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중력이 한 수 접는, 안티 그라비터 ! (Antigraviator)

  • 입력 2018.06.25 18:01
  • 수정 2018.07.23 12:12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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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원래 속도를 탐한다. 속도는 힘이고 속도는 자유다. 그래서 속도 성애자로 유명한 누구는 심지어 속도가 곧 권력이라고 자신의 책 <속도와 정치>에서 말하기도 했다.

아, 이런 속도에 미친 사람.

라이트 형제가 조잡한 나무 비행기를 날린 지도 어느새 100년이 훌쩍 지난 2018년, 포드와 부하들이 일렬로 늘어서 탄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고 아인슈타인이 상대적으로 맘마미아를 외칠 탈것이 등장했으니, 안티 그라비터(Antigraviator) 되시겠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2 번째 차량이다. 핸들링 준수.
▲ 멋지지 않은가? 반중력 기술이 적용된 필자의 차량. 가격은 50000 크리딧.

게임을 선택하는 건 늘 고민이 된다.  시간은 금이고 우리는 시간도 금도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대번에 안티그라비터에 꽂힌 이유는 비단 <니드 포 스피드> 시리즈나 <F1> 시리즈, <트랙 매니아> 같은 레이싱 게임에 친숙해서 만은 아니다. 미래적 탈것을 타고 거친 레이스를 펼친다니!

추억 속에서 모락모락, 생각나는 게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 스타워즈 –에피소드1- 레이서 , 스타워즈를 좋아하거나, 레이싱을 좋아 한다면 한 번 쯤 해보았을 게임.
▲ 스타워즈 –에피소드1- 레이서 , 스타워즈를 좋아하거나,
레이싱을 좋아 한다면 한 번 쯤 해보았을 게임.

레이싱 게임에서 탈것은 빠를수록, 그리고 멋질수록 좋다. 그런 의미에서 실제로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1>에 나왔던 탈것들을 타고 달릴 수 있었던 <스타워즈 레이서> 역시 끝내주는 게임일 수 밖에 없었다.

 

▲ 게임을 하며 처음 '와!' 하게 될 부분.이런 화려한 연출의 트랙이 고작 1-2 스테이지다.
▲ 게임을 하며 처음 '와!' 하게 될 부분.
이런 화려한 연출의 트랙이 고작 1-2 스테이지다.

그리고 이제, 그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기술력으로 재탄생한 미래 탈것들을 탈 수 있게 된 것이다. 바로 <안티 그라비터> 에서 말이다.

<안티 그라비터> 는 정말로 레이싱 게임의 본연에 제대로 충실한 작품이다. 시속 500KM를 가뿐히 넘는 반중력 질주 머신들의 숨 가쁜 치열한 경쟁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러니까 무엇보다도, 그냥 타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

 

▲ 풍경이 멋진것은 물론,중력도 한 수 접어줘야 한다. 이게 안티 그라비터다!
▲ 풍경이 멋진것은 물론,
중력도 한 수 접어줘야 한다. 이게 안티 그라비터다!

언 듯 그게 뭐 그리 대수라고, 코웃음을 칠지도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 달리는 행위 자체로 느껴지는 재미! 이것이야말로 진정 자동차경주 게임의 정수다.

 

 

▲상당히 많은 기본 스테이지들, 필자는 간신히 브론즈 리그를 깨부수고 실버리그에서 고전중.
▲상당히 많은 기본 스테이지들,
필자는 간신히 브론즈 리그를 깨부수고 실버리그에서 고전중.

미래 탈것을 타는 쾌감을 충분히 멋들어지게 구현해 둔 데다가, 실컷 즐기라고 스테이지도 많이도 꾸려 놓았다.

게임은 '싱글 플레이' 와 '멀티플레이'로 나뉘는데, 싱글 플레이만 즐겨도 할 것이 실컷 이다.

아무런 맵이나 랜덤하게 스타트 해 주는 '퀵 레이싱' 과 리그를 클리어하는 것이 목적이 되는 '캠페인 모드' 가 싱글 플레이를 위해 제공되는데, 이 캠페인 모드에 포함된 리그는 루키 리그, 아마추어 리그, 브론즈 리그, 실버 리그, 골드 리그, 챌린저 리그, 레전드 리그로 나뉘고, 각각 4라운드 씩을 제공한다.

