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y Lands(타이니 랜드), 3D로 즐기는 '다른 그림 찾기'

  • 입력 2021.02.01 15:26
  • 기자명 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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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다른 그림 찾기’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Tiny Lands(타이니 랜드)는 아이소메트릭 방식을 사용하여 꽤 깔끔한 짜임새를 이룩했다. 최대 50개의 개성 있는 레벨 디자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즐길 수 있는 킬링 타임 게임이다. 텍스처 효과가 거의 없는 모형들을 들여다보면서 다른 그림을 찾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아주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지금까지 즐긴 퍼즐 게임이 꽤 어렵게 느껴졌다면, 타이니 랜드는 거의 힐링 게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압박감도 덜하고, 소비하는 시간도 적다. 여타 퍼즐 게임도 그렇지만,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오는 성취감도 괜찮은 편이다.

‘다름 그림 찾기’ 게임이 늘 그렇듯 타이니 랜드 역시 똑같아 보이는 그림 두 장을 보여주고, 다른 모습을 찾아내면 된다. 그림들은 판타지부터 현대물까지 다양한 배경을 테마로 해서 보여주는데 완벽한 3D 형태라서 엑스축을 중심으로 좌우로 돌려가면서 관찰할 수 있다. A와 D를 누르면 두 개의 그림이 좌우로 돌아가고, W와 S를 누르면 확대와 축소가 된다. 다만 모든 움직임이 화면 중앙에서 제한돼 버렸기 때문에 지도를 보는 것처럼 마우스로 드래그하면서 둘러볼 수는 없다. 일종의 핸디캡으로 보이는데 약간은 답답한 구석은 있지만, 플레이하는데 있어 큰 불편함은 없었다.

중요한 건 3D의 그림들을 좌우로 돌려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았던 두 개의 달라진 그림이 보이기도 하고, 쭉 뻗어 있는 그림자들이 달라 보이면서 의외의 성과를 올리기도 한다. 어쩌면 작은 차이일 수 있지만,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나갈수록 도전적인 플레이를 하게 된다. 게다가 3D의 특성 덕분에 각도 조절을 조심스럽게 하면서 다른 그림을 포착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도 각도 조절을 천천히 해가면서 다른 그림을 3~4개는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이 게임은 총 다섯 가지의 테마가 있고, 그 안에 각 스테이지가 존재한다. 핼러윈, 인디언, 중세 판타지의 전쟁, 가족들의 낚시 여행 등 여러 그림들이 담겨 있다. 처음에는 하나의 테마만 플레이할 수 있다가 앞으로 나가면서 잠금 해제하는 방식이다. 초반에는 각도 조절을 해 가면서도 다른 그림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면 확대와 축소가 적절히 필요할 때가 온다.

각 스테이지는 5개의 다른 그림을 찾아야 하는데 3~4개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나머지 1개를 못 찾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어렸을 적에 비슷한 경험을 한 것 같은데 이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나무가 아니라 숲을 봐야 한다는 정신으로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둘러보면 1분 안에 클리어하는 스테이지도 있다.

