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그나로그' 이번엔 방치형? 모바일 '라그나로크: 라비린스' 리뷰
'또그나로그' 이번엔 방치형? 모바일 '라그나로크: 라비린스' 리뷰
  • 더키드
  • 승인 2021.03.2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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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그나로크'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게임은 이제 어디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 정식으로 라이센스를 사용한 건지도 모를 정도로 많다. 아직도 '라그나로크'의 이름을 단 신작이 나오는 걸 보면, 제대로 만든 IP가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내 기억에 남아 있는 '라그나로크는' 많지 않다. 수많은 '라그나로크'가 거쳐 갔지만,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게임은 당연히 '라그나로크 온라인'. 벌써 20년 가까이 된 게임이다. 정말 수많은 후속작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항상 '이번엔 다르다'라면서 야심 차게 내놓은 신작들은, 막상 열고 보면 '뭐 다른게 하나도 없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라그나로크'는 방치형이다. '방치형'이나 '클리커'의 게임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입장에서 '라그나로크: 라비린스'는 시작부터 좋게 봐줄 수가 없다. 이미 시작부터 어긋나버렸다. 어떻게 보면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장르'와 '오랫동안 사랑받는 IP'가 만났다고 볼 수도 있다. 최적의 조건에서 명작이 나오는 게 당연하겠지만, 이미 많은 게임이 이 조합을 선택하고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과연 '라그나로크: 라비린스'는 다를까?

'그냥 놔두면 알아서 진행' '터치 몇 번'을 핵심으로 하는 게임답게, 스토리는 가볍다. 어떤 '라그나로크'의 세계관과 이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게임의 도입 스토리는 나름 그럴싸하게 설정했다.

 

신과 인간의 평화로웠던 시기. 그러나 그 평화는 계속될 수 없었다. 세계의 평화를 유지하고 있던 것은 '이미르의 조각'이라는 물체. 이 '이미르의 조각'을 자신들의 목적과 부를 위해 찾는 모험가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모험가들은 그들의 세계 '미드가르드'를 노리는 괴마물들에 의해 '미궁으로 유인당하고, 그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채 기억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후 혼돈의 시기가 계속되었고, 먼 미래에 한 인물이 나타난다. '이미르의 심장'으로 비공정 엔진을 고안한 과학자 '바르문트'의 후손 'Z'다.

 

다시 한번 평화의 기운을 회복하고자 'Z'는 '시간 이동 장치'와 '쉐어 바이스'를 개발하고, 모험가들을 찾아 시간여행을 떠난다. 이제 기억을 잃고, 미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험가들에게 '쉐어 바이스'를 나누어주며, 다시 힘을 합쳐 '이미르의 조각'을 모아주길 부탁한다. 장르의 특성상 스토리가 굉장히 단순할 수밖에 없다. 이 이야기가 이 게임의 시작이고, 과정이고, 결말이다. 그래도 이렇게 도입부의 배경을 설정한 것에서 성의는 느껴진다.

직업은 처음 '노비스'에서 크게 4가지로 갈라진다. '라그나로크' 고유의 방식인 '베이스 레벨'과 '잡 레벨'이 따로 나뉘어있고, '잡 레벨'을 특정 수치까지 올리면, 전직을 할 수 있다. 큰 흐름을 잡는 1차 전직에서는 '검사' '궁수' '법사' '도둑'을 선택할 수 있다. 방치형 게임인 만큼 직업의 밸런스는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굳이 선택하자면 다른 유저들과 필드를 공유하지 않고, 원거리의 사정거리 효율이 뛰어나진 않기 때문에 어떤 직업을 선택해도 괜찮아 보인다. 

 

지금까지 공개된 전직은 3차까지이고, 4차는 추후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육성의 핵심이자 시작이 '전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직업들을 준비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전직하게 될 클래스의 스킬이나 공격 형태를 미리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캐릭터의 주력 스탯과 스킬의 툴팁만 보고 선택해야 한다.

캐릭터의 스텟은 세분되어 있고, 선택한 직업의 특성에 맞춰서 육성 방향이 대략 정해져 있다. 물론 게이머의 취향에 선택할 순 있겠지만, '힘 법사' '지능 전사'와 같은 방식의 육성은 효율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라그나로크: 라비린스'는 스탯의 종류가 많을 뿐이지, 육성이 어렵거나 복잡한 게임은 아니다. 

 

스킬은 총 4가지를 등록할 수 있다. 전직할 때마다 '액티브 스킬' 2개와 '패시브 스킬' 2개가 새롭게 해금된다. 스킬 프리셋에는 기본으로 2개의 스킬을 등록할 수 있고, 재화 '냥다래'를 사용하면 최대 4개의 슬롯을 개방할 수 있다. 스킬 초기화는 처음엔 무료이고, 다음부터는 재화가 소모된다. 한 번 전직해도, 이전 직업의 스킬은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액티브 스킬을 모두 사용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이 '냥다래'를 소모해야 한다. 

 

대신 한번 투자한 포인트는 쉽게 돌릴 수 없는 만큼 '국민 트리'가 쉽게 고착될 것 같다. 방치형 게임인 만큼 '전승' 시스템도 사용할 수 있다. 스탯을 완전히 초기화하는 대신 약간의 보너스 포인트를 챙길 수 있는 '전승'은 37레벨까지 성장을 해야 한다. '전승' 전까지 각 스텟의 효율을 최대한 확인해 본 후 '전승'을 통해 최적의 스탯 배분을 잘 찾아보는 것도 좋다.

