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블리치 : 만해의 길, 예지력이 상승한다!

  • 입력 2020.12.29 10:04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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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어쩐지 맛보지 않아도 알 거 같은 맛을 낼 것만 같은 그런 음식들이 있죠.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이 게임을 전혀 안 해보았지만, 막상 해 보면 전혀 아무런 반전 없이 예상한 그대로 흘러가는 전형적인 게임들이 있습니다! 예측한 것과 실제로 해본 바의 소감이 일치한다면 그럴 줄 알았어.’ ‘예지력 상승!’ 같은 생각이 스치죠.

 

물론 그게 나쁘기만 하다는 건 아니예요. 스토리로 치면 클리셰로 불리는 일반적인 구성의 이런 장치들은 일단은 중간정도의 퀄리티를 보장해주는 역할을 하거든요. 아는 맛이 나도록만 만들면 그래도 어떻게 못 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게 됩니다. 시대에 흔적을 남기는 명작이 될 수야 없지만 말이죠. 하여간 이쪽의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과거 , ,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 일본 소년만화 3대장으로 불리던 대형 IP 중 하나인 블리치가 모바일 게임으로 나왔습니다. 또 라는 건 이전에 브레이브 소울즈 라는 또 다른 형태의 블리치 IP의 모바일 게임이 한 번 출시된 적이 있어서죠. 그다지 깊게 관련 있는 게임은 아닙니다만 모바일로만 두 번째의 게임이 나오게 된 블리치!

 

또 이게 뭐라고, 블리치 : 만해의 길은 나옴과 동시에 마켓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제법 잘 나가고 있습니다. , 1등 하는 건 안 해볼 수가 없지요! 어쩐지 안 해봐도 대충은 알 것만 같은 게임인 <블리치 : 만해의 길>, 지금 당장 살펴보러 갑시다!

 

 

 

 

반전은 없다.

예지력이 상승하는

블리치 : 만해의 길

 

예지력 상승 +1’

이라는 메시지가 보이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듭니다. 애초에 그럴 수밖에 없지요. 블리치야 대충 어떤 콘셉트인지 극렬한 블리치 팬이 아니더라 해도 소년만화 계열의 하위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아는 것이고 (물론 저를 포함해서요!) 거기에 장르가 수집형 RPG라니 눈감고도 어떤 게임인지 대충 예상이 되지요.

 

캐릭터 가챠가 있을 것이고, 아마도 편대나 파티를 구성할 것이고, 캐릭터와 각종 장비를 강화해가며 스테이지를 미는 게임에, 간간히 PVP 성향 콘텐츠나 무한의 탑 같은 것도 하나쯤 있겠죠?

 

그리고 < 블리치 : 만해의 길 >은 정확히 그 모든 것이 담긴 게임입니다. 게임성을 이야기하지만 모든 것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수집형 RPG 게임의 전형을 따르고 있습니다. 사실 이건 어찌 보면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아무리 전형을 따르는 게임이라고야 하지만 이 게임만의 특별한 점이 너무나도 없으니까요.

 

한 가지 더, 수집형 RPG치고도 <블리치 : 만해의 길>이 고퀄리티의 게임이라고 말해 줄 수는 없습니다. 기술 발동 효과의 이펙트들이나 3등신으로 조형된 인게임 SD 캐릭터들의 모션 같은 건 예상보다 더 별로입니다.

 

물론 눈에 익숙한 바쿠야 같은 캐릭터들이 자신의 시그니처인 천본앵 같은 필살 스킬을 사용하면 굉장히 반갑긴 하지만, 모션이나 이펙트 자체는 뜯어보자면 실망스러운 수준에 머뭅니다.

 

어찌나 게임성이 단순한지 현재 <블리치 : 만해의 길>의 캐릭터들의 성능을 유저들이 평가한 등급표상의 최상위권은 모조리 상대방의 분노 게이지를 깎는 딜러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상대방이 필살기를 쓰지 못하게 하고 내가 필살기를 쓰는 것밖에는 전혀 다른 전략적 모먼트가 전투에 없다는 방증입니다. 이외에는 전부 전투력 싸움일 뿐이죠.

 

전반적으로 게임은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한 수준이고, 세부적인 디테일들은 오히려 근래의 업계 수준에서 최상위권으로 가기엔 약간 모자란 느낌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블리치 : 만해의 길에 기대할 만한 것이 이런 것뿐만은 아니죠. 어쩌면 다른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살렸냐?

블리치게임으로서의 <블리치 : 만해의 길>

 

그저 수집형 RPG로써 게임 플레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게임이 과연 블리치팬들, 혹은 블리치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 게임으로서의 블리치를 잘 전달했냐는 것이 훨씬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수집형 RPG도 기대하지만, 그것보다 블리치를 더 기대할 테니까요!

 

먼저 게임의 아트나 각종 콘셉들은 제법 블리치의 분위기를 잘 살리긴 했습니다. 모든 등장 캐릭터들과 몬스터들이 작중에 등장했던 것들이란 것을 포함해서, 길드 대신 번대개념을 도입한다던가, 원작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캐릭터들의 에 관한 기믹도 잔뜩 넣어놨습니다. 여러모로 블리치다운 게임이긴 합니다.

