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저니 투 더 새비지 플래닛 - 극심한 어지러움과 멀미를 유발하니 주의하세요!

  • 입력 2020.02.06 15:25
  • 수정 2020.02.06 15:27
  • 기자명 People's 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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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형입니다.

어느덧 제가 운영하는 네이버 게임블로그와 웹진 게임인에 리뷰를 올린지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그동안 정말 여러가지 게임들을 리뷰하고, 가지각색의 타이틀을 만났다는 것이 새삼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그동안 제 리뷰는 정말 특별한 게임 (닌자박스) 가 아닌 이상에야, 도입부에서 해당 게임에 대한 짧은 토막 이야기를 해드린 뒤 게임의 요소요소를 돌아보고, 저의 결론을 말씀드리는 형태로 작성해왔습니다. 그것이 기본적인 틀이었고, 개인적으로는 그 틀에 익숙해져있어서 유지한 포맷이기도 합니다. 오늘 리뷰 역시도 비슷한 구성으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분명 평소의 리뷰와는 조금 다를 거에요.

일단 저는 FPS장르에 멀미를 느끼는 게이머입니다. 그래서 보더랜드3를 리뷰할때도 조금 힘들었고, 오버워치도 좋아하긴 하지만 장시간 플레이하는 건 힘들어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이 게임은 그러한 일반적인 FPS 게임들보다 훨씬 어지럽고 심한 멀미증상을 유발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이 게임을 즐기면서 하는건 무리가 있었어요. 그렇기때문에 오늘은 최대한 가운데에서 게임을 소개하는 방식 말고, 최대한 저의 관점에서 본 저니 투 더 새비지 플래닛에 대한 이야기"만" 해드릴겁니다.

이렇게 심한 멀미를 느끼는 상황에서 이 게임을 꼭해보라, 너무 재미있었다 라고 말씀드리는 건 뭔가 거짓말하는 것 같거든요. :)

그럼 오늘의 게임, "저니 투 더 새비지 플래닛"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저니 투 더 새비지 플래닛은, 기본적으로 미지의 행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FPS 게임입니다.

주인공은 킨드레드 라는 회사의 신입사원으로써 알 수 없는 행성을 조사하며 인간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인지를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임무를 완수해야만 지구로 돌아올 수 있다 는 전제가 깔려있는 주인공의 행보를 플레이어가 함께 따라가는 형태로 게임은 진행되죠.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노맨즈 스카이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고는 하는데, 개인적으로 플레이해보지는 않았지만 행성을 탐험하고 자원을 채취한다는 부분 자체는 비슷해보였습니다.

그러나 행성과 행성을 오고갈 수 있는 노맨즈스카이와는 달리, 저니 투 더 새비지 플래닛은 맵 자체는 여러개로 나뉘어져 있기는 하지만 딱 하나의 행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행성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자원을 모아야 하는데요. 행성에 존재하는 식물이나 광석 등을 통해 채취할 수도 있고, 몬스터를 잡아 얻을 수도 있으며, 작은 몬스터에게 먹이를 준 뒤 그들이 배출하는 배설물을 통해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얻은 자원들은 점프 슈트나 갈고리, 총 등 행성 탐사에 필요한 장비나 기술 업그레이드에 활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갈 수 없었던 지역으로 향해가면서 조금씩 목표를 향해 전진하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탐사해야할 이 미지의 행성에는 크고 작은 종류의 몬스터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습니다. 선제공격을 하지 않으면 그저 다가오기만 하는 "우군"과도 같은 몬스터가 있는가 하면, 눈에 띄기만 해도 무조건 먼저 공격하는 확실한 "적"도 존재하죠.

 

 

또한, 몬스터를 활용해야만 제거할 수 있는 몬스터가 존재하는 등 나름대로 제각기 개성은 뚜렷하게 설정되어 있는 편이었습니다. 특히 그저 총을 맞추기만 하면 죽는 적 외에, 공격 패턴을 파악한 뒤 그것을 회피해야만 약점이 열리는 몬스터라던가, 무조건 상대의 시야밖으로 돌아들어가서 근접공격을 통해서만 잡을 수 있는 몬스터도 존재했어요.

