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하데스 - 인디라도 괜찮아 !

  • 입력 2019.12.16 23:32
  • 기자명 People's 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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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게임들은 주어진 예산이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되곤 하죠. 한정된 예산에서 어느 선 이상의 퀄리티를 뽑아내야 하고, 분량도 마지노선까지는 채워야 하는 만큼 그런 부분에서 적지않은 고민을 하게 될텐데 그런 와중에 선택하게 된 것이 바로 "로그라이크" "로그라이트" 장르쪽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죽으면 게임오버, 이어지면서도 랜덤하게 배치되는 맵들 등 특색있는 이 장르를 통해 많은 인디 게임들이 제작되었고 그 와중에 몇 개는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었습니다. 

하데스의 게임 개발사인 "슈퍼 자이언트 게임즈" 역시도 그들이 개발했던 트랜지스터나 Pyre (Pyre의 경우 비주얼노벨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가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오늘 리뷰해드릴 게임 하데스 역시도 평타이상은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는데요. 액션게임에 목말라있으시다면 오늘 하데스 리뷰, 한 번 정독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하데스는 지옥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지옥의 신 하데스인 주인공은 우리들에게도 익숙한 신화속 신들의 도움을 받아 저승의 챔버를 뚫고 저승 신들을 상대해야 하죠.

게임의 주된 배경이 저승인 만큼, 과연 어떤 형태로 저승의 분위기를 구현했을지가 포인트였는데 하데스는 이 부분에서 굉장히 만족할만한 모습들을 보여줬습니다. 마냥 어둡고 기괴한 그래픽으로 덕지덕지 발라놓은 것이 아니라 카툰 느낌으로 꽤나 신경을 쓴 티가 많이 났어요. 전체적인 통일감은 물론, 엔피씨들의 개성과 디테일함, 배경과 조형물 등 게임 속의 모든 부분을 세세하게 공들인 티가 많이 나서 플레이하는 것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게임의 기본이 되는 베이스캠프는, 특이하게도 사망했을때만 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스토리 진행과 NPC들과의 대화 등 상호작용은 물론, 주인공의 방을 통한 기본 스탯 업그레이드도 가능하고 무기고에서 무기를 고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과정들을 거치고 나면 던전으로 입장하게 되는데요, 게임은 베이스캠프 -> 주인공의 방 -> 무기고 -> 던전 입장의 기본 틀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진행됩니다.

플레이하면서 꽤 좋았던건 진행 상황에 따라 NPC들의 대화 내용이 많이 달라지기도 하고, 베이스 캠프의 모습들도 조금씩 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보이지 않았던 구역이 간판을 걸고 열리기도 하며, 내가 방금 때려잡은 보스가 NPC로써 베이스캠프 한 구석에서 상호작용을 기다릴때도 있었습니다. 진행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은 외형뿐은 아닙니다. 게임의 스토리가 언락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요, 특히 게임 초반에 언락되는 부분인 주인공이 모두가 잠든 수면 시간에 몰래 베이스 캠프를 돌아다니는 부분은 게임속 숨겨진 진실을 빠르게 오픈한다는 점에서 조금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베이스캠프 뿐 아니라 매 스테이지들 역시도 각기 다른 색깔과 느낌을 띄고 있습니다.

