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컨셉은 약탈. 4개의 클래스를 선택해서 팀을 꾸릴 수 있다. 적에게서 열쇠를 훔치고, 보물상자를 훔쳐서 달아나는 것이 목적이다. 플레이어의 약탈을 방해하는 것은 AI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4명의 상대 팀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PVE와 PVP를 섞었다. 여기에 서양 구질구질한 중세 암흑기를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는 피해갈 수 없는 이야기를 더했다. 등장하는 캐릭터는 '로빈 후드'를 모티브로 삼았다. 완벽한 조합이다. 게임을 좋아한다면 본능적으로 끌릴 수밖에 없다. 나 역시 그랬다. 직접 실행하기 전까지는 말
최근 서양의 중세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자주 접하다 보니 한가지 취향이 생겼다. '화려함'보다는 '처절함'과 '구질구질함'에 끌리는 것이다. 목조 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곰팡이 섞인 습기, 진흙으로 엉망이 된 거리, 지우개를 씹는 것만 같을 질감의 빵과 감자. 책과 미디어로 서양의 역사를 배운 내 입장에서는 이런 '날 것'의 감성에 더 마음이 간다. 현실도 팍팍한데 굳이 이렇게 처절한 중세 시대 서민의 삶에 끌리는 이유란, 아마 게이머의 본능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중세를
플레이어의 피지컬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장르. 바로 '슈팅 게임'이다. 동체 시력과 이에 반응하는 빠른 손. 여기에 적이 등장하는 위치를 외우고, 쏟아지는 탄환을 특정 위치로 유도하는 기억력까지. 소위 '탄막 액션'이라고도 부르는 이 장르는 '일반적' 게이머가 접하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노력이 곧 실력'이 되는 장르기도 하다. 오락실을 예로 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동전을 넣었느냐에 따라 어느 선까지는 실력이 보정되기 때문이다. 내가 학생일 때 다니던
인류멸망. 현재 지구에 살아가는 인류를 위협하는 '지구 종말'을 이야기할 때, 그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은 바로 '전쟁'으로 인한 멸망일 것이다. 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멸망은 게임에서도 단골 소재로 활용된다. 배경도 다양하다. 러시아의 지하철이 되기도 하고, 또 지하 깊숙한 벙커가 되기도 하며, 지구에 희망이 없으면 우주로 나가버리기도 한다. 굳이 '핵전쟁' 까지 가지 않더라도, '테러'나 '내전'에 의한 위협은 2021년 아직도 계속된다. 지구는 지금도 총성이
1990년대, '컴퓨터'라는 물건이 가정에 널리 보급되던 시기. 당시 대부분 어른은 '삼보'나 '세진' 같은 이름을 그저 '비싼 오락기' 정도로 생각했었다. 물론 아직도 컴퓨터를 오락기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다. 어쨌든 당시 어른들의 잔소리를 버티며 자란 '게이머'에게는 몇 가지 중요한 스펙이 요구되기도 했다. 2021년에는 자랑조차 하기 민망한 것들이다. '재미있는 게임 구하는 법' '친구집에 있는 게임을 내 PC에 복사하는 법
재미있자고 하는 게임이지만, 어느 순간 필연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때가 온다. '래더' '승급전' '레이드' '템렙업' '장비 강화' '업적' 등 그 방식에는 장르마다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재미' 그 이상의 것을 느끼게 되는 구간을 피할 수 없다. '게임은 쉬려고 하는데 왜 스트레스를 받아?' 일반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게이머'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사람이라면 '
'또그나로크'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게임은 이제 어디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 정식으로 라이센스를 사용한 건지도 모를 정도로 많다. 아직도 '라그나로크'의 이름을 단 신작이 나오는 걸 보면, 제대로 만든 IP가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내 기억에 남아 있는 '라그나로크는' 많지 않다. 수많은 '라그나로크'가 거쳐 갔지만,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게임은 당연히 '라그나로크 온라인
얼마 전 탐사로봇 '퍼서비어런스'가 화성에 착륙했다. 황량한 표면이 찍힌 화성의 사진이 지구에 도착했고, 많은 사람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스페이스X'의 로켓이 지구를 잠깐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도 비슷했다. 어렸을 땐 '당연히 그래야지'라고 생각했던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어른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1990년대 초에 상상했던 2021년은 상당히 많은 먼 미래의 것이었다. 지구와 달에 터널이 생기고, 화성과 지구를 마음껏 이동하는 기술은 아직 상상력에 머물러있다. 하지만 게
내가 어릴 적,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에는, 치트키나 에디터를 쓰지 않으면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게임이 있었다. 지금처럼 유튜브나 게임 관련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시대도 아니었고, 게임에 한글이 보이는 것 자체가 희소했던 시절이었다. 일단 'black sheep wall'과 'show me the money'를 치고 시작해야 마음이 편했다. 이제는 그 이름조차 생소한, '패키지 게임' 에서의 치트키는 어느 정도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재밌자고 하는 게임을 굳이
"너 게임으로 뭐 한다고 하지 않았어?" 부끄럽지만, 게임 'LOL'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때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현재 e스포츠 종목의 정점에 있는 'LOL'. 나는 사실 'LOL'과 관련된 팀이나 프로선수들을 보면 "누구지? 잘하시는 분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LOL'이라는 게임을 2010년 이후로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e스포츠도 게임의 범주에 포함할 순 있지만, 공략을 찾고 리뷰를 쓰는 것과 비교했을 때 그 호흡이 훨씬 길다.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가끔은 현실을 버티고 위로하는 소중한 역할을 한다. 게임판이라고 다를 것은 없다. 게이머들이 아직도 '옛날' '고전'을 사랑하는 이유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의 그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서, 지금은 느낄 수 없는 그때의 감성 같은 것을 다시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다. '퐁' '테트리스' '갤러그' '스트리트 파이터' '울펜슈타인' '울티마' 등 장르의 시작점에 있는 게임