'라그나로크: 라비린스' 전투의 핵심은 바로 '쉐어'다. 뜻 그대로 캐릭터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쉐어 캐릭터'를 고용하면 함께 필드 사냥을 할 수 있다. 최대 4명의 캐릭터를 소집할 수 있고, 사용하는 만큼 이용 시간이 차감된다. 쉽게 다른 플레이어를 초대해서 파티를 만드는 방식인데, 이때 자신의 레벨보다 훨씬 높은 캐릭터가 합류하기도 한다. 게임을 종료할 때는 내 캐릭터가 자동으로 '쉐어'에 등록되고, 다른 캐릭터를 도와준 시간만큼 보상을 얻는다.

 

'방치형' 답게 게임은 일단 그냥 놔두는 것만으로도 진행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던져놓는다고 캐릭터가 강해지진 않는다. 매번 퀘스트가 갱신되기 때문에 어떤 걸 클리어해야 하는지 정도는 파악해야 한다. 필드는 구역마다 나뉘어있다. 하나의 구역당 총 6 스테이지가 있고, 각각 스테이지의 보스를 클리어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필드 사냥 중간마다 MVP 몬스터가 등장하는데, 이 MVP를 일정 시간 안에 잡으면 다양한 재화를 얻을 수 있다.

 

다른 '방치형' 게임과 비슷하게 진행된다. 특정 몬스터의 사냥 횟수를 채우고, 스테이지의 보스를 잡는 것이 큰 틀이다. 여기에 던전, PVP, 강화, 제작 같은 콘텐츠를 섞어서 게이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복잡하고 귀찮아 보이지만, 게이머가 직접 참여했을 때의 보상은 확실하다. 어차피 큰 틀은 방치형인 만큼 어려운 부분도 없다. 특히 보상으로 각종 버프 아이템을 많이 퍼주기 때문에 초반에는 막힘없이 쉽게 진행할 수 있다.

핵심 강화 요소는 '장비 아이템'과 '카드'다. 업그레이드와 강화에 필요한 재료들을 모아서 무기와 방어구 아이템을 직접 제작할 수도 있고, 뽑을 수도 있다. 이런 장비형 아이템뿐만 아니라 각종 재료나 재화도 상자를 제작해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독특하다. 무기와 방어구는 각각의 계열마다 붙는 옵션값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직업의 특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물론 모든 장비를 장착할 수는 있지만, 효율은 좋지 않다. '도둑' 클래스가 굳이 '활'을 장착할 필요는 없다.

 

아이템은 총 6칸. 강화하면 스텟이 업그레이드되고, 10단위의 강화 수치에 따라 각종 카드를 장착할 수 있다. 카드는 특정 부위만 장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필드가 아닌 '미궁'과 같은 별도의 콘텐츠를 직접 플레이해야만 얻을 수 있다. 카드도 역시 강화할 수 있고, 다양한 속성값이 부여된다. '미궁' 콘텐츠는 플레이어가 직접 움직여야만 진행할 수 있고, 퀘스트 중간중간 꼭 조건을 걸기 때문에 귀찮게 느껴진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직접 참여하는 만큼 보상은 확실히 좋다.

 

모든 제작과 강화에는 성공 확률 수치가 붙는다. 재료만 있다고 해서 모든 걸 얻을 순 없다. 특정 재료가 필요하다면, '파견' 콘텐츠를 통해 수집할 수 있겠지만, 획득하는 양도 적고 시간도 오래걸린다. 이부분은 자연스레 '과금'요소로 해결된다. '라그나로크: 라비린스'는 사실 무과금으로도 인내심만 갖고 플레이한다면 충분히 좋은 아이템을 맞출수는 있다.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플레이는 쉽고 가벼운 게임. '방치형' 게임을 찾는 게이머들의 성향이다. 그만큼 이 게임의 목적은 확실하다. 그러다 보니 게임의 진행방식이나 콘텐츠가 대부분 비슷할 수밖에 없다. 게임에 차별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로 '기존의 성공적인 IP를 잘 살려서 게이머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자'는 방식이 사용된다. '라그나로크: 라비린스' 역시 이 방법을 선택했다.

 

기존의 팬들에게는 어느 정도 먹힐 수 있다. '라그나로크: 라비린스' 역시 추억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때깔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친숙한 캐릭터나 몬스터를 만날 수 있다. '라그나로크' 고유의 색깔을 버리지 않고, 잘 계승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 게이머들이 '라그나로크'를 받아들이는 것에서 많은 피로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라그나로크'라는 단어에는 '사골' '우려먹기' '스킨 바꾸기' 라는 해시태그가 자동으로 따라붙는다. '기존의 재미를 고스란히 계승했다' '이번에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어느 쪽을 가져와도 '라그나로크'에 대한 기대감은 예전보다 약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라그나로크: 라비린스'가 방치형을 선택한 것도 어쩌면 게이머들의 약해진 기대감을 반영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라그나로크: 라비린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20여년을 이어온 '라그나로크' IP의 무게감이나 역사와는 조금 결을 다르게 하는 게임이지만, 기존의 '라그나로크' 팬들이나 방치형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겐 또 나름 신선한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겠다' 보다는 '지켜보겠다'라는 마음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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