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얼리 엑세스의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게임 JAD 리뷰

  • 입력 2020.11.03 16:05
  • 기자명 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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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에는 앞서 해보기라는 시스템이 있다. 개발 중인, 혹은 개발 예정인 게임을 스팀에 올려놓고 이를 판매, 여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보다 나은 게임을 만드는 시스템이다. 얼리 엑세스라고도 하는 시스템인데, 게이머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훗날 갓 겜이 될지도 모르는 게임을 구입할 수 있고, 게임사 입장에서는 부족한 게임 개발비를 충당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반응을 조사, 개발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게이머와 개발사가 모두 이득을 보기 위해 시작한 시스템이었겠지만, 실제로 게이머의 입장에서 얼리 엑세스 게임은 도박에 가깝다. 개발 과정에서 고꾸라지는 게임은 수두룩하고, 처음에는 재미있었지만, 게이머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방향을 틀어 입맛에 맞지 않는 게임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얼리 엑세스는 충분한 사전조사와 개발사의 전적, 개발 방향 등을 유심히 살펴 선택해야 한다. 쪽박이냐 대박이냐. 그 경계에서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필자가 겪어본 얼리 엑세스 게임은 대부분이 이런 식이었다.

물론 얼리 엑세스로 대박난 게임도 많다. 지금은 메가히트를 친 배틀그라운드 역시 얼리 엑세스로 시작한 게임이고, 하데스, 래프트 등 얼리 엑세스로 정식 출시까지 이어져 좋은 평가를 받은 게임은 많다. 하지만 이러한 단맛에 속아 쉽사리 얼리 엑세스를 선택하면 장담하는데 쪽박차기 딱이다. 속칭 얼리 엑세스 먹튀라고 하는데, 일단 얼리 엑세스로 출시를 하고, 어느 정도 밑천(?)이 벌리면 잠적해 버리거나 게임 개발을 포기하는 게임사들이 꽤 많다. 게다가 도저히 눈뜨고 봐주기 힘든 완성도는 덤. 적어도 필자가 플레이한 얼리 엑세스 게임 중에서는 완성도 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 게임은 많지 않았다. 오늘 리뷰할 JAD 역시 얼리 엑세스로 출시된 게임이다. 1028일 출시되었으며 개발사는 퍼즐, 어드벤쳐 류 게임을 주로 배급하고 개발하는 Dnovel이다. 과연 이 게임은 먹튀가 될 것인가, 로또가 될 것인가. 리뷰를 통해 만나보자.

간단한 어드벤처 게임. 그런데 고작 3스테이지가 끝?

필자의 리뷰를 꾸준히 본 독자들은 잘 알겠지만, 필자의 리뷰는 스토리에 대한 평을 그 시작으로 한다. 스토리가 게임을 이루는 근간이고, 뼈대라는 나름의 철칙이 반영된 구성인데, 이 게임에서는 스토리나 시스템을 알아보는 일 자체가 무의미하다. 분량 자체가 너무할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게임의 총 플레이 타임은 길게 잡아봐야 30. 이건 필자의 경우인데, 아마 실력 있는 게이머들은 10분이면 끝을 볼 수 있을 거다. 끝이라는 표현도 이상한 것이 스테이지를 진행하다보면 그냥 4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뜬금없이 메인화면으로 이동한다. 보다 자세한 설명을 위해 먼저 이 게임의 시스템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고 넘어가자.

JAD는 전형적인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다. 캐릭터를 조작해서 마련된 스테이지를 통과하고, 다음 스테이지에서 장애물을 통과, 또 다시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식이다. 슈퍼 마리오가 조금 복잡해진 버전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진행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점프를 기본으로 해서 다음 스테이지로 향하는 문을 찾아 나가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가로막고 있는 벽은 톱니바퀴를 돌려 제거하면 된다. 시스템은 쉽게 볼 수 있는 퍼즐 어드벤처의 전형이고, 퍼즐 방식도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문제는 앞에서도 이야기한 분량이다. 정확히 3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나면 메인 화면으로 넘어가 버린다. 그 말은 곧 준비된 스테이지가 3까지밖에 없다는 뜻. 이렇게 완성도 낮은 게임을 만들어 놓고 할인해서 5,000원 가격이라니,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다. 3스테이지에서 문을 넘자 메인화면이 나오길래 필자는 혹시 놓친 부분이 있고, 그걸 캐치 못해서 게임이 처음으로 돌아오나 싶어서 다시 처음부터 꼼꼼히 확인하며 다시 플레이해봤다. 그럼에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여전히 게임은 3스테이지가 마지막이었고, 4스테이지로 넘어가는 문에 이르면 메인화면이 당당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불편한 조작감, 존재하지 않는 튜토리얼

