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신규 유저를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앙상블 스타즈 리뷰
[모바일] 신규 유저를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앙상블 스타즈 리뷰
  • 김민진
  • 승인 2020.12.22 14: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돌을 향한 선망의 시선은 끊임이 없다. 아름답고 멋진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특성상, 환상 속에 사는 이들의 삶을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은 이는 드물다. 과거에는 아이돌이 현실세계에 없는 하나의 환상처럼 여겨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이돌도 하나의 인격체이자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이들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지 오래다.

 

아이돌에 대한 팬덤이 두터워짐과 동시에 게임에서도 아이돌들을 겨냥한 콘텐츠들이 많이 등장했다. 아이돌들이 광고 모델을 하고, 직접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들도 같은 게임을 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에서부터, 아예 아이돌들의 모습을 구현한 게임 모델을 출시해 광고효과를 누리기도 한다. 이처럼 게임에서도 아이돌들의 영향이 커짐에 따라 아예 아이돌을 겨냥한 게임도 등장했다.

 

그게 바로 2015년에 일본에서 처음 출시된 앙상블 스타즈였다. 한국에는 2018년에 출시되었고, 20208월에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큰 화제를 끌지는 못했지만, 일본에서는 계속 관련 시리즈가 리뉴얼 되고, 파생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시리즈다. 왜 아이돌 대국이라 불리는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이런 게임이 등장하고, 인기를 끌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이라는 독특한 장르에서는 나름대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는 시리즈였다.

 

사실 이 시리즈는 같은 제작사의 앙상블 걸즈라는 청춘 코미디 게임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기존에 리뉴얼한 게임도 그렇고, 원래 지향했던 게임의 특징 역시 아이돌 육성을 목표로 한 카드수집 게임이었으나, 여기에 리듬게임적 요소를 반영한 게임도 출시되고 있다. 두 게임은 엄연히 다른 게임인지라 구분을 위해 단순한 TCG 요소만 있는 게임을 앙상블 스타즈 베이직(이하 베이직) 이라 바꾸었고, 리듬게임적 요소가 묻어있는 게임은 앙상블 스타즈 뮤직(이하 뮤직)이라고 이름 붙였다.

 

제작사 측에서는 좀 더 무겁게 게임을 즐기고 싶은 이는 뮤직을 플레이하라 권하고 있지만, 사실상 세계관이나 등장인물이 공유되고 스토리 역시 연계되기에 둘을 하나의 게임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베이직은 일본에서 20203월에 출시되었으나 한국에는 출시되지 않았는데, 지난 1217. 뮤직이 출시되었다.

 

그런데 이 게임, 출시 초반부터 여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유저 닉네임 검열 문제도 있고,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많은 논란이 있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이러한 게임 외적인 논란에 대해서는 크게 다루지 않을 예정이니 참고 바란다.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에 리듬게임 얹기

앙상블 스타즈는 처음 출시되었을 때부터 전문 작가를 기용해 완성도 높은 스토리를 자랑했던 게임이다. 사실 게임성이라고 표현할 만한 콘텐츠가 드물고, 플레이어가 개입할 여지가 적은 탓에 비주얼 노벨류 게임이라는 의견도 있었을 정도로 스토리가 중요시되는게 앙상블 스타즈였다.

 

전체적인 게임 스토리는 일본에 아이돌을 육성하는 남자 학원이 있는데, 여기에 프로듀서과로 한 명이 전학을 오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플레이어는 이 전학생을 조종하며 아이돌과 친밀한 관계를 얻고,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육성하게 된다. 스토리에 대한 깊이가 그나마 얕은 뮤직에서는 단순히 주인공이 신입 프로듀서로 소개된다.

 

아이돌을 키우는 학원에서는 기이한 파벌, 알력다툼도 있는데, 주인공은 이 모든 비밀을 하나하나 알아가며 아이돌들을 키워내면 된다. 뮤직에서는 학원에서 성적이 제일 떨어지는 아이돌 4명이 등장하고, 이들이 몇 개월 후에 열리는 행사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않을 시에 퇴학시키겠다는 학원장의 이야기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스토리가 깊이가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몰입이 전혀 안 됐다. 등장인물만 수십 명에 달하는데 이들의 이름이 모두 일본어로 되어 있고, 한 번에 소개되는 인물 역시 4~5명이다. 대체 이 놈들이 여기서 뭘 하는지, 이 학원은 뭘 하는 곳인지. 이번 작품을 통해 앙상블 스타즈를 처음 접하는 필자로서는 어떤 것도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등장인물들의 대사 역시 오글거릴 정도로 유치하고 일본스럽다.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설명하는 듯한 어조,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대사, 말도 안되는 비유 등. 몰입하기 어려운 요소가 너무 많았다. 앙상블 스타즈는 단순히 꿈과 희망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어서 문제가 된 작품이라는 사전지식을 알고 게임에 임했음에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게임 콘텐츠가 터치하면서 스토리를 감상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정작 이 스토리에 흥미가 없으니, 게임 자체가 죽어버린 느낌이었다.

콘텐츠는 많은데, 뭐가 뭔지 모르겠고, 대부분이 간편하다.

