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체스+로그라이크, 기묘한 모험 속으로!

  • 입력 2020.09.17 10:46
  • 수정 2020.09.30 11:55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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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흔히 스팀란에 많이 보일법한 도트 그래픽의 단순한 게임 하나가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계속 받으며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바로 친절하게 제목까지 한글로 번역되어 있는 <기묘한 모험>이란 제목의 게임이 그것인데요.

척 보기에는 좀 수십 년 전 나왔을 법한 단순한 도트 그래픽에 별다를 게 없어 보이는 게임인데, 뭐가 그리 재밌다는 건지 직접 한번 해 보고 왔습니다!

<기묘한 모험> 속으로 함께 떠나시죠!

 

 

 

 

 

유행하는 게임요소는 다 넣었다!

오래된 그래픽에 최신 게임성,

복병같은 게임 기묘한 모험

 

<기묘한 모험>의 그래픽은 마치 쯔꾸루 메이커, 그러니까 RPG 만들기 툴, 그것도 대략 98 버전 즈음이 생각나는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낡은 그래픽을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도트라고 해도 최근의 도트 게임들의 세련됨보다는 정말 고전 게임의 투박함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겉모습을 보고 옛날 추억의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아주 큰 오산입니다!

 

<기묘한 모험>을 구성하는 모든 게임성의 구성요소는 정말 따끈따끈한 최신의 그것들이니까요!

 

랜덤한 적과 맵을 탐험해야 하며, 앞으로 얻을 아이템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로그라이크가.

각기 다른 속성과 클래스를 가진 다양한 추종자들을 조합해가며 사용하고, 같은 추종자 셋이 모이면 성급이 높은 상위 클래스의 추종자로 변한다는 점에서는 오토체스가.

아이템의 연계되는 상성들을 고려해가며 자신이 필요한 아이템을 구성해가며 모아야 하고, 그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천차만별로 갈리는데 선 덱 빌딩 장르의 그것이 엿보입니다!

 

물론 이것들 자체가 예전에 나왔던 게임들의 재구성이지만, 최근에 유행하는 따끈따끈한 장르들의 기믹임은 부정할 수가 없죠!

겉보기는 옛날 게임 같지만, 속내는 최신 게임, 그것이 <기묘한 모험>의 첫 번째 기묘한 매력입니다!

 

 

 

확실한 중독성, 높은 몰입도,

알면 알수록 더 재밌어지는 확장성.

 

적어도 오토체스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기묘한 모험>을 시작하는 순간 2시간 정도는 눈을 뗄 수가 없을 겁니다!

 

개발자는 로그라이크를 게임의 가장 큰 정체성으로 내세우지만, 제가 느끼기엔 <기묘한 모험>의 정체성은 던전을 탐험하는 오토체스에 훨씬 더 가까웠습니다.

선호하는 진영을 골라서 시작하고, 신성, 암영, 자연의 세 개로 이루어지는 진영 시너지.

그리고 원거리, 서포트, 방패, 돌격, 마법 등으로 이루어진 직업 간 시너지를 고려해 진영을 짜가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습니다.

 

이런 진영을 구성하는 하수인들을 <기묘한 모험>에선 추종자라 부르는데,

3명의 추종자를 합성하여 상위 성급의 추종자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진급시키기 원하는 추종자를 선택하고, 해당 추종자를 모으고 진급시키고, 강력해진 추종자 위주의 진영과 아이템들을 꾸리는 과정이 오토체스의 장르의 재미가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여타 오토체스 게임들과 다른 점은 물리쳐야 할 상대방이 또 다른 플레이어가 아니라, 마왕과 그 부하들이란 점뿐이죠.

 

오토체스 게임을 하다 보면 가장 아쉬운 점이 내가 원하는 진영을 제대로 꾸려보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단 겁니다. 머릿속에 원하는 진영과 덱을 구상해보고, 게임속에서 그 진영을 극한까지 키워 완성해보고 싶었던 게이머라면 <기묘한 모험>에서 어느 정도 만족감을 얻을지 모릅니다. <기묘한 모험>은 오토체스 게임들과 비교하면 한 회차의 플레이 타임이 상당히 길고, 그래서 원하는 진영을 구성해볼 기회가 많아집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내가 구상한 최강의 진영으로 마왕에게 도전하는 것이죠!

 

 

또 여타 로그라이크나 오토체스가 그러하듯, 게임을 더 잘 알게 되면 될수록 여러 가지 가능성의 빌드들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일종의 플레이어의 페르소나인 영웅캐릭터의 공격력만 극단적으로 올린 파티는 어떨까요? 거기에 영웅의 공격력을 추종자들에게 공유해주는 아이템과, ‘영웅의 공격력의 비례 데미지로 전장에 마법을 뿌려주는 아이템들을 추가하면 금상첨화겠네요!

이런 식의 아이디어들이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더욱 많이 떠오르게 되기 때문에, 결국은 마왕 군을 모두 해치우고 마왕에게 도전한다는 단순한 게임일 뿐이지만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확장성이 아주 끝내주는 게임인 거죠!

 

더군다나 게임 진행의 중독성이 너무 뛰어나 게임을 한번 시작하면 완전히 게임오버 되거나 클리어할 때까지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단순한 도트 그래픽에 자동으로 진행되는 전장일 뿐이지만, 네임드 몬스터들이나 중간 보스들과의 결전 속에서 죽어가는 아군들과 붉게 물드는 체력 창을 보면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이 있습니다.

