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LCK] 아프리카 창단 첫 우승! - 케스파컵 결승 리뷰 및 직관 후기

  • 입력 2020.01.07 13:46
  • 기자명 People's 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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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스프링 시즌을 앞두고 펼쳐졌던 프리시즌 토너먼트, 2019 케스파컵 울산의 결승전 매치업은 아프리카 프릭스와 샌드박스 게이밍 간의 경기였습니다. 양 팀 모두에게 이번 결승전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죠. 아프리카는 정말 오래간만에 경험하는 결승전 무대였고, 샌드박스의 경우 창단 후 처음으로 경험하는 결승전이기도 합니다. 또한 두 팀 다 공식대회에서의 우승경험은 없는 상태였죠.

​그리고 결과는, 아프리카 프릭스의 3-0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줬다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죠.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계기"가 필요하고, 우승은 그러한 계기 중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일텐데 아프리카가 창단 후 첫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일단 소기의 목표는 달성한 셈이 된 매치였습니다.

​오늘은 아프리카 프릭스의 우승을 결정지었던 3세트 주요장면들을 돌아볼건데요, 운좋게도 티켓 예매에 성공해서 직접 직관을 다녀온 만큼 따끈한 현장사진들도 함께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울산KBS홀 도착 후, 발권하러 가는 길에 반가운 얼굴도 볼 수 있었습니다.

입구쪽에 사람들이 엄청 모여있길래 슬쩍 보니까 김민아 아나운서님께서 인터뷰를 진행중이시더라구요. 자발적으로 신청받기도 하고, 아나운서님께서 직접 사람들한테 가서 인터뷰를 먼저 요청하기도 하시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이후 체험형 경품행사를 간단하게 돌아본뒤 좌석으로 이동했습니다.

​선발 라인업이 조금은 독특했는데요. 기세좋았던 샌드박스는 의외로 레오 - 고릴라 대신 루트 - 조커 바텀듀오에 도브 선수를 얹은 선발명단을 보여줬습니다.

클템 해설의 말처럼 마치 19시즌 우리가 하던 색깔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걸 보여주겠다 와 같은 라인업이었다고 생각해요. 반면 아프리카는 이번 대회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라인업을 그대로 들고 나왔습니다.

 

 

 

 

 

아프리카 vs 샌드박스 : 3세트.

 

우승을 결정지었던 3세트, 양팀의 벤픽입니다.

샌드박스는 아트록스 - 올라프 - 오리아나 - 바루스 - 탐켄치 를 선택했는데요. 이번 결승전 내내 샌드박스는 이러한 육각형 조합들을 픽하고 있는데,

좋게말하면 밸런스 있는 나쁘게 말하면 다소 밋밋한 픽인것은 부정할 수 없겟죠. 특히 1~3세트 내내 탐켄치를 서둘러 챙기는 모습이었는데, 아무래도 바루스 - 탐켄치 시너지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듯 합니다. 개인적으론 미드 - 탑에서 조금 더 강한 걸 골랐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아프리카는 고인규 해설의 말처럼, R만 두들기면 알아서 한타가 그려질 수 있을정도로 무시무시한 한타조합이었습니다. 2세트에 이어 3세트까지도 노골적인 한타조합을 들고 나온 셈인데요, 샌드박스 입장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라인전을 두들겨팸과 동시에 서둘러 경기를 굴러야할 초시계를 손에 들고 시작하게 된 셈입니다.

 

경기 초반, 아프리카가 기분좋은 탑 갱킹으로 기인에게 퍼스트 블러드를 먹여줬었죠. 이후 샌드박스도 탑 갱킹으로 반격에 나섭니다. 얼핏보면 흔한 탑갱 장면 같지만 개인적으론 좀 인상적이었는데요.

​기인선수는 여기서 헤카림의 궁극기를 도주기로 쓴 것이 아니라 섬밋 선수를 데려가기 위한 공격용 궁으로 활용했습니다.

