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빌 프로야구 슈퍼스타즈 리뷰 - 잘익은 김치를 초콜렛에 싸드셔보세요!

  • 입력 2019.11.28 17:47
  • 수정 2019.11.28 17:48
  • 기자명 People's 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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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빌 프로야구는 나만의 타자와 투수를 육성하는 맛이 확실했던 게임입니다.

당시 모바일 야구 게임들은 정식 라이센스를 취득하지 못했던 시절이어서, 가명을 쓰는 선수를 활용해 시즌을 운영하는 식의 게임이 대부분이었는데요, 게임빌 프로야구는 그러한 시즌모드와 함께 나만의 선수를 키우고 만들어나가는 부분이 아주 매력적이었던 게임으로 기억합니다. PC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야구게임들이 모바일에서는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고 있죠 - 그래봤자 컴투스 시리즈와 이사만루 뿐이지만요. 이렇게 두 개의 게임이 모바일 야구게임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지금, 정말 뜬금없이 "7년"만에 게임빌 프로야구가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기본적인 "육성"의 재미가 확실하다는 점은 돌아온 게임빌 프로야구를 기대하게 하는 가장 큰 요소였습니다. 게임 초반 백업멤버수준에 지나지 않던 내 타자를, 무적의 홈런타자로 만들어 리그를 폭격할 때 그 쾌감. 그리고 패전처리 투수를 팀의 에이스로 만들어나갈 때 그 쾌감은 확실했으니까요. 그렇기때문에, 현 시대에 맞게 적절히 업그레이드만 해줬다면 다른 게임들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분명 게임빌 프로야구는 리얼을 목표로 하는 기존의 모바일 야구게임들과는 확실히 다른색깔로, 확실히 다른 타겟층을 겨냥하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였습니다.

오늘은 7년만에 끔찍한 혼종의 탈을 쓰고, 황천에서 돌아온 "게임빌 프로야구 슈퍼스타즈" 를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이번 리뷰가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을 지켜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먼저 스토리 부분부터 살펴봅시다. "리얼"을 추구하는 다른 야구게임들과는 다른 타겟층을 겨냥하고 있기때문에, 나름의 스토리 라인도 준비한 듯 한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플레이하는 내내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게임을 시작함과 동시에 다소 오그라드는 스토리들이 컷씬과 함께 나오고 본격적인 플레이가 시작되는데요, 전반적인 대사들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구성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경기 외에 게임을 진행하게 되는 육성필드 부분에서 구현해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위 스크린샷 처럼 "에이스가 지나가자 한 무리의 팬이 우르르 함께 몰려갔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설명"합니다. 2019년에, 최신 게임이, 인게임에 그래픽을 구현하지 않아서 이야기를 글로 설명하고 있는겁니다. 심지어 그 육성필드에서의 이동 조작감 또한 엉망입니다. 원하는 곳을 포인트 하는 방법과 가상 조이스틱을 이용한 이동, 자동이동이 가능하지만 수동도 자동도 어느하나 깔끔하지 못한 조작감을 보여줍니다. 자동이동을 해놔도 코앞에서 목적지를 두고 헤멜때도 있었습니다.

정말로 게임빌 프로야구 슈퍼스타즈가 다른 게임과의 차별화를 위해서 고심한거였다면, 스토리라인을 넣고싶었다면, 하는 김에 제대로 넣었어야죠. 이건 정말 아무의미없이 공간만 채워놓은 꼴이나 다름없습니다.

기본적으로 훈련 하나를 끝낼 때마다 "랜덤"하게 NPC가 선택되고, 그 인물과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요. 그나마도 주연급 NPC가 "랜덤"하게 매칭되어야 그 어설픈 스토리라도 볼 수 있고 복사붙여넣기에 가까운 까메오급 NPC들은 의미없는 퀴즈만 생산합니다. 그리고, 이 와중에 "의미없는" 미연시도 존재합니다. 그래요 미연시 넣은 것 자체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취향은 많고, 하나의 게임에 즐길거리가 여러가지 있다는 건 유저입장에서도 좋은 거니까요. 그리고 게임빌 프로야구의 전작들을 떠올려보면, 미연시 파트는 의외로 괜찮았다는 평가도 적지않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이번엔 그 정도가 지나쳤습니다. 

기승전결 하나도 없이 게임 시작하자마자 매니저가 "그동안 좋아해왔어요..."하면서 고백하고 바로 연애를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후 연애 컨텐츠가 탄탄하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그저 매칭된 NPC가 주인공 뒤를 쫓아다니며 훈련 효과 상승 따위의 버프만 제공할 뿐이에요.

 

 

나만의 선수 모드에서 다음 파트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최소 9~10명정도의 선수를 육성해야 하는데요, 그 육성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이벤트나 진행방식들이 "거의" 동일합니다. 다시 말해, 똑같은 장면을 똑같은 방식으로 수도없이 플레이해야 합니다. 나오는 인물도 그 인물들의 대사도 모두 "동일"합니다. 직접 플레이하면 그 똑같은 일련의 과정들을 계속해서 반복해야 하는 셈인데요. 마치 개발사가 "이걸 직접 플레이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당연히 자동진행 하실줄 알았는데요 ^^" 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어요. 그래서인지 너무나도 지루했습니다. 어설픈 스토리라인에, 제대로 구현조차 되어있지 않은 육성필드를 9~10번넘게 반복해야 하는건 굉장히 고통스러웠어요. 

