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어줘도 안 가고 싶은 나라? 게임 “오픈 컨트리” 리뷰. (PC/스팀)

  • 입력 2021.06.15 14:29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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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요즘 우연찮게도 ~나라 라는 제목의 게임이 연달아 발매되고 있네요.

먼저 나온 나라는 제2의 나라. 깔끔하게 지브리니지(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지브리+리니지)’ 라는 평을 받은 모바일 게임이 있었고요.

그와 비슷한 타이밍에 611, 야생에서 사냥과 생존 등을 하며 진행하는 야생 게임인 OPEN COUNTRY (이하 오픈 컨트리)의 런칭이 있었습니다.

 

오픈 컨트리는 다른것이 아니고, 오픈하기도 전에 한글화 기념 트레일러 영상을 올리는 등 한국 플레이어들에게 먼저 다가온 외국 게임이기에 굉장히 관심을 가진 플레이어들이 많았어요.

 

게다가 광대한 필드의 어드벤쳐/시뮬레이션/오픈월드/액션 어드벤처 라는, 하나만 있어도 배가 부를 어마어마한 테그들을 잔뜩 짊어지고 나왔기에 그 기대감은 당연히 더 커질 수 밖에 없었죠!

 

그런데 오픈이 며칠 지난 지금,

스팀 페이지에서의 오픈 컨트리는 대체로 부정적평가에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도대체 왜 이런 평을 받고있는지. 게임의 특장점, 그리고 단점은 또 뭐가 있는지 한 번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따라오십시요! 오픈 컨트리의 열린 나라로!

 

 

어스름한 새벽.

당신은 차가운 대지를 갓 나온 햇볕이 달구는 것을 느끼며 눈을 뜹니다.

당신이 눈을 뜬 곳이 일상에 젖은 집이 아닌,

어제 간신히 힘들여 지어둔 야생의 텐트 안임을 깨달은 당신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멀리선 새 소리가 들려오고, 차갑고 상쾌한 공기가 허파를 적시고,

당신은 야구 모자를 눌러 쓴 뒤 장총을 들고 밖으로 향합니다.

당신이 캠프를 친 고지대 아래로 숲의 전경이 시야 가득히 들어오고, 저 멀리 산 위로 커다란 새 하나가 지평선의 태양 위로 날개짓을 하며 날아갑니다.

 

~ 운치 있지 않습니까?

 

오픈 컨트리의 콘셉트를 낭만적으로 해석해보자면 아마 이런 장면이 들어가야만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실제로 이런 느낌이냐 하면 그렇진 못합니다. 왜냐면 수 많은 디테일이 생략되었거든요.

 

 

오픈 컨트리는 이상하게도 디테일보단 생략의 편리성에 집중한듯 보이는 게임입니다.

예를 들어 이 게임에선 문을 여는 동작도 없습니다. 대신 문에 상호작용으로 말을 걸면 어느 지역으로 빠른 여행을 할지 고르는 메뉴가 나타납니다.

그렇다고 느린 여행이 있냐면 그렇진 않죠.

 

이건 굉장히 실망스러울법한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적어도 제 생각엔 이 게임을 원하는 사람들 중엔 순간이동의 편리성을 원하는 사람도 있기야 하겠지만, 그보단 낡은 캠핑 트럭을 몰아 산중으로 직접 덜컹 거리며 운전을 해나가는 불편함을 원하는 사람도 제법 있을것 같거든요.

 

전 압도적으로 후자였고 말이죠!

 

 

게임은 좋게 말하면 편의성이 아주 좋고,

나쁘게 말하면 성의없다 싶을 정도로 디테일이 떨어집니다.

 

불 붙이기, 음식 만들기, 돌 줍기, 통나무 자르기, 개구리 등의 작은 동물 사냥 등이 모두 편리하게 클릭 한 번으로 이루어집니다.

 

클릭 한 번이라는 소리는 클릭을 하면 액션이 시작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결과물이 나온다는 개념입니다.

지나가는 개구리를 채집하기위해 클릭하면 캐릭터가 허리를 한 번 굽히는 일도 없이 개구리가 즉시 배낭속으로 들어옵니다.

불을 붙이는 과정도 그렇습니다.

모닥불을 만들기 위해선 사실 제법 복잡한 DIY 레시피가 필요합니다.

모닥불을 붙일 곳을 만들고, 불을 붙이기 위해선 또 불쏘시개나 부싯돌 등의 부재료가 필요하죠. 하지만 이 모든것으로 실제로 불을 붙일때는 또 클릭한 번에 불이 붙고 끝납니다.

캐릭터가 불을 붙이기 위해 어떠한 액션을 한다던가도 없이, 양 팔을 몸통에 붙이고 뻣뻣하게 차렷을 한 상태에서 모닥불이 저절로 붙는 모양새죠.

 

 

하지만 이것이 오픈 컨트리가 최악의 게임이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확실히 이 게임은 여러모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면모들이 있습니다.

트레일러 등에서 느낄 수 있던 장대한 오픈월드의 게임도 사실은 아니죠.

하지만 게임으로서의 절대적 가치. 재미가 없는 게임은 아닙니다.

이것도 한번 찬찬히 풀어볼게요.

 

 

 

오픈 컨트리의 기본은 흔히 낚시게임의 그것과도 같은, 의외로 야생의 미션 자체에 아주 충실한 구성의 게임입니다.

