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 퍼즐게임으로 재탄생한 쿠키들. 모바일 안녕! 용감한 쿠키들 리뷰

  • 입력 2020.01.20 13:35
  • 기자명 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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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맞추기 류의 블록 퍼즐게임은 거의 게임의 역사와 그 발자취를 함께 할 정도로 역사와 전통이 깊은 장르다. 테트리스처럼 한 줄을 없애는 방식도 있고, 뿌요뿌요처럼 같은 색의 블록을 연결하는 방식도 있다. 같은 그림을 연결하는 사천성 역시 그림 맞추기 퍼즐의 한 분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장르의 가장 큰 장점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조작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남다른 감각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냥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많은 블록을 없앨 수 있을까를 설계하는 전략(?) 머리만 있으면 된다. 한 파트를 끝내는데 짧게는 30, 길어도 5분을 넘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처럼 블록 퍼즐게임은 장르의 태생부터가 여러 모로 모바일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의 등장과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애니팡, 캔디팡, 캔디크러쉬 사가 등이 한 시대를 풍미한 블록 퍼즐게임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발전을 꾀하며 블록 퍼즐게임계의 대부로 남아있으며 지금도 어머니, 아버지의 스마트폰 어딘가에 깔려있는 경우가 많다. 모바일 게임 초창기에 쉬운 조작감과 편의성을 무기로 엄청난 흥행을 거듭한 블록 퍼즐게임 장르지만, 스마트폰의 그래픽이 향상되고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확대되면서 그 모습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 나오는 블록 퍼즐게임들을 보면 대부분이 RPG나 시뮬레이션과 결합하여 화려한 이펙트, 깊이 있는 스토리 등을 자랑한다. 경쟁이 더해지는 게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변화겠지만, 과거 단순하고 가볍게 즐겼던 전통 블록 퍼즐들의 매력을 기억하는 게이머들 중에서는 이런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블록 퍼즐게임의 장점은 캐주얼과 편의성인데, 이 장점들이 사라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게임은 이처럼 전통 블록 퍼즐게임의 향수에 젖어들고 싶은 이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게임이 될 듯하다. 간만에 등장한 전통 블록 퍼즐게임, 안녕! 용감한 쿠키들이다.

과하지 않고 무난한 스토리, 이게 캐주얼 게임이지

안녕! 용감한 쿠키들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쿠키가 주인공인 게임이다. 쿠키하면 생각나는 게임. 쿠키런을 개발한 데브시스터즈와 퍼즐 블록게임계의 대부인 젤리팝게임즈가 제작한 게임이다. 모든 캐주얼 게임들이 그렇듯이 스토리는 간단명료하지만, 그 스토리에 녹아있는 캐릭터들과 연출은 굉장히 신선한 편이다.

주요 스토리는 쿠키런에서 우리가 자주 봤던 그 용감한 쿠키가 오븐에서 깨어나 쿠키를 먹는 마녀의 위험에서 벗어난다는 이야기다. 용감한 쿠키가 모험을 하면서 다양한 쿠키를 만난다는 설정인데, 만나는 쿠키들의 면면이 꽤나 화려하다. 쿠키 주제에 코팅을 바르고 서핑을 즐기는 소다맛 쿠키, 장난을 좋아하는 악마 쿠키, 코코아맛 쿠키에 용사맛, 닌자맛 쿠키까지. 상식을 초월하는 쿠키들이 등장한다.

요 귀여운 쿠키들이 하는 말은 대부분 유치하고 장난스러운 것들인데, 어벙한 표정, 단순한 그래픽과 어우러져 잘 어울린다. 10개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다른 쿠키를 만나게 되고, 쿠키들과의 간단한 에피소드를 통해 스토리가 진행되는 방식이다. 캐주얼 게임의 정체성에 딱 맞는 과하지 않고 무난한 스토리였다.

쿠키들만의 특징을 숨긴 전통의 블록 퍼즐게임

안녕! 용감한 쿠키들은 전형적인 애니팡식 블록 퍼즐게임이다. 같은 색의 블록 3개를 맞추면 사라지는 방식이고, 같은 블록 4, 5개를 어떤 식으로 맞추느냐에 따라 특수 블록이 생긴다. 스테이지마다 움직일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있고, 이 횟수 내에 지정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방식 자체는 크게 새로울 것 없는. 전통적인 블록 퍼즐게임의 전형이고, 다른 게임과 차별성을 둔 점은 쿠키들에 따라 특수효과가 다르다는 것 정도다. 쿠키들은 각각 고유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스테이지 내에서 블록을 몇 번 이상 터트리면 랜덤으로 고유효과를 쓸 수 있는 블록이 생기는 식이다. 가로 5칸 터트리기, x자 터트리기, 하늘색 터트리기 등 쿠키들마다 고유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쿠키를 모으는 재미가 배가된다. 에피소드를 보면 해금되는 새로운 쿠키들은 매 스테이지마다 소량 얻을 수 있는 코인으로 구매 가능하다.

