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5] 대작 가뭄 시대에 나타난 한줄기 빛. 아웃라이더스 리뷰
[PS5] 대작 가뭄 시대에 나타난 한줄기 빛. 아웃라이더스 리뷰
  • 김민진
  • 승인 2021.04.06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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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5, 엑박 시리즈 X 등 차세대 게임기가 등장했지만, 아직까지 이들의 성능을 온전히 구현하는 독점게임은 많이 등장하지 않았다. 차세대 게임기의 성능을 온전히 만끽하기 위해서는 눈과 귀와 플레이가 모두 즐거운 대작을 플레이해봐야 하는데, 연초라 그런지, 대형 신작 게임도 나오지 않아 게이머들의 시무룩함이 더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People Can Fly에서 개발하고 스퀘어 에닉스가 유통하는 액션 TPS 게임, 아웃라이더스가 41일 발매됐다. People Can Fly는 블렛스톰과 기어스 오브 워 : 저지먼트를 개발한 전적이 있는 개발사다. 필자가 아웃라이더스의 트레일러와 게임 설명을 처음 접했을 때 떠올린 게임은 매스 이펙트 시리즈였다. 조금 오래된 게임이라 기억하는 이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20071편이 출시되었고, 2013년까지 세 편의 시리즈가 출시된 게임이다. 2017년에 매스 이펙트 : 안드로메다라는 시리즈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4번째 작품이 등장했지만 혹평을 받았고, 현재 5편이 개발을 진행중이라고 한다. 필자는 이 시리즈를 통해 액션 TPS라는 장르를 처음 접했다. 기본적으로는 FPS 전투 스타일을 따르지만 클래스가 존재하고, 직업군마다 초능력과 마법을 비롯한 특정 기술이 존재자는 장르. 레벨 시스템도 있어 캐릭터를 키우는 RPG의 재미도 주고, 눈이 즐거운 마법 이펙트도 경험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필자에게는 굉장히 인상적인 경험이었고, 재미있게 즐긴 게임이었기에 비슷한 류의 게임을 언제나 기다려왔다. 개인적으로는 사이버펑크가 이런 식으로 나오길 기대했는데 아예 망겜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어찌됐든 아웃라이더스의 트레일러를 봤을 때는 이 매스 이펙트 시리즈가 가장 처음 떠올랐다. 실제로 플레이해 본 이들은 마법을 쓰는 기어스 오브 워, 디비전 2와 더 유사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 아웃라이더스. 오랜만에 등장한 대형 신작의 특징은 무엇일까?

꿈과 희망도 없는 세기말 스토리

필자는 대작과 평작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아웃라이더스는 충분히 대작으로 판단될 여지가 충분한 게임이다. 스토리나 세계관 자체가 꽤 깊이 있어서 파고들만한 요소가 많다. 일단 대략적인 스토리 흐름을 살펴보자. 게임의 배경이 되는 건 지금보다 약 100년 후의 먼 미래다. 모종의 이유로 지구의 멸망이 예고되고, 이에 지구에서는 50만 명에 이르는 사람을 냉동보존한 후 새로운 미래가 약속된 행성, 에녹으로 떠난다. 당연히 거대 우주선을 관리할 인력은 남겨놓았고, 마침내 에녹에 도착해 선발대를 투입시킨다. 여기서 선발대이자 우주선 방어와 과학인력의 보호를 책임지는 용병들을 아웃라이더라 부른다. 주인공은 아웃라이더의 대장으로 에녹을 탐사하던 중, 아노말리라는 기괴한 폭풍을 만나게 되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전우들에 의해 냉동된다. 주인공이 다시 깨어난 건 30여 년이 지난 후. 이미 대형 우주선에 있던 50만 명의 인원들이 내려와 에녹에 터전을 잡았지만, 부족한 자원으로 전쟁이 벌어져 있었다. 혼란 속에 깨어난 주인공은 자신이 최후의 아웃라이더라는 사실과 함께 특이한 힘이 깃들었음을 알게 되는데......

