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로스트 페이트. 미소녀 방치 게임!

  • 입력 2019.12.27 09:57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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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질을 하는 게 게임의 메인 콘텐츠라고 해서 클리커 게임.

정확히는 모든 클리커 게임류의 아버지, 혹은 첫 번째 히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쿠키 클리커> 이후로 이런 종류의 게임들이 다수 나왔다.

 

쿠키 클리커는 그냥 쿠키를 클릭하면 쿠키가 모이는 아주 심플한 게임이었는데, 이게 묘하게 상당히 중독성이 있을 뿐더러 PC 웹게임이었던 이러한 게임들의 형식이 모바일과 결합을 시켜보니 찰떡궁합. 그야말로 대 클리커 전성시대가 잠깐 열렸었다.

 

이런 클리커 게임들의 특징이 상위 테크트리를 타면 타게 될 수록 점차 클릭이 자동화 되는 특징이 있었다.

모든 클릭들이 자동화되고 나면 이제는 그저 게임을 켜두고 구경하는 방치형 IDLE 게임이 되는 상황. 그래서 이런 게임들의 장르명이 클리커에서 방치형 게임으로 스리슬쩍 바뀌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또 이런 방치형 게임 하나가 나왔다.

그런데 이번엔 좀 특이하긴 하다. 방치형 게임 주제에 3D 그래픽 캐릭터들에, 미소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일본 성우 풀 더빙까지?

완전히 차세대-3D-오타쿠 친화적 방치형 게임이 등장했다.

그 이름하야 <로스트 페이트>! 그럼 지금부터 살펴보자.

 

 

오타쿠 친화적. 아주 좋소.

 

기왕 하는 게임, 캐릭터 예쁘면 좋은게 당연지사다.

<로스트 페이트>는 아주 준수하거나 수준급의 그래픽을 가지고 있진 않다.

오히려 2020() 게임치곤 좀 뒤떨어진 수준의 3D 그래픽을 가지고 있다.

뭐 모바일 게임의 한계라고 하면 딱 맞는 정도.

아쉽긴 한데 이거보다 사양을 올리면 핸드폰들이 감당을 못할 테니까 말이다.

 

확대 시켜서 보면 조금 조잡한 면모가 보이고, 굳이 따지자면 서비스 15년차 정도된 게임인 <마비노기>온라인의 모델링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양갈래 머리를 한 비올라 쨔응을 육성하는 것이 어디 정체모를 괴물이나 덩치 큰 남캐를 키우는 것 보다 즐거운 것도 사실. 오타쿠의 눈으로 후보정을 하고 보면 나쁜 그래픽은 아니다.

 

그리고 다른 게임들과의 차별점도 확실히 제시한다.

보통 유명한 방치형 게임의 제작자들은 대부분 서양인들 인지라 양키 센스의 그래픽이 다수고, 국내 방치형 개발자들은 대부분 도트 힙스터들인지라 죄다 도트그래픽이다.

3D 오타쿠 그래픽을 제공하는 것은 <로스트 페이트>의 차별화된 장점인 셈!

 

 

상당히 산만하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적응을 하면그다지 문제 안 되는 부분이긴 하다.

 

우선은 UI.

방치형 게임들의 가장 큰 특징은 짜칠 정도로 직관적인 UI를 제공한단 것이다. 주로 왼편이나 오른편, 가끔 아래쪽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나 업그레이드들을 표시해주고, 나머지 다른 편엔 전투 화면이 있는 구성이 방치형 게임의 정석이라 할 수 있다.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란 평가를 받으며 오랜 기간 서비스를 하고있는 <Clicker Heroes>를 봐도 마찬가지다. 왼편엔 캐릭터들의 레벨, 오른편엔 잡아야 할 몬스터들이 튀어나오는 구성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사실상 이 게임의 모든 콘텐츠가 한 화면 안에서 이루어진다.

다른 방치형 게임들도 거의 마찬가지다.