스테이지 클리어 목표는 매번 다르게 설정되어 지루함을 없앴다. 이 목표 역시 에피소드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컨셉이 달라져 보는 재미가 있었다. 예를 들면 처음에는 단순히 젤리 뒤에 숨겨진 파란색 지렁이(?. 뭔지는 모르겠다.)를 구출하는 게 끝이었지만, 에피소드를 하나 클리어하고 나면 위에서 내려오는 튜브를 바닥의 물 속으로 넣는다든지, 코코아가 커피까지 갈 수 있도록 길을 튼다든지 하는 식으로 새로운 목표가 계속 등장해서 신선함을 주고 있었다.

난이도 역시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니다. 웨어울프 쿠키를 얻을 수 있는 스페셜 에피소드는 난이도가 조금 있는 편이지만, 이건 하트도 깍이지 않고, 실력만 있으면 쿠키 하나를 얻게 해주는 시스템이니 이해할 수 있다. 본편의 에피소드는 굉장히 쉬운 편. 현재 약 200 스테이지까지 개방된 상태에서 중반부인 100 스테이지 정도까지 플레이 해봤는데, 막힌 적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물론 80 스테이지를 넘어가면서 아무 생각 없이 플레이하면 반드시 막히는 구간이 생겼지만, 기본적으로 게임이 쉬워서 생각 없이 플레이해도 연쇄효과가 빵빵 터지곤 한다.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거야~!

그래픽과 BGM 역시 캐주얼 게임과 잘 어울린다. 그래픽은 쿠키런에서 자주 보았던 단순한 수준이지만, 원색적인 색감으로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거의 모든 캐릭터가 둥글둥글한 원으로 표현되어 있어 굉장히 부드럽게 느껴진다. 날카롭고 사나운 느낌이 생명인 웨어울프 쿠키조차 눈망울이 똘망똘망해서 무섭지 않고, 안쓰러운 느낌이다.

이런 그래픽을 제작사도 잘 알고 있는지, 모든 쿠키는 부드러운 모델링을 이용해 게이머의 감정을 조금씩 자극한다. 웨어울프 쿠키는 자기가 자꾸 변해서 친구들을 해친다며 슬퍼함으로써 게이머에게 모성애, 부성애를 자극하고, 소다맛 쿠키는 미친 텐션으로 쾌활함을 자극한다. 그래픽이나 캐릭터 모델링이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모든 설정이 잘 어우러져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BGM 역시 칭찬을 안할 수가 없다. 스테이지를 플레이할 때 단순하지만 중독성 높은 BGM을 깔아놓아서 자꾸만 나도 모르게 어깨춤을 추게 했다. 개인적인 취향 탓인가 싶어서 친구들에게 플레이를 권했는데, 친구들 역시 옆에서 어깨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쿠키들마다 고유의 BGM과 효과음이 있는데, 이 역시 잘 어울린다. 개발사가 게임 내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적절한 과금과 성의있는 운영. 오픈빨일까? 지켜봐야 할 부분

난이도와 과금 부분을 이야기 안할 수 없다. 안녕! 용감한 쿠키들에서 화폐는 크게 게임을 플레이해서 얻을 수 있는 소량의 코인과 이벤트나 과금으로만 얻을 수 있는 크리스탈이 있다. 다른 블록 퍼즐게임과 마찬가지로 게임의 진행을 도와주는 아이템이나 이어하기는 크리스탈로 구매한다. 내가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코인이다.

게임사의 과금 정책이 욕을 먹는 이유는 과금으로 인해 게임 내 밸런스가 파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가 고생고생해서 키운 200렙짜리 캐릭터가 현질한 아이템을 덕지덕지 바른 100렙짜리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한다면, 게임 할 맛이 나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안녕! 용감한 쿠키들의 과금 정책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일단 게임 내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쿠키를 과금하지 않아도 게임을 꾸준히 하면 얻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에피소드를 보면 해금되는 모든 쿠키는 코인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게임을 하면서 코인을 모으면 모든 쿠키를 얻지는 못하겠지만, 게이머가 원하는 쿠키 두어 개 정도는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쿠키의 성능이 게임 밸런스를 파괴할 정도로 특출난 것도 아니기에 게임 플레이에는 큰 영향이 없다.

과금 정책은 물론이고, 운영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안녕! 용감한 쿠키들이 출시하기 전에 사전예약을 한 게이머들에게는 눈설탕맛 쿠키가 보상으로 주어졌다. 하지만 시스템의 문제로 인한 것인지 쿠키가 지급 안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 사실이 문제되자마자 개발사에서는 바로 패치를 진행해 모든 게이머들에게 눈설탕맛 쿠키를 지급했다. 물론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게 베스트고,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게임계에서는 이례적으로 굉장히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개발사가 운영에 신경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쉽고, 재미있게. 캐주얼 게임의 장점을 모두 때려 박은 게임

솔직히 블록 퍼즐게임은 재미없기가 힘든 장르다. 쉬운데다가 블록들이 사라질 때 주는 쾌감이 어마어마하기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게임 장르다. 하지만 그건 장르의 특성일 뿐, 특성을 어떻게 게임에 잘 적용하여 좋은 게임을 만드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그런 점에서 안녕! 용감한 쿠키들은 쿠키라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블록 퍼즐게임의 장점에 굉장히 잘 녹여냈다고 생각한다. 단순하고 가볍게 즐길만한 캐주얼 게임을 찾는 이들에게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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