해 소리 역시 잘 구현해 놨고, 에임이나 총질의 맛도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다. 그래픽에 어울리지 않는 게임성이랄까? 맵이 단조롭고 선형적이라 전략의 다양성을 추구하기는 힘들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간단하고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족한 그래픽이지만 나름 스킨도 준비해 두었고, 총과 나이프 등의 무기 종류도 꽤 많이 구비해 놓고 있다. 돈을 모으면 추후에 탈것의 모양도 일부 바꿀 수 있는 것 같았다. 플레이는 단조롭지만 플레이 이외의 부분에서는 나름대로 많은 콘텐츠를 준비해 놓은 정성이 엿보였다.

얼리 엑세스 특유의 여러 문제가 혼재되어 있는 게임

아무래도 얼리 엑세스 게임이다 보니 게임의 완성도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로그인을 비롯한 게임 관리 문제. 필자의 착각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출시 후 3일 후부터 이 게임이 스팀 상점페이지에서 사라져 버렸다. 직접 구매한 게임의 상점 페이지를 컨택해도 나오는 건 스팀 대문화면뿐. 로그인 과정에서 오류도 발생해 메일을 클릭하지 말라는 주의 메시지가 게임 공지로 뜨기까지 했다. 단순히 얼리 엑세스 게임이라 발생하는 해프닝이라고 취급할 수도 있겠으나, 일단 한글지원이 되지 않으니, 정확한 사태를 파악하기도 힘들었다.

참여 인원도 문제다. 필자는 사람 수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서버에서 플레이했는데, 할 때마다 방이 고작 2개에 그마저도 꽉 차 있었다. 방을 만들어놓고 게이머들의 참여를 기다렸지만, 10분 동안 들어온 인원은 고작 3. 대규모 전투를 구현해 놓으면 뭐하나, 정작 플레이할 사람들이 없는데. 물론 아직 오픈 초기이고 얼리 엑세스임을 감안한다면 개선의 여지가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굳이 이 게임이 아니면 안될 차별성을 찾지 못했다. 그냥 생각없이 총질하고 싶을 때 플레이하자.

폴리게임은 얼리 엑세스 게임이다. 아직 정식출시가 되지 않은 게임이라 개선의 여지도 많고, 지금의 모습이 그대로 출시될 것이라고는 필자도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 출시될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딱히 이 게임의 정식 출시가 기대되지는 않는다. 솔직히 다른 FPS 게임들과 다른 차별성이 눈에 띄지가 않기 때문이다. 끽해야 총맛, 혹은 전투기같은 대형 기기를 조종하는 재미인데, 그걸 굳이 이 게임에서 탁월하지도 않은 그래픽으로 즐길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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