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M : 거친 무림에 던진 도전장
킹덤M : 거친 무림에 던진 도전장
  • 이찬희
  • 승인 2018.07.24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국산 모바일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입니다. 배경이 중세 판타지거나 무협이거나, 혹은 이름 끝에 M을 붙이거나 모바일을 달거나, 온라인과 RPG를 내세우며 출시되는 게임이 줄을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이 게임들을 다 알고 계시나요? 과연 이들 중에서 많은 사람에게 선택받고 사랑받는 게임은 몇이나 될까요? 적어도 열에 여덟 정도는 이름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사라질 것입니다. 지금은 모바일 게임 시장이 막 활성화되기 시작하던 예전에 비해서 더욱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만큼 높은 완성도와 자신만의 독특한 장점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번에 리뷰하게 될 킹덤M은 이런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M과 RPG와 온라인을 달고 나온 게임입니다. 지금까지 여신세계와 무술 온라인 등 PC 온라인 게임만 만들어오던 노블게임즈라는 회사에서 처음으로 만든 모바일 게임이라는데, 노블게임즈? 부끄럽지만 솔직히 저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들어보셨나요? 어쨌든 혼란한 무림과도 같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패기만큼은 대단한 킹덤M. 과연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지, 살아남기 위한 자기만의 독특한 비급이라도 숨기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바일 게임에 첫발을 내디딘 노블게임즈. 비룡각이 될 것인가 헛발질이 될 것인가.

 

홍보 모델은 신인 치어리더 조연주. 정말 예쁘다. 응원팀을 한화로 바꿀까 고민했을 정도.

 

우선 겉모습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배경과 캐릭터 모두 2D로 만들어졌고 시점은 쿼터뷰에 가깝습니다. 카메라의 위치가 높게 설정되어 있어서 캐릭터는 다소 작게 느껴지지만, 그만큼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가 많은 편입니다. 아쉽게도 화면을 확대하거나 시점을 회전하는 기능은 제공되지 않는군요같은 장르의 비슷한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하단에는 조작을 위한 D-PAD와 스킬 아이콘이, 상단에는 메뉴 아이콘과 정보창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매우 전형적인 느낌입니다.

 

전투 장면은 매우 화려합니다. 모션은 간결하면서도 신속하고, 그 모션에서 터져 나오는 이펙트는 범위가 넓고 폭발적이어서 시각적인 쾌감이 괜찮은 편이거든요.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가 상당히 많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동작이 부드럽게 이어진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테스트에 사용한 기기는 갤럭시 노트5로 이제는 상급이라고 보기 힘든 성능인데, 전혀 끊김이 없고 발열 또한 문제없는 수준이었습니다.

 

킹덤M의 기본 화면. 배경과 캐릭터 디자인에서 무협 느낌이 물씬 풍긴다.

 

빠르고 화려해서 좋지만, 화면이 너무 복잡하다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표시되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너무 답답하고 복잡한 인상을 주는 점이 다소 아쉽습니다. 열 가지가 넘는 메뉴 아이콘이 화면 상단 전체를 다 가려버리고 다른 사람이 장비를 획득했다는 메시지는 화면 가운데를 가로지릅니다. 정작 전투가 표시되는 부분은 전체 화면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퀘스트 창을 숨길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메뉴 아이콘은 숨겨도 몇 초 뒤에 다시 튀어나와서 숨김 기능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서랍 형식으로 메뉴를 줄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인터페이스에 메뉴에 공지에 채팅에 숫자까지 더해지는 지금 화면은 너무 복잡합니다.

 

 메뉴가 직관적이지 못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남습니다. 캐릭터 초상화를 누르면 무려 23가지 아이콘이 펼쳐집니다. 협객, 진급, 신기, 법보, 공력, 선륜 등등. 처음엔 무슨 말인지 한눈에 이해되지도 않는 말들이 잔뜩 등장해서 저도 모르게 당황하고 말았습니다. 하나하나 눌러보고 찬찬히 살펴본 뒤에야 뭘 하는 메뉴인지 알 수 있었죠. 무협 느낌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알기 쉬운 말로 되어 있는 큰 메뉴 속에 작은 메뉴들을 배치했다면 보기에도 깔끔하고 초심자가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복잡하고 직관적이지 못한 메뉴 화면. 저 중에 절반은 눌러봐야 알 수 있다.

 

시스템에 대한 설명도 부족한 편. 도움말을 더 상세하게 준비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진행 방식은 다른 모바일 RPG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필드나 던전에서 전투를 하거나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고, 새로운 보스에게 도전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와 겨루는 방식이죠. 무기와 장비를 강화하거나 캐릭터를 꾸미는 등 전형적인 콘텐츠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뻔한 내용이지만, 그만큼 갖출 것들은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말도 되겠죠. 게임 초반에는 잠겨있는 콘텐츠가 많아서 성장시키고 모을만한 게 없다고 느껴지겠지만, 조금씩 진행하다 보면 준비해둔 것들이 꽤 많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사실 전투 자체는 특별히 내세울 부분이 없습니다아까도 말했듯이 겉모습이 화려하긴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수동 모드로 할 경우에 이동과 스킬 사용으로 전투가 진행되는데, 플레이어가 활용할 수 있는 스킬이 거의 고정되어 있고 딱히 이렇다할 특징이 없기 때문이죠. 위력이나 공격 범위에서 조금 차이가 날 뿐입니다. 캐릭터가 성장하면서 공격 패턴이 다양해진다거나 전략에 선택 범위가 넓어진다는 점은 기대할 수 없는 셈입니다. 보스전 또한 개성 없는 장판 공격이나 피하는 게 의미 없는 범위 공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분명 멀리 도망쳤는데 피해를 입는 등 피격 판정도 애매해서 이동이 의미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강화 요소가 꽤 많은 편이긴 한데, 90레벨까지 진행하는 동안엔 과금 압박이 없었다.

