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앞에 뭐함?' 도로위 차가 막히는 이유는? PC '미니 모터웨이' 리뷰

  • 입력 2021.08.10 15:53
  • 기자명 더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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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도대체 앞에서 뭘 하길래 이렇게 차가 막히지?' 명절의 고속도로, 주말 강남의 도로 위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생각이다. 

 

도로 정체뿐만이 아니다. 초행길에 들어설 때면 '여기는 도로를 왜 이렇게 만들어놨지?'라는 의문이 드는 장소도 있다. '나와서 직접 운전을 안 해보고 대충 깔았나?' 도로 위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다 보면,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된다.

 

이제는 예전과 달리 이런 '도대체 고속도로는 왜 막히나요?' '알 수 없는 도로의 정체' 같은 의문의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유튜브'에 그 키워드만 입력해도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진다. 그 원인부터 과정, 이에 대한 대책까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런 의문과 불만은 게임으로 삼기에도 좋은 소재다. '내가 설계해도 이거 보다는 잘하겠다'나 '나라면 여기 차선을 좀 넓히겠다' 라는 게이머들의 생각을 그대로 실현할 수 있게 해주는 게임들. 바로 '심시티'나 '시티즈 스카이라인' 같은 '도시 건설 게임'들이 그것이다.

 

도시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게임에서 이 도로의 구성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실과 마찬가지로 막힌 곳은 풀어주고, 어느 한쪽에 쏠리는 현상이 없도록 도로의 배치도 신경 써야 한다.

 

이 '도로'의 중요성을 다룬 게임이 게이머들을 찾았다. 이미 '모바일' 플랫폼에서 좋은 평을 받았던 게임. 단순하게 보이지만, 절대 단순하지 않은 게임. 자동차의 흐름을 풀어내야 하는 복잡한 게임. 바로 '미니 모터웨이'다.

'미니’라는 타이틀에서 이미 눈치챈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이 게임은 이전에 비슷한 소재의 게임을 선보인 개발사 'Dinosaur Polo Club'의 신작이다. 전작은 지하철을 소재로 했던 '미니 메트로'다. 이번 '미니 모터웨이' 에서도 개발사가 추구하는 단순함과 깔끔함을 다시 담아냈다. 그 배경이 이번에는 지하철이 아니라, 조금 더 복잡한 도심의 도로다.

 

게임의 규칙은 단순하다. 거점과 거점을 이어주기만 하면 된다. 큰 거점은 사람들이 다니는 회사가 될 수도 있고, 혹은 쇼핑몰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맵에 등장하는 작은 집과 큰집을 같은 색깔이 연결되도록 이어주기만 하면 된다.

 

단순히 선을 이어주는 정도의 단순함이 느껴지지만, 이 단순함 속에 플레이어의 두뇌를 시험하는 복잡함이 숨겨져 있다. 바로 그 도로 위를 자동차들이 오고 가기 때문이다. 확실히 '미니 메트로'보다 생각해야 할 것도 많아졌고, 변수도 추가됐다.

'미니 모터웨이'는 개발사 'Dinosaur Polo Club'가 추구하는 색깔을 이번에도 보여준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시작한 게임이다 보니, 단순함과 깔끔함이 눈에 띈다. 다른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의 '때깔'을 원한 게이머라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신 색상의 조합에 조금 더 신경을 썼다. 게임에서는 색맹모드, 야간모드를 지원한다. 아쉽지만, 플레이어가 원하는 색깔을 만들어 조합할 수는 없다. 하나의 맵에는 세 가지 색깔 조합이 제공된다. '미니 메트로' 때와 같이 색깔의 조화, 게임의 전반적인 색감은 알록달록하고 귀여운 느낌이 든다. 

게임이 시작되면 다양한 색깔의 건물이 생겨난다. 플레이어는 이 색깔에 맞춰, 서로 연결되도록,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작은 건물에서 출발한 차들은 같은 색상의 큰 건물을 향해 출발한다. 도착한 차들은 하나의 '핀'을 획득하고,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 플레이어가 수집한 '핀'은 일종의 점수 역할을 한다. 

 

만약 맵에 등장한 큰 건물에서 이 핀이 일정 시간 동안 회수되지 않으면 게임은 종료된다. 도로 위에 차가 많아지고, 이로 인해 정체가 시작되어 교통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면 게임이 끝난다는 뜻이다.

