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시켜서 하는 게임, PS4 '라비린스 라이프' 리뷰
'가슴'이 시켜서 하는 게임, PS4 '라비린스 라이프' 리뷰
  • 더키드
  • 승인 2019.08.15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메가 라비린스 라이프'. 이름만 보고서는 변신 로봇이나 못해도 공룡의 모습을 한 몬스터가 나오는 게임일 것이라 생각했다. 아무리 못해도 고질라나 트랜스포머처럼 '거대한 것'들이 날뛰는 게임을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사실 나는 이 게임을 받아들였으면 안 됐다.

 

개인적으로 한가지 습관이 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는 무조건 그 게임의 트레일러부터 보는 것이다. 별거 아닌 거 같아도 게임의 큰 흐름이나 색깔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트레일러에서 느낀 감정의 여운은 그 게임의 '분위기' 같은 게 된다. 쉽게 말해서 몰입도를 높여주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물론 최근 게임의 트레일러는 게이머들을 '낚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해 안타깝다.

 

'오메가 라비린스. 아닌가? 오매가 라비런스. 오메가 라피렌스. 뭐야 이거. 뭐 이런 게 나와. 뭐지? 게임 이름이 이게 아닌가.' 유튜브를 아무리 뒤져도 내가 생각한 로봇이나 뭔가 SF적인 기계들은 나오지 않았다. 이 게임의 정확한 타이틀 명 '라비린스 라이프'와 연관된 영상들은 죄다 2D의 교복 소녀들이 가슴을 출렁이는 것뿐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뭔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아뿔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라비린스 라이프'와의 첫 만남은 현실 부정과 후회로 시작됐다. '라비린스(Labyrinth)'는 해석하면 '미궁'을 뜻하는 단어다. 나는 시작부터 끔찍한 미궁에 빠져버렸다.

익숙하지만 낯선 단어 '미소녀'

정확한 명칭이나 장르를 뜻하는 단어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이머가 '미소녀' 혹은 '오덕'이라고 하면 쉽게 알아차릴 그런 게임이다. 이런 게임에는 흥미도 없고, 코드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게임을 해보고 나니 꼭 그렇지도 않다. 미소녀들에게 접근이 힘든 게이머들이라도 마음을 열고 받아들인다면 어려울 것은 없다. 어린 소녀들이 서로 꺄르륵 거리고, 정의로운 힘을 빌려 악에 맞서는 내용은 어릴 적 '웨딩피치'나 '세일러문' 같은 만화에서도 접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우선 마음을 열자.

 

게이머는 '벨 플뢰르'라는 여학교에 전학 온 '히나타'가 되어 플레이한다. 큰 흐름은 주인공 히나타가 이 학교에 전학을 오자마자 마치 기다린 것처럼 학교의 상징인 대정원이 시들게 되고, 이를 밝혀내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히나타는 다양한 소녀들을 만나게 되며,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학교에는 다양한 건물들이 있으며, 교내에 마주치는 NPC들은 퀘스트를 주기도 한다. 꼭 히나타뿐만 아니라 다른 소녀들도 플레이 할 수 있다. 등장하는 캐릭터를 바꿔가며 교내의 NPC들과 이야기를 확인해 볼 수도 있다.

 

'라비린스 라이프'에서는 맵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다른 게임에서의 '하우징' 시스템과 비슷하다. 여기에서는 집이 아니라 학교의 상징인 정원을 가꾼다. 벨 플뢰르의 각종 장식물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오브제로 바꿀 수 있다. 또한, 정원에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가꿔서 수확할 수도 있다. 여기서 수확하는 씨앗이나 벌꿀 등의 아이템은 장비합성을 하거나 스킬을 개방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미소녀'류의 게임을 해본 적이 없어서 비교 대상이 많지 않지만, 등장하는 캐릭터에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렵다고 느꼈다. 어디를 가나 있을법한, 너무도 뻔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대책 없이 명랑한 아이', '섹시한 언니', '항상 친절하고 똑똑한 반장', '조용하고 차가운 분위기의 소녀', '어딘가 중2병 걸린 소녀' 등 일종의 ‘필수요소’들로 갖춰진 캐릭터뿐이다.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면 할 말은 없다.

 

여기까지만 놓고 본다면 '라비린스 라이프'는 사실 별 볼 일 없는 게임이다. NPC나 만나서 대화하고, 정원이나 가꿔서 아이템을 줍는 게임인데, 이런 게임은 모바일로도 나올 가망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메가 라비린스'의 시리즈는 계속되고 있다. 다른 '미소녀' 류 게임과는 확실하게 다르며, '게임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다.

교내의 NPC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심는 꽃마다 다양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물을 주면 수확량이 늘어난다
학교의 오브제를 바꿀 수 있다
중2병 걸린 애
예쁜 누나

독특한 맛, '미소녀 로그라이크'

