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 리그 오브 레전드의 영광을 위해

  • 입력 2020.12.31 13:57
  • 기자명 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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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회귀 : 블랙서바이벌>은 여러모로 <리그 오브 레전드>가 떠오르는 게임이다. 여기에 무기와 방어구 및 식량을 파밍하는 작업을 보고 있으면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 그라운드>까지 엿보인다. 일본풍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만 제외한다면, 상업적으로 성공한 온라인 게임들의 시스템을 대부분 차용했다고 볼 수 있다. 덕분에 AOS(Aeon of Strife) 장르에 푹 빠졌던 게이머들은 게임의 전개 양상이 매우 익숙할 것이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오브젝트에서 아이템을 채취하게 된다면, 재빨리 무기를 제작해야 한다는 것쯤은 상식이 아니겠는가. 이 게임 역시 루트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작하자마자 매우 바쁜 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이 게임의 승리 조건은 단 하나다. 게이머를 포함해서 총 18명 중에 단 한 명만이 살아남으면 승자가 된다.

게임은 루미아 섬을 배경으로 한 ‘배틀로얄’ 형식이다. 타카미 코순 원작의 영화를 인식했는지 튜토리얼부터 ‘재키’라는 연쇄 살인마를 등장시켰다. 기본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재키’와 ‘아야’인데 사이 좋게 근접과 원거리 공격을 특징으로 한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파밍’에 집중되어 있다. 여느 ‘배틀로얄’ 형식의 게임처럼 재빨리 무기와 방어구를 조합할 아이템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 튜토리얼에서도 설명은 하지만 노란색 세모 체크가 되어 있는 아이템이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파밍 작업 중에 노란색 체크 아이템들을 획득하다 보면 하단에 제작할 수 있는 아이템 목록이 표시된다. 반면 이미 가지고 있는 아이템은 연두색으로 체크가 되어 있다. 아이템 슬롯이 총 10칸뿐이기 때문에 채취와 더불어 조합도 바쁘게 진행되어야 한다. 작업 도구 표시가 보이는 아이템은 바로 조합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상황에 맞춰 제작하면 된다. 초기에는 대부분이 식량으로 이어지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필요하기 때문에 제작해 놓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튜토리얼만 훑고 지나가면 게임의 핵심을 놓치고 지나갈 수 있다. 물론 모두 배우는 과정일 수 있지만, 튜토리얼을 거쳐서 AI와의 대전을 가볍게 치르고 나면 루트 제작에 돌입해야 한다. 게임에서는 기본적으로 무기 추천을 해 주고 그에 따른 아이템 루트를 제공해 준다. 시작하기에 앞서 루트 탭으로 들어가면 여러가지 무기들을 볼 수 있는데 ‘기본 공격 추가 피해’와 ‘스킬 증폭’, ‘치명타 확률’을 중요하게 본다. 그 밖에 단순히 공격력을 추가하거나 ‘생명력 흡수’도 눈여겨볼 수 있지만, ‘스킬 증폭’과 ‘기본 공격 추가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이제 루트 아이템을 선정하고 나면 파밍 지역을 살펴본다. 이후에 게임 시작 지점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원하는 무기와 방어구를 제작하면 된다.

사실 이런 장황한 설명이 불필요할 수도 있다. 우리 AOS 마니아들은 이미 지역을 다 구분해 놓고 어떤 아이템들을 미리 채취할 지 모두 눈치챈 상태일 것이다. 이 게임은 이미 지난 10월 14일 얼리 엑세스(Early Access)로 스팀에 출시되었고, 여러 스트리머들이 즐기고 있다. 루트가 익숙해지면 노란색 세모 체크가 보이지 않아도 파밍이 착착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은 루트 제작부터 어리둥절할 텐데 게임의 인터페이스가 비교적 간편하게 정리 되어 있으니 걱정부터 할 필요는 없다. 루트를 직접 만들고 이름까지 설정하는 과정이 생소한 부분이 있어서 잠시 헤맬 수도 있지만, AI와의 대전을 거쳐서 일반 대전까지 치르고 나면 금방 적응된다.

