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몽키킹 : 히어로 이즈 백 - 드래곤볼 보다 더 찾기 어려운 장점.

  • 입력 2019.10.21 14:51
  • 기자명 People's 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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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시작점부터 이렇게까지 말씀드리긴 좀 그렇지만, 이번 타이틀의 경우 제 결론을 미리 말씀드리고 그 이유를 하나씩 설명드리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네요.

몽키 킹 : 히어로 이즈 백은 그 찾기 힘들다는 드래곤볼 보다도 장점 찾는 것이 더 어려운 타이틀이었습니다. 게임의 도입부 부터 시작된 한숨은 게임의 엔딩 부분에 도달해서도 멈출 수가 없었는데요, 아무리 찾고 쥐어짜내도 명백하게 조명해볼만하다 싶거나, 칭찬해줄 부분을 찾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웠습니다. 개인적으로 개발사의 "책임감" 문제로 인해 격한 분노를 느껴야했던 "앤섬" 과도 비슷하거나 어쩌면 더 심각한 타이틀이라고 생각해요. 

보통 제 리뷰는 타이틀의 장점과 단점을 몇 가지 짚어드린 뒤에 플레이 해볼만 하다 /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는 식의 결론을 말씀드리는 편인데요. 몽키 킹 : 히어로 이즈 백은 정말 원작 애니메이션의 골수팬이 아니시라면, 플레이 하지 않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대신 엔딩까지 클리어한 후 작성하는 제 리뷰를 보시면서 같이 샌드백 두들긴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보고 넘어가셔도 충분하실 거에요. 그만큼 실망스러운 타이틀이었습니다.

바로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겉보기엔 원작을 잘 살려놓은것"처럼" 보인다.

 

몽키킹 : 히어로 이즈 백은 중국에서 아주 큰 히트를 쳤던 애니메이션을 게임화 시킨 타이틀입니다.  게임속 캐릭터들의 비쥬얼 표현 자체는 그렇게까지 크게 나쁘지 않았고, 영화에 나오는 빌런들이나 몇몇 장면들도 "그럭저럭" 표현은 해둔 편이에요. 그러나 그 이상의 의미부여를 하긴 어려웠습니다. 영화에 나왔던 거네 혹은 비슷하게 해놨네 이상의 감흥을 얻기는 거의 불가능했을 정도로 그 퀄리티가 떨어졌어요. 

원작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빌려온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성을 잘 담아내는 것입니다. 등장인물들의 개성이나 이야기 들을 잘 담아내서 맛깔나게 버무리는 것이 중요하죠. 이렇게 잘 버무려진 캐릭터성은 원작팬들 뿐만 아니라 본 게임을 통해 인물들을 처음으로 접하게 될 입문자 들에게도 게임에 한걸음 더 몰입할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되어줍니다.

 

 

그러나 이 게임은 그 캐릭터성을 구축하는데 실패했습니다. 

영웅이 등장하는 게임들은 어차피 "영웅이 세상을 구했다" 는 하나의 큰 스토리라인을 따라가게 됩니다. 이 속에서 동료들과의 에피소드가 발생하면서 전우애가 쌓이고, 감정선이 엉키면서 캐릭터성이 구축되고 몰입감이 증가하게 되는데요. 이 게임은 그러한 이야기를 구성하는 기초 공사를 사실상 하지 않았습니다. 

초반 제천대성에게 합류하는 NPC들이 왜 합류하게 되었는지 명확한 설명이 존재하지 않고 어물짱 한 두줄의 대사로 넘어감은 물론, 합류 이후에도 별다른 에피소드 없이 제천대성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상황을 해결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그러다보니 함께 모험하는 저팔계나 꼬마친구의 존재감은 거의 없는 편이에요. 아마도 애니메이션의 내용들을 전부 다 담아내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게 상당부분을 편집하거나 대충 넘긴 것 같은데, 이렇게 이야기가 구성되다보니 동료들이 아예 병풍이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투 상황에서도 동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자잘한 전투팁 외에는 그저 손을 들고 힘내! 할 수 있어! 따위의 의미없는 대사만 하고 있어요. 사실 요 몇년 사이 동료를 데리고 다니는 게임들이 많았고, 그 동료들을 전투에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보여준 멋진 게임들이 상당히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나 바이오 쇼크 인피니티가 그랬고, 최근엔 갓 오브워가 동료를 전투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멋진 예시들이었죠. 그런데 이렇게 좋은 예시가 많은 이 시대에 그저 병풍이라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동료들은 중요한 역할을 줄 수 있었음에도 컷씬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게임 막판에 나온 연출씬에 상당히 공을 들인 티가 나는데요, 아마 개발진들은 이 부분에서 감정선을 터뜨리겠다 는 의도 였던 것 같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물음표만 가득했어요. 스토리상으로도 전투상으로도 동료들이 별다른 역할없이 병풍역할만 하고 있다보니, 게임 후반부에 왜 갑자기 없던 동료애가 폭발하는 건지 이야기에 공감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캐릭터들의 표정 또한 빈약합니다. 애니메이션만큼의 모션과 표정을 기대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주인공 제천대성의 모션은 그저 머리에 깍지 끼고있거나 구부정하게 서있는 자세 두 가지 뿐입니다. 컷씬에 들어가더라도 비아냥 거리는 표정이나 짧디 짧은 대사 말고는 별다른 게 없어요. 그런데 이 쿨-시크 한 캐릭터가 게임 후반부에 갑자기 아주 감정적인 캐릭터로 변합니다. 