준비된 스테이지가 너무 적어서 리뷰 역시 짧아질 수밖에 없는 점은 이해해 주길 바란다. 딱히 뭔가 더 깊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더 이상 해줄 말이 없다. 즐긴 게 거의 없으니까. 고작 3스테이지만으로는 게임 전체의 장단점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당연히 지금 필자가 플레이한 이 버전이 최종 버전은 아닐 것이다. 특정 키를 누르면 지금은 활성화되지 않은 총 그림이 나오는 걸로 봐서는 추후에 움직이는 적도 등장할 것으로 보이고 더욱 다양한 장애물도 예상된다.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중을 대비한 요소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플레이는 답답하고 단조롭기 그지없다.

조작감 역시 불편하다. 필자는 키보드로 플레이했는데, 캐릭터가 너무 빨리 움직여서 조작에 애를 먹은 기억이 있다. 게다가 조작에 대한 튜토리얼도 전무하다. 벽을 밟고 점프가 된다는 사실, 장애물에 닿으면 게임오버가 된다는 사실 모두 직접 모든 키를 하나씩 눌러보면서 실험해 봐야 한다. 얼리 엑세스라고 하지만 조작 키에 대한 설명조차 없는 건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귀여운 캐릭터와 독특한 분위기. 그것 뿐

여지껏 안 좋은 소리만 줄창 해댔는데, JAD에도 장점은 있다. 일단 캐릭터 자체가 귀엽다. 조작 캐릭터는 눈 세 개 달린 몬스터인데, 이 놈이 묘한 흡입력 같은 게 있어서 자꾸만 보고 싶은 매력이 있다. 땅에서 밑을 누르면 캐릭터가 조는 제스쳐를 취하는데 이 모습 역시 귀여워서 자꾸 보게 된다. 대체 이런 디테일은 있으면서 튜토리얼과 스테이지는 준비를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긴 하지만. 어쨌든 캐릭터 자체는 꽤 매력적이었다.

게임 전체를 휘감고 있는 분위기 역시 유니크한 편이다. 흑백으로 구현된 그래픽은 음산하면서도 우울하게 다가오는데, 매력적이고 귀여운 캐릭터가 배경과 괴리를 일으킨다. 화면 끝 부분이 완전 검은색으로 표현된 것도 독특하다. 캐릭터가 끝까지 가면 내 캐릭터는 어둠에 잠식되어 보이지 않는다. 추후에는 이 부분을 활용한 퍼즐도 나올 것 같지만 아직까지는 단순히 분위기만을 조성하는데 그치고 있다.

아무리 얼리 엑세스라도 기본적인 게임 구성은 갖춰야...

리뷰를 진행하면서 필자는 꽤 많은 얼리 엑세스 게임을 플레이 해봤다고 자부했었다. 리뷰로 플레이한 게임뿐 아니라 직접 스팀을 돌아다니며 재밌어 보일 만한 얼리 엑세스 게임을 몇 개 선택해 꽤 오랜 시간 플레이한 기억도 있다. 이러한 일련의 경험 덕에 얼리 엑세스라고 해서 무조건 게임성이 빈약하다는 편견이 많이 사라졌었지만, 이번 게임을 통해 또다시 얼리 엑세스에 대한 편견이 생길 것 같은 기분이다. 게임의 기본 구조도 만들어지지 않았고, ‘플레이라고 부를만한 구성이 전혀 없는 게임인데. 굳이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할까? 조금 더 다듬어지고 플레이할 만한 요소가 준비된 다음에 플레이 여부를 판단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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