용암 스테이지에서는 발에 닿기만 해도 데미지를 입기 때문에 자유로운 이동이 불가능한 패널티를 안고 싸움을 이어가야 하고, 어떤 스테이지에서는 저승이라고는 믿기 힘든 밝은 색감을 뽐내는 필드도 존재합니다. 또한 죽고 난뒤 보스들에게 다시 도전할때도 보스들의 대사가 계속해서 바뀌고, 심지어 기존의 보스와는 다른 보스가 등장할 때도 있는 등, 개발진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다양한 모습들을 준비해두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액션도 액션이지만, 스토리나 게임의 진행방향에 더 궁금증을 느끼게 했고 플레이에 동기부여를 계속해서 해주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의 주가 되는 것은 당연히 "던전"입니다. 하나의 큰 메인 스테이지가 있고 그 속엔 여러개의 "챔버" 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챔버들을 클리어하고 나면 스테이지의 보스와 싸우게 되고, 승리하게 될 경우 다음 스테이지로 패배할 경우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죠. 챔버들을 돌다보면 신들의 버프나 기타 업그레이드 또는 주화를 모아서 특정 아이템을 살 수도 있고, 특정 NPC를 만나 보상을 받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하데스" 는 이런 챔버별 보상들에 랜덤성을 부여해놓았어요. 다시 말해 이 챔버를 클리어했을때 어떤 보상이 나올지 알 수 없도록 디자인해둠으로써, 같은 스테이지나 챔버를 다시 돌더라도 그러한 랜덤성을 통해 지루함을 덜고자 한 듯 했습니다.

챔버 보상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까요? 보상 중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신화속 신들이 주는 버프가 주가 됩니다. 특히 각 공격 별로 다양한 버프들을 제공함은 물론, 대쉬기에도 공격력을 불어넣거나 신들을 불러와 함께 싸우는 버프 등도 존재해서 나에게 맞는 전투스타일의 버프를 선택하는 재미 또한 존재합니다. 덕분에 챔버를 클리어해감에 따라 점점 강해지는 스스로를 느낄 수 있고, 전투에서의 다양한 공격패턴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것 또한 좋았습니다. 이외에도 앞서 말씀드렸던 것 처럼 신들의 디자인이나 색깔이 개개인별로 워낙 뚜렷하게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에 신들을 불러와 그들이 하는 대사를 구경하는 것 역시도 소소한 재미거리중 하나입니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일반 공격, 강한 공격, 마법 등 3가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신들의 버프는 이러한 각 공격들을 개별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강한 공격을 위주로 쓴다면 버프 중 강공격을, 원거리 무기를 쓴다 하더라도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조금 더 근거리에서 광범위한 데미지를 넣고싶다면 그런 버프를 선택할 수도 있죠.

물론 이 "버프" 내용 조차도 랜덤하게 부여됩니다. 그래서 던전 진입전 플랜을 짠다는 것이 불가능하며 현 상황에 가장 최적화된 버프를 골라 싸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랜덤성이 이 게임을 훨씬 더 흥미롭게 만들어줬습니다. 여담이지만 신들의 버프에 관한 작명센스 역시도 눈길이 가는 부분이었는데요, 디오니소스의 경우 술과 관련된 아이콘들이 나옴은 물론 버프 중 하나의 이름이 "뒤풀이파티" 였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분명 사소한 부분이었지만 센스있다 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장면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류의 게임에서 중요한 건 공격보다도 회피겠죠. 하데스에서도 "대쉬" 기능이 존재해서 상대의 공격을 피해가면서 싸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회피는 신의 버프를 받으면 회피 자체에도 데미지를 넣을 수 있고, 베이스 캠프 업그레이드를 통해 2회 연속으로 사용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죠. 이러한 회피를 통해 거리를 벌리고 싸우거나, 적의 후방으로 이동해서 더 큰 데미지를 노리는 플레이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각 챔버에는 피해야 할 구조물이나 함정들이 존재하는데 이것들이 적에게도 데미지가 들어간다는 점을 잘 활용하면 생각외로 수월한 챔버 클리어가 가능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챔버를 진행하면 할 수록 적들을 피해다니느라 구조물까지 생각하면서 싸움을 그리기는 벅차긴 했지만, 익숙한 분들께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전략이 되 줄거라는 생각은 드네요.

