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DIG or Die , 진짜로 죽도록 파게 된다!
[리뷰] DIG or Die , 진짜로 죽도록 파게 된다!
  • 캡틴베어
  • 승인 2018.07.23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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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 라는 것이 원래 명목상으로라도 ROLE-PLAYING, 즉 역할 놀이 게임인지라 다양한 역할을 구현해  둔 게임들이 많았다.

그리고 게이머들이란 사람은 원래 게임 개발자의 뒤통수를 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인 지라, 미처 개발자들이 예상치도 못한 방향으로 게임이 흘러가는 일이 많았다. 예를 들면, 전쟁하라고 만들어 둔 게임에서 아주 작은 재미요소로 대장장이를 추가해 두었더니, 전쟁은 뒷전이고 서로 더 멋진 검을 만들기 위해 끝도 없이 경쟁한다던가, 작고 아기자기한 텃밭을 꾸미라고 농사 기능을 넣어주었더니 대농장을 경영해 버리는 패악(?)을 저지르는 자들이 심심찮게 있었던 것이다.

그것참, 기능이나 쓸모도 없는 물건 따위나 만들고 있는 게 우리가 만든 웅장하고 멋진 전쟁보다 재밌단 말이야?

자꾸만 옆길로 새는 게이머들을 위해 아예 이 분야의 장르가 등장했으니, 그 이름하여 샌드박스 (Sand Box) 장르라고 한다.

그리고 이번 게임이 바로 <DIG or Die> !

샌드박스 게임의 최신 기대주 (2018-07-10 발매) 되시겠다.

▲ 기념비적인 GAME INN 건축물을 만들어 보았다. 이런 게 샌드박스의 재미지!

 

샌드박스라는 장르의 이름이 생소하다고 해도 샌드박스 게임들 자체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쪽 장르를 부흥시킨 시대의 역작인 <마인 크래프트> (와! 양띵!) 부터, 시골의 전원생활을 곁들인 <하베스트 문>, 또 하베스트문에 감명을 받은 개발자가 만든 <스타듀벨리>, 국내 플레이어들에겐 익숙하지 않겠지만 역시 사랑을 받고있는 <Creativerse> 에서부터, 무려 중세 판타지에 샌드박스를 섞은 <알비온 온라인>까지. 이제 무언가를 광적으로 "만지작" 거리는 게임이 아주 특이하진 않단 소리다. 

이러한 자질구레한 설명들을 들어도 이해가 가지 않는 당신을 위해 요약하자면, "횡 스크롤 마인크래프트". 그게 Dig or Die의 기본적인 환경이다. 물론, 실제로 플레이 해 보면 이렇게 축약하기엔 무리가 있다 싶을 정도로, 그리고 정말 생긴 것과 다르게도 깊이가 상당히 있는 게임이다!

▲ 명쾌한 게임의 목표. 로켓을 완성해 미지의 행성을 탈출하면 클리어!

사실 필자는 이 게임의 존재를 출시 이전에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이유인즉슨, 다른 것은 아니고 이 게임의 개발자가 틈틈이 스팀 라이브를 통하여 게임의 개발 과정, 그리고 진행 과정, 자신이 만든 신규 콘텐츠의 일종의 발표회 성격의 보고를 게임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꾸준히 실시간 방송해 왔기 때문이다.

필자는 딱히 이 게임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열정 넘치는 개발자가 자신의 게임으로 방송하는 것을 간혹 들어가서 구경하곤 했었다. 그리고 출시된 게임의 초반부는 대략 방송과 겉보기를 보고 예상 가능한 바로 그 게임, 게임의 후반부는 상상치도 못한 반전이 있는 게임이었다.

아 물론, 내용적인 것 이전에 외국인 개발자가 만든 게임이 유저 패치가 아닌, 공식 한글화 옵션을 제공한다는 것 역시 요즘으로선 드문 기분 좋은 반전이기도 했다!

 

▲ 1일 차 밤, 작은 포탑 하나와 총 한 자루에 의지해 몬스터들의 공격을 버티는 중.