프롤로그 스토리만 봐도 알겠지만, 스토리 전체에 비극과 슬픔이 난무하고 있다. 메인스토리는 변종으로 거듭난 주인공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물자 부족과 혹독한 행성의 환경에 고통받는 이들을 돕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인데, 그 안에 표현되는 인간 군상들의 면면이 굉장히 비참하다. 변종을 연구하다가 미쳐버린 과학자도 있고, 가족들을 위해 식량 배급을 조작하다가 비극을 맞이한 가족도 있다. 한때 전우애 넘치던 친구는 술에 찌든 늙은이가 되었고, 꿈과 희망에 넘치던 소녀 과학자는 염세적인 지도자가 되어 있다. 세기말 인간이 얼마나 냉정하고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진행하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방대한 세계관과 설정을 짜 놨으나, 이를 게이머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너무 일차원적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메인 스토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의문이 많고, 맵 곳곳에 떨어져 있는 문서나 일지를 계속해서 확인해야 하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텍스트의 양이 꽤 많다. 읽기를 귀찮아하는 이들이라면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을 정도. 하지만 뭐 대충 눈치로 짐작하며 스토리를 진행해도 이해에 크게 무리는 없다.

스테이지 개념의 진행. 독특한 진행방식

시스템이 꽤 독특했다. 전투는 밑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고, 일단은 전체적인 게임 진행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아웃라이더스의 세계는 처음에는 알 수 없지만, 진행하다 보면 전투구역과 비전투구역이 명확히 나눠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스테이지 개념으로 지역이 설정되어 있고, 하나의 지역에서 커다란 줄기의 메인 퀘스트 두어개와 서브 퀘스트 3~4개가 존재한다. 지역마다 하나씩 거점 개념의 휴식처가 있으며 이곳을 기반으로 이동하며 진행하게 된다. 오픈월드처럼 필드에 적들이 돌아다니는 형태가 아니라 캐릭터가 특정 지점을 지나가거나, 퀘스트를 진행했을 때만 적들이 등장한다. 즉 이미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 했으면 시작할 때 설정하지 않는 한, 같은 자리를 또 가도 파밍을 할 수 없다는 뜻. 그래서인지 서브 퀘스트는 반복이 가능하도록 해 놔서 여러 번 리플레이 할 수 있다. 던파와 매스 이펙트를 합쳐놓은 느낌이랄까? 생소한 진행이긴 하지만 한번 익숙해지고 나면 전투구역과 비전투구역이 명확히 나뉘어지고, 스토리 진행을 내 선택에 따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또 하나 특이한 시스템은 월드 난이도다. 아웃라이더스는 따로 난이도 보정 없이 월드 난이도를 올리면 게임이 어려워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월드 난이도를 올리면 적들의 레벨이 캐릭터 레벨에 비례해 조금씩 올라간다. 당연히 어려워지는 만큼 보상도 좋기에 감당만 가능하다면 파밍을 할 때는 월드난이도를 올리고 플레이하는 게 좋다.

나만의 전투 스타일을 커스터마이징

아웃라이더스의 최대 장점은 전투다. 처음에는 흔한 FPS 게임인줄 알고 흥미가 떨어진 건 사실이다. 필자는 FPS에 취약한 아재니까. 게다가 FPS는 패드보다는 키보드로 즐기는 게 국룰 아닌가. 그래서 초반에는 전투가 조금 힘겨웠는데, 직업을 정하고 스킬이 하나 둘 추가되면서 신세계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스토리 상에서 주인공은 특별한 능력이 있는 변종으로 변한다. 변종은 주인공만 있는 게 아니기에 유니크한 능력은 아닌데, 4가지 타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타입마다 근거리, 원거리, , 군중제어에 특화되어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같은 타입이라도 키우기에 따라 완전히 다른 형태의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레벨이 올라가면 스킬이 하나씩 해금되며 클래스 레벨에 따라 특성도 해금된다. 스킬은 총 3개까지 쓸 수 있는데, 이 스킬과 모드의 조합이 아주 꿀잼이다. 모드란 무기나 방어구에 하나, 혹은 2~3개씩 붙어있는 장비스킬의 일종이다. 방어구에 붙은 모드들은 스킬의 효과를 강화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적이 죽을 때 폭발시킬 수 있는 스킬이 있다면 폭발 반경을 늘려주거나, 폭발 데미지를 증가시키는 모드들이 방어구에 붙는 식이다. 장갑, 장화, 바지, 헬멧, 상의. 이렇게 5가지 방어구에 각각 모드를 붙일 수 있으니, 5개의 모드를 장착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나중에 얻게 될 전설 템들의 경우에는 이 모드를 2~3개까지 붙일 수 있다. 무기에 붙는 모드는 방어구와는 독립된 것으로 적을 죽이거나 사격할 때 특수효과를 부여하는 모드가 많다. 맞췄을 때 화상, 중독 효과를 부여한다거나 재장전 시 충격파가 발생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모드는 파란색 희귀도 이상의 템에 붙일 수 있으며 모드가 붙어있는 아이템을 분해하면 언제든 엔지니어에게서 모드를 붙였다 뗏다 할 수 있다. 템마다 레벨을 올릴 수 있고, 특성을 바꿀 수도 있기에 효율이 좋진 않겠지만, 하나의 템을 끝까지 성장시켜 나갈 수도 있다. 일견 복잡해 보일 수 있는 방식인데, 모드가 오픈되고 한 두 번만 해 보면 금방 이해될 정도로 UI가 심플하고 설명도 잘 되어 있다. 이 모드의 조합으로 같은 타입의 캐릭터도 완전히 다른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결국 게이머는 보다 좋은 모드를 얻기 위해 전투를 계속하게 된다.