게임 시작 전에는 '미소녀가 등장하는 게임이니 텍스트로 범벅된 게임일 것'이라 생각했다. 기껏 해봐야 얄궂은 퍼즐을 몇 번 풀고, NPC와 대화하며 호감도를 올리는 방식일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라비린스 라이프'는 미소녀를 던전으로 밀어 넣었다. 이 시리즈가 계속될 수 있게 하는 콘텐츠이자, 독특한 장르. 놀랍게도 이 게임은 '로그라이크'다. '라비린스 라이프'를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히나타는 학교에서 마주치는 소녀들을 파트너로 삼아 함께 던전을 탐험할 수 있다. 던전공략에 큰 어려움이 있진 않다. 몬스터, 함정, 아이템, 보스전 등 기본적으로 '던전'을 떠올리면 등장하는 것들이 있다. 전투는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처음에는 고전 RPG처럼 ‘적과 마주쳤다’ 하며 턴제로 넘어갈 것처럼 생겼지만, 오히려 더 고전적인 방법 ‘내가 움직이면 적도 움직인다’의 방식이다. 플레이어가 신경 써야 할 것은 'HP'와 '허기'가 있다. HP는 기본적으로 재생하지만, 허기는 아이템을 통해 채워줘야 한다. 허기를 채우는 아이템은 학교에서 만들 수도 있고, 다른 NPC에게 받을 수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속성’과 ‘원거리 공격’이다. 몬스터마다 취약한 속성이 있고, 몬스터의 약점을 공략할 수 있는 아이템도 있다. 원거리 공격은 거의 모든 아이템이 가능하다. 화살이나 돌처럼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아이템이 따로 준비되어 있지만, 팬티나 브래지어, 심지어 빵 같은 것도 던질 수 있다. 일단 던지기 전 아이템의 성능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로그라이크는 성장의 개념보다 ‘한판’의 개념을 중시하는 게임이다. 필요 없는 아이템은 빨리 팔아버리고, 무작정 줍기보다는 조금 더 깔끔한 한판을 위해 거를 것은 걸러내는 안목도 필요하다. 당연히 죽으면 레벨이고 아이템이고 없이 그냥 끝이다. 그동안 파밍한 템을 다 잃어버리지 않도록 중요한 아이템은 보존 주머니에 잘 쟁여놔야 한다.

 

미소녀 게임에 도입한 것 치고 로그라이크의 기본은 다 갖췄다. 던전의 랜덤요소, 아이템 식별, 오메가 파워라는 자원과 허기, 그리고 전멸에 대한 긴장감까지. 미소녀를 소재로 한 점에서는 ‘신선하다’라는 느낌을 준다. 물론 '좋게 봐줘서' 칭찬할만하다는 뜻이다. 다른 장르와 비교했을 때 뛰어나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게이머들은 알고 있다. '라비린스 라이프'는 정통 로그라이크를 초점에 둔 게임이 아니다. '라비린스 라이프'의 목적은 로그라이크가 아니며,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게이머들 역시 다른 어떤 것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리더와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다
물리, 마법, 각종 속성 등 의외로 세세한 스텟
로그라이크의 기본
타일 계산을 잘 해야 한다
허기는 아이템을 사용해서 회복한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최대한 쟁여놓자
던전의 정원에서는 씨앗을 얻을 수 있다
불편하지만 상점 시스템도 있다
최종구역의 보스전
캐릭터마다 스킬도 사용할 수 있다
던전마다 미션을 준다
필요 없는 것은 팔아버리자

 

모른 척 하기엔 너무 강한 '성인용 게임'

'오우야 이거 너무 강한데?' 어디까지나 성인을 위한 19금 게임인 만큼 야한 대사나 장면들도 많다. 겉은 '로그라이크 RPG'라고 하지만, 사실 들여다보면 성인을 위한 장르의 게임이다. 먼저 던전에서는 몬스터를 잡으면 경험치가 아니라 '오메가 파워'를 모은다. 이 오메가 파워는 캐릭터의 가슴 사이즈를 크게 만들고 계속 올릴 경우 레벨업처럼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던전에서는 온천을 통해 캐릭터의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데, 예상 가능한 수준을 뛰어넘는 컷신이 나온다. 게임에 집중할 때쯤이면 캐릭터의 가슴이 커지고, 온천에서 야릇한 모습이 나오니 다른 의미에서 항상 긴장할 필요가 있다. 

굳이 안보여 주셔도 됩니다
뭘 진정해요
그렇다고 한다

'라비린스 라이프'의 절정은 ‘아이템 감정’에 있다. 로그라이크인 만큼 당연히 미감정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데, 이를 확인하는 방법이 아주 노골적이다. 감정용 특정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대고 비벼야' 한다. 이게 뭔소린가 할 수도 있는데, 게임에서는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캐릭터의 스킬을 개방하기 위해서도 비슷한 무언가를 해야 한다. 바로 '마사지'다. 학교의 온실을 찾아가면 정원을 가꾸는 자매에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캐릭터마다 스킬을 강화할 수 있다. '마사지'인 만큼 어떤 '접촉' 같은 것이 이루어지는 모양이다.

잠시만요 저기요
뭘 마음껏 즐겨요
코스마다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

아쉽게도 누군가에게는 이 게임의 목적이 될 수 있는 콘텐츠 대부분이 PS4에서 '삭제' 되었다. 자체적인 검열 심사에 걸리고 만 것이다. '뭘 더 벗길 것도 없어 보이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직접 찾아봤는데,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사라졌다. 가장 큰 차이는 캐릭터에 대한 '터치'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아이템 감정에서의 '성적인 묘사' 역시 삭제되었다. 원래 컷신에 등장하는 일러스트의 수위도 높았고, 아이템 감정 시에 가슴에 문지르는 장면 역시 그대로 나왔다. 스킬 개화에서는 정말 마사지하듯 캐릭터를 터치할 수도 있었으며, 그때마다 '변화'도 있었다.

 

이런 부분을 좋게 생각하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고, 아쉬워할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게이머들을 위해 한가지 정보를 알려주자면 이 게임, '닌텐도 SWITCH' 버전에서는 '오메가 라비린스 라이프'라는 타이틀로 발매되었다. 그리고 닌텐도 SWITCH에서는 아무런 검열 없는 모든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정말 이 게임을 좋아하고, 개발자, 일러스트레이터, 원작자의 마음을 느껴 보고 싶다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SWITCH' 버전을 추천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