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정말 가볍게 즐길 게임을 찾는다면, knight squad2 리뷰

  • 입력 2021.04.23 17:08
  • 기자명 김민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등학생, 혹은 중학생 때 가장 즐겼던 게임이 기억나는가?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처럼 전략게임을 즐겼던 이들도 있겠지만,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했던 이들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즐겼던 게임도 기억이 날 거다.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등 게임 실력이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그래도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류의 게임들을 플레이하면서 유대감을 키우고 실컷 웃어제낀 경험이 게이머라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게임은 취향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이런 캐주얼 게임들은 최대한 취향을 타지 않도록, 보다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게 만들어진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PC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런 캐주얼 게임들이 많았다. 하지만 캐주얼 게임의 상당수가 모바일로 넘어가고 나서는 국내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PC 온라인 캐주얼 게임은 찾기 힘들어졌다. 당장 초등학생들이 서로 무슨 게임을 하는지 알아보면 답은 분명해진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모바일을 통해 소통하며 모바일 게임을 주로 즐긴다. PC방에서 LOL, 마인크래프트 등을 하기도 하지만 PC방에서 온라인 캐주얼 게임을 함께 플레이하는 아이들을 찾기는 굉장히 드물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PC 캐주얼 게임은 오히려 스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당장 필자가 리뷰한 게임들 중에서도 꽤 많은 수의 PC 캐주얼 게임들이 스팀을 중심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걔중에는 나름 주목할 만한 게임성을 갖춘 게임들도 많았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에서는 캐주얼 게임이라고 하면 모바일을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다. PC로 즐기는 게임들 중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사라져버린 최근, 스팀에서 또 하나의 PC 온라인 캐주얼 게임이 출시되었다. knight squad2. 414일에 스팀에서 12,400원에 출시된 게임으로 총 8명의 기사들이 서바이벌 형식으로 결투를 벌이는 게임이다. 201511월에 출시되었던 knight squad의 후속작으로 훨씬 향상된 그래픽과 다양한 게임 모드를 선보이고 있다.

전형적인 우정파괴 게임

온라인 캐주얼 게임. 소위 말하는 우정파괴게임에 스토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냥 열심히 죽이고 때리면 그만이지. knight squad2 역시 마찬가지다. 당연히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 스토리나 세계관이 있겠으나, 그게 큰 의미는 없는 게임이다. 그냥 캐릭터 하나를 골라서 정해진 모드에 따라 온라인에서 경쟁하면 그만이다. 해외에서 제작하고, 북미나 기타 지역을 타겟으로 하는 게임이라 한글화는 당연히 지원하지 않는다. 한글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음에도 플레이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고,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만큼 게임 내 등장하는 단어가 익숙하고 어렵지 않아서 접근하기가 쉽다. 한글화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은 플레이 자체를 꺼려하는 필자도 쉽게 이해하고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을 정도이니까. 언어 관련 문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십여 개의 모드. 헷갈리지만 지루하진 않다

게임은 8명의 인원이 참가해 진행하는 온라인 플레이와 혼자 봇들과 즐기는 로컬 플레이가 있다. 하지만 애초에 온라인으로 기획한 게임이기에 온라인 플레이가 확실히 재미가 있다. 로컬 플레이는 단순히 게임 시스템을 이해하는 용도로만 사용하자. 필자는 knight squad2의 전작을 플레이해보지 않았다. 이 게임으로 knight squad 시리즈에 처음 입문한 셈인데, 생각보다 직관적이고 간단한 게임 진행방식에 놀랐다. 여타 온라인 기반 아케이드 게임이 그렇듯, knight squad2 역시 8명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그런데 이 목표라는 것이 게임 모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필자가 로컬 게임에서 확인해 본 것만 해도 십여 종류. 가장 단순한 서바이벌도 개인전, 팀전으로 나뉠 수 있으며 레이스, 깃발 모으기도 있고 심지어는 정해진 기간 내에 많은 골을 넣는 축구도 있다. 처음에는 모드가 너무 다양하고 모드에 대한 설명도 따로 없어서 헷갈리겠다는 걱정을 했지만 게임 자체가 워낙 단순해서 한두번만 플레이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러 가지 모드가 있지만, 게임의 기본적인 목표 자체는 적의 죽음이다. 특별한 실드 아이템을 두르지 않은 이상 게이머나 적이나 모두 한 방에 죽기 때문에 무조건 원 샷 싸움이다. 이 탓에 아무리 컨트롤이 좋아도 확연하게 앞서나가기는 힘들다. 엄청나게 많이 죽고, 리스폰도 빠르기에 죽음에 대한 부담도 덜한 편. 1위로 치고 나가는 적이 있다면 합심해서 그 적을 먼저 죽이는 식의 플레이도 가능하다. knight squad2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컨트롤보다는 현재 게임 모드가 무엇인지를 빨리 확이해야 한다. 단순히 적을 죽이기만 하면 되는 모드인지, 아니면 영혼을 흡수해야 하는지, 그도 아니면 일정 영토에서 오래 살아남아야 하는지. 재빨리 파악해서 게임 모드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유리하다.

