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어찌보면 전형적인 중국 게임 검은강호2 리뷰

  • 입력 2021.01.22 12:29
  • 기자명 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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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리뷰에서 수차례 언급했듯, 나는 기본적으로 모바일 RPG 게임을 싫어한다. 지금까지 필자는 그 원인을 특유의 부드럽지 못한 조작감 탓을 했지만, 여러 게임을 리뷰하는 과정에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최근에는 자동사냥과 수동이 결합된 형태도 등장하고, 이동을 편하게 해주는 기능도 게임에 구현이 되어 있기에 모바일 RPG 게임 중에서도 제법 즐길만한 재미있는 게임들이 많이 나온다. 거기다 그래픽이나 연출도 콘솔게임과는 다른 모바일만의 강점을 살린 게임들도 있어서 충분히 플레이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RPG 게임들이 있다. 많은 게임을 접하며 모바일 RPG에 대한 편견이 많이 옅어진 필자지만, 끝끝내 도저히 타협이 불가능한 게임들이 있다. 바로 중국산 RPG 게임들이다.

아마 대다수의 국내 게이머들은 공감하겠지만,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 중국에서 넘어온 게임들이다. 매일 수많은 게임들이 출시되고 광고를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그중에 정말 플레이할만한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대부분의 중국 게임은 넘치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고, 그럴싸한 인트로나 연출을 선보여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경험상 중국 게임은 1~2시간만 플레이해보면 금방 본전이 드러난다. 게임에 깊이가 없고, 스토리는 중구난방이며, 게임 내 등장하는 용어 또한 어색하기 그지없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필자는 딱 봐도 중국 게임같아 보이는 게임들은 애초에 거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리뷰로 선정된 게임은 나이스플레이의 검은강호2였다. 나이스플레이는 불과 1년 전, 막장운영으로 엘 : 리마스터를 1년만에 서비스 종료시켰던 중국 게임사다. 이뿐만 아니라 빛의 그림자, 검은강호를 서비스하면서 여러 논란이 있었던 회사. 여러모로 논란에 휩싸여 반전의 계기를 노리던 나이스 플레이는 지난 120. 검은강호2를 출시하며 대대적인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김갑수, 양세형, 양세찬 등 대세 연예인들을 모델로 내세운 검은강호2는 과연 나이스플레이의 오명을 씻어줄 수 있을까? 이전에 필자가 느꼈던 중국 게임의 단점은 검은강호2에서 얼마나 개선되어 있을 것인지, 리뷰를 시작해 보자.

대체 어줍잖은 사투리는 왜 쓰는거야. 제발.

검은강호2는 무협 MMORPG게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 안을 들여다보면 정통 무협이라기보다는 판타지가 가미된 무협게임이다. 2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작인 검은강호라는 게임이 존재하지만, 스토리 상으로 연결되는 것 같지는 않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마계의 침략을 플레이어가 막아내는 이야기다. 마계는 침략을 막아내는 7개의 신석을 탈취하려 하는데, 6개가 탈취당했고, 마지막 신석인 환신석이 청구국에 있어 청구국으로 진격을 개시한다. 청구국은 마계의 침공을 막아내지 못했고, 결국 청구국의 공주 설아는 환신석만을 품고 달아나 구름마을에 추락, 플레이어를 만나 그와 함께 마계를 물리칠 계획을 세우게 된다.

스토리 자체는 나쁘지 않다. 흔한 RPG 스토리이고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지만, 그게 신경을 거슬리게 할 정도로 나쁜 편은 아니다. 그런데 개연성과 캐릭터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샘솟는다. 흡사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주인공의 등장으로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 스토리에 대한 고민이 1도 느껴지질 않는다. 그냥 적이 있다. 주인공 등장! 빠박! 오오 주인공 짱. 이런 식의 스토리가 계속 흘러간다. 게다가 대체 왜 사투리가 등장하는 것인지 이유를 모르겠다. 이전에 리뷰했던 중국 게임에서도 나왔던 점인데, 전혀 어울리지도, 감칠맛 나지도 않는 어색한 사투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그것도 아름답고 고혹적으로 생긴, 그래. 흡사 블레이드소울의 진서연과 같은 비주얼을 한 적 여성 캐릭터가 어줍잖은 사투리로 비꼬는 모습을 봤을 때는 게임을 끄고 싶었다. 혼자 유추해 보기로는 중국은 사투리가 아예 다른 언어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으니까 그 일환으로 집어넣은 것 같은데, 이해하기에는 사투리가 너무 어색하고 조잡스러웠다.