기본적으로 게임의 진행 메커니즘은 이렇다.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엔 여기저기 행성을 여행하며 자원을 모으고, 밤 시간이 되면 몬스터들의 기습에 대비해 진을 치고 방공호를 만들어 버티기 시작한다. 아마도 외계행성인지라 밤이 낮에 비해 무지 짧고, 주인공은 심각한 불면증에 걸린 것인지 게임 내내 한 숨도 자지 않지만 그런데도 밤은 길게 느껴진다.

▲ 일종의 문명 수준을 발전시키듯,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는 다양한 제작물들.

이 게임을 가장 제대로 표현할 만한 단어는 "집요함" 일 것 같다.

<Dig or Die> 는 정말인지, 집요하다!

스크린샷에서도 언 듯 확인 할 수 있겠지만, <Dig or Die> 엔 정말 많은 제작물들이 존재한다. 게다가 저 스크린 샷의 것이 전부도 아니다. 스크린샷에 첨부한 것은 MK 3단계의 제작법 들이고, 최종적으론 MK 5의 제작법들까지 다루게 되기 때문이다.

끝도 없이 새로운 제작물을 위하여 새로운 재료들을 찾아 헤매게 되고, 우리의 목표는 궁극적으론 로켓을 만드는 것이므로 이 과정은 정말로 "Rocket science" 라 불릴만한 수준으로 치닫게 된다.

새로운 제작법들이 해금되는 만큼이나 점차 진귀한 재료들을 요구하게 되기 때문에, 게임의 플레이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괴물의 심장까지 뒤지고 있게 된다!

▲ 건축과 사격을 병행하며 싸우는 것은 <포트나이트>의 액션빌드가 떠오른다.

그리고 워낙에 다양한 재료들을 요구하는 제작법 들이 많고, 그로 인해 형성된 집요함이 게임을 지배한다.

집요함이라는 것은 더욱더 깊은 제작과정을 파고들게 되는 제작 기술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예를 들어 <Dig or Die> 는 "안 이래도 되지 않았나?" 싶은 부분에 대한 집요한 디테일이 있다. 

 

▲ 디테일 1번은 어둠과 빛이다. 광원이 없어도 대충은 보이게 만드는 많은 라이트 게임들과 다르게 지극히 라이트 해 보이는 그래픽의 이 게임은 광원이 없으면 완벽한 어둠이 되어버린다.
▲어둠 속에서 유일한 빛인 발광 초의 빛에만 의지하는 모습.
▲ 건축물은 재료와 방식에 따라 압력을 다르게 받고, 무리해서 공사하면 무너져 버린다.
▲특수 안경을 제작해서 착용하면 건물 재료가 받는 하중을 그래픽으로 표시해 준다.

디테일 1번은 어둠과 빛이다. 광원이 없어도 대충은 보이게 만드는 많은 라이트 게임들과 다르게 지극히 라이트 해 보이는 그래픽의 이 게임은 광원이 없으면 완벽한 어둠이 되어버린다. 

이는 언 듯 큰 부분이 아닐 것 같지만 게임의 분위기 전반을 훨씬 진중하게 바꾸는 분위기 조성의 역할을 한다. 게임은 광원의 철저한 법칙을 받음으로 인해서 조금은 더 진지한 느낌으로 변하고, 나아가서 게임 플레이의 대부분 시간을 땅속에서 보내야 하느니만큼 어두운 분위기의 플레이가 기분을 가라앉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어두컴컴한 동굴 속에서 홀로 광석을 찾아 헤매는 히키코모리 적 환경이 "집요하다"라는 인상에 화룡정점을 찍는 것 이다.

수백 미터 지하 아래에서 나 홀로 광석을 찾아 헤매는 것이 게임의 초중반에 느껴지는 기본 분위기다.

 

또 다른 디테일은 건축이다. 건축물은 재료와 방식에 따라 압력을 다르게 받고, 무리해서 공사하면 무너져 버린다.