 

하지만 원작 IP를 살리는 게임에서 더 중요한 부분인 스토리의 전달과 연출은 몹시 형편없는 수준에 머뭅니다. 역시나 SD 캐릭터들과 간간히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중 캡쳐 장면들로 스토리가 이어지는데 이건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책보다 훨씬 못한 수준입니다.

 

에이~ 그거야 모바일 게임이니 당연하지!’

 

제가 괜히 시비를 거는 것이 아닙니다. 의외로 이 부분이 훌륭한 IP 차용 모바일 게임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넷마블에서 만들었던 <일곱 개의 대죄> 모바일 게임의 경우 다른 부분은 딱히 특별할 게 없었지만, 이 원작 스토리를 게임 특유의 연출로 너무나 잘 만들어 원작과는 다른 느낌으로 해당 스토리에 완전히 집중할 환경을 만들어주었었습니다. 웹툰 이말년 씨리즈를 원작으로 하는 IP 게임인 <이말년과 침착한 녀석들>의 경우에도 여러모로 운영면 등에서 문제점이 많은 게임이긴 했습니다만, 만화의 콘셉과 재미와 스토리를 게임으로 전달하는 데 충분하다 싶은 장치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블리치 : 만해의 길>은 이 게임을 재밌게 하는 사람들에게조차도 스킵해야할 거리 이상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임 중 스토리가 나올법한 부분이 있으면 바로 오른쪽 위의 스킵 버튼부터 찾게 됩니다. 그나마 이 게임이 형편없는 전달 방식의 스토리를 억지로 보여주지 않고 스킵을 제공하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스토리 진행 부분이 형편없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겁니다. 스토리 그 자체보다는 전달 방식이 너무 재미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리뷰를 여기까지만 보고 <블리치 : 만해의 길>을 판단하면 매우 큰 실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의외의 반전이 남아있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재미는 있다.

 

의외라면 의외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부분입니다. 게임의 그래픽은 신경을 조금 쓴 플래시 게임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액션도 모션과 이펙트 역시 기대 이하입니다. 스토리 전개방식은 너무 형편없어서 스킵 버튼을 마구 터치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블리치 : 만해의 길>이 재미없는 게임이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이 게임은 며칠 잡고 하다 보면, 재미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론 두 가지 이유 때문인 거 같습니다. 하나는 익숙함, 두 번째는 괜찮은 전략의 운영방식입니다. 수집형 RPG는 결국에 원하는 캐릭터를 수집하고 키우는 게 전부인 게임입니다. 그런데 블리치 : 만해의 길엔 블리치를 봤었던 사람에게는 전부 익숙한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또한, 캐릭터들은 얻는 난이도 또한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은데요.

 

이건 현재 블리치 : 만해의 길의 운영방식 때문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제 경우엔 총 1200원의 과금을 하였는데, 각종 이벤트와 무료 쿠폰을 통해서 약 100회 정도의 뽑기 가챠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또 현재 이벤트로 게임내 최강 캐릭터 중 하나인 켄파치를 무료로 얻을 수 있는 등 처음 시작한 유저들이 어느 정도 빠르게 자리를 잡일 수 있도록 여러모로 서포트 해주고 있습니다. 대충 생색만 내는 게 아니라, 정말로 원하는 캐릭터를 얻을 기회를 많이 주고 있는 것이죠.

 

내가 아는 블리치 캐릭터들을 모아가며 키워가는 재미는 확실합니다. 또 여러 면에서 간소화된 게임성은 거치적거리는 게 딱히 없다는 느낌을 줍니다. 어차피 다 아는 것이고 재미는 거기서 거기인 콘텐츠들인데, 소탕과 스킵 등으로 빠르게 해야 하는 미션들을 넘기는 장치들을 충분히 제공합니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모으며, 하루하루 미션들을 달성해가며, 점차 높아지는 자신 팀의 전투력을 보는 것은 그다지 나쁜 게임은 아니란 생각을 들게 만듭니다.

 

게임의 퀄리티와 재미는 어느 정도 연관성은 있지만, 절대적으로 동일한 척도는 아니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블리치 : 만해의 길은 어디 가서 내가 한다고 말하기 조금 부끄러워지는 퀄리티에, 대놓고 뽑기 게임인 도박장 게임은 맞습니다만 적어도 1~2달 정도의 기간 열심히 즐기기에 나쁜 게임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재미는 있고, 그러니 아마도 인기순위에도 든 것이겠지요.

하지만 생각해 보아야 할 포인트는 두 개 남아있습니다. <블리치 : 만해의 길>에서 혜자로운 부분은 어디까지나 게임의 근본 메커니즘이 아닌, 운영진이 무료 상품을 많이 풀고 있기 때문인 뿐인 운영상의 혜자로, 언제든지 운영의 방향을 바꾸어 심히 가성비가 좋지 않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

 

또 결국에 게임의 콘텐츠가 여기까지 일 뿐이라면 반복성 플레이에 2~3달 이후엔 대부분 게이머가 흥미를 잃게 될 게 불 보듯 뻔하단 사실입니다.

 

추천도는 애매합니다.

원래 이런 유사한 게임들을 좋아하는 모바일 게이머들에겐 꽤 권할 만하지만,

자신이 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기기가 모바일이 아닌 게이머라면 딱히 관심을 안 가져도 될 정도의 게임 같습니다.

 

그럼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

전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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