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왕좌의게임:윈터이즈커밍, 안 오는 게 나을뻔했습니다. (왕좌의게임M 리뷰)

  • 입력 2020.07.22 21:21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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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게임:윈터이즈커밍,

* 끔찍한 시간을 보내게 될 듯한 예감이 듭니다!

이런 리뷰는 고통스럽습니다! 대부분의 게임을 어느정도 플레이하다보면 리뷰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이번 왕좌의게임:윈터이즈 커밍, 혹은 왕좌의게임M으로도 불리는 이 게임을 한지 채 5분이 되지 않아 리뷰의 방향성은 정했습니다. 아주 쉬운 일이었죠! 하지만 저에게 별로 좋은 소식은 아니었어요. 왜냐면 남은 시간동안 저에겐 게임을 즐긴다기보다는 최대한 길게 플레이 해 보면서 얼마나 이 게임이 별로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모을 과정만 남았으니까요. 흑흑!

 

왕좌의 게임은 소설이 원작이고, OSMU(원 소스 멀티 유즈)로 따지자면 이번이 세 번째일 겁니다. 처음엔 HBO 드라마로, 그다음엔 PC 게임들로, 그리고 세 번째 디바이스로 모바일 게임인거죠.

피천득의 수필집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아사꼬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정확한 횟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하여간 이 친구와는 이번엔 안만나는게 나을뻔했습니다. <왕좌의게임:윈터이즈커밍(GAME OF THRONES WINTER IS COMING)> 혹은 그냥 왕좌의게임M. 리뷰를 시작해봅니다. 다만 한 가지, 제가 리뷰 초반부터 호들갑을 떨긴 했지만 왕좌의게임M이 모든 면에서 최악인 게임은 아닙니다. 왕좌의 게임의 팬이 이 게임을 절대 놓치면 안되는 단 한 가지의 이유를 다음 문단에서 풀어봅니다!

 

 

중국산이지만 완벽한 공식 IP 오피셜 게임인 왕좌의게임M

*쥐가 전자레인지 사용법을 언젠가 익힐것을 고대하며....

<왕좌의게임:윈터이즈커밍>HBO와 정식 계약을 체결한 풀 IP 권한의 공식 게임입니다. 아니, 당연한것...아니냐고요? 그야 당연하긴... 하지만, 그간 중국산 모바일 게임들을 보자면 그다지 당연한 일도 아니었습니다. 가장 많이 무단으로 베껴진 IP는 아마도 포켓몬스터일거예요. 누가보아도 피카츄, 리자몽처럼 생긴 몬스터들이 이름만 조금 바뀌어서 등장하는 게임이 뻔뻔하게 국내 스토어까지 침투하곤 했었죠. 그런 의미에서 정식으로 HBO로부터 판권을 사서 유주 게임에서 제작한 왕좌의게임M은 굉장히 신사적인 중국산 게임입니다.

적어도 불법적으로 남의 IP를 유린하진 않았으니까요, 이런부분은 칭찬해줄만 합니다.

게임의 완성도 부분에서도 분명히 이 공식 IP의 영향이 지대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마블-어벤져스 배경의 게임들은 배우쪽과는 조율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게임내 모델링이 영화속의 인물과는 영판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반면 왕좌의 게임M에는 HBO 드라마속의 영웅들이 그대로 게임상에도 완벽하게 재현되어 등장합니다. 드라마 팬 이라면 당연히 쌍수를 들고 환영할법한 일이죠. 게임 초반에 나오는 긴 오프닝 컷씬도 친숙한 배우들의 얼굴이 그대로 나오니 좀더 흡입력 있습니다. 게임 중간중간 내가 영입하는 영웅들이나 부관들이 드라마속 등장인물 그대로인것도 드라마의 팬이라면 굉장한 호감요소일겁니다. 잠깐만요! 제가 HBO 드라마의 영웅들이 그대로 등장하는게 이 게임의 장점이라고 했나요? ... 언듯 그럴싸한 말이지만 다음 문단을 보면 생각이 바뀌실지도 몰라요!

 

 

 

 

민감하지 못한 원작능욕으로 팬들을 욕되게합니다.

* 죄악이 유주 게임의 등줄기를 타고 오릅니다.

게임속에서 나에게 친숙하고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속 등장인물과 영웅들을 다시 발견하는것은 매우 기쁜일일 겁니다. 하지만 그 인물이 쌉니다. 환영 패키지 5천원.”이라는 홍보 팻말을 열심히 흔들고 춤을 추는 모습이라도 마냥 기뻐할수 있을까요? 왕좌의게임M 곳곳에 숨겨져있는 과금 홍보 요소들은 마치 이렇게 보입니다. 락앤롤의 팬들을 위해 엘비스프레슬리를 부활시킨뒤, 부활한 엘비스프레슬리를 모델로 치질약 홍보를 시키는 느낌이죠. 전 묘하게도 근래 문화계 최고 콘텐츠 중 하나였던 왕좌의 게임을 전혀 보지 않았었습니다. 첫 번째 핑계는 완결이 나면 보려고 묵히고 있었고, 두 번째 핑계는 완결 시즌의 평가가 영 좋지 않아 관심이 조금 식었었죠. 하여간 드라마를 전혀 보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게되어 굉장히 유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게임 캐시 패키지를 열심히 홍보하는 영웅들의 모습을 보니 차라리 드라마를 보지 않고 게임을 플레이한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여겨졌습니다. 만일 제가 이 캐릭터들에게 무궁한 애정이 솟아난 상태라면, 그들이 무좀약을 팔기위해 길거리에서 서커스를 하고 있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니까 이 게임은 기묘합니다. 왕좌의 게임의 팬들이 가장 좋아할법한 게임이지만, 실제론 왕좌의 게임의 팬이면 팬 일수록 이 게임을 싫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개개인의 애정의 방식은 다르니 개개인이 어떻게 받아들일진 모르겠지만요.