해서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형태와 그리고 더 발전적인 재료들을 사용해야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이건 정말로 많은 샌드박스 게임에서 무시하고 있는 디테일이기도 하다. 아무리 말이 안 되는 형태의 건물이라도 일단 지으면 올라가는 많은 샌드박스와 다르게, <Dig or Die> 에선 무리한 형태의 건축을 하면 건물이 부들대다 스스로 무너져 내려버린다. 다시 말해서 리뷰 초반에 삽입한 Game INN 모양의 건축물도 초반에는 만들 수 없다. 해당 건축물은 상당히 상위 제작법인 강철 벽과 복합 콘크리트를 적당히 배합해 만든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이건 샌드박스 장르의 장점을 '만듦의 자유' 에 두는 사람들에겐 실망스러운 부분일 수도 있다는 소리다. 다만,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이러한 요소가 유기적으로 게임 진행에 녹아들기도 한다. 이 게임은 생각보다 유기적이며, 다층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 직접 나무 플랫폼으로 만들고 램프로 장식한 수동 엘리베이터(?). 편리하기도 하고 분위기도 좋다. 우중충한 동굴 탐험이 낭만으로 바뀌는 순간. 샌드박스의 세계는 정성을 들이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기도 한다.
▲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건축기술과 제트팩으로 새로운 대륙 (하늘섬)으로 도약하는 모습.

보유한 기술이 발달하고 플레이어의 스킬이 늘어 날수록 게임은 플레이어를 전혀 새로운 세계로 이끈다!

이것이 이 게임, <Dig or Die> 의 진정 숨겨진 면모이자 참맛이다.

우리는 너무나도 친절하고 절차를 밟아가는 게임들에 길들어 있다. <Dig or Die> 는 하는 사람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절차를 따르라고 재촉하지도 않고, 레벨에 따라 따박따박 퀘스트를 주지도 않으며(사실은 레벨이란 것도 없으며) 그저 넓은 세계를 펼쳐 둘 뿐이다. 플레이어 입장에선 언 듯 목적 없어 보이는 게임에 사실은 숨겨진 목적들이 있고, 자신이 아직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가 있다고 알아챈 순간, 게임이 순식간에 무지하게 흥미진진해진다.

실제로 필자는 이 게임을 스팀 기록상 16시간 플레이했는데, 뒤의 10시간은 이 게임에 완전히 매료되어 쉬지도 못하고 하루 만에 찍은 플레이 타임이다. 이 게임은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를 때는 막연하지만, 새로운 세계의 탐험을 목표로 하는 순간 굉장한 게임으로 탈 변하는 것이다.

이 게임은 겉보기의 세계와 다르게, 탐험을 계속해 나아갈수록 새로운 세계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 인내심 있는 탐험 끝에 '숨겨진 장소' 를 발견했다고 좋아했더니, 조금 있다가는 '숨겨진 장소 속의 숨겨진 장소, 그 숨겨진 장소 속의 숨겨진 장소'가 튀어나오는 식이다. 과연, 탐험조차 집요하게 하게 되는 게임이다!

게다가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세계의 전체가 뒤바뀌거나 커다란 격변이 일어나기도 한다.

게임의 광대한 맵 전체가 호흡하며 흐름을 만들어 낸다. 이것이 타 샌드박스 게임과 결정적 차이점이다. 

무엇보다도 이 게임은, 엔딩이 있다.

그렇다. 지금쯤 잊혀졌을 법 한 '로켓을 만들어 행성을 탈출하는 것.' 목적의 달성과 엔딩, 엔딩 이후에 이어지는 기막힌 선물은 직접 확인하시라!

 

▲ 게임 내 최고 등급 자원 중 하나인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다 폭발물에 자극받은 화산이 터져 도망치는 장면, 이 정도면 영화다!

미니맵 조차 직접 '만들어' 써야 하는 디테일,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하는 대자연과 숨겨진 세계!

점점 높아지는 난이도에서 몇 번이고 죽기를 반복하면 진정 "Dig or Die" 를 펼쳐야 하는 집요한 샌드박스 게임. 그리고 어느새 호기심으로 건드렸던 자신이 집요하게, 진짜로 죽도록 파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게임. 활화산 밑에서 발견한 다이아몬드에 자신도 모르게 현실 감탄을 지르게 되는 게임! 그것이 <Dig or Die> 의 정의라 할 수 있겠다.

가볍게 즐길 샌드박스를 원했던 사람이라면 실망 할 테고, 샌드박스의 새로운 지평을 보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대만족할 게임이다.

어떠신가, 이번 주말엔 <Dig or Die> 와 함께 지하의 다이아몬드를 위해 죽도록 파고드는 탐험가가 되어 보시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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