그런데 <로스트 페이트>는 그렇지 않다. 굉장히 이 메뉴 저 메뉴 들락여야 할 곳이 많다.

기본적으로 로비가 따로 있고, 사냥이 계속해서 진행되는 스테이지메뉴가 따로 있으며, 여닫을 수 있는 퀘스트보드가 있고, 캐릭터의 장비 상황이나 편대 구성을 바꿀 수 있는 캐릭터메뉴 화면은 또 따로 있고, ‘무기 탐험대콘텐츠나 던전’, ‘도전등의 콘텐츠는 또 다른 화면을 열어서 진행해야 한다.

 

물론 다른 방치형 게임들에 비해서 유난히 <로스트 페이트>가 다양한 콘텐츠들을 준비해 두고 있는 것도 맞으나, 전반적인 인상은 방치형 게임치곤 너무 복잡하고 번잡스럽다는 느낌이다. 분명 간소화시킬 부분이 있었을법 한데도 말이다.

 

여기에 풀 3D 그래픽의 캐릭터들이 3배속, 5배속 속도 버프를 받으며 마치 스피드핵을 쓴 MMOPRG 캐릭터 마냥 미친듯이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죽이는 모습도 처음 보면 눈이 아플 지경이다. 게임을 오래 하다 보면 자주 절전모드를 쓰게 되는데, 이게 정말 베터리가 아까워서 그런 게 아니라 사냥 화면을 오래 보고 있다 보면 눈이 아파서 그렇다. 번쩍번쩍 화려한 스킬들이 5배속으로 마구 펼쳐지는 걸 보면 정말 눈의 피로도가 확 올라온다. 절전모드의 검은 화면만이 휴식처다. 아이러니하다.

 

위의 두 가지 사항은 모두 다른 방치형 게임들의 한 가지 장점과 충돌한다.

방치해 두고 보기 좋다라는 암묵적인 방치형 게임의 룰과 상충하는 것이다.

방치형 게임 개발자들이 도트 그래픽을 선호하는 것은 개인적 취향의 문제만은 아닌것이다. 도트 그래픽은 대게 단순할 수밖에 없고, 장시간 보아도 단순한 디자인 쪽이 눈이 편하다. 거기에 UI도 한 화면에 모두 모아볼 수 있게 구성해 두면, 가끔 레벨업 버튼이나 클릭해주면 되는 훌륭한 관상용 전자 식물 게임이 탄생하는 것이다.

 

<로스트 페이트>는 의도인듯 비의도인듯 정 반대 노선을 타고 있다. 화려한 그래픽에 눈이 끌리는건 사실이지만, 이게 장점일지 단점일진 두고 봐야지. 하지만 개발진이 남들과 다른 노선을 타는 건 게이머들에게 좋은 거다. 선택지가 늘어나니까 말이다.

 

 

단점 : 수집형 RPG

 

수집형 RPG란 변종 장르가 시장에 정착한 지도 오래되었다.

전반적으로 장르 자체가 과금 유도가 심한지라 비호감의 대표명사 이기도 하지만, 또 이 장르만의 재미가 있는것도 사실인지라 장점과 단점이 있다.

 

그리고 <로스트 페이트>는 수집형 RPG의 단점만 그러모아 두었다.

비호감인 부분만 싹 가지고 왔다.

<로스트 페이트>는 자신이 수집한 캐릭터들 중 4개로 파티를 짜서 진행하는 형식인데, 다양한 이유에서 많은 캐릭터를 확보하기를 강요받게 된다.

첫째로 고등급의 캐릭터가 저등급의 캐릭터보다 압도적으로 강하다.

예상 가능한 내용이다. 노멀 캐릭터 여럿이 덤벼도 SSR 캐릭터 하나를 절대로 당해낼 수 없다. 이 게임의 영혼은 더 높은 스테이지를 공략해 나가는데 있는데,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선 전투력의 강화가 필수고, 다시 말 하면 많은 SSR 캐릭터들을 확보하는게 필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던전, 도전 등 각종 컨텐츠에 제한이 붙는다. 예를들어 SSR 캐릭터만 들어갈 수 있는 던전, S 캐릭터만 들어갈 수 있는 던전 등등이 따로 있다. 그렇다면 해당 던전들을 돌기 위해선 S급만으로 이루어진 파티, SR 급만으로 이루어진 파티 등이 필요하단 소리다.