당신이 좋아하던 영웅들은 이 게임에선 패키지 껌팔이가 되어있습니다. 이런 부분도 충분히 구리긴하지만, 그것만으로 제가 이 게임을 최악의 게임중 하나로 뽑고싶어한것은 아닙니다. 이 게임의 더더욱 끔찍한 부분들이 다음 문단에서 이어집니다!

 

 

윈터이즈커밍, 사실은 게임만 따로 두고 봐도 별로입니다.

* 뭐 하는 짓이냐?! VIP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아버지...

전통적인 의미에서 굉장히 멸시적인, 그러니까 게임 시장에서 중국산 게임이 최악의 대명사로 쓰이지 않게 된 것은 제법 예전 일입니다.

그 이미지 반전의 시작은 아무래도 모바일 게임인 <소녀전선>의 역할이 컷을테고, 제가 리뷰한 게임중 <하드코어메카><컨커러스블레이드>같은 훌륭한 중국산 게임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왕좌의게임M은 그야말로 전통적인, 안 좋은 이미지를 가득 담은 멸시적 의미의 중국산 게임에 가깝습니다.

 

먼저 왕좌의게임M을 검색하다보면, 혹은 그들의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묘하게도 웹게임이라는 표현이 굉장히 자주보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웹에서 구동되진 않습니다. 모바일 게임이거든요. 그렇다면 왜 웹게임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것일까요? 이것은 일종의 장르 표식입니다. 왕좌의게임M은 대략 십년전쯤 유행했던 웹기반의 전략 게임들을 그대로 모방해서 만든 게임입니다. 그런데 정말 솔직하게, 가감없이 말하건데 그 당시의 웹 전략 게임들이 훨씬 훌륭했습니다.

먼저 전략을 위한 UI (유저 인터페이스. 메뉴, 화면등의 구성요소) 구성부터가 너무 엉망입니다. 웹 전략 게임들은 비교적 넓은 화면에 여러가지 요소들을 한번에 조망하듯 살펴보며 전략적 플레이에 박차를 가하는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전략 게임들이다보니 게임내에 표시해줘야할 정보의 양도 다른 장르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고, 간단한 이미지와 텍스트만 있으면 유저들이 모두 ok 사인을 보내던 웹게임 환경이다보니 이런 복잡성은 날이갈수록 더해졌습니다. 개발진들이 필요하다 싶으면 금세 새로운 시스템을 붙여서 출시했고,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비교적 넓은 PC 모니터의 웹브라우저 화면에서 게임을 하다보니 이런게 전혀 불편하지 않았거든요.

왕좌의게임M은 이런 요소들을 손바닥만한 모바일 환경에 모두 구겨넣어놨습니다. 메뉴들의 가시성은 엉망이되었고, 코 앞 까지 줌인되어 건설되고 작동되는 건물들을 보다보면 내가 지금 도대체 어떠한 맥락에서 무슨 행동을 하고있는지도 잘 파악이 되지 않는 순간들이 여러번 찾아옵니다. 동시 여러가지 정보를 알려줄수 있는 화면을 구성할수가 없기 때문에 각종 메뉴들로 정보들을 분절하여 알려주게되고, 이 정보가 능숙한 플레이어가 아니라면 머리속에서 잘 정립이 안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왕좌의게임M에선 끊임없이 퀘스트를 주고 보상을 줍니다. 유저가 정보를 파악하고 전략적으로 의미있는 행동과 플레이를 도저히 할 수 가 없는 환경이니, 간단한 초록색의 버튼을 눌러 보상을 받고 다음 퀘스트를 반복하는 단순작업에서 멋진 건설화면과 빛나는 버튼들로 보상욕구만 충족시켜줍니다. 의미없는 행동에 사람은 공을 들이지 않습니다. 무의미한 작업만 반복할 뿐인 게임을 계속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건설시간 단축등의 아이템을 무한정 나누어주고, 상점에서도 팔고있습니다. 이렇게 무의미한 영지의 확장을 하다가 자원이 모자라면? 캐시 상점에서 자원을 구매하면됩니다. 물론 직접적인 자원구매가 아닌 자원 생산률 증가, 패키지인데 자원을 조금 끼워주는 경우, 자원으로 바꿀수있는 대체 재화를 판매하는 경우등, ‘자원의 캐시 판매의 노골적인 구조를 역겨워할 여러분들을 위한 안전장치들도 많이 마련되어있습니다.

 

도대체 이 게임의 어디에서 전략을 느껴야 하는 걸까요?

잘 만든 전략 게임은 실제 플레이어들을 사람들이 열광하는 명장으로, 영웅들로 만들어내곤 합니다. 서로가 한정된 상황에서 멋진 승부를 펼친 플레이어는 존중받을 가치가 충분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게임에서 영웅이 되었다간 사람들이 혀를차는 호구 취급이나 받게될게 뻔합니다. 게임에 현찰을 수도 없이 털어넣은 멍청이들이나 승리하는 게임이란걸 누구나 알고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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