 

그냥 무조건 많이 도로만 깔면 되겠네, 혹은 최단 거리로 연결만 시켜주면 알아서 되겠네.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게임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지형'과 '통행량' 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미니 모터웨이'는 LA, 도쿄, 모스코바, 마닐라, 두바이 등 현실에 있는 도시를 단순화해서 가져왔다. 실제 지형을 가져온 것이 아니기에 복잡한 변수가 도입되진 않았지만, '강'과 '산맥'이라는 변수가 있다. 

 

강 건너편에 건물이 생길 때에는 '다리'를 사용해 길을 이어야 한다. 이 다리는 자유롭게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통의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며 일주일을 넘기면, 타일 보너스를 선택할 수 있다. 이때 '다리' 타일을 선택해야지만, 강과 강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다. 

 

보너스에서는 다양한 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높은 점수를 얻는 것은, 어떤 보너스 타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단순히 연결한다고 끝이 아니다. 게임은 도로가 많아지고, 여기에서 많은 차가 쏟아지면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지상의 도로는 지하철과 다르다. 자동차의 '통행량'에 따라 도로의 상황이 달라진다. 지하철은 신호를 기다리거나, 정체가 거의 없다. '지하철이 막혀서' 같은 상황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자동차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늘 막힌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 '교통 법규'가 있다.

 

게임에서도 도로만 깔아놓고 '뭐 잘 되겠지' 하다 보면, 반드시 막히는 구간이 생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신호등' '회전 교차로' '고속도로' 같은 타일을 효율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무한으로 도로를 설치할 수 있다면 이런 걱정이 없겠지만, '미니 모터웨이' 에서의 도로 타일은 그 수가 정해져 있다. 그래서 건물 간의 거리도 생각해야 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교통량의 조절을 위해 도로를 비틀어야 할 때도 있다.

 

게임에서의 건물은 그다지 합리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아니 이걸 어떻게 이어줘?'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당연히 도로 간에 겹치는 부분이 생긴다. 여기에 어떤 타일을 놓을 것인지는 플레이어의 결정이다. 다행인 것은 게임 진행 중에도 일시 정지를 할 수 있고, 페널티 없이 도로를 다시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은 오직 '핀'을 얼마나 빠르게 없애느냐, 얼마만큼 모았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꼼수'는 있다. 도저히 답이 안 보이는 건물은 도로를 연결하지 않고 그냥 둬도 크게 지장은 없다. 괜히 교통량만 늘려서 도로를 막히게 할 필요는 없다. 후반을 위해 도로 타일을 아낄 필요도 있다. 

 

일종의 '퍼즐'과도 같다. 이득이 없는 패는 빠르게 포기하고, 풀어낼 수 있는 문제만 효율적으로 풀어내면 된다. 개발사의 의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디테일은 사실 조금 아쉽다. 단순함에서 오는 재미는 물론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동기부여' 측면은 약하다.

 

핀의 수집 개수를 따지는 '스코어 보드'가 있긴 하지만, '경쟁'을 생각한 게임이 아닌 만큼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진 않는다. 차라리 상위권 랭커들의 도시는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어떤 타일을 사용했는지를 제공한 편이 오히려 좋았을 것이다.

'신선한 재미' '새로운 경험' 측면에서 '미니 모터웨이'는 접근하기도 쉽고, 어렵지도 않다. PC에서의 조작 역시 단순하고, 다른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 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 일상에서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경험을 직관적으로 잘 담아냈다.

 

'차가 도대체 왜 막히는 거야'의 불만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게임에서의 건물이 늘어나다 보면, 현실 세계에서 도로를 구성한 사람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동안 불평과 불만이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를 깨닫게 된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을 근본에 둔 게임의 단점 역시 확실하게 보인다. 도시의 변화, 색깔의 변화만 있을 뿐이지, 사실 게임에 큰 변화가 없다. 그만큼 몇 판 하다 보면 쉽게 지루해진다. 타일 역시 그 수가 많지 않다 보니, 다양한 도로의 구성도 해보기가 어렵다. 

 

'선 긋기 퍼즐' 이라고 생각한다면 괜찮겠지만, 뭔가 전문적인 시뮬레이션을 기대한 게이머라면 분명 쉽게 질리고 실망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모바일 플랫폼에서 해볼 만한 게임이지, PC에서 하기엔 디테일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분명 느껴진다. 

 

'Dinosaur Polo Club'가 이번에도 '미니' 를 타이틀에 붙인 만큼, 그 색깔이 확실하다. 큰 기대를 하기보다는 신선한 재미를 느껴보는 것을 기대하는 게 좋다. 가격도 괜찮은 편이다. 이번 기회에 '차가 막히는 이유'를 알아보고 싶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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