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흔한 사랑 이야기를 흔하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낸 게임, A Fold Apart 리뷰
[PC] 흔한 사랑 이야기를 흔하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낸 게임, A Fold Apart 리뷰
  • 김민진
  • 승인 2020.04.24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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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는 이영애에게 이렇게 말했다. 과연 사랑은 변할까? 철학적이지만,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질문이다. 사랑은 언제나 인간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남성과 여성이 일으키는 화학적 반응이자 감성적 반응인 사랑. 이 세상에서 가장 뜨겁게 불타오르고, 한번 돌아서면 빙하보다 차갑다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수 많은 철학자가 나섰고, 엄청나게 많은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사랑은 죽음처럼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똑같이 느끼는 감정이고, 우리 바로 옆에 존재하는 감정이라 공감대를 형성하기 좋다. 음악, 드라마, 영화, 소설 등 모든 콘텐츠에서 사랑 이야기는 절대 빠질 수 없는 기가막힌 소재다. 하지만 유독 게임에서는 사랑이라는 소재가 그렇게 활발하게 쓰이지 못한다. 사랑이라는 소재를 제 3자가 느끼기 위해서는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어느 정도 스토리가 깔려 있어야 하는데, 그걸 게임에서 표현하기에는 너무 정적인 탓이다. 게이머들은 얼른 캐릭터를 조작하고 싶은데, 주구장창 캐릭터들이 대사만 내뱉으며 서로의 감정 티키타카를 쌓아가고 있으면 답답하지 않겠는가.

물론 사랑을 소재로 한 기가 막힌 게임들도 많다. 상기한 이유들 덕에 사랑을 소재로 하면 힐링게임이 되기 쉬운데, 이런 게임들은 대부분 스토리 진행을 주요 플랫폼으로 하고, 이를 진행해 나가는 방식에서 게임성을 취한다. 필자가 리뷰했던 어 라이즈 심플 스토리 역시 그러했고, 쯔꾸르 게임계에서 가장 명작으로 추앙받는 투 더 문 역시 그러하다. 이 게임들은 정형화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고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게이머들이 퍼즐을 푼다거나, 소소한 퀘스트를 수행하는 식으로 게임이 흘러간다. 오늘 리뷰할 A Fold Apart 역시 힐링게임의 일종이지만 여지껏 필자가 플레이 해봤던 여타 힐링게임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구체적인 차이점과 플레이 방식이 어떠한지를 자세히 살펴보자.

우리 주변에 있는 흔한 이야기

이 게임은 스토리가 다 해먹는 게임이다. 이건 분명하다. 에초에 모든 게임의 시스템이 스토리에 맞춰져 있다. 그런데 이 스토리가 우리가 일상에서 겪을법한 고민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 몰입도가 상당하다. 주인공은 건축가와 선생님 커플이다. 서로 알콩달콩 사랑을 키우던 커플은 건축가가 대형 프로젝트로 장기간 해외로 출장을 가면서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겪는 남녀의 감정변화가 주된 스토리다. 건축가와 선생님의 성별은 선택하기 나름이지만, 필자는 건축가를 남자로, 선생님을 여자로 선택했다. 그 기준에서 리뷰를 진행한다는 점을 미리 말해둔다.

스토리를 보면 알겠지만, 급박한 사건이 일어나거나 엄청난 반전이 있거나 한 건 아니다. 그래서 스토리 자체는 굉장히 잔잔하고 여유롭게 흘러가지만, 캐릭터 내면의 심리상태는 그와는 정반대로 시시때때로 요동친다. 장거리 연애다 보니 서로 메신저를 주고 받는데, 이 과정에서 상대의 아무것도 아닌 말 하나에 상처받아서 세상이 무너지기도 하고, 의도와는 다르게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사소한 감정의 변화를 굉장히 잘 캐치해서 또 잘 풀어냈다.

예를 들어볼까? 초반 챕터의 이야긴데, 남자가 상대에게 어제 꾼 꿈을 이야기하며 환상적인 도시에서 상대와 함께 있어 행복했다며 완벽한 상태였다는 말을 한다. 남자는 정말 순수하게 상대를 보고 싶고, 함께 있고 싶어서 한 이야기였는데, 전원생활을 좋아하는 여자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상해버린다. 남자의 말을 도시에서 함께 하자, 혹은 지금 여자가 누리는 생활을 포기하고 이 쪽으로 와서 함께 지내자는 말로 오해한 것이다. 이런 식의 감정다툼이 계속 일어난다. 때로는 둘이 직접적으로 메신저를 주고받기도 하고, 때로는 독백으로 자신의 마음 상태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이 엄청 세밀하고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게이머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나중에는 퍼즐이 문제가 아니라 이 커플이 결국 어떻게 되나 궁금해서 게임을 진행할 정도였다. 우리 주변의 흔한 이야기를 독특한 방식으로 굉장히 잘 풀어낸 스토리였다.