다양한 모드와 특성, 무기로 육성한 나만의 캐릭터로 진행하는 전투는 굉장히 재밌었다. 커뮤니티에서는 재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매스 이펙트를 즐겁게 했었던 필자 입장에서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조준 피지컬에 민감한 정통 FPS도 아닌지라 숨어있는 적이 있으면 능력으로 처리하면 되기에 조준 스트레스에 시달릴 일도 없었다. 처음에야 중간보스 하나에도 쩔쩔맸지만, 중반 이후 모드가 자리잡은 후에는 잡몹을 쓸어버리는 핵앤슬래시의 쾌감도 느낄 수 있었다.

 

서버와 엔드콘텐츠는 개선이 필요

재밌다고 열심히 칭찬했지만,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가장 큰 단점은 서버 문제. 아웃라이더스는 기본적으로 몬헌 시리즈처럼 협동 플레이를 지원한다. 당연히 솔로로 스토리를 밀 수도 있지만, 엔드게임 콘텐츠로 넘어가면 네트워크 플레이 보상이 더 좋기에 한 번씩은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애초에 시작부터 네트워크 플레이 형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는 거다.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자동으로 로그인이 되며 여기서 솔로플레이를 할지, 네트워크 게임을 할지 정해야 한다. 그런데 출시일인 41일부터 현재까지도 접속 불가, 혹은 팅 현상이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처음에는 플스와 엑박, PC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면서 벌어진 문제라 여겼는데, 이를 막은 이후에도 종종 서버 튕김 현상이 발생하는 걸 보면 단순한 서버관리 문제 같다. 필자는 PS5로 플레이했는데, 튕김 현상은 없었고, 로그인 화면에서 넘어가지 않은 적은 제법 있었다.

부실한 엔드콘텐츠도 문제로 지적된다. 엔딩을 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개발사가 공언한 바에 따르면 30시간. 하지만 한국인들이라면 넓게 잡아도 20시간이면 엔딩을 볼 수 있다. 이후에는 기존 월드에서 월드레벨을 올리면서 파밍을 해도 되고, 정해진 맵을 시간 안에 클리어하는 챌린지를 수행할 수 있다. 챌린지 등급을 올리면 숨겨진 마지막 장소에 갈 수 있다. 아직은 엔드콘텐츠가 이 시스템 하나뿐이고, 그나마도 파밍을 위한 노가다 형식이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서버나 엔드콘텐츠 모두 관리만 잘 하고, 추가만 잘 해주면 되는 문제라 출시 초기인 지금 대형 문제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든다.

전투만으로도 재미있는 A급 게임. 취향만 맞다면 추천!

게임 플레이 자체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방식이다. 디비전2나 콜옵처럼 실제 총기를 사용하는 듯한 느낌을 원한다면 가볍다고 느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재미있게 즐겼다. 어색하다는 모션도 필자는 부드럽게 연결된다고 느꼈고 연출 역시 화려하고 조작하는 맛이 있어 재밌었다. 서버와 엔드콘텐츠 문제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A급 게임으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전투의 호쾌함 만으로도 플레이할 가치는 충분하니 할만한 게임을 찾는다고 이 게임을 선택해보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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