 

게임의 초반은 산장의 NPC 에게 미션을 받고, 산장의 문에서 목적지로 빠른 여행으로 순간이동을 해서, 목적지의 사냥감이나 물건 수송등을 하고는 다시 순간이동으로 산장으로 돌아와 보상을 받는 식이죠.

 

사실 이게 하다 보면 오픈 월드 게임이나 DIY 중점 게임보다는 오히려 게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튜토리얼 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사냥 게임은 이런식으로 하는거야라는 걸 알려주는 게임인 것 같이 느껴져요.

 

 

 

헌팅 게임을 전혀 해보지 않았던 사람에게 헌팅 게임이 어떠한 것인지, 그 개념을 알려주는 게임으로서 아주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입문용 맛보기 작품의 느낌이 굉장히 강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역할로서는 굉장히 훌륭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법 다양한 야생 스킬들이 준비되어 있고, 포인트를 사용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스킬들은 그 성장도 상당히 빠르게 느껴지기에 불편한 점이 있다면 스킬을 통해 금방 보완해 가며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실 성장의 재미도 느껴집니다. 다만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건 게임을 하면 할수록 느껴지긴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게 있습니다.

 

오픈 컨트리의 모든 사냥 목표가 될법한 생물들은 자신들의 과도 같은 포인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르마딜로의 굴, 토끼의 나무 밑둥 같은 것들이죠.

 

이 생물들을 쫓다보면 황당한 것이, 이러한 포인트들이 굉장히 여러 군데 있는데, 생물들이 자신들의 에 도착하는것으로 판정이 나면 그냥 증발을 해 버립니다. 온데간데 없어집니다. 눈으로 잘 쫓고 있던 토끼가 갑자기 나무에 닿더니 사라져버리는건 두 눈으로 보고있자면 굉장히 황당한 광경입니다. 나름대로 야생의 게임에 몰입을 해서 하고 있는데, 이런 너무 아케이드 게임처럼 느껴지는 연출이 빈번하게 나오면 집중이 깨진다고 해야 할까요?

 

 

또 여타 사냥게임에 비하면 사냥의 진행이나 연출 자체도 굉장히 간소합니다. 똑같이 장총으로 사슴을 죽일 뿐인 상황이긴 하지만, 다른 게임의 경우 사슴의 몸 어느 부위에 총알이 명중했는지, 혹은 총알을 맞은 동물의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 등에 디테일 차이가 있는 게임들이 있는 반면, 오픈 컨트리의 경우 어느 부위에 총알을 맞던 죽지 않으면 동물이 멀쩡히 뛰어다니고, 죽으면 그저 시체가 된 동물을 줍기만 하면 될 뿐입니다.

물론 시체를 줍는 과정 역시 가죽을 벗겨내는 무둔질 등의 디테일은 없이, 개구리를 주울 때와 마찬가지로 그냥 가죽과 고기가 가방으로 자동으로 들어오게됩니다.

 

사냥감에 따른 기록 등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사슴이라도 새끼 사슴, 소형 사슴, 중형 사슴, 대형 사슴, 희귀한 사슴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오픈 컨트리에선 사슴하나가 모든것을 대변합니다. 그러니까 오픈 컨트리는 훌륭한 오픈월드 게임이 아니기도 하지만, 사냥게임으로서의 면모 역시 훌륭하다고 하기엔 조금 모자란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오픈 컨트리는 기존에 사냥게임에 굉장히 심취해 있는 게이머에겐 아쉽지만 굉장히 훌륭한 신규게임 소식이 되지 못합니다. 차라리 그러한 사냥 게임들의 디테일들이 부담스러워서 접근을 하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뭐든지 간소화 되어있는 듯한 오픈 컨트리가 사냥 게임의 입문작으로서 최악의 선택은 아닙니다.

 

너무 간단한 사냥 과정, 생존의 다급함이 느껴지지 않는 세계, 너무 적은 수의 총기 커스터마이징 등 단점이 눈에 안 밟히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을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재미가 있기는 해요.

 

푸른 자연 배경 속을 달리고, 목표로 한 동물을 사냥하고, 틈틈이 거처의 DYI 아이템을 만드는 것(사실 아이템 제작이 필수적이진 않고, 물품도 엄청나게 많진 않지만) 이런저런 아이템을 수집해 쌓아 두었다가 몇몇까지 물품을 만들어보거나, 밤에 야생에서 잘 수 있는 텐트를 업그레이드 (이것 역시 필수적이진 않습니다) 해보는 재미도 있긴 합니다.

 

이 게임은 전체적으로 사냥 게임의 묘미라 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기는 한데, 디테일이 떨어져 깊은 맛을 전혀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하지만 역으로 그러한 만큼, 디테일에 요소에 대한 학습을 포함한 장르에 대한 장벽은 상대적으로 덜 느껴져 이러한 계열의 게임을 해보고 싶긴 했지만 부담스러워서 해 보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잠시 즐겨봄직도 한 게임입니다.

 

 

다만, 게임은 아직 추가될 수 있는 많은 디테일의 여지들과, 또 현재는 그래픽 옵션을 설정할 수 없다는 점, 향후 그래픽 관련 픽스등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점을 고려해 볼때 지금 당장 구입하는것은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차라리 시일이 조금 지난 뒤, 큰 폭의 세일 타이밍이 온다면 그때 구매하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40% 이상의 할인폭이라면 게임도 만원 이하의 가격이 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결제 할 수 있는데다, 오히려 한 참 시간이 지난 뒤에 구매해야 패치를 통해서 디테일과 그래픽 관련 사항들등 지금은 부족한 부분들이 충분히 개선되어있을 확률이 높으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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