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울리버스 제로 , 괜춘한 치킨 지점!

  • 입력 2020.05.29 15:51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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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또 뻔한 게임이 하나 더 나왔습니다!

그 이름하야 <소울리버스 제로>!

 

모바일 게임이고요, 가챠 뽑기 성행하는 소위 수집형 RPG’라는 장르를 표방하는 게임입니다.

여태까지 이미 3자리 수로 세야 할 정도로 많이 나왔고, 앞으로도 몇 년은 그럴 것 같은 수집형 RPG 게임들을 리뷰하다 보면, 이건 심지어 다른 브랜드 치킨도 아닌 같은 치킨 브랜드의 서로 다른 지점들을 비교 리뷰하는 기분이 들 지경입니다.

 

콘텐츠는 뭉뚱그려서 묘사할 수 있을 정도로 다 비슷비슷하고, 게임에서 느껴지는 재미도 궁극적으론 다 비슷해요. 영웅들을 가챠나 이벤트나 각종 활동 등으로 획득하고, 전투 진영을 꾸리고, 전투를 하고, 영웅들을 레벨업 하거나 강화시키고, 또다시 콘텐츠들을 반복하죠!

 

어느 지점에서 시키건 같은 브랜드라면 다 비슷한 맛인 치킨집처럼, 이 수집형 RPG 장르 역시 이렇게 천편일률적으로 흘러가는 흐름이 오래된 거 같습니다.

 

아 그런데 이 <소울리버스 제로>, 새로 개업한 지점치고 맛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나름 사장님이 알바 몰래 주는 서비스라면서 꿀물 음료까지 챙겨주는 센스까지 지니셨고요.

다른 지점에선 볼 수 없는 점장님이 직접 개발한 와사비맛 소스도 함께 제공됩니다.

그럼 동명의 JRPG를 모태로 한다는 모바일 게임 <소울리버스 제로>,

함께 맛보러 갑시다!

 

 

 

 

 

왜색은 비하어, 초밥은 맛있다.

 

 

왜색이라는 말은 일본의 문화나 생활 양식을 띠고 있는 색조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네이버 국어사전에 적혀있습니다.

딱 정확한 표현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왜색이 짙다라는 말은 일종의 비하적 의미로 사용됩니다. 일전에, 닥터 마리오 게임을 리뷰했는데 하필이면 업로드를 할 즈음이 되어선 전국적으로 NO 재팬 운동이 번진 바람에 댓글로 무진장 욕을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 인생은 타이밍!

하지만 초밥은 맛있잖아요?

 

<소울리버스 제로>는 좋은 의미에서 왜색, 혹은 일본풍이 굉장히 강한 게임입니다. 진짜 아주 소소한 부분부터 전체적인 그림까지 그래요. 사소한 UI라도 뭔가 일본게임 풍의 집착적 디테일이 느껴지고, 하다 보면 이게 사전에 일본게임인 걸 모르고 플레이해도 자연스럽게 일본계열 게임이구나를 알 수 있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분명 내가 하는 것은 모바일 게임인 소울리버스 제로인데, 하다 보면 묘하게 몬스터 헌터 온라인이나 대항해시대 시리즈를 하는 것 같은 감각이 느껴지거든요.

게임성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집착적 디테일의 아이콘이나 아이템들, 심지어 메뉴화면이나 확인 버튼 뒤편에 문양의 디테일을 넣어둔 등의 모습이 옛날 일본게임들을 하는 느낌을 물씬 내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대체제가 없을 정도로 충실한 JRPG의 느낌이 실제로 납니다. , 물론 느낌만요!

 

 

준비된 콘텐츠는 많습니다. 스토리 모드를 어느정도 많이 진행하다 보면 어려움 난이도 모드도 열리고, 어려움 난이도로 클리어해서 더 좋은 보상을 얻을수 있게됩니다.
준비된 콘텐츠는 많습니다. 스토리 모드를 어느정도 많이 진행하다 보면 어려움 난이도 모드도 열리고,
어려움 난이도로 클리어해서 더 좋은 보상을 얻을수 있게됩니다.

