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스팀으로 출시된 체인드 에코즈(Chained Echoes)는 전형적인 JRPG 스타일로 슈퍼패미콤 시절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연상하면 된다. 16비트 스타일 그래픽과 고전 명작 RPG 게임들에 영감을 받은 듯한 음악 덕분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다만 플레이 전개나 전투 시스템 등이 대체로 무난한 편이라서 요즘 누리꾼들이 말하는 ‘띵작’으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세 왕국 간 전쟁이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개인 취향 차이가 있겠지만 스토리에 나름 신경을 쓴 부분이 여러 군데 보여서 나쁘지 않았다.
특히 전투에 승리한 다음 포즈를 취했던 기존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와는 다르게 시간을 지체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생략했다.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크리스털을 조합해서 장착을 하는 등 복잡한 구석도 있지만 이것 역시 ‘자동 장착’이라는 시스템이 있어서 게임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여러 군데 보인다.
장점
- 스토리는 복잡하지 않지만 세계관을 구성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와 같이 JRPG에서 가장 끔찍한 부분이 바로 길치가 되는 것인데 개발진도 의식을 한 것 같다. 지도를 펼치면 대충 어디로 가야 할지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특별히 어느 지점을 갈 필요 없이 지도에서 텔레포트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 이 게임은 꽤 센스가 넘치는 구석이 있다. 스토리 얘기로 다시 돌아오면 처음에는 멤버들이 오합지졸로 보여서 어수선한 면이 있었는데 뿔뿔이 흩어지기도 하면서 성장의 의미도 담았다. 무엇보다 스토리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한 부분이다.
- ‘체인드 에코즈’의 장점은 명확하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와 같이 고전 JRPG를 연상케 하는 그래픽과 쉽게 익힐 수 있는 전투 시스템, 귀에 금방 익는 BGM 등이다. 그동안 시간을 지체하게 만들었던 RPG 게임 시스템 등도 대폭 개선했다. 대신에 전투 하나하나가 길어진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이만큼 깔끔한 RPG 게임도 찾기 드물 것이다.
단점
- 문제는 전투 시스템이 대체로 무난해서 특별히 신선하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매우 무난해 보인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 전투를 하는 동안에 허무하게 게임 오버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실명’이나 ‘마비’ 등 갑작스럽게 마법을 쓰는 잡몹들을 만나는 경우인데 때때로 체력이나 마나를 올려주는 아이템이 필수가 되어 버린다. 간혹 무지막지하게 강한 녀석을 만나면 뼈도 못 추리는 경우도 있는데 개발진의 장난이라고 무시한다 해도 약간 허무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