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수집형 RPG, 모바일 '소울시커R' 리뷰

  • 입력 2019.11.06 17:32
  • 기자명 더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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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게임즈는 ‘소울시커 히어로즈 워’와 ‘소울시커 6 Knights’의 계보를 이어갈 신작 모바일 수집형 RPG ‘소울시커R’을 출시했다. 이번 ‘소울시커R’은 전작 IP인 ‘소울시커’를 기반에 ‘아바벨온라인’의 IP를 함께 콜라보한 게임이다.

 

‘소울시커R’은 이전에 출시된 두 게임을 플레이했던 게이머라면 관심을 보일만 한 게임이다. 하지만,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 입장에서 보자면 그다지 눈길이 가는 게임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결혼식장의 뷔페 같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참석한 행사장의 뷔페 느낌. 다양한 사람들의 입맛과 취향에 맞추기 위해 한식, 일식, 양식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준비된 느낌이다. 하지만 중요한 뷔페는 ‘맛집’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소울시커R’은 많이 준비하고, 다양한 게이머의 취향을 모두 노린 게임이다. 이것저것 많은 것을 준비했으며, 기본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많은 것을 준비했다는 것은 딱히 눈길이 가는 것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 뷔페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무제한으로 앉아 있을 수 있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 개인적인 경험상 ‘먹을 건 많은데, 먹을 게 없다’ 의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이 딱 그런 느낌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정성 들여 차린 만큼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다른 게임들과는 어떤 점들이 다른지, ‘소울시커R’은 어떤 느낌의 게임인지를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너무도 익숙한 그 느낌 '수집형 RPG'

우선 ‘소울시커R’의 장르는 ‘수집형 RPG’다. 모바일 게이머들에게는 애증과도 같은 장르다. 영웅을 수집하고 팀을 짜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방식이다. ‘수집형’이라는 말에는 많은 의미가 숨어있지만, 사실 ‘얼마나 좋은 영웅을 뽑느냐’ 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콘텐츠다. 수집형 RPG의 목표는 다양하지만, 좋은 ‘영웅’을 보유해야 그 목표에 달성할 수 있다.

 

영웅은 다양한 전투 타입과 속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전투 타입은 공격형, 방어형, 만능형, 지원형으로 나뉜다. 쉽게 탱커, 딜러, 힐러 정도의 역할로 생각하면 된다. 고유 속성은 화염, 얼음, 숲 그리고 빛과 어둠이 있다. 먼저 화염, 얼음, 숲의 3 속성은 서로 맞물리는 상성을 가지고 있으며, 빛과 어둠은 다른 속성과는 관계없이 서로 대비되는 속성이다. 영웅마다 정해진 고유의 속성값은 따로 변경할 수 없다.

 

게임 시작 후 튜토리얼이 끝날 때쯤 게이머들의 ‘리세마라’를 줄여주기 위해 특정확률 소환 30회를 기본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5성 영웅을 소환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5성 영웅의 확률은 1%. 어디까지나 뽑기는 운빨이라고 생각하며 4성 영웅이 2개 나온 것으로 만족하고 게임을 진행했다.

화염, 얼음, 숲 속성은 빛과 어둠 속성과는 상관이 없다.
단 1%의 확률

스토리는 5명의 영웅으로 1팀을 짜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진행된다. 팀은 리더 한 명과 4명의 서포터 영웅으로 구성할 수 있다. 우선 스테이지에 돌입하면 리더 영웅을 조작할 수 있으며, 서포터 영웅들은 스킬을 사용할 경우 잠깐 등장해 협력하는 방식이다. 처음부터 5명의 영웅이 동시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며, 4명의 서포터 영웅들은 능력치를 보너스로 리더 영웅에게 부여하는 방식이다.

 

월드 맵은 ‘고유의 숲’부터 ‘유적의 숲’까지 7개의 챕터가 있으며, 챕터마다 10개의 스테이지를 클리어 할 수 있다. 챕터마다 주된 속성을 갖는 몬스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하나의 팀으로 모든 챕터를 클리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초반에는 그다지 속성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뒤로 갈수록 속성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 적들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스테이지마다 특정 속성의 영웅으로 팀을 짜면 좋겠지만, 무과금으로 최적의 팀을 다수 짜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총 5 영웅을 편성할수 있다
영웅마다 리더 효과와 서포터 효과가 다르다

챕터는 노말, 하드, 헬의 세 가지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다. 한 가지 챕터에 총 30개의 다른 스테이지가 있다는 뜻이다. 난이도를 높일수록 나오는 몬스터들은 조금씩 세지고 드랍되는 아이템이 더 좋아 지지만, 몬스터의 모델링이나 스킬모션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언제쯤 난이도를 올려야할지는 따로 퀘스트가 주어지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월드 퀘스트’는 이정표와 같다. 게이머가 앞으로 도전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며, 이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물론 게임 시작 전 보유한 팀의 전투력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도 있다.

월드맵
챕터마다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속성을 확인해야 한다

 

쉴 틈 없는 파밍과 강화

‘수집형 RPG’에서는 좋은 영웅을 뽑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5성 영웅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소울시커R’도 이런 ‘수집형 RPG’의 기본 정신을 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레벨업이지만, 단순히 레벨이 높은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영웅을 강하게 만드는 요소에는 강화, 진화, 각인, 각성, 스킬강화, 장비강화가 있다. 많긴 하지만 하나씩 살펴보면 그리 생소한 콘텐츠는 아니다. 분명 다른 수집형 RPG에서도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먼저 강화는 다른 영웅들을 소모해 레벨을 높이는 방법이다. 같은 속성은 조금 더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등급이 낮은 영웅들은 주로 강화의 경험치로 사용되거나, 정수 추출의 골드로 활용된다.