일반적인 FPS 게임은 주로 은폐엄폐를 통해 상대를 쓸어담는 식의 플레이가 가능했다면, 이 게임에서는 적의 패턴을 비교적 다양하게 설정해둠으로써 그런 단조로움을 조금 덜어냈습니다. 덕분에 전투는 어느정도의 난이도가 있었고, 그만큼 싸우는 재미도 확실했습니다. 그러나 감도를 아무리 조절하더라도 게임 내부의 에임 커서가 너무 민감하게 움직이는 편이어서, 적을 조준하는 것이 어려웠음은 물론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조준보정 역시도 굉장히 약하게 설정되어있다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덕분에, 적의 다양한 패턴으로 인해 전투가 까다롭다 고 느끼기 보다 조준이 제대로 안되서 전투 난이도가 더 올라가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어요.

 

 

게다가 다소 과장되다 싶을정도로 알록달록한 필드와 적의 색감이 비슷하게 느껴질때가 많고, 가시성이 굉장히 떨어지게끔 배합되어있어서 긴박한 상황에서는 굉장히 헷갈리게 다가올때가 많았습니다. 또한 적에게 공격당했을때 위치를 표시해주는 마크의 경우에도 직관성이 굉장히 떨어지게 설계되어 있어요. 덕분에, FPS가 익숙하지 않은 입장에서는 얻어맞을건 다 얻어맞아가면서 빙글빙글 돌며 적을 찾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적의 위치를 찾기위해 레버를 돌리다가 낙사해서 죽은 것만해도 어림잡아 5번은 넘었을 겁니다. 다른 게이머분들은 어떻게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전체적인 게임의 직관성이 매우 떨어졌어요. 

 

 

물론 인상적으로 다가온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게임의 특정 스팟에서는 빠른이동에 해당되는 텔레포트를 사용할 수 있는데, 놀랍게도 로딩없이 바로바로 빠른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아무리 행성 하나를 무대로 한다고 해도 지역자체가 여러군데로 나뉘어져 있는데다가, 텔레포트 할 수 있는 지점의 숫자도 결코 적은 편이 아니어서 로딩에 대한 걱정을 했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덕분에 이 부분에서는 아주 쾌적하게 게임할 수 있었어요. 쓸데없이 흐름을 끊어먹는 부분이 없어서 군더더기 없이 물흐르는 진행이 가능했던 것 또한 좋았습니다. 

어쩌면 개발진이 의도적으로 흐름을 끊어먹을 수 있는 요소를 배제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빠르게 행성을 탐사하고, 장비정리하고 다시 출격하는 것이 컨텐츠인 이 게임에서 로딩과 컷씬이 자주 나온다면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겠죠. 컨텐츠 자체가 아주 많은 게임이 아닌만큼, 최대한 연속성을 유지하는 식으로 틀을 잡은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한 부분이었습니다.

 

 

기괴한 이 게임의 컨셉도, 플레이하시는 분의 취향에만 맞다면 아주 큰 장점이 되어줄겁니다.

알록달록하고 다양한 환경을 갖춘 외계행성과 기괴한 몬스터들에 더해서, 게임의 전체적인 컨셉도 굉장히 독특하고 유머러스하게 설계되어 있어요. 베이스캠프에서 끝없이 재생되는 정신없고 묘한 광고들은 가끔 거북할정도로 다가오기도 하며, 메일박스에서 재생되는 동영상들 역시도 그러한 통일된 컨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마냥 기괴하고 실없지만은 않고 그속에 어느정도의 뼈를 심어둔 포인트도 준비되어 있어요.

 

 

일정부분 게임을 진행하고 난 뒤 메일함을 열어보면, 예전 신입사원이 보냈던 메일이 휴지통에 버려져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 내용이 꽤나 심각하고 짠한 편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기괴함과 유쾌함을 메인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다른 색깔을 가진 부분도 준비되어 있다는 것은 좋았어요. 

