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크러시 리뷰, 오랜만에 선보이는 모바일 골프 게임… 나도 버디를 칠 수 있을까?

  • 입력 2021.02.05 14:47
  • 수정 2021.02.05 14:48
  • 기자명 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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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의 ‘버디크러시’는 오랜만에 모바일로 출시되는 골프 게임이다. MMORPG가 남발하는 시기에 출시된 스포츠 게임이라서 가치가 높은 편이고, 디자인과 그래픽도 캐주얼해서 킬링 타임에도 좋은 편이다. 다만 이 게임 역시 ‘현질’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스포츠 마니아들이 즐길 만한 콘텐츠는 아니다. 캐릭터들도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에서 흔히 봤던 모습이기 때문에 사실상 게임 자체가 창의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골프를 즐겨 하는 게이머나 평소에 골프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 게임을 통해 골프를 이해하고 즐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간단히 강약을 조절해 가며 티샷을 하고, 언더파로 가기 위해 아이템을 쓰는 전형적인 국내 모바일 게임인 셈이다.

먼저 골프에 호기심이 있었던 게이머들이라면 사전적 지식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게임에서 기초를 알려주기는 하지만, 골프 용어들을 완벽히 해설하지는 않는다. 그냥 기준 타수, 그러니까 파(PAR) 4를 기준으로 해서 4번 안에 홀컵 안에 공을 넣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지만, 규칙과 용어를 이해하지 못 하면 왜 패했는지, 왜 승리했는지 알 수도 없게 된다.

골프는 ‘티잉 그라운드(티 박스)’에서 ‘그린’까지 공을 보내서 홀컵 안에 넣는 것이 최종 목표인 스포츠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첫 번째 샷을 하게 되는데 이를 ‘티샷’이라고 부른다. 그린 위에 있는 홀컵으로 가기 전에는 먼저 ‘페어웨이’라는 곳을 거쳐야 한다. 잔디가 고루 깎여 있고, 초록색을 띠고 있는데 지상에서 내려다 보면 그린 주변을 감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게임을 하다 보면 ‘FAIRWAY’라는 단어를 자주 보게 되는데 게이머가 친 공이 이 초록색 페어웨이 위에 떨어질 때다. 때때로 모래로 된 ‘벙커’ 위에 공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골프에서는 ‘벙커’뿐만 아니라 나무와 호숫가 등 장애물들이 존재한다.

튜토리얼을 하다 보면 골프 클럽을 레벨업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모바일 게임답게 강화석이 필요하다. 강화니 분해니, 이런 국내 모바일용 단어는 뒤로 미루고 캐릭터들이 장착하고 있는 골프 클럽의 이름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드, 아이언, 웨지, 퍼터라는 이름들이 보인다. 게임에서 임의로 지은 이름이 아니라 골프 클럽의 정식 명칭이다. 실제로 선수들은 한 명당 14채의 골프 클럽을 사용한다. 비거리를 높여 주는 드라이버는 티샷을 할 때 주로 사용하고, 정확도를 올려 주는 아이언과 우드는 페어웨이에서 사용한다. 짧은 거리에서 공을 띄우거나 벙커에서 탈출하기 위해 웨지를 사용하고, 그린 위에서 홀컵 안에 공을 넣을 때는 퍼터를 사용한다.

골프 코스에는 총 18개의 홀이 있고, 각 홀마다 기준 타수인 파(PAR)를 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4번 안에 공을 넣으라고 한다면 파4가 되는 것이다. 이로써 파 뒤에 붙는 숫자가 높을수록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골프 스코어를 봤을 때 숫자가 적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게임에서도 상단 우측에 스코어가 보이는데 +1은 총 5개를 쳤다는 뜻이다. 최종 스코어에서는 5[+1]로 표시한다. 반대로 3번 만에 홀컵 안에 공을 넣었다면 3[-1]로 표시될 것이다.

게임에서는 아마 ‘BOGEY(보기)’라는 단어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기준 타수인 4개보다 더 많이 치는 바람에 패한 경우다. 쉽게 정리하면 기준 타수보다 1개를 더 많이 치면 보기라고 하며, 2개를 더 많이 치면 더블보기, 3개를 더 많이 치면 트리플보기가 된다. 반대로 기준 타수보다 1개를 적게 치면 우리가 흔히 들었던 버디, 2개를 더 적게 치면 이글, 3개를 더 적게 치면 알바트로스(더블이글)가 된다.