 

진화를 사용하면 만렙이 된 영웅의 등급을 한단계 높이고 레벨을 확장할 수 있다. 진화를 하는 캐릭터는 만렙이어야 하지만 소모되는 영웅들의 레벨까지 만렙일 필요는 없다. 등급을 높이기 위한 영웅과 동일한 등급이기만 하면 된다. 4성 영웅을 5성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레벨에 상관 없이 4성 영웅 4명이 소모된다.

 

동일한 이름의 영웅이 있으면 각인을 사용할 수 있다. 각인이란 4성, 5성의 계급과 달리 D등급부터 SSS등급을 사용한다. 동일한 이름의 영웅이 있다면, 강화나 진화에 소모하기 보다는 각인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각인과 비슷한 각성은 게임내의 정수를 이용해 영웅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둘 모두 영웅의 기본 스펙을 조금씩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이밖에도 스킬강화와 장비강화를 통해 영웅을 강화할 수 있다. 스킬강화에는 스킬강화석이 필요하고, 장비강화에는 다른 장비와 장비 강화석이 필요하다. 참고로 영웅이 장착하는 장비는 특정 재료를 모으면 직접 제작할 수 도 있다.

 

이 모든 강화 콘텐츠에 필요한 재료는 스테이지 클리어만으로 얻기엔 불가능하다. 그래서 준비된 것이 각종 재료들을 획득할 수 있는 ‘무한의 탑’, ‘각성 던전’, ‘마왕의 성채’, ‘아레나’ 그리고 ‘이벤트 던전’이다. 굳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 PVP 콘텐츠인 ‘아레나’를 제외하고는 게임플레이 방식이 거의 동일하다. 이름과 나오는 재료만 다를 뿐이지, 게임의 진행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오로지 ‘파밍’만을 위해, 게이머들의 시간을 뺏기위해 준비된 콘텐츠다.

장비는 직접 제작할 수 있다
파밍 던전
너무도 익숙한 UI와 진행방식

 

많으면 뭐 해 다 뻔한데

지금까지 너무도 뻔한 콘텐츠 내용만을 다룬 이유는 개인적으로 ‘소울시커R’의 특징이 정말 별거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소울시커R’만의 독특함이나 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그저 그런 게임’이다. '클래게임즈'의 관계자분들과 '소울시커R'의 개발자분들의 노고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뭔가 구색이 안 맞는, 게임의 통일성이 없고 고유의 색깔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러스트는 감성적이고, 몽환적이지만 실제 게임에서는 양산형 3D 캐릭터의 전형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해왔던 수많은 3D 그래픽 게임의 기억들과 함께 떠오르는 단어 '양산형'. 여기에 전반적인 게임의 분위기, 색감, 디자인, 스킬 셋, UI 그리고 폰트까지 뒤죽박죽이다. 결국, 뭐 하나 눈여겨 볼만한 것 없고, 통일되지 않은 게임의 아이덴티티가 어색하게 섞여 이도 저도 아닌 게임이 된 것이다.

 

여기에 ‘소울시커R’은 너무 노골적이다. ‘우리 서로 알 거 다 알면서 왜 그래. 모바일 게임 하루 이틀 해?’하는 느낌을 쉽게 받는다. 게임은 초반부터 ‘자동진행’을 도입해 재미를 느껴보기도 전에 ‘관전형 게임’으로 바뀐다. 영웅의 소환도 5성 영웅의 확률은 극히 낮으며, 각 빛과 어둠의 속성의 영웅은 서로 다른 소환을 사용해야 한다. '강해지고 싶어? 갖고 싶어? 그럼 지갑을 열어'를 아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이런 확률 때문에 많은 영웅을 만들어 냈지만, 개성 있고 독특한 캐릭터는 몇 없다. ‘소울시커R’만의 세계관을 보여주고, 녹여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고전적인 모습의 몬스터, 천사와 악마, 중세의 기사와 궁수, 동양의 무사와 닌자 등 너무도 뻔한 캐릭터들의 종합선물세트를 보는 느낌이다.

 

‘소울시커R’은 준비를 많이 했고, 그만큼 차린 것도 많다. 하지만 다른 게임들과 다른 점을 찾지 못할 정도로 개성이 없다는 것은 큰 단점이다. ‘수집형 RPG’의 기본에 충실하고, 있어야 할 것을 다 집어 넣은 것이 오히려 독이 된 느낌이다. 오히려 걷어낼 것은 과감하게 걷어내고 ‘소울시커R’만의 느낌을 찾아냈다면 더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사실 게이머들은 신작 게임에 많은 것, 전혀 색다른 재미를 크게 바라지 않는다. 기형적인 모바일 게임 시장이 된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저 조금 눈길이 가거나,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 때 그나마 이거는 조금 할만하네 정도를 기대할 뿐이다. 이미 ‘모바일 게임’의 탈을 쓴 수많은 함정을 경험해 왔다.

 

누군가가 '소울시커R 그거 어때?'라고 묻는다면, '그냥 똑같아' 라는 말을 하고싶다. 어떤 의미인지는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맛집'보다는 '뷔페'의 모습을 선택한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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