다양한 아이템과 캐릭터

모드만큼이나 아이템도 다양하다. 모드가 그렇듯, 아이템에 대한 설명도 거의 없다. 게임이 시작되면 랜덤하게, 혹은 지정된 위치에 아이템이 뜨는데, 이 아이템이 무엇이냐에 따라 캐릭터의 강함이 결정된다. 벽을 뚫을 수 있는 드릴을 무기로 잡을 수도 있고, , 칼은 기본. 지뢰를 얻어 맵을 함정 투성이로 만들 수도 있고, 부메랑이나 스태프를 먹어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사용법은 고정이지만, 무기마다 특색이 있어 다른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 무기와 함께 캐릭터의 유틸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아이템도 있다. 말을 먹어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프리즈를 먹으면 본인 캐릭터를 제외한 전체 적들이 일정시간 얼어버린다. 공격을 한 번 막을 수 있는 실드도 있고, 유체화 효과를 주는 아이템도 있다. 이렇게 보면 무조건 좋은 아이템을 먹으면 장땡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상술했듯,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먹어도 눈먼 칼 한 방이면 죽고 죽으면 기본 무기인 칼로 돌아가기에 좋은 무기가 큰 의미가 없다.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캐릭터는 외양은 비슷하고 색깔만 조금씩 다른 6~7명의 기사다. 각 캐릭터마다 선택하면 고유효과인 듯한 모션을 취하는데, 사실상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빨간색 기사는 전류를 뿜고 있길래 기본공격이 전기 특성인가 했는데, 그렇지도 않다. 아마 그에 맞는 아이템을 먹었을 때 보정효과가 있는 듯한데, 확실하지는 않다. 그런데 뭐, 아이템을 먹어도 금방 죽기 마련이라 특성이 큰 의미가 없긴 하다. 기본 캐릭터 이외에 플레이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기사들을 얻게 된다. 외양이 멋들어진 녀석들이 많기에 이 기사들을 해금하는 재미도 있다.

10초 이내에 잡히는 매칭. 조작은 조금 불편

조작이 조금 불편한 편이다. 처음에 필자는 마우스로 플레이하다가 초급 봇한테 몇 번을 죽었는지 모른다. 게이머 기준이 아니라 캐릭터 기준으로 좌우가 정해지는 느낌이라 키보드로는 플레이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느낌이었다. 패드로 했을 때가 오히려 자연스러워서 필자는 계속 패드를 활용했다. 여지껏 필자가 리뷰한 PC 온라인 아케이드 게임 중 매칭도 가장 원활했다. 출시 초반인 걸 감안하고서라도 사람이 많았다. 온라인 매칭을 누르면 거의 10초 이내에 게임이 잡히는 수준. 가볍게 플레이하기 좋아서인지 몰라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같은 방을 스쳐지나가며 플레이를 하게된다. 적어도 사람이 없어서 봇들과 지루한 솔로 게임만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게임은 가벼운데 가격이 가볍진 않다. 세일할 때 구매하자.

가볍게 즐기기 좋지만, 단점은 명확하다. 일단 게임 모드가 너무 많아 혼란스럽다는 점, 그리고 너무 쉽게 죽어 영웅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드는 기본적으로 방장이 선택할 수 있는데, 문제는 모드가 너무 많아서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LOL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게임도 아닌데, 그 많은 모드를 하나하나 분석할 열정이 있을까? 의문이다. 가벼워도 너무 가볍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한 번 게임에 길어야 4~5.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맞이하는 죽음은 수십번이다. 실제로 필자는 태어나서 죽고 태어나서 죽고만 반복하다가 게임이 끝난 적도 있다. 막기 버튼이 있음에도 뒤치기가 너무 쉬워 의미가 없다. 그만큼 정신이 없어서 좀 차분한 게임을 원하는 이는 싫어할 수 있다. 가격도 좀 부담이다. 12,400. 이 정도 비용을 투자하면서 이 게임을 즐길 메리트가 있을까? 의문이다. 반값 세일을 할 때 친구나 연인과 가볍게 즐기고 싶다면 구매해 보길 바란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