플레이 타임도 한 리그를 돌리면 30여 분 정도라, 단번에 모든 리그를 재패하며 깨부술 정도의 엄청난 실력자가 아닌 이상 상당한 시간 플레이하면서 뽕을(?) 뽑을 수 있게 되어있다.

기본에 충실하고, 그 충실함을 만끽할 수 있는 구성이라니 이 얼마나 훌륭한 게임인가!

어떤가, 여기까지만 보면 이견의 여지가 없는 갓겜이 아닌가? 세상에, 이런 완벽한 게임이! 물론, 이래서야 스팀 상점 페이지 평가란의 '복합적' 평가가 설명되지 않는다. 세상사가 모두 복합적이라지만 분명, 이 게임도 단점이 있다. 그것도 사람에 따라 꽤나 치명적인 단점이!

 

▲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고를 수 있는 차가 꼴랑 3 종이다 -_-
▲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고를 수 있는 차가 꼴랑 3 종이다 -_-
정말로...? 싶겠지만 정말로... 이다.

 

레이싱게임의 척추를 이루는 것이 무엇일까?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개인적인 사견으론 "반복" 이다. 결국에 레이싱 게임으로 플레이어가 하는 행위는 단 하나, 트랙 위를 달리는 것뿐이다. 이것은 비단 트랙 위를 달린다는 속성뿐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실제로 똑같은 트랙을 여러 번 달리게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매번 새롭게 만들만한 요소가 있다면, 그중 하나는 다양하고 멋진 트랙일 것이고, 또 하나는 다름 아닌 다양한 탈것일 것이다.

사실 아주 예전엔 그렇진 않았던 것 같다. 인제 와서는 '중세시절'이라고 표현할 법한 90년대 중후반 레이싱 게임들은 심지어 단일차종으로 달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최근의 트랜드는 그렇지 않다. 멋진 트랙만큼이나 멋진 자동차들이 중요해 진 게 최근의 레이싱 게임들이다.

심지어 핸드폰 모바일 게임인 <아스팔트> 시리즈에서조차 수십 종의 다양한 멋진 차종들을 제공하는 세상이다. 이러한 판국에, PC 레이싱 게임이 비록 미래형 자동차라 해도 3종의 차량을 제공한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패치를 통해 추가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만, 지금 당장 게임을 구매해서 플레이 해 본 사람들에게는 실망을 안겨주기 충분한 부분이다. 솔직히 처음 Hanger 란을 들어가 보면? 가감없이, 왕 실망이다.

 

둘째로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A.I들의 난조이다.

싱글 모드인 캠페인은 모두 A.I로 조종되는 자동차들과 함께하게 되는데, 이 녀석들의 실력이 마구잡이로 물결친다. 어떤 맵에서는 에게, 고작 이거야? 싶을 정도로 싱겁게 1등을 하게 되고, 어떤 맵에서는 갑작스레 '넘사벽' 의 실력자들이 되어버린다. 어떠한 의미에서든 리그를 진행하면서 의욕이 저하되는 요소다. 이러한 현상이 리그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지속된다. 너무너무 힘들게 리그를 뚫고 올라갔더니, 다음 리그의 A.I들이 어처구니없이 삽질을 하는 광경을 보게 될 때도 있다.

물론 자동차경주 게임의 플레이 루틴 자체에 익숙한 기존의 레이싱 마니아들이 거슬릴 수준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트랙을 도는 최적의 루트를 익혀가는 트레이닝의 과정이고, 마니아들은 이 과정 자체를 재밌어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게임을 레이싱 초심자에게 선뜻 추천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이 부분이 크다. 레이싱게임을 전혀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리그의 초반, 갑작스레 넘사벽 수준의 A.I들을 만나고 좌절한 뒤 스팀으로 달려가 '부정적' 을 찍게 될 공산이 상당히 있어 보인다.

 

 

이런 단점들이 있기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안티 그라비터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진 않는다.

바로 며칠 전 운영진이 5GB급의 추가 후속 패치를 할 정도로 열성적인 개발을 이어가고 있고, 내가 말 한 단점들은 차후 패치를 통해 충분히 개선이 가능한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레이싱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달리는 맛' 하나는 제대로 잡았기 때문에, 틈틈이 생각 날 때마다 한 번씩 플레이하기에 그만인 게임 같다.

 

최첨단 탈것 들이 펼치는 무중력 2종 격투 레이싱 게임, 이번주말엔 맥주 한캔과 함께 <안티 그라비터> ( Antigraviator ) 로 미래형 레이서에 도전해 보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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