보통 영웅은 특정 계기를 통해 각성하게 되는데요, 몽키킹 : 히어로 이즈 백에서도 그런 계기가 있긴 하지만, 너무 빈약합니다. 캐릭터성에 대한 기초공사를 거의 하지않은 상태로 이야기를 이어가다 보니 후반부에 도달해서도 캐릭터의 변화나 극의 흐름에 빠져드는 것이 몹시 힘들었습니다. 

 

색칠놀이에 불과했던 몬스터들.

 

전투나 조작 부분도 한번 돌아봐야 할 것 같네요.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종류는 4~5개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마저도 대부분은 비슷한 패턴에 색깔만 바꿔놓은 수준이었어요. 여기에 전투시 락온 기능을 제공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제천대성의 공격패턴 또한 약공격 강공격 + 점프 로 매우 단순해서 별도의 콤보나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내기 어려웠습니다. 나름대로 이런 단순함을 QTE로 극복하고자 했던 것 같은데, 없는 것 보단 나았지만 그 퀄리티 역시 좋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전반적인 게임의 조작감 또한 문제가 많은편이었는데요. 전투시의 조작은 물론이고 필드 이동에 있어서도 갈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의 표현이 모호함은 물론 전반적인 진행이 굉장히 느리고 답답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기본 이동속도가 느린데다가 별도의 달리기 를 제공하지 않는 것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요. 물론 스킬을 통해 달릴 수는 있지만 이마저도 굉장히 제한적이었습니다. 제천대성이 아무리 힘을 봉인당했다지만... 달리기 마저 봉인당한 컨셉이었던 걸까요 ?

 

 

열쇠 4개를 한번에 처리할 수 없어서 하나씩 꼽고 컷씬을 기다려야한다.

 

게임의 템포를 자꾸 끊어먹는 결정적인 요인은 수많은 컷씬들과 진행하기 / 올라가기 였습니다.

정말 이 게임에서 가장 이해할 수없는 부분이었는데, 사실 요즘 모바일게임들도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맵을 쪼개면서 시간을 버는 식의 구성은 하지않는편인데 정말 믿기 어려웠습니다. 먼저 실시간으로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무조건 올라가기 버튼을 누르고, 컷씬을 기다리고 컷씬을 보고 또 기다린 뒤에야 망루에 올라간 제천대성을 볼 수 있어요.

내려올때도 이과정을 그대로 반복해야 합니다. 이외에 맵을 다니다보면 위 스크린샷처럼 뜬금없는 흰색 점들이 보이는데요, 여기서도 똑같은 컷씬 - 로딩 과정을 반복해야 하죠. 그나마 컷씬이 나오는 기다림이면 다행인데 그저 맵 로딩"만"을 위한 기다림도 존재합니다. 느린 이동속도에 답답한 조작감이 이런 의미없는 로딩과 맞물리면서 게임의 템포를 끊어먹고 지루하고 답답한 진행으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이외에도 지적해야 할 부분들은 차고 넘칩니다.

필드 타이틀 표현방식이나 토지신을 활용하는 부분에서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많이 따왔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타이틀 표현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토지신을 발견했을때 연출장면등은 그냥 가져다 썻구나 싶을 정도였어요. 이외에 전체 뷰를 잡아줬을때 눈에띄게 어그러지는 필드의 그래픽이나 신나는 모험을 만들어주진 못할 망정 기괴한 현악기 소리를 마구 뿜어내는 bgm들 그리고 직접 구매가 불가능해 반드시 조합을 통해야만 얻을 수 있었던 물약 등도 부정적인 포인트였습니다.

 


 

 

개발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유명 애니메이션을 게임화 시켜서, 그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개발하신 건가요? 아니면 그저 원작팬들의 기대와 향수를 등에 업고 돈이나 벌어보자는 생각으로 개발하신 건가요? 어느정도의 퀄리티는 맞췄어야 했는데 이번 타이틀은 그 정도가 조금 지나쳤습니다. 개인적으로 팬심 이용의 끝이라고 생각했던 몇몇 게임들 보다도 그 정도가 심한 타이틀이었어요.

원작을 재미있게 보신분들이라면 지금 제가 작성한 리뷰처럼 극단적인 느낌은 안 드실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플레이하다보면 어 영화에 나왔던거다! 의 느낌을 엔딩시점까지 계속 이어갈 수는 있으실 겁니다. 그러나 그러한 원작 팬분들께도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할 만큼 어설프고 미숙한 부분들이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아예 이 캐릭터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분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 수록 더 큰 실망을 마주하게 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포켓몬스터 레츠고 피카츄를 플레이하면서 별다른 발전없이 적당히 찍어내도 어차피 팬들은 사줄거야 는 식의 심보가 노골적으로 보여서 화가 났었고, 아무 대책없이 게임을 출시한 후 관리도 못해서 거의 플레이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앤섬을 보면서 그 책임감에 무척 화가 났었지만 이번 몽키킹 : 히어로 이즈 백은 그 두 게임에서 느꼈던 분노의 원인들이 다 보이는 것 같아서 굉장히 실망스러운 타이틀이었습니다.

 

저는 다음 리뷰 시간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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