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으로 지구를 지켜라! PC '스페이스 크루' 리뷰

  • 입력 2020.10.20 12:09
  • 기자명 더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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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등장하는 외계인 대부분은 인류에게 우호적인 존재보다, 위협이나 공포의 대상으로 그려진다. 이 위협에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는 게임마다 그려내는 방식이 다르다. '둠' 시리즈처럼 직접 슈트를 입고, 무기를 들어 적들을 박살내는 화끈한 FPS가 될 수도 있고, 전략적인 움직임과 지형지물을 이용한 턴제 시뮬레이션 '엑스컴'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화끈하게 적의 위협에 맞서기도 하지만, 우주선이나 전투기를 활용하는 게임도 있다. 제한된 자원, 한정된 인원으로 '생존'을 목표로 하는 게임의 경우엔 '화끈함'은 좀 떨어질 수 있지만, 하나씩 위험요소를 제거하면서 점점 강해지는 '성장'의 맛은 느낄 수 있다.

이번 게임은 각각의 역할이 있는 캐릭터들을 조종하며 우주선을 운영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우주 전략 생존 시뮬레이션'인 '스페이스 크루'라는 게임이다. 아마 어딘가 익숙한 게이머들도 있을 것이다. 이 게임의 전작은 바로 '봄버 크루'라는 게임. 전작에서는 전장에서 폭격기를 운영하는 게임이었지만, 이번 무대는 우주와 우주선으로 확장했다. 전작을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게이머라면, 이번 신작 역시 쉽게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부분이 닮은 게임이다.

 

'우주에서 살아남는 것'과 '크루와 우주선을 지키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봤을 때 플레이어를 위협하는 요소는 당연 '외계 세력'이다. 이 외계 세력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고, 세력의 주요 거점을 방어해야 한다. 이를 위해 플레이어가 받는 임무는 다양하다. 직접 우주선을 이끌고 적 세력을 몰아낼 수도 있고, 특정 지역에 화물을 운송하거나, 다른 인원을 기지의 거점으로 귀환시키는 것이다.

 

사실 미션의 진행은 크게 본다면 '목적지로 이동 – 교전 – 목적달성 – 교전 – 귀환'으로 단순하다. 임무의 목표에 따라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결국, 플레이어가 해야 할 일은 우주선과 각각 크루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임무를 완수하는 것과 이들을 모두 살려서 지구로 복귀하는 것이다. 

'스페이스 크루'는 '함장' '보안 장교' '통신 장교' '엔지니어' '사격 장교까지' 총 6명의 크루를 조종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각각의 캐릭터를 조종하면서, 우주선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

 

먼저 '함장'은 우주선의 모든 움직임을 담당한다. 임무의 목적지를 향해 우주선을 움직이고, 또 각각의 거점으로 '초공간 도약'을 할 수 있는 것은 '함장'만이 할 수 있다. 적과 만났을 때 공격적으로 움직일지, 방어적으로 움직일지를 정하는 것은 기본이고, 항해 도중 소행성을 만나면 '회피 기동' 스킬을 사용해서 우주선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보안 장교'는 우주선의 대기를 담당하고, 우주선의 '방어'와 '회피'의 임무를 주로 담당한다. '보안 장교' 캐릭터는 무엇보다 스킬을 사용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우주선의 각 구역에서는 종종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경우, 캐릭터를 지정해서 화재 진압을 할 수도 있지만, 여의치 않을 땐 '대기 정화'를 통해 불을 끌 수도 있다.

 

초반에는 우주선의 보호막을 단숨에 회복하는 '보호막 회복'과 적들의 시야에서 들키지 않은 채 움직일 수 있는 '은폐장'의 스킬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외계인들의 위협적인 공격에 완전히 노출되었을 경우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스킬인 만큼 그 타이밍을 잘 계산해야 한다.

'통신 장교'는 적들의 위치와 우주선의 공격 성공률을 담당한다. 임무에 맞춰 주변을 탐색하는 스킬과 함께 플레이어의 우주선이 위험에 빠졌을 경우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지원 요청'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전투 지원 능력'은 다수의 외계인 적들에게 둘러 쌓였을 경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적들과의 교전 중에는 아무리 급하더라도 '통신 장교'의 자리를 비우는 것은 좋지 않다. 적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공격의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격 장교'는 말 그대로 적들에게 공격하는 역할을 한다. 플레이어의 우주선에는 전후좌우 네 방향에 포탑이 있고, 플레이어는 두 명의 '사격 장교'를 적들의 공격 위치에 맞춰 배치해야 한다. 사격 장교는 주로 공격과 명중률이 증가하는 스킬을 사용한다.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적들도 플레이어의 우주선과 마찬가지로 '보호막'과 '본체'에 들어가는 데미지가 서로 다르다. 서로 속성이 다른 만큼 이를 잘 파악하고 공격 형태를 바꿔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게임에서 가장 바쁜 캐릭터는 '엔지니어'다. '엔지니어'는 우주선에서 발생하는 모든 오류와 고장을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으며, 우주선의 연료와 같은 반응로 전력을 조절할 수 있다. 우주선은 제한된 전력량을 조금씩 나눠가며 사용한다. '보호막' '무기' '엔진' '중력' 네 가지의 능력을 필요에 따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적과의 교전 중에는 반응로의 효율을 증폭 시켜 보호막과 무기에 전력량을 최대치로 높여 사용해야 하고, 소행성들을 마주한 구간에서는 엔진을 최대치로 가동해 우주선의 회피율을 올려야 한다. '중력'은 우주선 내에서 캐릭터들의 이동에 영향을 준다. 중력이 가동되지 않으면, 캐릭터는 우주선에서의 이동에 제한을 받는다.