또 특정 캐릭터는 못 들어가는 던전도 있으니 그에 대한 대비도 해야한다.

 

세번째론 속성 시스템이다. 속성에 따라 가감되는 데미지의 격차가 있다. 다양한 속성을 마련하기 위해 뽑기가 진행되야 함은 말 해봐야 입 아프다.

 

 

수집형 RPG의 강점이 있다면 그 중 가장 큰 것 하나는 다양한 캐릭터일 것이다. <소녀 전선>의 성공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소녀 전선>에선 능력지도 다른 다양한 캐릭터들이 튀어나오지만, 이 캐릭터들은 비단 능력치나 역할 뿐 아니라 콘셉트와 일러스트, 캐릭터 자체의 매력도 각기 다르다. 오타쿠들이 덕질 할 건덕지를 많이 준다는 거다.

 

그런데 <로스트 페이트>의 캐릭터는 그다지 다양하지 않다. 언듯 보면 속을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같은 3 종류의 캐릭터들이 서로 다른 옷을 입고 나오는 것 뿐이다. 예를 들자면 비올라라는 캐릭터가 있으면 교복을 입은 비올라가 따로 있고, 파티복을 입은 비올라가 따로 있다.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한 캐릭터에 다른 스킨으로 구비해두었을 그런 구성인데, 이 게임에선 교복 비올라와 파티복 비올라가 서로 다른 캐릭터처럼 취급된다.

 

이런 식으로, 다른 게임이었으면 기껏해야 스킨으로 출시되었을 것 까지 모두 별도의 캐릭터들로 출시해 두었다. 캐릭터들의 매력? 기껏해야 3명의 캐릭터 중 하나인데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는가.

 

앱스토어 댓글이나 공식 카페 글들을 보면 <로스트 페이트>가 다른 망한 게임의 재탕이란 소리들이 보인다. 재탕까진 상관없는데, 돌려쓰기로 캐릭터 카드를 양산해 내다니... 수집형 RPG를 너무 만만하게 본 게 아닌가 싶다. 비록 개돼지들을 위한 게임이라는 비아냥을 듣지만 수집형 RPG 개발자들은 양질의 사료를 만들기 위하여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여기도 만만히 끼어들 판은 아니란 거다.

 

옷을 바꿔 입어도 같은 사람이다.

트와이스 멤버가 파티복사나, 교복사나, 경찰복사나, 오피스룩사나... 로 이루어져 있다고 상상해 보아라. 지금처럼 인기 있긴 힘들테다.

사나 뿐만 아니라 나연, 정연, 모모, 지효, 쯔위 등이 있기에 지금의 트와이스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캐릭터의 중요성이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런 수집은 재미없다.

시스템으로 강요되기만 하는 수집은 하고 싶은 마음이 도저히 안 든다.

 

 

 

마무리

 

애매하긴 하지만 재미는 그럭저럭 있는 게임이다.

이건 딱히 <로스트 페이트>가 재밌다기 보다는 방치형 게임의 장르 자체가 처음 며칠 정도는 상당히 재밌게 할 수 있는 특성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RPG의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폭풍처럼 캐릭터가 강해지는 방치형 게임 자체가 주는 쾌감이 <로스트 페이트>에도 제법 잘 살아 있다.

 

오타쿠 친화적인 그래픽도 사용자에 따라 매우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화려한 그래픽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이것도 뭐.

반쯤 강제되는 수집의 요소도 있긴 하지만 <로스트 페이트>만의 단점은 아니긴 하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에!

리뷰를 마친다.

 

/[리뷰] 로스트 페이트. 미소녀 방치 게임!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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