 

 

이에 더해, 하데스에서는 기본 무기인 칼 이외에도 방패, 활 그리고 총 등 4가지 무기를 던전 진행상황에 따라 포인트로 언락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번 고른 무기는 변경이 불가능하며 한 번 죽기전까지는 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테이지 입장전에 이 부분을 잘 생각해서 고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스팀의 유저 평가를 슬쩍 돌아보니, 무기간 밸런스 문제가 굉장히 많이 지적되고 있었는데요, 각 무기별로 장단점이 존재해서 얼핏 보면 밸런스가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확실히 특정 무기가 조금 더 좋다는 느낌 역시도 명확하기때문에 이 부분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서 개선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스테이지까지 진행한 결과 방패나 활이 플레이할때 가장 수월했습니다. 이미지로만 보면 총이 압도적일 것 같지만, 의외로 사거리가 짧은데다가 강한 공격을 적중시키는 것이 쉽지않아서 개인적으로는 활이나 방패가 더 손에 익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또한 던전으로 출발하기전 무기를 업그레이드 할 수도 있고, 디오니소스의 타르 포도주를 NPC에게 선물하면 받게되는 여러가지 신들의 아이템을 장착한 채로 출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 아이템들 역시도 제각기 다른 효과를 지니고 있는데요, 시작 전부터 체력을 올려준다던가, 챔버 보상을 받으면 일정 수준의 체력을 회복시켜준다던가, 버프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등 아주 다양합니다. 이런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들도 전투 준비 과정에서의 소소한 재미중 하나이며, 아이템을 착용한채로 특정 숫자의 챔버를 클리어하면 착용한 아이템 자체도 성급이 올라가면서 업그레이드 됩니다. 여러모로 전투 외에 소소하게 준비할 것,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준비해둔 상황입니다.

 


 

 

현재 "하데스" 는 얼리억세스 중인 게임입니다. 그래서인지 분명히, 디테일한 부분에서의 헛점들은 눈에 띕니다. 최적화가 전반적으로 괜찮게 되어있고 적이 많이 나올때도 비교적 부드럽게 게임플레이가 진행되지만, 프리징이나 프레임드롭에 가까운 현상들이 자주는 아니더라도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건 전투 도중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주로 챔버에 입장할때나 보스 스테이지 진입시에 겪을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저 뿐만 아니라 스팀에 리뷰를 남겨주셨던 트위치 스트리머 분의 방송을 보더라도 존재하더라구요.

가장 아쉬운건 역시 한글화, 대사에 관련된 부분입니다. 세계관이 잘 짜여져 있고, 무엇보다 신들의 색깔을 살리려고 노력한 부분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지만 그에 걸맞는 한글화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그것이 반감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번역의 퀄리티 또한 자동 번역 돌린것을 아주 약간 수정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며 무엇보다 대사를 레터박스에 제대로 넣지도 못해서 삐져나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번역 작업을 마치지 못해서 영어 그대로 출력되는 대사들도 적지않게 존재하고 있어요.

그리고 듀얼쇼크를 활용해 플레이하게 되면 인게임 버튼 안내가 듀얼쇼크 버튼이 아니라 엑스박스 콘솔 버튼에 맞게 가이드 되는 등, 이런저런 마무리 부분에서의 아쉬움들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리뷰 하는 와중에도 하데스는 끝없이 업데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듀얼쇼크 버튼 가이드 문제는 리뷰하는 와중에 업데이트를 통해 변경 되어서 쾌적한 게임플레이가 가능해졌고, 번역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번역이 진행중인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얼리 억세스 라는 것을 본인들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고,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약속하는 공문까지 게임을 시작하면 바로 띄워줍니다. 이렇게 책임감을 가지고 게임을 운영하는 개발진이라면 신뢰를 가질 수 있겠죠.

결론적으로 약간은 어설픈 번역 문제만 제외하면 이렇다할 문제점은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세계관도 잘 살렸고, 타격감 좋고, 사운드 아주 훌륭하고, 그래픽과 캐릭터들도 아주 흡입력있게 설계되어 있는 게임입니다. 무엇보다 개발진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게임을 추가적으로 완성해내가고 있어요.

로스트 엠버리뷰때는 제가 인디라도 괜찮아 "?" 라는 물음표로 마감했었는데요, 이번 하데스 리뷰는 다른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인디라도 정말 괜찮은 게임인만큼, 액션 게임에 흥미있으신분들이라면 부디 한번쯤 플레이해보시기를 권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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