예를 들어서 ‘아야’가 ‘매그넘-보아’를 목표로 한다고 가정한다면 루트 탭에서 제작 트리를 살펴본다. 필요한 아이템이 ‘매그넘-아나콘다’와 ‘강철’인데 그 아래로 ‘매그넘-파이선’과 ‘정교한 도면’, ‘고철’과 ‘철광석’이 있을 것이다. 그 아래로는 또 ‘오일’과 ‘만년필’, ‘종이’가 있는데 이 하부 아이템들을 최대 6개까지 끌어 모아 정리할 수 있다. 이제 다음 페이지를 클릭해서 지역을 선택할 수 있는데 각 아이템을 클릭하면 어느 지역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겹치는 아이템을 잘 살핀 다음에 지역을 순서대로 클릭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그 밖에 ‘불꽃 드레스’나 ‘스카디의 팔찌’ 등 방어구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루트를 제작할 수 있다. 다만 각 지역이 폭발 위험 구역으로 변경되기도 하고, ‘생명의 나무’같이 제약이 있는 아이템이 있기 때문에 모든 방어구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이 게임은 각 무기에 ‘숙련도’라는 것도 있고, 레벨도 따로 있기 때문에 결국 필요한 건 시간과 연습이다.

게임은 이미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 그라운드>가 합쳐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 얼리 엑세스 기간인데도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대회도 치러졌고, 앞으로도 온라인 게임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다만 게임 캐릭터들과 배경 사이에는 별다른 개성이 보이지 않는다. 캐릭터들부터 살펴봐도 일본의 순정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무리들이 즐비하고, 지역 역시 학교 옆에 호텔이 위치해 있는 등 개연성에 있어서 크게 중점을 두지는 않은 모습이다. 물론 ‘배틀로얄’ 형식이라는 좋은 핑곗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생존하기 위해 나머지 17명을 살해해야 한다는 각오를 하기에는 가벼운 면이 있다.

시간이 흐르면 위험 지역으로 지정되는 곳이 있는데 지도에는 빨간색으로 표시가 된다. 30초 내에 탈출하지 못 하면 바로 사망하게 되는데 이 30초는 리셋되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위험 지역으로 들어가지 않는 게 좋다. 노란색으로 표시가 뜨는 곳은 곧 위험 지역으로 지정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빨리 벗어나는 것이 좋다. 이처럼 게임의 양상은 꽤 끔찍한 편이다. 이것을 단순한 게임으로 인식하지 않고, 실제 상황, 그러니까 타카니 코순의 원작을 그대로 떠올려 보면 비장한 각오가 필요할 것이고, 게임에 앞서 엄중한 분위기가 흘러야 마땅할 것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같은 경우에는 이제는 너무 많은 영웅들이 나와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그들만의 특별한 스토리가 있고 설득력이 있는 편이다. 판타지 장르라는 점을 감안해도 나름 깊은 사연도 있고, 캐릭터 디자인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전개가 게이머들에게 있어 큰 장애는 아닐 것이다. 특히 AOS 장르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 있어 오히려 신선한 시도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풍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들과 ‘배틀로얄’식의 혈전이 어울리지는 않지만, 디자인이나 액션 시스템 등 모두 만족스러운 편이다. 게다가 지금은 얼리 엑세스 기간이다. 현재도 열심히 피드백을 받고 있고, 추후 2021년 하반기에 출시할 정식 작품이 어떤 힘을 받고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커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해상도를 4K까지 올렸더니 애니메이션 특유의 깔끔한 그래픽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내 성우진의 풀 더빙도 꽤 인상적이다. AI와의 대전에 있어 보통 난이도를 거쳐서 온라인 대전까지 플레이한 소감으로는 이 게임의 야망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었다. AOS 장르의 탄력을 받았던 <리그 오브 레전드>도 단 두 명의 개발진으로 시작해서 지금의 대작이 탄생된 것이 아니겠는가. AOS 장르가 언제까지 인기를 얻을지는 모르겠지만, <영원회귀 : 블랙서바이벌>의 잠재력이 대단한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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