그래서 자동모드로 진행해보려 했지만, 컴투스 프로야구 슈퍼스타즈의 문제는 "자동" 에도 존재합니다. 솔직히, 야구 게임에서 "오토"를 보게될 줄은 몰랐는데 이 게임은 한술더떠 그 오토 조차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습니다. 자동모드로 전환하더라도 지금 이게 자동진행 중인지 아닌건지 구분하기 어려울정도로 진행이 느리고 둔한편입니다. 과감하게 스킵할 거 스킵하고 빠르게 진행하는 게 아니라, 말그대로 유저대신 화면을 눌러주는 수준에 불과했구요. 작정하고 양산형 자동 게임을 만들거면 그런 부분이라도 잘 해놨어야 했는데, 이 타이틀은 그런 기본적인 부분 조차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야구 경기부분은 어땠을까요 ? 전체적으로 야구를 잘 모르고 만든 건 아닌가 싶을정도로 허술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야수들의 AI는 대표적인 문제점 중 하나인데요, 병살처리할 수 있는 땅볼타구를 굳이 야수선택 으로 살려줄때가 있는가 하면 2아웃에 장타가 터졌는데 주자가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게임플레이 제한에 있습니다. 게임전체를 플레이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그나마 해당 게임의 모든 타석을 플레이할 수 있는 타자와는 달리 투수의 경우 "주어진 상황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나만의 선발 투수를 육성한다고 가정해봅시다. AI가 내 투수를 플레이해서 얻어터지다가 1사 만루에 갑자기 저에게 직접플레이권을 넘겨줍니다. 그리고 거기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강판당합니다. 그리고나면 경기 후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되죠. 

마무리를 골라도 문제는 계속됩니다. 4이닝 소화가 기본인데다가, 체력이 빨간불이건 제구가 마구잡이로 흔들리건 교체따위는 없어요. 반대로 선발투수가 한이닝에 3~4점을 내주면 1회임에도 강판당할때도 있습니다.

시즌 미션에도 문제는 많습니다. 타자를 고르면 테이블 세터를 할지 클린업에 배치될지를 고르라고 하는데, 이건 그야말로 타"순"만 정할뿐 역할군 등의 의미는 하나도 없습니다. 주루나 수비플레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애초에 이런 역할을 정하는건 무리고 어차피 육성하는거 다 홈런타자로 육성할 거니까 라고 생각한거 같은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시즌 미션이나 경기중 돌발 미션까지 동일하게 갈 필요가 있었을까요? 풀카운트까지 가라, 공을 최대한 많이 골라라, 진루타를 쳐라 정도는 구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 주구장창 나오는 돌발 미션이라고 해봐야 홈런쳐라 장타쳐라 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2루타, 3루타를 치는것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첫 챕터기준으로 아무리 담장을 잘 맞춘다 한들 2루타 이상을 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게다가 시즌 미션 집계나 통계 수치 부분에서도 오류가 존재합니다. 안타 7개이상 기록 인데 볼넷을 기록해도 숫자가 카운트 된다거나, 쓰리런 홈런을 쳤는데 타점이 2개만 올라가는 등 크고 작은 부분에서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채 출시한 듯한 인상을 강하게 받았어요. 이 게임을 정말로 "프로야구" 라는 타이틀로 부를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 들었습니다.

 

 

기타 다른 부분들은, 다른 양산형 게임들과 비교했을때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습니다. 28일 기준으로 오픈한제 3일밖에 되지않았지만 벌써부터 각종 패키지 상품들을 쭉 진열해둔채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가장 높은 등급의 레전드 트레이너 뽑기 확률은 0.03% 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나쁜 게임이에요.

 

요즘 모바일 게임에서 뽑기가 유행하고 있다는 것도, 게임을 하루종일 잡고있을 틈이 없는 현대인들을 위한 자동모드가 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이래저래 "너무하다" 싶은 부분이 많은 게임입니다. 장사를 할거면 최소한 기본은 갖춰놓고 했어야죠.

게임빌 프로야구 슈퍼스타즈는 "야구게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야구 스탯이나 개념조차 제대로 설정해두지 않은채 유행하는 것이나 좋아보이는 것들을 몽땅 게임에 우겨넣었고, 그 와중에 상점은 극악의 뽑기확률과 함께 거창하게 오픈해두었어요. 이걸보고도 "그래도 만드느라 애쓰셨습니다" 라는 말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교복을 입고 몰래 플레이하며 나만의 선수를 키웠던 그때의 추억마저 함께 떠내려간 느낌이라 더 속상하고 아쉬웠던 것 같네요.

현질 유도도 하고싶고, 동시에 그들이 갖고있던 매력인 나만의 선수 육성도 살리고싶고, 여기에 스토리도 넣고 자동진행도 넣고싶고 그렇게 뒷일은 생각하지 않은채 모든 걸 다 때려넣다보니 게임은 떠내려가고 말았습니다.

마치 한국도 홍보하고싶고, 세계인의 입맛도 잡고싶어서 앞뒤 생각안하고 마구잡이로 때려넣어 만들어낸 괴작 "김치초콜렛" 같이 말이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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