 

'엔지니어'가 가장 바쁜 이유는 우주선의 중앙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교전 중에는 좌측이나 우축의 포탑에 배치해 공격을 도와야 한다. 여기에 외계인의 침략을 막고, 화재를 진압하고, 우주선의 수리까지 해야 한다. 급한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가장 먼저 손이 간다.

아무런 피해 없이 임무를 완수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외계인의 위협은 만만치 않다. 우주 전투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조종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적다. '스페이스 크루'에서의 전투는 대부분 자동으로 진행된다. 플레이어가 일종의 '록 온'을 해놓으면, 포탑에 배치된 캐릭터들이 자동으로 공격하는 시스템.

 

따로 하나의 타겟을 정하거나, 우주선의 이동을 직접 할 수는 없다. 플레이어는 '함장'의 운항 방법 설정과 '사격 장교'들의 공격 스킬, 무기 변경 등을 사용하는 것이 전부다. 탄막 비행 슈팅 게임과 같은 컨트롤은 없기 때문에, 우주선과의 전투만 놓고 보자면 움직임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대신 우주선에서의 모든 위험요소는 직접 컨트롤 해야 한다. 우주선에서는 각종 시스템이 고장 나기도 하고, 화재나 방사능 유출이 발생하기도 한다. 여기에 외계인들이 우주선에 침입할 경우 직접 전투도 해야 한다. 재빨리 대처하지 않으면, 우주선이 파괴되기도 하고 크루들을 다시 볼 수 없는 큰 피해로 이어진다.

이런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주선에 더 좋은 무기와 적절한 아이템을 배치하고, 크루의 장비를 갖춰야 한다. '스페이스 크루'는 '생존'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다가오는 위협에 맞설 아이템과 능력의 업그레이드가 필수다. 

 

먼저 우주선에 배치할 수 있는 장비는 '소화기' '레이저 소총' '우주복' '의료장비' 총 네 가지. 먼저 '소화기'는 우주선의 화재 진압에 필요하고, '레이저 소총'은 외계인의 침략에 맞서기 위한 유일한 무기다. 우주선의 외부 엔진에 고장이 생겼을 경우엔 '우주복'을 착용해야만 한다. 우주선에는 기본으로 '치료실'이 준비되어 있어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의식을 완전히 잃은 크루를 되살리거나, 빠르게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의료장비' 가 필요하다. 

 

크루의 장비와 스킬도 중요하다. 크루는 '방어력' '이동속도' '방사능 저항력' '진공 저항력'의 능력치를 가지며, 착용하는 장비에 따라 각각의 스펙이 변경된다. 모든 크루가 동일한 장비를 착용할 수도 있지만, 각각의 위치에 따라 능력치를 다르게 조절하는 것이 훨씬 유용하다.

 

크루는 기본 주특기에 '부특기'를 추가할 수 있다. 다른 장교들의 능력을 하나 배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함장'이 '사격장교' 부특기를 선택하면, '사격 장교' 레벨업을 따로 할 수 있으며, 이에 맞는 스킬도 사용할 수 있다. 정말 급한 경우엔 각각의 위치를 지정해주기 어려운 만큼 부특기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스페이스 크루'는 전작보다 상당히 많은 부분 개선되고 발전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여전히 많다. 가장 큰 문제는 게임 플레이가 '단순 반복' 즉, '노가다'에 쏠려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워프 - 전투'라는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단순하다. 각각의 미션마다 차이점이 없어, 어느 정도 플레이하다 보면 쉽게 질린다.

 

게임 내의 크루, 등장하는 적들, 우주선의 외형에 큰 개성도 없다. 대부분 '재탕'을 한 것들이고, 맵의 배경 역시 행성의 모양만 다를 뿐 거의 비슷하다. 쉽게 말하자면,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후반부에 큰 차이가 없다. 단순히 스킬 몇 개만 추가됐을 뿐 뭔가 변화라고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부족하다.

 

여기에 플레이어를 답답하게 하는 것은 우주선의 이동과 공격방식이다. 게임에서는 목표 지역과 공격대상을 록온하는 방식의 '태그'를 사용한다. 자동으로 이동하고, 또 자동으로 공격하는 것인데 문제는 공격의 명중률과 회피율이다. 이 수치는 있으나 마나. 무기의 레벨이나 속성과 관계없이, 모든 공격과 회피가 오로지 '운빨'에 의해 결정된다.

비슷한 장르의 게임과 비교해봤을 땐, 확 튈만한 요소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노력한 흔적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전작에 이어 이번 '스페이스 크루'까지 개발사 'Runner Duck'은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자신들의 색깔을 조금씩 구축하고 있다.

 

게임이 아직은 단조롭고, 즐길 수 있는 컨텐츠의 양도 적고, 전반적으로 다듬어야 할 부분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장르를 전혀 접해본 적 없는 게이머라면, 짧게 입문용으로 즐기기엔 괜찮다. 새로운 장르의 재미, 그리고 개발사가 앞으로 보여줄 잠재력이 궁금하다면 한 번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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