종이접기를 기반으로 한 독특한 퍼즐 시스템

A Fold Apart는 퍼즐게임이다. 남성과 여성의 감졍변화에 따라 번갈아가면서 진행되는데, 남자나 여자나 진행방식은 대동소이하다. 퍼즐이 등장하면 플레이어의 목표는 별을 먹는 게 된다. 결국 캐릭터가 별까지 이동하는 통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뜻. 별은 멀리 있지도 않고, 캐릭터가 이동하는 방향 역시 좌우 둘 밖에 없지만, 퍼즐은 굉장히 입체적인 사고를 요구한다.

퍼즐은 종이접기 형식이다. 앞면과 뒷면이 있고, 이걸 접었다 폈다 하면서 별까지의 길을 확보한다. 처음에는 좌우로 접고,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위 아래, 대각선, 회전까지 더해진다. 접었다 펴면서 캐릭터가 갈 수 없던 곳으로 갈 수도 있고, 길이 사라지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맵이 계속 변화하는 게 포인트. 50개의 맵이 있는데, 푸는 방식이 비슷한 건 있지만, 똑같은 건 거의 없다.

퍼즐에 적응할 시간도 충분히 준다. 처음부터 모든 방식을 오픈하는 게 아니라 챕터를 진행해 감에 따라 다른 방식이 오픈되는데, 이 오픈되는 시점이 굉장히 늦다. 마지막 기능이 회전은 전체 게임의 중반을 지난 시점에 오픈될 정도. 플레이어가 하나의 기능에 충분히 익숙해지면 다음 기능을 오픈해주고, 또 익숙해지면 다음 기능을 오픈해 주는 식이라 지루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퍼즐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이들을 위해 퍼즐을 대신 진행해주는 기능도 있다. 한 스텝 한 스텝 대신 진행해주는데, 이걸 너무 남발하면 그냥 한 편의 애니메이션 감상이 되니 퍼즐은 되도록 본인의 힘으로 진행하도록 하자.(필자의 경험담이다.)

깔끔하진 않지만 분위기와 독특함을 고려하면 뭐, 괜찮은 수준

그래픽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배경이었다. 솔직히 배경은 조금 번잡스러운 편이다. 메인이 되는 시스템이 종이접기 형식이라 자연적으로 배경 전체를 접게 되는데, 지금 메인인 맵과 다음 맵이 완전히 다른 분위기인 경우가 많아 눈이 불편한 경우가 제법 많았다. 막 눈이 아프고 이런 건 아닌데, 뭔가 그래픽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색감 자체는 좋았다. 블록으로 된 캐릭터에 약간 어설프지만 원색으로 된 표현된 배경이 마치 동화를 보는 것 같았다. 스토리 자체도 남자와 여자가 꽁냥거릴 때는 동화에 어울릴 만큼 따뜻하고 아름다웠으니까. 잘 어울렸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BGM과 연출이었다. 캐릭터의 감정변화에 초점을 맞춘 게임답게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과 기분을 BGM과 연출로 굉장히 잘 표현해 냈다. 까탈스럽게 날이 선 여자의 상태를 날카로운 나무로 표현하고,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남자의 감정을 주변 배경이 무너지는 식으로 표현했다. BGM도 그에 맞춰서 좋은 시절에는 화사하고 따뜻한 음악이 나오다가 무겁고 낮은 음의 음악으로 금방 금방 쉽게 바뀐다. 화가 난 상태, 절망, 기쁨, 행복 등 캐릭터의 감정변화에 따라 맵과 BGM이 유기적으로 변화해서 긴장감을 주고 있었다.

스토리는 기가 막히지만, 볼륨과 가격이 아쉽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스토리다. 연애를 하는 사람들, 혹은 연애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이들은 공감될 문구나 상황이 계속 이어져서 몰입감이 대단하다. 필자는 스토리를 보고 싶어서 계속 대신 진행해주는 버튼을 연타 했었다.

장점이 확실한 만큼 자잘한 단점도 많았다. 일단 볼륨이 너무 적었다. 2만원에 이르는 게임인데, 마음먹고 시작하면 3시간이면 엔딩을 볼 수 있다. 물론 퍼즐이 술술 풀린다는 가정하에. 퍼즐에서 일부 시간이 막힌다고 해도 5시간이면 엔딩을 볼 수 있는 수준이며 엔딩을 보고 나서 할 수 있는 엔드게임, 2회차 콘텐츠도 없는 수준이라 가격 대비 효율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캐릭터들의 움직임도 너무 굼뜨다. 맵에 따라 장애물을 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두어 번 발생할 수도 있고, 회전을 해야 하는 경우가 네, 다섯 번이 되기도 하는데, 이 모든 행동이 답답할 정도로 느리다. 빨리 퍼즐을 풀어서 스토리를 보고 싶은 입장에서는 많이 답답할 수 있다. 필자 역시 그랬으니까.

게임성 자체는 좋은 편. 효율은 한 번쯤 고민해 보길.

A Fold Apart는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이다. 우리 곁에 있는 흔한 이야기를 흔하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냈다.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고, 퍼즐도 독특해서 게임성도 잡았다. 퍼즐과 어드밴처를 좋아하고 힐링게임을 좋아하는 이라면 한 번쯤 플레이해 봐도 좋을 수작이다. 다만 가격과 볼륨이 아쉬우니, 이 부분에 대한 건 고민 해보고 구매를 결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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