긴 시간 고생해서 키운 파티가 고생이 무색하게 패배하면 게임오버 돼버리니까요!

 

하지만 이처럼 재밌는 게임인 <기묘한 모험>도 분명한 구조상의 한계점과 아쉬운 점들이 있는데 이건 다음 문단에서 풀어보겠습니다.

 

 

 

 

중요한 지점은 전혀 랜덤하지 않은 로그라이크,

너무도 한정적인 유니트.

아쉬운 <기묘한 모험>

 

<기묘한 모험>을 재밌게 하는 요소 중 가장 큰것 중 하나를 꼽으라면 무시무시한 중간보스들의 존재입니다. 이 게임의 초심자에게 중간보스들은 하나하나가 역경 그 자체인 공포의 대상들입니다.

보스들의 패턴은 무자비하며, 미리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순식간에 전멸하는 파티를 보게 됩니다. 이렇게 중간 보스들의 잔혹함을 겪어보면, 다음 보스전 때는 바짝 긴장해서 아군이 죽지는 않나, 보스를 어떻게 빨리 죽일 수 있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완전히 집중해 몰입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묘한 모험>의 보스들은 대게 이런 식입니다.

패턴을 모르면 꼼짝없이 죽어야 합니다. 강력한 패턴들로 플레이어를 괴롭힙니다.

반면, 패턴을 알고 있다면 너무나도 쉬워집니다.

 

로그라이크 게임인 이상 플레이어는 무조건 다회차 플레이를 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미 몇 회의 플레이를 통해 패턴을 완벽히 숙지한 보스라면, 더이상은 플레이어의 상대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약하게 느껴집니다. 이 패턴에선 잠시 피해있으면 되지, 이 패턴에선 미리 영웅 근처로 아군들을 모아두면 끝!

하는 식으로 어느 정도의 공략이 완료된 상태에선 보스들의 강력한 패턴이 모두 헛발질을 하게 되고, 플레이어는 너무 무난하게 보스들을 유린하게됩니다.

 

물론, 기본 능력치나 기믹 보다는 패턴을 강력하게 꾸려 게임의 컨트롤 하는 맛을 늘려준 것은 올바른 방식의 개발 방향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기묘한 모험>에선 보스들의 등장 방식이나 횟수, 등장 위치도 모두 같은 곳에 고정되어있습니다. 랜덤하게 변하는 맵은 잡몹 들과 상인들이 나오는 구간이지, 보스들이 나오는 구간이 아닙니다.

어떤 보스가 어떤 차례에 등장하는지까지 완벽하게 숙지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보스는 공포의 대상이 아닙니다. 공포가 없어지니 스릴과 몰입감도 함께 줄어듭니다. 더 이상 초회차의 몰입과 감동을 느낄 수 없게 됩니다.

 

 

제공되는 유니트가 지나치게 한정적이란 것도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자연, 신성, 암영의 세 가지 진영에 각각 13개의 유니트가 존재하는데, 진영에 최대로 배치 가능한 유니트의 숫자가 8개이므로 결국 같은 진영을 택하면 거의 비슷비슷한 구성들을 사용하게 됩니다.

특히 이 게임의 특성상 앞라인 진영엔 근접 직업, 방어 관련 직업들을, 뒤 라인 진영엔 서포터와 원거리 딜러를 넣게 되는 것이 기본적인 형태가 되기 때문에 더욱더 지향하는 구성이 엇비슷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론상은 암영/신성 등 두 가지 속성을 사용하는 진영을 꾸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각 진영별로 테마 (암영-공격과 디버프, 신성-힐과 보호막)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테마와 아이템의 구성을 맞추기 위해선 결국 전부 같은 진영의 추종자만 사용하게 됩니다.

신성과 암영을 애매하게 섞어 쓰는 것보다 암영을 선택하고 디버프 관련 아이템들을 둘둘 두르는 형태가 훨씬 강력하고, 또는 신성을 선택하고 힐량의 증가와 보호막 양을 증가시켜주는 아이템을 둘둘 두르는 형태가 훨씬 강력하기 때문에 결국은 하나만 선택하게 됩니다.

 

즉 이런 진영의 선택이 필수적인데, 진영 내 유니트의 숫자는 적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의 가능성이 생각 보다 줄어듭니다.

 

 

결국엔 같은 맵을 계속해서 돌게 되는 것도 질립니다.

각 맵별로 테마가 다르고, 로그라이크니 몬스터나 상인의 등장 빈도 등은 매 판 달라지지만, 이 맵 테마들의 순서까지 같으니, 몇 회 정도 플레이하고 나면 같은 테마의 맵들만 계속해서 도는 기분이라 식상해집니다.

 

게임이 롱 런 하기 위해선 보다 다양한 맵, 유닛의 추가가 필수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런 콘텐츠 적 문제는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확실히 있을 법한 게임.

<기묘한 모험> 츄라이 츄라이.

 

아쉬운 점도 있고 한계점도 보이긴 하지만, 로그라이크 혹은 오토체스 혹은 덱 빌딩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분명 충분히 즐겁게 하실법한 게임입니다.

투박한 도트 그래픽에 알러지가 없다면 게임 구매를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그럼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

전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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