 

캐릭터를 키워서 보스에게 도전해보자. 끔찍하게 생긴 보스들이 준비되어있다. 마치 거울을 보는듯한 느낌.

 

그러나 모바일 게임에서 전투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플레이어에게는 복잡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장점입니다. 자동 전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죠. 대사를 듣고 퀘스트를 받고 전투를 진행하는 것까지 모두 자동으로 이어져서 직접 손댈 것이 거의 없습니다. 메뉴에 들어가서 아이템을 강화하거나 장비를 세팅하는 중에도 전투가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빠른 성장이 가능합니다. 캐릭터 육성 방식이 복잡하지 않아서 마음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자동 전투 시스템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캐릭터의 강한 정도를 나타내는 전력 수치만 잘 맞춰두면 따로 고민할 게 없거든요.

 

무기에 속성을 어떻게 부여할 것인지 스킬 트리를 어떻게 찍을 것인지 고민할 것이 없이 전력 수치만 잘 맞추면 됩니다. 그러면 남은 것은 준비된 콘텐츠를 즐기는 것뿐이죠. 3인 파티를 구성해서 던전을 돌 수도 있고, 다른 게임의 길드라고 할 수 있는 방파에 가입해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건축과 수집에 힘쓸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맞는 이성 캐릭터와 연인이 되어 반지를 맞추거나 시련 던전에 도전할 수도 있구요. 아직 게임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소셜 네트워크 기능이 완전하게 작동되지는 않지만, 앞으로 제작진이 운영하기에 따라서 좋은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현실 연인이 없다면 랜선 연인이라도...

 

제발 띄어쓰기 좀 해주세요.

 

그런데 이 게임을 하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 이 게임을 왜 시작할까? 과연 얼마나 오래 붙잡고 있을까? 물론 조연주 치어리더가 예쁘죠. 천사 같아요. 저도 그래서 이 게임을 시작했구요. 하지만 그녀 혼자서 멱살 잡고 끌고 가기엔 역부족입니다. 게임을 시작하고 1시간 안에 흥미를 확 끌어당길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그런 것이 없습니다. ‘무협하면 세력 간의 음모와 배신, 은거하고 있는 기인, 숨겨진 비급을 찾아 각성하는 주인공! 얼마나 매력적인 소재가 많나요. 하지만 이 게임엔 설정도 없고 이야기도 없습니다. 오로지 싸우고 강해지고 다시 싸우고 강해지는 과정의 반복만 있을 뿐이죠.

 

모바일의 특성상, 그리고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배경이니 스토리니 하는 것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오히려 모바일 RPG에 특화된 콘텐츠에 흥미가 있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수집하고 싶은 욕심, 꾸미고 싶은 욕심, 과시하고 싶은 욕심, 모바일 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채우고자 하는 욕망은 정말 다양하죠. 하지만 이 게임은 이쪽 콘텐츠들도 매우 빈약합니다.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장비가 제한적이고, 수집 욕구가 생길만한 아이템도 아직은 없거든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오로지 캐릭터가 강해지는 과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다양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죠. 제가 킹덤M을 하면서 가장 아쉬워한 부분입니다.

 

 

이렇게 보면 뭔가 많이 꾸민 것 같지만, 사실 치장할 수 있는 범위가 그렇게 넓지 않다.  

 

얻을 수 있는 의상이 몇 가지 있긴 한데, 종류가 좀 더 다양했으면 어땠을까.

 

킹덤M은 요즘 유행하는 모바일 RPG의 뼈대를 잘 갖추고 있는 게임입니다. 무협 느낌이 물씬 풍기는 분위기, 시선을 사로잡을 정도로 화려한 이펙트, 간편한 진행방식, 다양한 콘텐츠 등 핵심적인 부분에 충실한 모습입니다. 전투가 지나치게 단조롭긴 하지만 플랫폼 특성상 자동전투로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일 테니 큰 단점으로 지적하긴 힘듭니다. 아마 이런 부분만 놓고 본다면 캐릭터가 성장하는 과정 자체를 쉽고 간편하게 즐기기에 나쁘지 않은 게임이 될 테죠.

 

하지만 그 뼈대 위에 붙어있는 살들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기본만 갖추고 있을 뿐, 다른 모바일 게임을 하다가 굳이 이쪽으로 넘어오게 할 정도로 사람들을 끌어당길 힘은 없는 거죠. 다양한 콘텐츠가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다른 게임에서도 충분히 즐겼던 수준이고, 수집과 커스터마이징은 오히려 약한 수준입니다. 연인 시스템과 방파 시스템 같은 소셜 네트워크 기능도 전면에 내세울 만큼 혁신적이거나 완성도가 높은 콘텐츠는 아니거든요. 물론 아직 출시 초기라는 점을 참작해야 하지만, 여기저기 부족한 부분들이 눈에 띕니다.

 

노블게임즈는 피가 튀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무림에 패기 넘치는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처음 만드는 모바일 게임인데도 선배 고수들의 초식을 제법 잘 흉내 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강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것만으로 부족하죠. 단단한 기본기와 자신만의 비장의 무기가 필요한 법입니다. 무림은 결코 만만하지 않아요. 킹덤M을 발판삼아 나중에 더욱 매력적인 콘텐츠로 무장한 멋진 게임을 선보이길 기대해봅니다.

 

그래도 조연주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