물론 점멸이 없는 헤카림이 어차피 궁을 서봐야 죽을 확률이 높다고 판단한 것일 수도 있지만 굉장히 멋진 장면이었어요. 실제로 이 반격은 성공할뻔 했지만 한틱차이로 실패했고, 온플릭 선수가 킬을 가져가게 됩니다.

 

 

아프리카의 픽을 돌아보면, 헤카림 - 키아나 - 럼블 - 노틸러스 모두 광역 스킬들이 많고 씨씨기도 많은 편이죠.

상대하는 샌드박스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팠을 겁니다. 그리고 14분경 바텀쪽에서 펼쳐진 장면은 이러한 아프리카의 강점을 여지없이 드러낸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양팀 탑솔러들이 내려오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4:4 구도가 만들어졌는데요. 그 외에 남겨진 정글 - 미드 - 바텀 선수들의 합류속도는 거의 비슷했습니다. 오히려 샌드박스가 뭉치기는 먼저 뭉친 모습이었고, 아프리카의 키아나 럼블이 멀찍이서 합류하는 그림이었죠.

그러나 노틸러스가 그랩을 통해 바루스의 발을 묶고, 도착한 럼블의 이퀄라이저가 떨어지면서 샌드박스의 발을 묶는데 성공합니다.

 

 

가까스로 샌드박스가 탈출하는 듯 했지만, 이후 진입한 키아나의 궁극기가 정통으로 들어가면서 다시 한 번 위기에 몰리게 됬는데요. 다행스럽게도 오리아나의 궁극기와 바루스의 침착한 딜링으로 추가적인 손실없이 상황을 끝내긴 했지만 간담이 서늘했을 장면이었습니다. 아마도 이장면 이후부터 시간이 흐를때마다 샌드박스는 더 다급하고 쫓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겁니다. 계산해야할 씨씨와 한타 스킬들이 너무많은 상대는 분명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강점이 더해질테니까요.

​특히나 3세트에서는, 샌드박스가 생각보다 구도를 잘 잡고 받아친 장면들이 있었음에도 아예 조합 파워에서부터 차이가 나는 부분들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극 한타조합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을 결국은 해결하지 못한 샌드박스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샌드박스는 늘 그래왔듯 이번 케스파컵에서도 온플릭이 게임을 풀어나가며 주도적으로 경기를 이끄는 팀인데요. 초반에 힘을 줄 수 있는 올라프나 리신을 잡고도 썩 재미를 보지못했습니다. 게임 메이커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자 샌드박스 팀 전체가 함께 무너지고 만 셈이죠.

 

 

이후엔 뭐, 이미 드래곤 3스택을 쌓은 아프리카가 원하는대로 흘러간 양상이었습니다.

4스택을 줄 수 없었던 샌드박스는 어쨌건 전장에 발을 들여야만 했고 이것을 놓칠리 없는 아프리카는 멋진 한타를 보여줬습니다. 물론 스피릿이 용둥지안에서의 짧은 실랑이 끝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먼저 커트당하면서 혹시?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게다가 헤카림의 거리도 상대 레드쪽에 치우쳐있었기 때문에 그림이 좀 그려지나 싶었지만, 아프리카가 노틸러스 궁과 럼블 궁으로 헤카림의 진입각을 만들어줬어요. 그리고 ..

 

 

헤카림의 진입이 이어집니다. 짤이 조금 흐리긴 하지만 바루스와 오리아나가 무방비 상태로 헤카림에게 얻어맞는 모습이 보이실 거에요.

이들을 지켜줘야할 탐켄치는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쏠려서 이미 시비르에게 얻어맞은 상태였고 아트록스도 둥지안으로 들어가서 조금 애매해진 상황이죠. 이렇게 되면 한타는 이미 돌이킬수 없게 됩니다.

​이후 레오 선수가 멋진 카이팅을 보여주긴 했지만.. 너무 커버린 헤카림을 카이팅 만으로 상대하긴 역부족 이었죠.

 

 

​​사실상 경기가 아프리카쪽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펼쳐졌던, 바론 근처에서의 장면입니다.