게이머들이라면 동양과는 다른 느낌의 '북미 감성' 혹은 '양키 센스'를 경험해본 적 있을 것이다. '이게 같은 게임의 같은 캐릭터라고?'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괴리감을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다. 이 '양키 센스'를 어떤 것이라고 딱 집어서 말하긴 어렵다. 단지, 캐릭터의 디자인이나 색감, 유머 코드 등 동아시아의 감성과는 다른 어떤 이질적인 게 담겨있다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미적 감각의 차이 혹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겠지만, '북미'라고 하면 약간은
밤하늘에 보름달이 뜨면 정신을 잃고, 내면의 강렬한 파괴본능에 잠식되는 '늑대인간'. 개인적으로 '늑대인간'은 동아시아보다 북유럽이나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이야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에도 '구미호'라는 캐릭터에서 그 유사성을 찾아볼 순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둘은 늑대와 여우이기 때문에 접점이 없다. 그만큼 '알긴 알지만, 정확히는 모르는' 생소한 캐릭터라는 의미다. 생각해보면 게임에서 늑대인간을 만나본 기억이 많지 않다. 가장 확실히 '늑대인간'이라
게임에서 캐릭터, 스토리, 배경, 시스템 등 다양한 요소가 서로 잘 어울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게임이 전반적으로 조화를 잘 이뤘을 때 나오는 시너지 효과. 그리고 이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경험. 이런 것이 담긴 게임을 게이머들은 '명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모든 것이 완벽한 게임은 몇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발자들의 영혼을 갈아 넣은 특별함이 하나씩 존재하는 게임은 있다. '젤다의 전설' '컵헤드' '어쌔신 크리드' '레드 데드 리뎀션'과 같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모바일 게임은 이제 기존에 있던 것에서 뭔가를 추가하는 방식보다는 오히려 약간 덜어내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RPG를 가만히 보면, 누가 더 많이 담아냈나를 겨루기라도 하는 듯 볼륨과 콘텐츠의 '양'에만 집중하고 있다.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뭔가 많으면 많을수록 게임의 오리지널 스토리나 서사구조가 기억에 남는다거나, 캐릭터의 독특한 개성이 느껴지거나, 게임 자체의 독특한 시스템을 체험해보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게이머가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
서양의 중세는 게임의 단골 배경이다. 거미줄처럼 얽힌 가문과 왕위 계승으로 인한 갈등. 끊이지 않는 전쟁과 드러나지 않은 정치적 암투. 여기에 마법사와 드래곤, 전설의 갑옷과 무기, 엘프와 드워프 같은 판타지를 조금 섞으면 그대로 RPG의 기본 배경이 된다. 이런 스토리는 실제로 일어났던 당시 유럽의 역사와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이런 배경 위에서 가난한 농부나 대장장이의 아들, 혹은 사생아 같은 캐릭터로 시작해 영웅이 되는 이야기를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중세를 배경으로 한 게임에 유난히 덕과 빠가 많은 이유는 바로 이런
'더블 드래곤' '파이널 파이트' '캐딜락과 공룡' '던전 앤 드래곤' 아마 오락실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일 것이다. '오락실과 체어샷'의 무서움을 아는 게이머라면 '횡 스크롤 액션' 혹은 '벨트 스크롤 액션'이라고 부르는 게임 장르의 맛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장르의 특징은 바로 2P. 요즘에 와서 그럴싸하게 표현하는 '로컬 멀티플레이'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오락실에서 혹은 문방구나 동네 슈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모바일 게임판에서 '명작'이라 부를만한 게임이 나오긴 굉장히 어렵게 됐다. 대형 게임 개발사들이 모바일 게임을 만들 때 '재미'보다는 '수익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 비중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그 결과로 지금의 모바일 게임은 '선수'들의 영역, 즉 P2W의 시대가 됐다. 물론 모든 게이머가 무과금만으로 그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개발사의 입장도 곤란할 수밖에 없다. 늘 나오는 이야기지만, 개발사 역시 땅 파서 직원들 월급 주면서 게임
남자라면 유년기를 함께했던 로봇에 대한 추억과 자신이 좋아하는 로봇을 조종하며 괴물을 상대하는 상상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변신' '합체' '탑승' 과 '로보트'의 조합은 시간이 지나도 거부할 수 없는 본능처럼 가슴을 뛰게 한다. 육중한 강철 덩어리의 묵직한 움직임에는 아이와 어른의 그리고 시대를 뛰어넘는 로망이 담겨있다. '로봇'은 게임에서도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소재다. 예전에는 당연히 '건담'이나 '에반게리온' 같은 거대한
오래간만에 국산 MMORPG 신작이 출시됐다. 오래전 지스타에서 처음 봤던 그 'AIR'라는 게임이 기억에서 점점 잊혀갈 즘 '엘리온'이라는 이름으로 게이머들을 찾아왔다. '스팀 펑크'를 담아낸 'AIR'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고, 새로운 이름의 '엘리온'으로 알고 있는 게이머들도 있을 것이다. '엘리온'은 '국산 MMORPG'의 현재 수준이 어떤지,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과연 한국 MMORPG의 미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