오토의 세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전체적인 시스템은 평범한 무협 RPG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전투는 스킬 4~5개로 구성이 되어 있고, 플레이어는 공격을 누르다가 스킬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적이 뻗어 있다. 이 과정도 오토로 진행이 가능하며 스토리 진행 역시 오토가 편하기에 버튼만 눌러놓으면 알아서 쭉쭉 스토리가 밀려나간다. 보스전도 있고, 펫도 있고, 나름 PVP를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펫이라고 할 수 있는 신령이 종류도 많고 독특하다고 홍보를 해왔으나, 글쎄. 그렇게 특출나다고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클래스는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총 4가지이며 문파는 5개다. 심해탐험과 온천욕 등, 다양한 탐험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 사실 게임을 진행해보면 알겠지만,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일단 길 자체도 일원화되어 있지 않고, 복잡해서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오토기능을 쓸 수밖에 없다. 이건 캐릭터 배치라기보다는 약간 어수선한 그래픽 문제 같은데, 어찌되었든. 주구장창 캐릭터가 이동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니 플레이어가 직접 탐험을 하거나 모험을 하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캐릭터가 모험하는 걸 구경하는 정도의 느낌이다.

유일하게 좋았던 부분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굉장히 드문 기능으로 많은 부분을 조작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구현했다는 자체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인트로에 영혼을 갈고, 인게임에 유저들을 갈았다.

처음 이 게임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플레이를 시작할 때만 해도 필자는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인트로를 비롯한 게임소개 영상이 아~, 굉장히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믿기 어려운 독자들은 인트로를 보고 오라 권하고 싶다. 마치 한 편의 잘 만들어진 실사 애니메이션처럼 퀄리티가 좋을뿐만 아니라 전투 연출도 수준급이다. 하지만 인트로에 너무 영혼을 갈아 넣었기 때문이었을까? 인게임 내에서의 그래픽이나 전투 연출은 기대이하였다. 일단 최적화가 너무 똥이다. 필자의 폰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전에 플레이한 아일랜드M이나 기타 최신 모바일 게임을 할 때도 거의 끊기지 않을 만큼의 성능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검은강호2를 할 때는 전투 중간중간 뚝뚝 끊기는 광경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그렇다고 그래픽이 좋은 것도 아니다. 보통 수준보다 살짝 떨어지는 수준이랄까. 일러스트나 중간 중간 나오는 컷신은 괜찮은 비주얼이지만, 인게임만 들어가면 모델링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팔다리만 길게 한다고 캐릭터가 예쁘고 전투 연출이 시원시원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 게임을 하면서 처절하게 느꼈다.

조잡한 디자인, 익숙치 않은 용어들

특출나지 않은 그래픽과 어우러져 게임 전반적으로 약간의 조잡함이 스며들어 있다. 일단 용어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서 몰입감이 확 떨어진다. 원보, 신령, 신석, 천마, 루니 등등. 무협을 좋아하는 필자가 보기에도 어색한 용어 투성인데, 일반 게이머들은 오죽하겠는가. 중국 게임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오류라면 할 말이 없지만, 원보라는 말보다 차라리 금화, 금괴. 이런 용어가 더 친근하지 않았을까? 어줍잖은 사투리는 반영하면서 왜 이런 용어정리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걸까.

아이템들 역시 중구난방으로 마구 퍼져있다. 보스 하나, 혹은 적 한 무리를 죽이면 나오는 저 수많은 아이템들의 향연을 보라.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온다. 흡사 10년 전, 20년 전 게임에서 나왔던 것처럼 마구 떨어지는 조잡한 아이템들. 결국 온전히 게이머의 인벤토리로 향할거면서 왜 저런 복잡한 방식으로 아이템들을 떨어뜨리는지 모르겠다. 깔끔하고 세련되기 표현할 방법은 없었을까?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디자인인 것 같다.

믿고 거르는 중국 무협 게임. 조만간 개발사 전작의 뒤를 이을 것 같다.

게임은 게임 자체만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개발사, 혹은 배급사의 운영 관리도 물론 중요한 요소 중 하나지만 그것만으로 게임을 판단하는 건 마녀사냥식으로 낙인을 찍어버리는 것 아닐까? 그런데 이번 게임은 완전히 정 반대다. 개발사에 대한 정보 없이 플레이했음에도 자연스럽게 중국 게임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고, 나이스 플레이라는 이름이 떠오른다. 전형적으로 잠시 뽑아먹기 위한, 킬링타임용도 안 되는 게임이다. 예전에 있었던 비슷한 류의 게임을 재탕, 삼탕하려는 이런 시도가 하루빨리 사라져야 모바일 RPG게임에 대한 필자의 편견도 좀 나아질 것 같다. 도저히 플레이를 권하기 힘든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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