샌드박스가 다시 한 번 스피릿 선수를 빠르게 커트했는데요. 죽기 직전 사용한 여왕의 진가가 상대를 갈라놨고, 이후 노틸러스의 궁극기가 바루스에게 타겟팅됬지만 폭뢰가 지나가는 과정에서 아트록스가 공중에 뜨게 됩니다.

아트록스를 살리기 위해 진입했던 탐켄치는 점멸로 그 현장을 빠져나오게 됬는데요, 자연스럽게 이 과정에서 바루스는 혼자 남게 됩니다.

​그리고 주구장창 바루스만 찾아 헤멨던 헤카림이 바루스를 커트하게 되었고 경기가 완전히 아프리카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이후는 아프리카가 부드럽게 게임을 마무리지으면서 3-0, 그야말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결승전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케스파컵 프리뷰나 로스터 정리때도 말씀드렸듯 케스파컵은 절대로 의미없는 대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는 라인업 실험의 기회로, 누군가에게는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대회일겁니다.

​그리고 아프리카는 강팀으로 갈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해줄 "우승" 이라는 결과물을 손에 얻게 된 셈입니다.

 

 

기인은 그야말로 기인이었습니다. 벤픽으로는 막을 수 없는 경기력을 여러차례 보여줬고, 심지어는 잘 풀린 탑솔러가 적극적인 로밍과 텔포활용으로 맵전역에서 다른라인을 터뜨릴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해냈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던 유통기한 다된거아니냐 는 식의 비판을 순식간에 잠재운 멋진 활약이었습니다.

​스피릿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키아나 활용은 감탄이 나오는 수준이었습니다. 플라이의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걱정을 좀 했었는데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어요. 특히 결승 1세트에서의 에코픽은 샌드박스에게 엄청난 카운터 펀치를 먹이면서 멋진 플레이까지 이어지기도 했죠.

​새로운 바텀 듀오였던 미스틱 - 젤리 역시도 좋았습니다. 미스틱은 LPL에서 쌓아온 경험을 여지없이 증명했어요.

후반에 캐리롤을 맡길 수 있는 든든한 원딜이 있다는 건 어떤 팀이나 바라는 구도일텐데, 믿고 후반을 바라볼 수 있는 원딜의 모습을 잘 보여줬습니다. 젤리 선수는 브라움 벤까지 이끌어낼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어요. 이외에 결승 3세트에서 나왔던 썬 선수도 맡은 바 역할을 빠짐없이 잘 해냈습니다.

 

 

샌드박스의 경우엔, 온플릭에 대한 의존도 문제를 한번 더 확인하게 된 대회였다고 생각해요. 게임메이커 한 명이 막혔을때 이렇다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팀은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최상위권" 으로 도약은 어려울 겁니다. 에이스 한 명이 집중 견제를 당하면 다른 선수가 그 흐름을 뚫어줘야 진짜 강팀이 될 수 있을 거에요.

​희망적인건 새롭게 선보인 레오 - 고릴라가 꽤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특히 레오가 보여준 경기력은 샌드박스가 2020 스프링 시즌을 앞두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였다고 봐도 될 듯해요.

결승전에서 다소 의문부호가 남았던 벤픽 부분을 해결하고 게임 크랙에 대한 부분을 잡을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19시즌에 비해 전력이 더 탄탄해 진 샌드박스가 더 높은 곳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간단한 차기 시즌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해봅시다.

시즌 10의 경우, 1월 10일에 시작된다고 하는데요, LCK 2020 스프링의 경우엔 개막이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msi가 중동에서 개최될 예정이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는만큼 조금 더 기다려봐야 구체적인 일정이 나올 것 같습니다.

참고로 2018 케스파컵은 12/31일에 종료되었고, 그로부터 약 2주일 뒤인 1/16일에 2019 스프링이 개막했었습니다.

이 구도로 흘러간다면 2020 스프링의 경우 1/20 ~ 23일 사이에 개막되어야 정상인데, 아예 2월로 스프링 개막이 미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네요. :)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차기 시즌은 또 어떤 드라마로 팬들을 울고 , 웃게 만들지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

지금까지 LCK 오프시즌 및 케스파컵 관련 글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정규시즌 개막 후 재미있는 내용을 가지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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