 

그런데 나쁜 쪽에서도 일본풍의 느낌이 납니다.

옛날 일본게임이 생각나는 퀄리티 지향적인 부분은 장점이지만, 던전을 플레이할 때마다. 임무를 받을 때마다. 심지어는 우편을 열 때마다, 보상을 수령할때 마다 등장하는 로딩화면과 로딩 바는 또 다른 의미에서 옛날 일본게임을 하는 감상이 느껴지거든요.

이야, 이런 건 좀 변해도 되는데! 고리타분한면 까지 정말 JRPG 스러운 게임입니다.

 

또 다른 나쁜 점은 현지화입니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 번역에 있어서 오류가 제법 빈번하게 있습니다. 스토리 텔링 방식도 너무 예전의 올드한 느낌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정해진 캐릭터 일러스트들이 몇 개 번갈아서 등장하며 대화창이 나오는 식이죠. 최근에는 수집형 RPG 게임이라도 스토리텔링에 여러 가지 실험과 연출을 해가며 퀄리티를 높여가는 추세이니 이런 옛날 방식의 스토리텔링은 크게 흥미를 끌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번역 오류까지 있으니 스토리는 더더욱 보지 않게 되죠.

 

단순 실수라기엔 여기저기 꽤 빈번한 번역 에러. 못할건 없지만 약간 짜식는 포인트입니다.
단순 실수라기엔 여기저기 꽤 빈번한 번역 에러. 못할건 없지만 약간 짜식는 포인트입니다.
무녀의 호감도를 올리면 아이템 선물등도 줍니다.
무녀의 호감도를 올리면 아이템 선물등도 줍니다.
캐릭터를 성장시켜나가는 맛은 확실히 있습니다.
캐릭터를 성장시켜나가는 맛은 확실히 있습니다.

 

 

나름대로 재미는 있네?

<소울리버스 제로>의 노가다 지상주의!

 

게임 자체를 좀 정성 들여 만들었다는 인상은 비단 그래픽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소울리버스 제로는 수집형 RPG의 재미를 충실히 구현하는데 애를 많이 쓴 게 느껴지고, 그 결과물도 괜춘합니다.

 

퀄리티가 높은 일러스트를 제외하고서도 말이죠.

예를 들어 다른 게임들의 영지즘에 해당할 마르코트 콘텐츠는 자신만의 마을 같은 것을 키워 그에 대한 수혜를 볼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마을을 키우고, 건물을 짓고, 자원을 수집하고, 다시 수집된 자원으로 건물을 업그레이드하는 식이죠.

 

영지 콘텐츠라 할 수 있는 마르코트도 나름 키우는 재미와 보람이 있습니다.
영지 콘텐츠라 할 수 있는 마르코트도 나름 키우는 재미와 보람이 있습니다.
단순 구색맞추기를 살짝 넘어, 게임을 진행하는데 보통이라면 캐시 재화로 사야할 아이템(특수던전열쇠)나, 잘 드랍되지 않는 아이템을 조합할수 있는 기능등을 제공합니다.
마르코트는 단순 구색맞추기를 살짝 넘어, 게임을 진행하는데 보통이라면 캐시 재화로 사야할 아이템(특수던전열쇠)나,
잘 드랍되지 않는 아이템을 조합할수 있는 기능등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마르코트 콘텐츠에 대한 보상이 확실할 뿐만 아니라, 정말 게임에 도움이 되는 장치들도 많이 들어있고, 키우는 맛 자체가 잘 살도록 레벨 디자인이 깔끔하게 잘 되어있는 거 같아요. 과금을 강요하는 대신 자주 들어와 살피고 관리하면 영지가 알아서 잘 크고, 보상도 잘 뱉어내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건 비단 마르코트 콘텐츠뿐만 아니라 게임이 전반적으로 그래요.

 

수집형 RPG의 원죄는 게임 자체가 자연스러운 과금 유도를 위해 태어났단 겁니다. 돈을 넣고 빠칭코의 칩을 뽑으나, 돈을 넣고 자기가 원하는 캐릭터가 나올 때까지 게임을 돌리나 그 과정은 일련의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되죠. 해서 수집형 RPG는 쉽게 과금 지상주의로 빠지기 쉽습니다. 그저 많은 돈을 넣어서 강한 유닛들을 확보하는게 게임의 유일한 진행법이 되는 식으로 되기 쉽다는 거죠. 소울리버스 제로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틀었습니다.