발매된 지 꽤 된 게임이라 그렇겠지만, 시스템은 완성도와 상관없이 나름 탄탄하다. 메인스토리는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등장인물들의 대사로 이뤄져 있고, 중간중간 눈이 즐거워지는 삽화가 등장한다.

 

스토리는 한 장을 다 보는데 1~2분 정도. 이렇게 몇 장을 보고나면 리듬게임이 한 번 등장하고, 이 리듬게임을 좋은 점수로 클리어하면 다음 스토리가 해금되는 식이다. 메인스토리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거의 모든 아이돌 캐릭터 역시 이런 식으로 스토리가 존재하며 스토리를 진행할 때마다 개인 삽화 하나씩을 얻을 수 있다. 말 그대로 덕질을 위해 준비된 콘텐츠인 것.

스토리는 이렇게 흘러가지만 그 외에도 많은 콘텐츠가 있다. 프로듀서라는 이름답게 사무실을 꾸밀 수도 있고, 아이돌들의 행사를 주선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콘텐츠는 단순히 보는 수준에서 그친다. 머리를 쓰고, 전략을 짜고, 이럴 필요 없이 행사를 가는 버튼을 누르고, 꾹 누르면 아이돌들이 팬미팅하는 걸 지켜보는 게 다다.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하거나 전략을 짤 일이 전혀 없다는 것. 유일하게 나의 조작이 필요한 부분은 라이브로 표현되는 리듬게임 부분이다.

리듬게임은 아주 간단하다. 6개의 터치 구간이 있고,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동그란 구체가 구간에 왔을 때 터치하면 끝이다. 꾹 누르고 있어야 하는 것도 있고, 터치와 동시에 방향을 지정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리듬게임의 난이도가 높은 건 아니다. 오히려 재미는 리듬게임보다 리듬게임 뒤로 등장하는 아이돌들의 안무화면에서 온다. 게이머가 직접 스토리에서 만난 아이돌들이 한껏 꾸미고 나와 어디서 본 것 같은 절도있는 안무를 선보이는데, 아이돌에 흥미가 없는 필자가 보기에도 보는 재미가 있을 정도로 잘 구현해 놔서 흥미를 돋우고 있었다.

리듬게임보다는 카드 수집이 관건

앙상블 스타즈 뮤직은 기본적으로 리듬게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어가보면 베이직과 마찬가지로 카드 수집형 요소가 게임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주요 콘텐츠인 라이브를 클리어하고, 다양한 다른 음악, 캐릭터 삽화 등을 해금하려면 지닌 카드의 능력치가 중요하다.

 

아이돌들 하나하나가 카드로 구현되어 있는데, 같은 인물이라도 카드에 묘사된 표정과 복장 등에 따라 능력치가 다르다. 분명 같은 캐릭터인데, 별 등급과 그림에 따라 능력치가 천차만별이다. 이 능력치가 낮으면 아무리 리듬게임을 잘해도 쌓이는 점수가 낮아 클리어를 할 수가 없다. 스토리를 계속 진행하고, 새로운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보다 능력치가 높은 캐릭터가 필수로 필요하다는 뜻이다.

 

캐릭터는 일반 카드수집형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스카우트라는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데, 여기에는 유료재화인 다이아가 필요하다. 의상도 바꿀 수 있고, 사무실도 꾸밀 수 있는데, 여기에도 들어가는 재화가 제각각 다르다. 오픈 초기인 지금에야 워낙 보상도 많이 줘서 재화가 부족할 일은 없지만, 나중에는 워낙 다양한 재화의 종류 때문에 수급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하나를 새로 하려고 해도 또 다른 재화가 필요하고, 다른 콘텐츠에서 또 같은 일이 반복되는 탓에 복잡하다고 느껴졌다.

버튼 맞추는 것만이 리듬게임의 전부가 아니다.

필자가 생각할 때, 게이머들이 리듬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는 단순히 버튼 맞추기식 재미만이 아니다. 소싯적에 나름 피아노 연주를 기반으로 한 리듬게임을 즐겼던 필자는 내가 아는 노래, 내가 즐겨 부르는 노래를 직접 연주한다는 느낌으로 리듬게임에 몰두했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앙상블 스타즈 뮤직은 리듬게임으로서의 재미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플레이 목록에 있는 BGM들은 죄다 익숙하지 않은 멜로디의 일본어 노래 뿐이라 게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일본 문화에 정통하고, 일본 노래를 즐겨듣는 이라면 아는 노래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필자처럼 일본어에 문외한인 이들은 단순히 버튼 맞추기식 게임의 재미만을 느낄 뿐, 실제로 노래를 연주하거나, 음악을 듣는 즐거움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앙상블 스타즈를 아는 사람만 플레이하길.

플레이를 하면서 든 생각은 진짜 일본 애니메이션 스럽게 게임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앙상블 스타즈 팬들, 혹은 일본 특유의 감성을 좋아하는 이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앙상블 스타즈 팬들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뒷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것이다. 하지만 앙상블 스타즈를 모른다면. 절대 플레이를 권하지 않을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