다행히도 이 게임은 그렇게 어려운 정도는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다른 퍼즐 게임에 비해서 쉽게 클리어할 수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압박을 받을 일은 별로 없다.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다른 그림을 찾아야 하는지 헷갈릴 수 있지만, 대여섯 개 정도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보면 어느 정도 패턴도 보인다. 그림의 색깔이나 크기, 각도 등을 유심히 보면 의외로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먼저 경험한 바에 따르면 바닥에 펼쳐진 무늬나 나무의 결 등 사소한 부분까지 다루진 않았다. 예를 들어서 핼러윈 호박을 쓴 허수아비들에서 색깔이 다른 게 있거나 크기가 다른 부분을 찾을 수 있지만, 곁에 있는 옥수수밭에서 다른 그림을 찾는 수고는 할 필요가 없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고래 위로 날아다니는 새들이나 산호초들에서 다른 색깔을 찾거나 위치가 달라진 점이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의 난이도를 쉽게 볼 수는 없다. 퍼즐 게임이 늘 그렇지만, 오래하면 할수록 집중력이 떨어져서 다른 그림을 찾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간이 날 때마다 즐기는 킬링 타임 게임 측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점점 어려워지는 이유 중 하나를 꼽자면 크기의 차이 때문이다. 핼러윈 호박 두 개의 크기가 분명히 다른데 눈에 잘 안 보이는 이유는 뚜렷한 차이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작은 사이즈와 그보다 더 큰 중 사이즈의 감귤을 상상하면 될 것이다. 이런 얄팍한 속임수가 앞으로 자주 보여지기 때문에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부분이 색깔 부분인데 색맹 모드가 없어서 색맹 플레이어들에게는 핸디캡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색깔 부분은 점점 후퇴하면서 지나쳐간 스테이지보다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제 확대는 필수가 되고, 좀 더 자세하게 관찰해야 한다.

다른 그림을 찾을 때마다 별이 추가되고, 그 별들이 모여서 다음 테마의 잠금 해제를 돕는다. 모든 별을 모아야 이동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1개를 남기고 시간을 끄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 눈이 피로해진다면, Esc를 누르고 잠시 쉬었다가 할 수는 있는데 별들은 다시 초기화가 된다. 하지만 각 스테이지에서 5개의 그림만 찾으면 되기 때문에 게이머가 찾았던 그림들을 잊어버릴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앞으로 테마는 점점 더 복잡해진다. 확대하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찾아낼 필요가 있다. 당연히 힌트나 도움말은 전혀 없다. 게이머가 같은 그림을 클릭하면 아무런 반응은 없지만, 이른바 ‘꽝’ 효과음이 들리고, 누적이 되면 ‘실패’를 상징하는 도전과제가 뜰 것이다. 게다가 이 게임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만 있어도 도전과제가 뜨기도 한다. 이런 유머러스한 부분과 클래식에 가까운 경음악이 게이머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한다.

다만 플레이타임이 상당히 짧고,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기 때문에 금방 잊혀질 만한 게임이다. 유니티로 제작된 아주 단순한 레벨 디자인도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타원형 객체들을 모아서 캐릭터 하나 가볍게 만들어 버린 수준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다른 그림을 찾는 게 쉬웠을 수도 있다. 요즘 인기를 끄는 ‘로그라이크’ 장르처럼 레벨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라서 스팀 라이브러리에 다시 설치될 일은 아마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발진은 각 스테이지를 차분한 분위기로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경음악으로 힐링 게임을 유도하겠다는 그 의도는 칭찬받을 만하다. 새 지저귀는 소리나 마녀의 웃음 소리 등 각 테마에 맞는 효과음도 괜찮은 추임새로 작용하고 있다. 플레이할 레벨이 별로 없고, 모든 스테이지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지만, 편안한 기분으로 즐길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 게임은 ‘다른 그림 찾기’ 게임을 3D로 적용시키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성공했다. 어렵지 않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술술 넘어갈 정도로 쉬운 게임은 아니다. 개발진이 난이도 조정을 하는데 신경 쓴 흔적이 여러 군데서 보인다. 지금 돌이켜보면 각 테마를 스케치하고, 서로 웃음과 농담을 던지는 개발진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 같아 즐거운 시간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스팀의 도전과제 목록만 보더라도 개발진들의 재치와 유머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해 준다. 100번을 잘못 클릭하면 ‘실수도 두렵지 않아!’가 완료되고, 스테이지에서 실수 없이 다른 곳을 다섯 번 모두 클릭했다면 ‘완벽주의자!’가 완료된다. 다만 우리 게이머들은 ‘잠들었어?’라는 도전과제는 완료하지 말자. 한 스테이지에서 15분 이상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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