게임에 있어서 배경이야기를 준비한다는 것은, 굉장히 기본적이고 중요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기도 합니다. 배경 이야기가 너무 어려워서도 안되며, 그렇다고해서 메인 스토리를 잡아먹을만큼 비중이 커서도 안되죠. 그런데 이 게임에서는 굉장히 심플하지만 꽤 정성들여 만든 배경이야기를 그저 메일함의 휴지통에 집어넣어뒀습니다. 유저에 따라 확인할 수도,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곳에 말이죠. 소소한 장소에, 확실한 이야기를 소소하지 않은 방식으로 잘 풀어낸 셈입니다.

 

 

이제 이 게임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일단 저니 투 더 새비지 플래닛은 잘만든듯 하지만 아쉬운 부분들이 다소 있었던 게임이었습니다. 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게임자체의 컨셉은 확실했고, 끊어먹는 부분도 거의 없이 진행되는 "괜찮은" 게임입니다. 미지의 물체를 스캔해서 그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 부분이라던가 지형지물을 활용한 이동 그리고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해가면서 갈 수 없었던 지역에 도달하는 방식 등은 재미있었어요. 플레이하는 맛은 분명히 있는 타이틀입니다.

그러나 저에게 있어서는 "문제점"도 확실한 게임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직관성의 문제는 플레이하는 내내 저를 괴롭혔고, 어떻게 조절해도 너무 민감했던 감도는 계속해서 저를 어지럽게 만들었습니다. 오버워치를 플레이해도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이 게임은 30분정도 플레이하고 나면 누워서 강제로 휴식해야할 정도로 그 정도가 심했어요.

 

 

이러한 직관성과 멀미의 문제는 길을 찾는 부분에서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게임은, 정확한 목적지를 마커로 보여주긴 하지만 정신없는 맵으로 인해 단순히 그 마커로만 길을 찾아가기 까다로운 편이었습니다. 지형으로 막혀있는 길도 그냥 직선코스로만 표기해주기 때문에 결국 플레이어는 길을 찾아다녀야 해요. 이런 부분들이 헷갈리는 색감과 직관성과 섞이고, 멀미와 함께 섞이면서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플레이환경을 조성하고 말았습니다. 

위 스크린샷에 있는 계단은 베이스 캠프로 들어가는 계단인데요. 정말 저 계단에서 멀미가 너무 심하게 나서 항상 눈을 감고 계단을 올라가야 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아쉬웠던건 "필드상에서 일시정지가 없다" 는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게임들은 메뉴를 누르면 멈추게 되어있는데,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메뉴를 누르더라도 게임은 계속해서 실시간으로 진행됩니다. 덕분에 여유있게 메뉴를 돌아볼 새도 없이 적의 동태를 살펴야 하죠. 저는 이 부분을 게임을 한참 플레이한 뒤에야 뜬금없는 패드 진동으로 인해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건 미리 알려줬더라면 좋지 않았을까요 ?

이외에 가시거리에 있긴 하지만, 다소 거리가 있는 몬스터들의 경우 100%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딱 절반정도만 로딩해서 눈속임처럼 연출하기 때문에 품질이 굉장히 떨어지는 8비트 형태로 구현될때가 잦은데요. 물론, 이런 시스템을 통해서 로딩을 없앤거라면 이해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자막을 "나옴"으로 설정했음에도 안나옴으로 바뀐다던가, 몬스터와 지형지물에 끼어서 움직일 수 없는 등 자잘한 버그들도 존재했습니다.

 


 

 

저니 투 더 새비지 플래닛은 결코 나쁜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분명한 장점들도 존재했고, 플레이하는 맛도 확실한 게임이었어요.

그러나 저에게 있어서는 기억에 남을만큼 "힘든" 게임이었습니다. 멀미나, 직관성 등의 부분들은 분명 개인취향이나 성향의 영역에 걸쳐져 있는 만큼 정확히 어떠하다라고 평가하기 어려운 타이틀이었다고 생각해요.

 

취향에만 맞다면 갓겜은 힘들지언정 최소한 "좋은 게임" 또는 "재미있는 게임"까지는 충분히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

반면 FPS 멀미나 어지러움증이 있으신분들은 정말 어지간하면 플레이하지말 것을 권하고 싶네요. 

도전을 말리진 않겠습니다만 분명 저처럼 아주.... 힘든 여정을 겪으실 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번주 열리는 LCK 리뷰 글로 다시 돌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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