 

바로 노가다 지상주의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게 있다면, 반복적인 게임 플레이로 충분히 모든 것을 쟁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습니다. 심지어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처럼 출석하듯 매일 게임을 켜며 천천히 플레이해야 한다던가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일종의 피로도 개념인 스테미너 개념이 있지만 매우 싼 값과 아이템들로 스테미너를 풀어놓기에 무과금 혹은 아주 작은 과금으로 하루 10시간이고, 20시간이고, 본인이 투자할 만큼 무제한의 시간을 들여 캐릭터들을 강하게 만들고, 획득한 재화로 새로운 캐릭터를 얻는 것이 가능합니다.

 

초보 플레이어라도 SR, SSR 캐릭터를 사용해볼수있습니다.
초보 플레이어라도 과금없이 SR, SSR 캐릭터를 사용해볼수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 과금을 전혀 하지 않았고, 열심히 한 것은 3일 정도 플레이하였는데 게임내 최고등급인 SSR 캐릭터가 하나, 나머지 구성도 모두 SR 급의 캐릭터로 채운 파티를 굴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비단 제가 운이 좋아서만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제 파티 중 가장 강한 캐릭터는 여러 번의 초월을 거친 SR 등급의 캐릭터 구드른인데, 이 캐릭터는 캐릭터와 모든 각성 재료까지 현재 진행 중인 이벤트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지루한 반복플레이만 이겨낸다면, 누구나 이 SR 캐릭터를 최고수준까지 강화할 수 있습니다. 또 이벤트를 정말 열심히 참여해서 거의 끝까지 진행하면 SSR 캐릭터도 100% 지급하고, SR 수준의 캐릭터로도 충분히 게임 진행이 가능하기에 이런 종류의 게임을 좋아하면서 과금이 부담되어서 못하는 플레이어가 있다면, 또 엄청 빡세게 하는 게임을 좋아한다면 최고의 게임이 될 거예요.

 

캐릭터를 강하게 만드려면 초월이 필수적입니다.
캐릭터를 강하게 만드려면 초월이 필수적입니다.
무과금 플레이어라도 이벤트 기간엔 SR 급의 캐릭터를 쉽게 끝까지 돌파시킬수 있습니다.

 

 

 

소울리버스 제로,

아는 맛이 무섭다.

 

결국은 다 아는 맛이에요. 소울리버스 제로를 구성하는 재료 중 전에 없던, 새로운, 참신한, 혁신적인 무언가는 하나도 없습니다.

더욱이 게임의 감상은 옛 JRPG 계열 게임의 그것이기에 새로울 건 정말 없죠.

 

하지만 기본기를 아주 충실하게, 집착적이다 싶을 정도로 잘 구현해놨습니다. 좀 어설픈 3D 모델링 캐릭터를 감안해도 이 정도면 수집형 RPG 중 웰메이드라고 불러줘도 충분할 거 같아요.

스토리를 진행하고, 전투력이 모자라서 막히면 캐릭터를 강하게 해줄 수 있는 강화 재료가 떨어지는 던전을 반복해서 돌고, 다시 강해진 캐릭터로 스토리를 이어나가고.

3~5시간 정도 플레이하고 나면 더이상 새로운 구성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아주 조금씩 다른 반복적인 플레이들뿐이지만, 성장시키는 재미 자체는 잘 잡고 있기에 마치 아침햇살이란 이름의 음료처럼, 이게 그렇게 맛있진 않은데 계속 조금씩 먹게 되는 그런 맛이 있는 게임입니다.

 

간만에 수집형 RPG 당기시는 분들,

과금 걱정이나 불안 없이 한 번 해보셔도 괜찮겠습니다.

 

그럼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

전 다음에 뵙겠습니다.

 

 

/[리뷰] 소울리버스 제로 , 괜춘한 치킨지점!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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