그 밖에도 여러 용어들이 있지만, 이 정도만 알고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어느 정도 게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게임은 주로 파4를 기준으로 시작하는데 임팩트 존에 맞춰 터치를 해서 타구를 날려야 한다. 굿샷 영역과 나이스 샷 영역, 그리고 가장 맞추기 어려운 퍼펙트 샷 영역이 있다. 물론 퍼펙트 샷에 가까울수록 원하는 지점으로 떨어뜨릴 수 있지만, 바람의 방향도 영향을 끼친다. 퍼펙트 샷이 어렵다 하더라도 최소한 나이스 샷 영역에는 맞춰야 어느 정도 근접하게 타깃 근처로 떨어뜨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이 모바일용이라고 한다면 아이템이 빠질 수 없을 것이다. 퍼펙트 드링크를 사용하면 퍼펙트 샷 영역이 좀 더 넓어지면서 터치가 수월해지고, 샷 가이드를 사용하면 공이 떨어지는 위치까지 알려준다. 그린 위에서는 퍼팅가이드를 사용해 공이 흘러가는 방향도 알 수 있다.

이 부분을 통해 사실상 골프 게임의 성격이 많이 후퇴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으로 그린 위에서 홀컵 안에 단번에 공을 넣는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겠지만, 공이 홀컵 옆을 슬며시 지나치는 장면을 자주 봤는데 개발진의 의도가 보이는 것 같아 꽤 께름칙한 부분이었다. 사실상 퍼팅가이드 아이템을 사용해야 할 상황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린 위에서 10m 안팎으로 공이 떨어지면 사실상 공이 어느 위치로 휘어갈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템을 구입할 재료가 더 필요하고, 이는 곧 ‘현질’로 이어지는 건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뻔하다. 버디나 이글을 하고 싶다면 앞서 샷 가이드를 계속 사용할 것이다.

그렇다 보니 골프의 외형을 벗어 던지고 살펴 보면 국내 모바일 게임의 전형적인 흐름이 보인다. 이 역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예측하고 있을 것이다. 페어리 플로라는 캐릭터가 등장해서는 주사위를 굴려 자신의 여행을 돕고자 요청한다. 부루마블 형식처럼 한 칸씩 이동하다가 멈추면 미션을 주고 보상을 받는다. 보상은 역시나 의상과 캐디, 장비 등이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골프 클럽들을 강화한다고 했는데 여기서 ‘가챠 시스템’도 빠질 수 없다. 이제 우리 게이머들 머릿속에는 일반 골프 클럽에서 전설 골프 클럽까지 다양한 그림이 스쳐지나갈 것이다. 골프 클럽의 등급이 올라가면 당연히 비거리와 정확도가 올라갈 것이다. 비주얼도 한층 멋들어지기 때문에 육안으로 보기에도 훌륭하다.

캐릭터들의 코스튬 플레이도 빠지지 않는다. 에린 G.브리드, 루시 드베이, 마티나 글로우, 크리스 로웰 중에 세 사람을 선택해서 대회에 출전하는데 보상에 따라서 비주얼이 달라진다. 게임 중간중간에 보이는 로딩 화면에서 섹시하고 청초한 코스튬을 일부 보여주기도 한다. 무과금으로 시작하면 귀고리나 모자 등 단출하게 시작하는데 예상했던 대로 ‘현질’을 유도하는 광고를 대문짝 만하게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개발진의 야구 게임을 플레이한 적이 있었는데 스포츠 종목만 바뀌었을 뿐 흐름은 비슷했다. 게이머의 감각과는 별개로 게임 자체가 랜덤 형식이라서 정확히 타구를 맞춰도 홈런이 잘 나오지 않았던 때가 떠오른다. 결국 아이템을 사용해서 홈런 비율을 높여야 했던 게임으로 기억한다.

이 게임은 아예 처음부터 아이템을 쓰지 않으면 그린 위에서 버디를 성공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 보통 그린 위에 떨어질 때는 10미터 안팎인데 거리 조절만 하면 더 근접하게 다가갈 수 있지만, 역시나 우연의 일치인지 자꾸 홀컵을 슬며시 지나쳐 가는 것 같아 ‘현질’ 유도가 의심스럽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으로서 골프가 등장한 게 참 오랜만이고, 임팩트 바에 맞춰 골프 클럽을 휘두르는 쾌감은 있다. 우연의 일치가 계속 이어지는 것 같아 다소 난감했지만, 모바일 스포츠 게임은 늘 킬링 타임에는 제격이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즐기기는 충분한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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